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화의 비밀 (건축과 예술의 만남, 그 안에 숨겨진 세계의 걸작들 | 양장본 Hardcover)

천장화의 비밀 (건축과 예술의 만남, 그 안에 숨겨진 세계의 걸작들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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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건축과 예술의 만남, 천장화
그 안에 숨겨진 세계의 걸작들을 파헤친다

“천장화가 선사하는 환상적인 세계 속으로”
◼︎ 우리는 왜 하늘을 올려다볼까.

우리는 왜 하늘을 올려다볼까. 인간은 위계질서를 중요시하고 높은 곳에 있을수록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무언가를 갈망하고는 한다. 우리가 오랫동안 종교와 사회, 문화에서 기인한 신념과 철학을 하늘에 투영해 온 이유다. 건물의 ‘천장’을 장식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건물의 천장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설계하고 통제하며, 심지어 소유할 수 있는 하늘이기 때문이다. 하늘에 닿기 위해 높이 솟아오른 유럽의 성당이나 궁전에서 볼 수 있듯이, 힘과 수단을 가진 이들에게 천장은 자신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화하고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었다.

◼︎ 건축과 예술의 만남, ‘천장화’

《천장화의 비밀》은 건축과 예술의 만남이자 인류 문화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천장화’에 주목한다. 천장화는 글을 읽지 못하는 이들에게 신의 말씀을 전하는 중요한 교육 수단이었으며, 권력자가 대내외적으로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힘의 도구이자, 새롭게 태어난 독립 국가가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가장 완벽한 캔버스였다. 따라서 당대 최고라 불리던 화가들만이 영광스러운 천장화 작업을 맡을 수 있었다. 또한 건물의 천장이라는 거대한 규모와 특수한 형태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화법이 대거 발달했다. 현기증 날 정도로 위쪽으로 확장된 구조와 극심한 단축법을 이용해 마치 천장에 그려진 것들이 금방이라도 머리 위로 쏟아질 것만 같은 극적인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기법인, ‘아래에서 위쪽으로’라는 뜻의 ‘소토-인-수’(sotto-in-su)와 실제와 가상의 건축을 구별하기 어렵게 만드는 착시적인 공간 효과인 ‘콰드라투라’(quadratura), 화면 안에 액자를 그려 넣어 공간을 구획하는 방식인 ‘콰드로 리포르타토’(quadro riportato) 등 천장화를 올려다보는 이들이 작품 속 환상의 세계로 푹 빠져들 수 있도록 하는 기법이 발달하면서 미술사적 발전을 이루어냈다.

◼︎ 전 세계 40여 곳의 천장화를 한눈에, 《천장화의 비밀》

천장화는 이처럼 중요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특성상 작품이 위치한 곳에 직접 가지 않으면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이를 위해 탄생한 책이 바로 《천장화의 비밀》이다. 저자 캐서린 맥코맥은 전 세계 40여 곳의 천장화를 분석하여 한 권으로 엮어냈다. 바티칸의 시스티나 예배당과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파리의 팔레 가르니에와 루브르 박물관, 우피치 미술관, 미국 의회 의사당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명소들은 물론이고, 튀르키예와 에티오피아, 코스타리카, 멕시코, 쿠바, 인도 등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지역의 작품까지 모두 수록되어 있다. 그야말로 시대와 국경을 넘나들며 전 세계의 주요 천장화를 총망라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실제로 천장화를 올려다보고 있는 것처럼 현장감 넘치는 200여 점의 도판을 통해 더욱 생생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 ‘종교’와 ‘문화’, ‘권력’, ‘정치’ 등 주제별 구성

《천장화의 비밀》은 ‘종교’와 ‘문화’, ‘권력’, ‘정치’ 등 총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천장화가 위치한 건물의 특성과 작품의 주제를 고려한 구성으로, 천장화를 더욱 본질적으로 이해하기 위함이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런던 소더비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강의하며 미술사와 현대 미술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 저자 캐서린 맥코맥은 단순히 전 세계의 천장화를 소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주제별로 분석함으로써 더욱 깊이 있는 감상을 제공한다.

◼︎ 제1장 : 지상에 구현한 신의 세계, ‘종교의 천장화’

우선 첫 번째 장인 ‘종교’에서는 각각의 종교가 신의 이름으로 천상의 세계를 구현하는 방식을 비교 분석한다. 시대와 지역, 민족을 막론하고 신은 언제나 하늘에 있었고, 그런 신의 세계를 지상에 구현함으로써 필멸과 불멸의 영역을 해소하고 진정으로 신과 하나 되고자 했다. 다만 구현 방식은 종교에 따라 다르게 전개되었다. 인간을 창조주 신의 모습을 반영한 존재로 보는 기독교는 성경 내용과 성인의 삶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쉽게 동화될 수 있도록 한 것에 반해, 이슬람교는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문양을 반복함으로써 신의 존재와 창조의 신비 그 자체를 표현하고자 했다. 독자는 ‘네오니아노 세례당’과 ‘그리스도 부활 성당’에서 초기 기독교의 천장화를, ‘이맘 모스크’에서 이슬람교의 천장화를 만나볼 수 있다. ‘바티칸 궁전’과 ‘산 판탈론 성당’에서는 보는 이로 하여금 황홀경에 빠지게 하는 기독교 천장화의 정수를 만날 수 있고, ‘토칼리 킬리세’와 ‘데브레 비르한 셀라시에 교회’에서는 지역색에 맞춰 변화한 형태를 볼 수 있다.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상반된 이데올로기가 함께 등장한다는 점에서 흥미를 자극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본 불교의 주요 사찰인 ‘센소지’가 장을 마무리한다.

◼︎ 제2장 : 올려다보는 즐거움, ‘문화의 천장화’

제2장 ‘문화’에서는 수도원과 극장, 박물관, 식물원, 지하철역 그리고 카지노 호텔까지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적 장소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천장화들을 다룬다. 엄청난 비난에도 불구하고 “사갈의 천장화가 아니면 팔레 가르니에를 폐쇄할 것”이라며 밀어붙인 끝에 완성된 천장화는 물론이고, 구스타프 클림트를 빈 미술계의 총아로 등극하게 한 ‘부르크 극장’의 천장화, 살바도르 달리와 그의 아내 갈라의 거대한 발바닥이 그려진 ‘달리 극장-박물관’의 천장화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화가들의 천장화가 우리를 즐겁게 한다. 유럽 여행의 필수 코스인 루브르 박물관과 우피치 미술관의 천장화를 비교 분석해 보는 것은 어떨까. ‘루브르 박물관’은 미술사에서 가장 값진 색으로 여겨지는 울트라마린으로 천장을 가득 채웠고, ‘우피치 미술관’의 천장화는 미술관의 소장품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가이드북이나 다름없다. 이 외에도 공공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스웨덴의 ‘지하철역’과 멕시코의 ‘코스모비트랄 식물원’, 코스타리카의 지폐에 새겨질 정도로 사랑받는 ‘국립극장’의 천장화,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스트라호프 수도원’ 그리고 욕망과 기교의 제국 라스베이거스를 물들인 ‘벨라지오 호텔 앤 카지노’의 유리 꽃 천장까지 세계 곳곳의 아름다운 천장화를 만날 수 있다.

◼︎ 제3장 : 권력을 더욱 강하고 공고하게, ‘권력의 천장화’

다음으로 제3장 ‘권력’에서는 자신의 권력을 극대화하고 공고히 하기 위한 권력자들의 천장화가 등장한다. 모든 권력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기에, 궁전과 같은 권력의 공간에서 천장은 지배력을 전달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었다. 이는 다양한 이미지로 구현되었다. ‘뱅퀴팅 하우스’와 ‘뷔르츠 부르크 주교관’, ‘바르베리니 궁전’의 천장화는 권력자 자신을 신격화하여 장엄하고도 성스러운 모습으로 표현했고, ‘테 궁전’의 천장화는 조르조 바사리가 “회화에서 이보다 더 끔찍하고 무서운 것은 없다”고 말했던 것처럼 보는 이로 하여금 두려움에 주저앉게 한다. 반면에 ‘알함브라’와 ‘분디 궁전’, ‘톱카프 궁전’은 삶과 영성의 궁극적인 진리를 찾고자 하는 권력자의 모습에 집중했고,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중국 궁전’처럼 황제의 개인 여가를 위해 최신 유행을 따른 천장화도 있다. 이 외에도 공작 부부의 커다란 눈동자를 그려 넣은 ‘블레넘 궁전’, 160만여 개의 보석 풍뎅이 날개로 만든 ‘브뤼셀 왕궁’의 천장화, 태양의 신 아폴론과 네 마리 말의 벌거벗은 엉덩이가 의구심을 자아내는 ‘키에리카티 궁전’의 천장화 등 다양한 이미지로 구현된 권력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 제4장 : 정치적 정체성의 형성, ‘정치의 천장화’

마지막으로 제4장 ‘정치’에서는 다양한 정치적 주체가 만들어가는 정체성의 형성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앞서 제3장 권력의 천장화가 이미 막강한 권력을 지니고 있는 권력자 개인을 위한 작품이었다면, 제4장 정치의 천장화는 시와 시민, 혁명 정부, 독립 국가, 국가 간의 연합체 등 다양한 정치적 주체가 집단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구성원들에게 소속감을 부여하기 위해 제작한 천장화를 소개한다. 이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 런던에 위치한 ‘구 왕립 해군대학’의 천장화이다. 얼핏 보기에 권력자를 신격화한 기존의 작품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절대주의에 맞선 민주주의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미국 의회 의사당’의 천장화 또한 마찬가지다. 미국 독립전쟁의 영웅이자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을 필두로 자유민주주의 미합중국의 주춧돌이라 할 수 있는 사업가와 발명가들이 함께 그려져 있다. 또한 베네치아 공화국의 정치적 중심지 ‘두칼레 궁전’, 신성로마제국의 행정도시 ‘아우크스부르크’ 시청사, 스페인 최대 항구 도시 ‘바르셀로나’ 시청사의 천장화는 자긍심 넘치는 도시와 시민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 교황과 추기경, 공작 등을 배출하며 세력을 떨쳤던 ‘파르네세’ 가문의 궁전은 현재 주이탈리아 프랑스 대사관이 되었고, 한 때 독재자의 대통령 궁이었던 곳은 카스트로 반란군에 의해 쿠바 ‘혁명 박물관’이 되기도 했다. 유엔 제네바 사무국은 천장화에 사용된 재료를 통해 정체성을 확고히 한다. 세계 각지에서 채취한 흙과 암석을 이용해 만든 35톤의 페인트 작품은 그 자체로 국경과 인종, 피부색을 넘어 조화롭게 융합되는 국제 관계라는 유토피아적인 정치적 이상을 표현한다.

◼︎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 《천장화의 비밀》

건물의 천장이라는 형태는 장애물임과 동시에 기회이다. 눈높이에서 편하게 마주 보고 서서 감상할 수 있는 작품과 달리, 천장화를 보기 위해서는 뒤통수가 등에 붙을 것처럼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혀야 한다. 게다가 관람자는 공간을 따라 필연적으로 이리저리 움직인다. 고정된 시점도, 고정된 구도도 없다. 이 난해한 천장 앞에서 화가들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유럽의 모든 왕이 사랑했던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조차 뱅퀴팅 하우스의 천장 같은 대규모의 작업은 처음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천장화가 완성되고 나면 모든 근심은 사라진다. 공간에 들어서는 이들의 입에선 연신 감탄이 터져 나온다. 천장은 마치 천상의 세계가 열린 것처럼 하늘로 솟구치며 구름과 햇살 사이로 천사들이 나팔을 불며 내려온다. 천장화는 그 자체로 환상이나 다름없다. 종교와 문화, 권력 그리고 정치까지 인류 역사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환상의 세계이다. 《천장화의 비밀》은 천장화가 선사하는 환상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독자는 이를 통해 미술사는 물론이고 인류의 중요한 문화유산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천장화의 비밀》을 따라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언젠가 꼭 두 눈으로 직접 보겠다는 다짐을 품고서 말이다.
저자

캐서린매코맥

저자:캐서린매코맥

역자:김하니
미술사가.고려대학교정치외교학과를졸업하고,서울대학교고고미술사학과에서이탈리아르네상스로석사학위를받았다.미술전문출판사아르카디아를운영하며책을펴내고있다.역서로『페페트의초상화』,『모네의고양이』,『컬러오브아트:80점의명화로보는색의미술사』가있다.

목차

1.종교

네오니아노세례당(이탈리아라벤나)
그리스도부활성당(러시아상트페테르부르크)
사그라다파밀리아대성당(스페인바르셀로나)
이맘모스크(이란이스파한)
바티칸궁전(이탈리아로마)
토칼리킬리세(튀르키예괴레메)
산판탈론성당(이탈리아베네치아)
데브레비르한셀라시에교회(에티오피아곤다르)
센소지(일본도쿄)

2.문화

팔레가르니에(프랑스파리)
부르크극장(오스트리아빈)
루브르박물관(프랑스파리)
달리극장.박물관(스페인카탈루냐)
스트라호프수도원(체코프라하)
지하철역(스웨덴스톡홀름)
국립극장(코스타리카산호세)
우피치미술관(이탈리아피렌체)
코스모비트랄식물원(멕시코톨루카)
벨라지오호텔앤카지노(미국라스베이거스)

3.권력

뱅퀴팅하우스(영국런던)
알함브라(스페인그라나다)
테궁전(이탈리아만토바)
분디궁전(인도라자스탄)
바르베리니궁전(이탈리아로마)
톱카프궁전(튀르키예이스탄불)
블레넘궁전(영국옥스퍼드셔)
키에리카티궁전(이탈리아비첸차)
브뤼셀왕궁(벨기에브뤼셀)
중국궁전(러시아상트페테르부르크)
뷔르츠부르크주교관(독일뷔르츠부르크)

4.정치

파르네세궁전(이탈리아로마)
아우크스부르크시청사(독일아우크스부르크)
바르셀로나시청사(스페인바르셀로나)
구왕립해군대학(영국런던)
유엔제네바사무국(스위스제네바)
혁명박물관(쿠바하바나)
두칼레궁전(이탈리아베네치아)
의회의사당(미국워싱턴D.C.)

출판사 서평

건축과예술의만남,천장화
그안에숨겨진세계의걸작들을파헤친다

“천장화가선사하는환상적인세계속으로”

우리는왜하늘을올려다볼까.

우리는왜하늘을올려다볼까.인간은위계질서를중요시하고높은곳에있을수록가치있다고생각하기때문에손이닿지않는곳에있는무언가를갈망하고는한다.우리가오랫동안종교와사회,문화에서기인한신념과철학을하늘에투영해온이유다.건물의‘천장’을장식하는것또한마찬가지다.건물의천장은우리가원하는대로설계하고통제하며,심지어소유할수있는하늘이기때문이다.하늘에닿기위해높이솟아오른유럽의성당이나궁전에서볼수있듯이,힘과수단을가진이들에게천장은자신의가치와중요성을강화하고더욱공고히할수있는기회의공간이었다.

건축과예술의만남,‘천장화’

《천장화의비밀》은건축과예술의만남이자인류문화의정수라할수있는‘천장화’에주목한다.천장화는글을읽지못하는이들에게신의말씀을전하는중요한교육수단이었으며,권력자가대내외적으로자신의힘을과시하는힘의도구이자,새롭게태어난독립국가가국가와국민의정체성을형성하는가장완벽한캔버스였다.따라서당대최고라불리던화가들만이영광스러운천장화작업을맡을수있었다.또한건물의천장이라는거대한규모와특수한형태를극복하기위해새로운화법이대거발달했다.현기증날정도로위쪽으로확장된구조와극심한단축법을이용해마치천장에그려진것들이금방이라도머리위로쏟아질것만같은극적인환상을불러일으키는기법인,‘아래에서위쪽으로’라는뜻의‘소토-인-수’(sotto-in-su)와실제와가상의건축을구별하기어렵게만드는착시적인공간효과인‘콰드라투라’(quadratura),화면안에액자를그려넣어공간을구획하는방식인‘콰드로리포르타토’(quadroriportato)등천장화를올려다보는이들이작품속환상의세계로푹빠져들수있도록하는기법이발달하면서미술사적발전을이루어냈다.

전세계40여곳의천장화를한눈에,《천장화의비밀》

천장화는이처럼중요한분야임에도불구하고작품의특성상작품이위치한곳에직접가지않으면볼수없다는점에서접하기어려웠던것이사실이다.이를위해탄생한책이바로《천장화의비밀》이다.저자캐서린맥코맥은전세계40여곳의천장화를분석하여한권으로엮어냈다.바티칸의시스티나예배당과바르셀로나의사그라다파밀리아대성당,파리의팔레가르니에와루브르박물관,우피치미술관,미국의회의사당등우리에게잘알려진명소들은물론이고,튀르키예와에티오피아,코스타리카,멕시코,쿠바,인도등쉽게접할수없었던지역의작품까지모두수록되어있다.그야말로시대와국경을넘나들며전세계의주요천장화를총망라한책이라할수있다.여기에실제로천장화를올려다보고있는것처럼현장감넘치는200여점의도판을통해더욱생생하게작품을감상할수있다.

‘종교’와‘문화’,‘권력’,‘정치’등주제별구성

《천장화의비밀》은‘종교’와‘문화’,‘권력’,‘정치’등총네개의장으로구성되어있다.이는천장화가위치한건물의특성과작품의주제를고려한구성으로,천장화를더욱본질적으로이해하기위함이다.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에서박사학위를취득하고런던소더비아트인스티튜트에서강의하며미술사와현대미술에대한글을쓰고있는저자캐서린맥코맥은단순히전세계의천장화를소개하는것에서그치지않고이를주제별로분석함으로써더욱깊이있는감상을제공한다.

제1장:지상에구현한신의세계,‘종교의천장화’

우선첫번째장인‘종교’에서는각각의종교가신의이름으로천상의세계를구현하는방식을비교분석한다.시대와지역,민족을막론하고신은언제나하늘에있었고,그런신의세계를지상에구현함으로써필멸과불멸의영역을해소하고진정으로신과하나되고자했다.다만구현방식은종교에따라다르게전개되었다.인간을창조주신의모습을반영한존재로보는기독교는성경내용과성인의삶을적극적으로표현하여보는이로하여금쉽게동화될수있도록한것에반해,이슬람교는추상적이고기하학적인문양을반복함으로써신의존재와창조의신비그자체를표현하고자했다.독자는‘네오니아노세례당’과‘그리스도부활성당’에서초기기독교의천장화를,‘이맘모스크’에서이슬람교의천장화를만나볼수있다.‘바티칸궁전’과‘산판탈론성당’에서는보는이로하여금황홀경에빠지게하는기독교천장화의정수를만날수있고,‘토칼리킬리세’와‘데브레비르한셀라시에교회’에서는지역색에맞춰변화한형태를볼수있다.바르셀로나의‘사그라다파밀리아대성당’은기독교와이슬람교의상반된이데올로기가함께등장한다는점에서흥미를자극한다.그리고마지막으로일본불교의주요사찰인‘센소지’가장을마무리한다.

제2장:올려다보는즐거움,‘문화의천장화’

제2장‘문화’에서는수도원과극장,박물관,식물원,지하철역그리고카지노호텔까지전세계의다양한문화적장소에서볼수있는다양한천장화들을다룬다.엄청난비난에도불구하고“사갈의천장화가아니면팔레가르니에를폐쇄할것”이라며밀어붙인끝에완성된천장화는물론이고,구스타프클림트를빈미술계의총아로등극하게한‘부르크극장’의천장화,살바도르달리와그의아내갈라의거대한발바닥이그려진‘달리극장-박물관’의천장화등이름만들어도알만한유명화가들의천장화가우리를즐겁게한다.유럽여행의필수코스인루브르박물관과우피치미술관의천장화를비교분석해보는것은어떨까.‘루브르박물관’은미술사에서가장값진색으로여겨지는울트라마린으로천장을가득채웠고,‘우피치미술관’의천장화는미술관의소장품을압축해서보여주는가이드북이나다름없다.이외에도공공미술의정수를보여주는스웨덴의‘지하철역’과멕시코의‘코스모비트랄식물원’,코스타리카의지폐에새겨질정도로사랑받는‘국립극장’의천장화,가장아름다운도서관이라불러도손색이없을‘스트라호프수도원’그리고욕망과기교의제국라스베이거스를물들인‘벨라지오호텔앤카지노’의유리꽃천장까지세계곳곳의아름다운천장화를만날수있다.

제3장:권력을더욱강하고공고하게,‘권력의천장화’

다음으로제3장‘권력’에서는자신의권력을극대화하고공고히하기위한권력자들의천장화가등장한다.모든권력은높은곳에서낮은곳으로흐르기에,궁전과같은권력의공간에서천장은지배력을전달하는가장좋은수단이었다.이는다양한이미지로구현되었다.‘뱅퀴팅하우스’와‘뷔르츠부르크주교관’,‘바르베리니궁전’의천장화는권력자자신을신격화하여장엄하고도성스러운모습으로표현했고,‘테궁전’의천장화는조르조바사리가“회화에서이보다더끔찍하고무서운것은없다”고말했던것처럼보는이로하여금두려움에주저앉게한다.반면에‘알함브라’와‘분디궁전’,‘톱카프궁전’은삶과영성의궁극적인진리를찾고자하는권력자의모습에집중했고,러시아상트페테르부르크에위치한‘중국궁전’처럼황제의개인여가를위해최신유행을따른천장화도있다.이외에도공작부부의커다란눈동자를그려넣은‘블레넘궁전’,160만여개의보석풍뎅이날개로만든‘브뤼셀왕궁’의천장화,태양의신아폴론과네마리말의벌거벗은엉덩이가의구심을자아내는‘키에리카티궁전’의천장화등다양한이미지로구현된권력의모습을감상할수있다.

제4장:정치적정체성의형성,‘정치의천장화’

마지막으로제4장‘정치’에서는다양한정치적주체가만들어가는정체성의형성과정을엿볼수있다.앞서제3장권력의천장화가이미막강한권력을지니고있는권력자개인을위한작품이었다면,제4장정치의천장화는시와시민,혁명정부,독립국가,국가간의연합체등다양한정치적주체가집단의정체성을형성하고구성원들에게소속감을부여하기위해제작한천장화를소개한다.이를잘보여주는작품이런던에위치한‘구왕립해군대학’의천장화이다.얼핏보기에권력자를신격화한기존의작품과다를바없어보이지만,실제로는절대주의에맞선민주주의를찬양하는내용으로가득차있다.‘미국의회의사당’의천장화또한마찬가지다.미국독립전쟁의영웅이자초대대통령인조지워싱턴을필두로자유민주주의미합중국의주춧돌이라할수있는사업가와발명가들이함께그려져있다.또한베네치아공화국의정치적중심지‘두칼레궁전’,신성로마제국의행정도시‘아우크스부르크’시청사,스페인최대항구도시‘바르셀로나’시청사의천장화는자긍심넘치는도시와시민의모습을보여준다.한편교황과추기경,공작등을배출하며세력을떨쳤던‘파르네세’가문의궁전은현재주이탈리아프랑스대사관이되었고,한때독재자의대통령궁이었던곳은카스트로반란군에의해쿠바‘혁명박물관’이되기도했다.유엔제네바사무국은천장화에사용된재료를통해정체성을확고히한다.세계각지에서채취한흙과암석을이용해만든35톤의페인트작품은그자체로국경과인종,피부색을넘어조화롭게융합되는국제관계라는유토피아적인정치적이상을표현한다.

내인생의버킷리스트,《천장화의비밀》

건물의천장이라는형태는장애물임과동시에기회이다.눈높이에서편하게마주보고서서감상할수있는작품과달리,천장화를보기위해서는뒤통수가등에붙을것처럼고개를한껏뒤로젖혀야한다.게다가관람자는공간을따라필연적으로이리저리움직인다.고정된시점도,고정된구도도없다.이난해한천장앞에서화가들은고민하고또고민했다.유럽의모든왕이사랑했던화가페테르파울루벤스조차뱅퀴팅하우스의천장같은대규모의작업은처음이었으니말이다.그러나천장화가완성되고나면모든근심은사라진다.공간에들어서는이들의입에선연신감탄이터져나온다.천장은마치천상의세계가열린것처럼하늘로솟구치며구름과햇살사이로천사들이나팔을불며내려온다.천장화는그자체로환상이나다름없다.종교와문화,권력그리고정치까지인류역사의모든것이담겨있는환상의세계이다.《천장화의비밀》은천장화가선사하는환상의세계로독자들을초대한다.독자는이를통해미술사는물론이고인류의중요한문화유산을오롯이즐길수있다.《천장화의비밀》을따라인생의버킷리스트를만들어보는것은어떨까.언젠가꼭두눈으로직접보겠다는다짐을품고서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