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동이 (김동인 단편집 5)

송동이 (김동인 단편집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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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 편의 소설은 숲을 만나서 숲의 기운이 내면에 스며드는 것
특히 한국 근대 소설은 아름드리나무가 빽빽한 울창한 숲과 같다
소설은 숲입니다. ‘숲’은 ‘수풀’의 준말입니다. 무성한 나무들이 들어찬 것, 풀과 덩굴이 한데 엉킨 것을 뜻하지요. 숲에는 숲만 있는 게 아닙니다. 잠자코 우두커니 버티고 있는 바위와 돌도 있고, 햇살과 달빛이 차례로 내려앉기도 합니다. 숲에 숲만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소설 속에는 줄거리, 구성만 있는 게 아니어서 먹먹하거나 코끝이 찡하거나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거나 내면 가득 차오르는 용솟음을 느끼게 됩니다. 어느 한 문장이 오랫동안 영혼의 발목을 붙잡기도 하고 그윽한 달빛을 마시는가 하면,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가득 받기도 합니다. 맑은 샘물로 내면의 갈증이 풀어지기도 하고, 명랑하게 흐르는 계곡물을 따라 가랑잎이 되어 떠내려가기도 하지요. 저마다의 모습으로 숨 쉬며 다채롭게 모여있는 곳, 그곳이 숲이고 소설입니다. 소설을 읽는 것은 숲을 만나는 것입니다. 숲 안에 살아가는 모든 존재, 삼라만상을 만나는 것이 바로 소설입니다. 그 안에서 궁극적으로 우리가 만나는 것은 우주를 만든 신의 플롯일 겁니다. 그저 신의 옷자락이 마음에 살짝 스치고 지나갈 정도만 해도 엄청난 경험일 겁니다. 그런 체험의 위용은 대단해서 영혼의 지문이 드러나게 되지요. 절대 사라지지 않는 그 각인은 삶의 무늬를 만들어내고, 마음을 채색하게 합니다.

아미고 '나만의 문학 ' 클래식
읽는 재미를 찾아 떠나는 진짜 문학의 숲을 향해서

입시 위주의 교육을 받으면서 우리는 어느 순간 읽는 재미를 잃어버렸습니다. 게다가 인터넷의 발달은 더는 독자의 시선을 책에 머무르게 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지요. 덕분에 교과서에 실린 몇 작품만을 간신히 읽고서도 문학 작품을 읽었다고 자부하며 살아오진 않았는지 돌아볼 일입니다. 어린 시절 우연히 읽게 된 소설을 손에 쥔 채 밤 늦은 시간까지 깨어 있었던 그 날의 추억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전세계에 한류가 흘러가고 우수한 콘텐츠로 대한민국이 주목받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과연 그 힘은 어디서 온 것일까요? '나만의 문학'은 바로 문학이 주는 즐거움과 힘에 주목했습니다. 어려운 단어나 잘 이해되지 않는 문장이 있더라도 작품 그 자체가 주는 이야기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어렵지만 읽어냈다는 성취감을 통해 내면의 힘을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제 그날의 즐거움을 다시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잊고 있던 이야기의 즐거움을 찾아 함께 소설의 숲으로 떠나봅시다. 한 권 한 권 쌓이는 이야기들이 나만의 '문학의 숲'을 울창하게 만들 것입니다. 그 숲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고 행복한 길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문학에는 우리의 삶을 치유하고 보듬는 무한한 힘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제 그 힘을 발견해 볼까요?
저자

김동인

저자:김동인
호는금동琴童,춘사春士.평양진석동에서출생했다.기독교학교인평양숭덕소학교와숭실중학교를거쳐일본의도쿄학원,메이지학원,가와바타미술학교등에서공부하였다.1917년일본유학중이광수(李光洙),안재홍(安在鴻)등과교제하였다.1919년전영택,주요한등과우리나라최초의문예지[창조]를발간하였다.처녀작「약한자의슬픔」을시작으로「목숨」,「배따라기」,「감자」,「광염소나타」,「발가락이닮았다」,「광화사」등의단편소설을통하여간결하고현대적인문체로문장혁신에공헌하였다.1923년첫창작집『목숨』을출판하였고,1924년폐간된[창조]의후신격인동인지[영대]를창간했다.1930년장편소설『젊은그들』을[동아일보]에연재,[삼천리]에「광염소나타」를발표했다.1932년[동광]에「발가락이닮았다」,[삼천리]에「붉은산」을발표하였다.1933년에는[조선일보]에『운현궁의봄』을연재하는한편조선일보에학예부장으로입사하였으나얼마후사임하고1935년월간지[야담]을발간하였다.

엮음:심상시치료센터
2010년임상실험을거쳐2011년공식인증절차를밟아학계에서인정받은전문적인심리,정신치료이며,계속발전하고성장하는치료입니다.심상시치료에서는치료의원동력인감성과감수성을끌어내기위해서문화와예술을적극활용하고있습니다.특히문학의상징과은유를통해내면세계를탐색하고내면에서근원적힘을발견해서삶속에서치유의힘을적용함으로써내면성장을일궈내는것에초점을두고있습니다.심상시치료센터는심상시치료를활용하여인간의정신활동과고유한오감(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에초감각과지각을아울러서감성과감수성으로내면의힘(빛)을일궈내궁극적으로온전한마음과영혼을이루는통합예술·문화치료를전문으로시행하고있습니다.

목차

엮는말·4

송동이·8
구두·42
눈보라·51
김덕수·79
화환·99
환가·115
여인담·123
죄와벌·149
순정·167
명화리디아·183
수정비둘기·189
죽음·195

출판사 서평

아미고'나만의문학'클래식
읽는재미를찾아떠나는진짜문학의숲을향해서

입시위주의교육을받으면서우리는어느순간읽는재미를잃어버렸습니다.게다가인터넷의발달은더는독자의시선을책에머무르게할수없는현실이되었지요.덕분에교과서에실린몇작품만을간신히읽고서도문학작품을읽었다고자부하며살아오진않았는지돌아볼일입니다.어린시절우연히읽게된소설을손에쥔채밤늦은시간까지깨어있었던그날의추억은어디로간것일까요?전세계에한류가흘러가고우수한콘텐츠로대한민국이주목받는시대를살고있습니다.과연그힘은어디서온것일까요?'나만의문학'은바로문학이주는즐거움과힘에주목했습니다.어려운단어나잘이해되지않는문장이있더라도작품그자체가주는이야기의즐거움이있습니다.어렵지만읽어냈다는성취감을통해내면의힘을성장시킬수있었습니다.이제그날의즐거움을다시찾아보는건어떨까요?잊고있던이야기의즐거움을찾아함께소설의숲으로떠나봅시다.한권한권쌓이는이야기들이나만의'문학의숲'을울창하게만들것입니다.그숲이우리삶을더풍요롭고행복한길로이끌어줄것입니다.문학에는우리의삶을치유하고보듬는무한한힘이숨겨져있습니다.이제그힘을발견해볼까요?

책속에서

집안은저주받은집안같았다.이집에기르던한마리의개조차낯선사람을보면짖을생각은못하고꼬리를끼고끙끙하면서부엌구석으로들어와숨곤하였다.

저녁만먹으면모두자리를펴고눕는다.그러면캄캄한이집안에건넌방윗창문안에만조그마한아주까리등잔불이보이고그안에서는당주칠성의글외는소리가밤하늘에낭랑히울려나온다.이것은그쓸쓸한집안으로하여금더욱처참한빛이돌게하였다.제각기이야기하기도피하였다.며느리는사람의살아가는도리로서아침에잠깐시어머니의방에들어가뵈는뿐서로한자리에앉기를꺼렸다.송서방은이러한경우에당연히주인마님들을위로하는것이그의직책이겠지만,그리고또그에게그런마음은간절하였지만그런자리에들어서기가오히려민망스럽고거북하였다.송서방도할수있는대로서로대면할기회를피하였다.

마치빈집과같았다.끼니때만행랑사람이들어와서밥을짓고는곧나가고,그때부터뜰에는사람의그림자하나얼씬안했다.그러다가오후가되어서야학교에서돌아온칠성이가혼자서뜰을비슬비슬돈다.같은햇빛이이집뜰에도비치기는비쳤다.그러나그햇빛조차이집뜰에비치는것은별로누렇고붉었다.거미줄이사면에얽혔다.
---「송동이」중에서

이사상에배치되는행동이거나운동을하는‘불령선인’은마땅히배제해야할것이며,그런역도를구축배제하는책임을띤자기의직업은아주신성한것으로여겼다.

그런지라그는기를써서조선인가운데역도를배제하기에노력하였으며,국가의역적을없이해서‘반도인’의명예를훼손하지않기위해서는최선의힘을아끼지않았다.고문명수,자백자아내는명인이라는칭호가어느덧그네에게씌워지고,상관의신임도차차두터워질때에그는이것을추호도자책하는마음이없이,자기의자랑으로알고명예로알고자기의천직으로알았다.

그는소위사회의명사라고꺼떡이는인물들에게는일종의반항심과증오심을품고,그런인물은골라가며뒤를밟고탐사하고하였다.사람이란죄를씌우자면면할사람이없는법이라,아니꼬운인물은잡아다가두들기고물먹이고잡담제하고토사를강요하면무슨토사간에나오고,한가지의토사가나오면그연루가넓게퍼져서한개의큰‘음모사건’이조출되고하는것에일종의재미와쾌감까지느꼈다.이리하여덕수가한번노리기만한사람이면,반드시무슨사건의주범으로되어검사국으로넘어가고,검사국에서는이사건이복잡다단하다하여예심으로넘기고하여,명형사김덕수의이름은이방면에는꽤컸다.
---「김덕수」중에서

별로신기하게여길사건도아니므로,그저그만치해가지고공소재판을열었지요.그리고순서대로주소,성명,연령,직업,전과의유무등을물었는데,스물세살났다는젊은사람이전과육범이었습니다.열두살때에소매치기를비롯하여,절도,공갈,강도,등등온갖죄악을다범한사람이었습니다.많은경험이아닐지라도이만하면벌써피고의성질이짐작될것이아닙니까.그래서마음으로는벌써공소해야역시사형이라고생각하고있었습니다.그리고다만규칙에의지해서,공소한이유를물었지요.그러면서도피고가무슨핑계를대거나범행을부인하는말을하려니하고있었습니다.그랬더니피고는뜻밖의대답을하지않겠습니까?

피고의말은,자기는사형이싫어서공소한것이아니다.다만자기는제1심에서자기의과거를한번다이야기해볼기회를얻지못해서그기회를얻으려고공소한것이지,사형이억울해그런것이아니라고합니다그려.자기의범행은죽어도싸다고,검사가할말까지하겠지요.그래서나는온화한말로,공판정은범행을조사해서거기다형을과하는곳이지피고의경력연구소가아니니깐그것은허락할수없다고거절해버리고범행에대해서조사를하려니까,피고는한참머리를수그리고있더니그러면공소를취하하겠다고그러겠지요.
---「죄와벌」중에서

여는처음에는주검을존경하는뜻으로무덤을발로밟지않고내려가보려하였다.그러나무덤과무덤사이에발하나를들여놓을자리가없는진남포의공동묘지에서는도저히그러한재간은할수가없었다.여는어떤무덤위에올라섰다.

겨우해토때로서얼었던흙이녹아서여가올라서는순간여의무게때문에발짚은곳은서너치쑥들어갔다.여는발을궁글면서그다음무덤의꼭대기로건너뛰었다.무덤은역시쑥들어갔다.이무덤꼭대기에서저무덤꼭대기로또한그다음무덤꼭대기로……여는마치캥거루와같이겅중겅중뛰면서아래로아래로내려갔다.한무덤에서한무덤으로건너뛸때마다여는발로써이상한저항력을감각하였다.그것은결코흙의저항력은아니었다.목판,공허……그것은마치기선의갑판에내려뛰는것과같이일종의형용하지못할공허를발로써감각하였다.

지금생각하면그것은지극히부도덕한일이었다.소재가분명하지못한무덤하나를찾느라고여가발로써밟은수효는오백으로써헤지못할것이었다.그리고여가밟은곳은모두무덤의마루인지라말하자면죽은이의배,혹은가슴의직상일것이었다.
---「죽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