트립 투 이탈리아 1 : 알려진 도시와 영화 (양장)

트립 투 이탈리아 1 : 알려진 도시와 영화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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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영화로 읽는 이탈리아 기행이다. 저자는 7년간 이탈리아에 머물며 개인적으로 경험한 사실들을 영화적 사실과 섞고 있다.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만든 수작들을 뽑아, 그 영화가 이탈리아를 바라보는 시각을 해석하며, 자신의 경험까지 덧붙이는 식이다.

이번에 1권을, 곧이어 2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1권의 테마는 ‘알려진 도시’이고, 2권은 ‘숨어 있는 도시’이다.

1권에선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처럼 세계적으로 알려진 도시가 배경인 영화들을 선별하여, 이탈리아에 대한 인문지리적 교양, 그리고 영화 자체에 대한 매력을 전달하고 있다.
‘로마의 휴일’을 만든 미국의 윌리엄 와일러 감독은 로마를 어떻게 봤을까? 또 ‘달콤한 인생’을 만든 이탈리아의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은 로마를 어떻게 봤을까? 이렇게 감독들의 다른 시각을 비교하며, 이탈리아의 특성이 저절로 드러나게 하는 서술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탈리아는 세계 최고급의 관광지이다.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곳이다. 하지만 그곳의 특성에 관한 의견은 대체로 단순화돼 있다. 할리우드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라는 제목과 거의 유사하다. 장밋빛 수사법이 넘친다. 과연 그렇게 이탈리아는 여행자의 흥분이 일상이 된 곳일까? 그것 이외에 또 다른 무엇이 있길래 사람들은 이탈리아로 떠날까?
이 책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촬영한 많은 수작, 그리고 괴테 같은 문호가 남긴 많은 여행기를 참조하며, 하늘의 별처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있다.
저자

한창호

영화비평가다.한국외대독일어과를졸업한뒤,중앙일보사에서10여년간기자로일했다.이후이탈리아로유학,볼로냐대학교에서영화학을전공했다(라우레아).한국예술종합학교,한국영화아카데미등에서강의했다.또세종문화회관,국제갤러리,금호미술관등에서대중강좌를진행했다.저서로<영화,그림속을걷고싶다>,<영화,미술의언어를꿈꾸다>,<영화와오페라>,공저로<무비꼴라쥬시네마톡>,역서로<할리우드장르>(공역)등이있다.

목차

머리글·8
1.로마:외국인의눈에비친로마
로마의휴일,로마위드러브,허드슨호크,오션스트웰브,건축가의배

2.로마:이탈리아인의눈에비친로마
달콤한인생,로마,백인추장,카비리아의밤

3.로마라는도시에대한오마주
그레이트뷰티

4.피렌체:르네상스의고향
전망좋은방,전화의저편,스탕달신드롬,강박관념,베스트오브유스

5.피렌체와시에나인근:이탈리아의모성
글레디에이터,잉글리쉬페이션트,007퀀텀오브솔라스,스틸링뷰티,푸치니의여인

6.피렌체와피사인근:성당과사탑의‘기적’
굿모닝바빌론,메데아,인생은아름다워,노스탤지아,사랑을카피하다

7.베네치아:사랑의도시
에브리원세즈아이러브유,월요일아침,빵과튤립,초급자를위한이태리어,센소

8.베네치아:죽음의도시
베니스에서의죽음,베니스의열정,007카지노로얄,쳐다보지마라,에바

9.셰익스피어의이탈리아:이국정서의설레는공간
로미오와줄리엣,오셀로,베니스의상인,헛소동

10.밀라노:경제와문화의중심
아이엠러브,밤,로코와그의형제들,밀라노의기적,승리,집시의시간

11.밀라노와호반도시들:화려한사랑을꿈꾸며
오션스트웰브,쾌락의정원,프랑켄슈타인언바운드,보비디어필드

12.토리노:귀족의도시,니체의도시
토리노에서의니체의나날들,선악의저편,토리노의말,전쟁과평화,여인의향기

13.토리노:노동자의도시,그람시의도시
안토니오그람시:감옥에서의나날들,동지들,그들은그렇게웃었다,이탈리안잡,여자친구들

14.제노바와바다:영국의낭만주의향기
구름저편에,제노바,맨발의백작부인,트립투이탈리아

15.나폴리:남부문화의중심
스티브지소와의해저생활,이탈리아기행,고모라,나폴리의황금,축구의신:마라도나

16.나폴리의세화산섬:카프리,프로치다,이스키아
일포스티노,경멸,진홍의해적,태양은가득히,리플리

17.나폴리와아말피해안:소렌토,포지타노,아말피,라벨로
다시뜨겁게사랑하라,온리유,데카메론,비트더데블,무엇?

18.시칠리아:코폴라의마음의고향
대부,대부2,대부3

19.시칠리아와이탈리아감독들:가난과고립의은유
레오파드,누구나자기만의방식으로,살바토레줄리아노,아이들도둑,정사

20.시칠리아의주변섬들:스트롬볼리,람페두사,판테레리아
스트롬볼리,나의아름다운일기,베스트오브유스,테라페르마,레스피로,비거스플래쉬

21.헨리제임스의이탈리아:귀족적이고미학적이며노회한
여인의초상,데이지밀러,러브템테이션,도브

참고도서·267

출판사 서평

이탈리아여행도서인데,영화의힘을빌리고있다.특정인이이탈리아를여행하며남긴기행문은적지않게출간돼있다.괴테의〈이탈리아기행〉이대표적일것이다.

이책〈트립투이탈리아〉는어떤특정한개인의시각을따라가기보다는여러사람의다양한시각을제공하려한다.이탈리아라는땅을미국인은어떻게봤을까?(윌리엄와일러의‘로마의휴일’),프랑스인은어떻게봤을까?(장-뤽고다르의‘경멸’),또자국인은어떻게봤을까?(페데리코펠리니의‘달콤한인생’).이렇게세계여러곳의사람들의서로다른시선을교차하고있다.그래서독자들은읽는사이에이탈리아에관한자기만의시각을가질수있을것이다.

책속에서

이탈리아라는땅에는탈출의유혹이있다.현재의모든옥죄는조건에서벗어나고픈욕망의끝에는종종이탈리아가등장한다.이상한일이다.그곳에도분명문명이라는것이,말하자면억압이라는것이존재하고,게다가이탈리아는문명을대표하는서방7개국(G7)의회원국인데도말이다.그런데우리는여전히이탈리아에서의삶이뭔가다를것이란기대를한다.
영화제목처럼일은제쳐둔채‘먹고기도하고사랑’만할것같은사람들이사는곳인데,여전히지금도세계의주요국가로서기능하는것이어쩌면이탈리아의수수께끼다.그매력을영화가그냥지나칠리없다.일상의숙제를하지않아도되고,맛있는음식과와인을즐기며,아름다운사람들과사랑을,그것도불가능할것같은사랑을경험해보라고유혹하며이탈리아를끌어들인다.윌리엄와일러의고전〈로마의휴일〉(1953)이발표된뒤부터우디앨런의〈로마위드러브〉(2012)에이르기까지,‘사랑의땅’으로서의이탈리아의‘신화’는끊이지않고반복된다.그중심에는역시이탈리아의수도인로마가있고,그신화를퍼뜨린데는〈로마의휴일〉이결정적인역할을했다.
---p.16~17

피렌체의꽃우피치미술관에대한특별한사랑은이탈리아인들전체가갖는것같다.로베르토로셀리니의네오리얼리즘걸작〈전화의저편〉(1946)에는나치에점령당한‘피렌체에피소드’가나온다.피렌체에서벌어지는사건인만큼주요인물은‘화가’이고,그는지역레지스탕스의리더다.그의소식이궁금해서,연인인미국인간호사는나치가점령한위험한지역을통과해레지스탕스지역까지직접가볼참이다.그경계에나치의손에들어간우피치미술관이있다.간호사는다른레지스탕스의도움을받아우피치미술관을통과한다.그순간에우리는수많은그림이이미약탈당해,액자자국만남은텅빈벽의황량한우피치를보게된다.로셀리니는그장면을상실의통렬한아픔처럼찍었다.
---p.56

피사의대성당에대한자부심이잘표현된작품이타비아니형제의〈굿모닝바빌론〉(1987)이다.르네상스의거장미켈란젤로를꿈꾸는피사의두형제석공이야기다.이들의부친도석공이고,7형제모두석공인데,가장어린두형제가일에제일열심이다.첫장면은아버지를중심으로형제들이피사의대성당전면을복원하는모습을보여준다.부친은마치오케스트라의지휘자같고,아들들은그지휘에맞춰,교회의얼굴을새것처럼살려낸다.때도벗겨내고,조각들의흐릿해진외곽선들은다시예리하게깎는다.그솜씨가마치죽은미켈란젤로가부활한것처럼날래다.하지만이들은자신을그냥‘장인’이라고부른다.보통사람들의눈에는
그들이‘예술가’처럼보이지만말이다.곧피사에는예술가의경지에이른석공들이늘려있는것처럼영화는표현하고있다.
---p.77

베네치아를대표하는감독은누구일까?많은영화인이루키노비스콘티라고답할것같다.〈베니스에서의죽음〉(1971)이그의대중적명성을높인이유에서다.그런데비스콘티가베네치아를배경으로만든첫작품은〈센소〉(Senso,1954)이다.영화사적으로볼때,도시베네치아의매력이제대로알려진것도바로〈센소〉를통해서였다.베네치아의오페라극장인‘라페니체’(LaFenice,불사조라는뜻),운하와운하옆의건물들,좁은뒷골목(칼레),곤돌라,작고아름다운캄포들,그캄포에는늘있는우물들,지금은베네치아비엔날레의전시관으로도쓰이는병기창같은대표적인건물들이멜로드라마〈센소〉의주요한배경으로사용됐다.
---p.94~95

나에게밀라노는미켈란젤로안토니오니와함께왔다.밀라노에서의하룻밤을그린〈밤〉(1961)을통해서다.패션의도시라는이미지가강해서그런지밀라노는보통세련되고화려한공간으로각인돼있다.도시를대표하는밀라노의너무나도눈부신대성당을떠올려보라.그렇게휘황찬란한곳이진정신을위한성전(聖殿)일수있을지의문이들정도다.물론안토니오니의영화에도밀라노의화려함과세련미가그려져있다.하지만〈밤〉은밀라노에대한또다른성격을창조했고,각인시켰다.바로소외와체념이다.
---p.122

프리드리히니체는병에시달렸다.결국에스위스바젤대학의교수직도35살때그만뒀다.불과25살때임용돼,학계의비상한주목을받았던자리였는데,병이강단경력을중지시킨셈이다.이후니체는건강을돌보기위해맑은공기를찾아여름이면스위스알프스의실스마리아(Sils-Maria)로,그리고겨울이면따뜻한지중해연안의니스,제노바등으로옮겨가며집필생활을이어갔다.알프스와지중해도시를떠도는방랑생활과저술활동은서로비례하며상승곡선을그렸다.그런데이런생활에종지부를찍는일이발생했으니,바로그유명한‘토리노의말’사건이다.이탈리아북부의산업도시토리노에서니체는사실상철학자로서의죽음을맞이했다.
---p.146

〈제노바〉(마이클윈터바텀감독,2008)는유네스코의세계문화유산으로기록된시내,곧‘새로운길’(LeStradeNuove)에서본격적으로시작한다.이탈리아특유의돌길과오래된건물들이길게연결된곳이다.길이름에들어있는형용사‘새로운’(nuove)은여기가최근에건설된것처럼오해를불러올수있는데,중세의길과비교할때‘새롭다’라는뜻이다.대부분5백여년전인르네상스때건설됐다.세월의때가묻어친근감을느끼게하는제노바의나지막한건물들은길을걸을때면늘하늘을볼수있게한다.낮고탁트인시야자체가어머니의아늑한품처럼다가오는것이다.
---p.173

괴테는〈이탈리아기행〉에서나폴리의아름다움을극찬했다.“나폴리에대해얼마나많은사람이말하고,이야기하고,그림을그렸던가.하지만나폴리는그모든것이상이다.나폴리의풍경은사람의감각을잃게한다.”그리고괴테가이책에서소개한뒤더욱유명해진말이“나폴리를보고,죽어라”이다.요즘식으로말하자면‘죽기전에꼭봐야할도시나폴리’인만큼,도시의풍경이뛰어나다는주장일테다.밀라노가북부이탈리아문화의중심이라면,남부이탈리아문화의중심은나폴리다.
---p.182

〈경멸〉(장-뤽고다르감독,1963)의카프리에서,바다위의영화현장만큼비중있게찍힌게,제작자의아름다운빌라다.이곳에서제작자는작가의아내에게노골적으로접근하고,작가는그런불편한상황을적극적으로저지하지못한다.그러자아내는남편의당당하지못한태도에대한실망때문인지,처음엔거부하던제작자의접근을점점더용인하기시작하는것이다.이런이상한삼각관계가진행되는제작자의별장은,그관계처럼‘삼각형’비슷하게생긴‘말라파르테빌라’(VillaMalaparte)이다.
---p.196

이탈리아사람이아니라면,시칠리아는약간허구적인공간으로비칠것같다.양떼들이거니는아름다운자연과순수한얼굴들에대한인상이대단히깊어서이다.시칠리아의‘신화’가전세계로확산된데는〈대부〉(1972)의역할이컸다.주로유럽인들에게만알려져있던시칠리아는〈대부〉가발표된뒤,‘지중해의낭만’을자극하는데는그리스와맞먹는세계적명소로격상된다.알다시피프랜시스포드코폴라는이탈리아이주민의아들이다.그는시칠리아를신화의공간으로바라보고있다
---p.218

헨리제임스는작가로서의대부분삶을런던에서보냈다.하지만청년시절로마에서보낸경험때문인지,거의정기적으로이탈리아를재방문했다.그경험은고스란히작품속에남아있다.내생각에이탈리아에대한제임스의최고의해석은〈여인의초상〉에나오는길버트오스먼드캐릭터같다.이탈리아의긴여름오후의나른한매력을알아보는남자말이다,존말코비치의발군의연기때문인지그의심심하고냉소적인표정만보면이탈리아가,특히피렌체가생각난다.헨리제임스의작품속이탈리아는길버트처럼귀족적이고미학적이지만노회하기때문이다.이책을관통하는감정도귀족적이고미학적이고‘노회’하기를희망한다.
---p.265~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