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20.00
Description
신비롭고 매혹적인 분홍돌고래를 따라
수천만 년 진화의 역사를 간직한 아마존의 수중도시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돌고래는 회색의 몸으로 바다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바다가 아닌 민물에, 회색이 아닌 분홍빛의 몸으로 살아가는 돌고래도 존재한다. 바로 아마존강돌고래, 보투(boto)가 그렇다. 어릴 때부터 아마존의 광활한 생태계에 매료된 저자는 성인이 된 후 방글라데시 순다르반을 탐사하다가 처음 민물 돌고래를 목격하고, 이 일을 계기로 분홍돌고래의 존재에 강렬하게 매료된다. 이마는 멜론 같고 주둥이는 길쭉한 이들은 외모부터 여타의 돌고래와 확연히 구분된다. 하지만 강돌고래가 신비로운 것은 생김새 때문만이 아니다. 이들 종에 관한 과학적 사실도 그리 명확히 규명돼 있지 않았다. 학회에서 만난 어느 과학자는 분홍돌고래가 사람들의 영혼을 빼앗아간다는 아마존의 전설을 들려주기도 했다. 저자 역시 그렇게 영혼을 사로잡혀 분홍돌고래를 향한 호기심과 열망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고, 결국 오래 전부터 꿈꿔온 아마존으로 떠났다.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는 그 탐색의 여정을 한 편의 이야기로 유려하게 엮어낸 책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독자들 역시 분홍돌고래에 홀딱 마음을 빼앗기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보투에게는 기묘한 아름다움이 있다. 보면 볼수록 더욱 눈부신 아름다움. 이 아름다움은 나이 지긋한 노인의 아름다움 같으면서도 태아의 아름다움 같다. 이 아름다움은 이제 막 다른 어떤 것이 되어가고 있는 생물의 아름다움, 생성의 아름다움이다. (57)

저자

사이몽고메리

오지정글에서몇달씩체류하면서야생동물을연구하는동물학자로자연칼럼리스트,다큐멘터리작가,라디오평론가로도왕성하게활동하고있다.동물을연구하기위해서라면어떤산간오지도마다않고달려가는열혈학자로,콩고에서는성난은빛등고릴라에게쫓겼고,코스타리카에서는흡혈박쥐에게물렸으며,보르네오섬에서는오랑우탄에게옷을빼앗겼고,인도에서는호랑이밥이될뻔했다.아마존강의분홍돌고래를연구하기위해페루와브라질을수차례오가기도했다.저자의다른작품으로는여성동물학자제인구달,다이앤포시,비루테갈디카스와의인터뷰를담은『유인원과의산책』『아마존의신비,분홍돌고래를만나다』『호랑이의매력SpelloftheTiger』『황금달곰을찾아서SearchfortheGoldenMoonBear』『야생의계절SeasonsoftheWild』등이있다.

목차

1.여자비
·마나우스:막이오르다
·물들의만남
·헤아릴수없는편린들

2.갈망
·이키토스
·우림에서의삶
·우림에서의죽음

3.숨결
·영혼의덩굴
·과수원이라는요새
·시간여행

4.익사
·마미라우아:새끼매너티
·물이열리다

5.달의눈물
·불타는아마존
·돌고래의춤

·감사의말
·참고문헌
·분홍돌고래와서식지보호를위한안내
·개정판을위한옮긴이의글
·옮긴이의글
·감수자의말

출판사 서평

보투에게는기묘한아름다움이있다.보면볼수록더욱눈부신아름다움.이아름다움은나이지긋한노인의아름다움같으면서도태아의아름다움같다.이아름다움은이제막다른어떤것이되어가고있는생물의아름다움,생성의아름다움이다.(57)

문학적유려함과생태학적현장성을겸비한‘생태에세이의거장’사이몽고메리의역작!

아마존전설에따르면,분홍돌고래는사람으로변신해우리를유혹한다.이책에는분홍돌고래가매혹적인모든가능한이유가총망라되어있다.그들의생김새와행동패턴,서로소통하는방식,다른종들과소통하는방식,호기심과놀이능력,음파를이용하는방식,소리를내는방식,숨을쉬는방식,이전의과학적관찰을가볍게뒤집어버리는의외성,진화생물학적인의미,전설과신화를통해드러나는이미지들…….이들을따라가기위해저자는온갖과학적인방법들(수중음파탐지라든가계측기를이용하는방식)을동원하기도하고,연구자들의문헌과인터뷰를참고하기도하고,현지인들의전설과민담을듣기도하고,심지어샤먼의안내로환각작용이있는넝쿨즙을마시고환영을보기도한다.

이끌린다는것,순응한다는것,가까이지켜보거나면밀히관찰한다는것,이끎이나지시나통솔을받아들인다는것,적시에따라나선다는것,맹목적이아니라그의미나논리를숙지한다는것.그래서나는그들의이주경로를추적하지도못하고계측기를포착해보지도못했지만,실은진정으로그들을뒤따른셈이었다.[……]샤먼들이식물의힘을빌려교감을하며방문하는그영혼의영역으로.또개리와함께시간을거슬러그들을뒤따랐다.마미라우아에서는나를현대식환경보호계획의핵심딜레마에빠뜨렸다.그리고지금,나는여전히그들을뒤따른다.그들앞에펼쳐진물속에둥둥떠서,그들의선물과이끎을받아들일준비를한채…….(368)

이책의가장큰매력도전설속분홍돌고래의모습을닮았다.현대를배경으로한이야기에몰입하다보면어느덧시간을거슬러신생대에당도해있고,예기치않았던다양한주제가이야기안팎을드나들고교차한다.그결과,소설처럼생동감넘치는1인칭의모험담사이사이로진화생물학과생태학,자연사와산업사,인류학과민중사,나아가환상동화같은아마존지역의설화와전설이유려하게한데뒤얽혀,더없이이국적이고도아름다운이야기가완성됐다.사이몽고메리가“절반은인디애나존스,절반은에밀리디킨슨”이라는별명을갖게된것도이책이계기가되었다.자연과학적주제를다룬문학적논픽션이최근국내에서도각광받기시작했는데,『아마존분홍돌고래를만나다』는단연이분야의클래식이라할만한작품이다.특정한주제에국한할수없는독특한이책은아마존의광활함과변화무쌍함,생동성등을온전히전달하는데집중한다.

“쥐라기중반으로돌아가봅시다.”혹은“백악기로돌아갔다고해봅시다.”마치쇼핑몰에가보자는듯한말투로그렇게말한다.개리가가장좋아하는시대는공룡이살던쥐라기다.어린시절대부분을1950년대의켄터키가아니라쥐라기에서보냈다고말할정도다.어린시절뒤뜰에있던버드나무와다람쥐보다더생생하게,거대한양치식물사이를누비고다니는티라노사우루스렉스와트리케라톱스를떠올릴수있다.[……]그세계로나를데려가곤했다.물고기가갑옷으로몸을보호하던시대,새들이발톱달린날개를저으며날아다니던시대,물고기가물밖으로기어나오기시작하고,젖먹이동물이다시물속으로들어가기시작하던경이적인대변혁의시대.(235~236)

모이세스는밀림의모든동식물을‘이친구’라고불렀다.우리에게는밀림이너무나당혹스럽고변덕스러워보였다.그러나모이세스가보기에는밀림이인격체로가득차있었다.인격체들의일부-탕가랑가개미나부시마스터-는악당처럼사람을해치기도한다.그러나다른인격체들-우유나무,코팔혹나무,빨간물덩굴?은배가고플때식량을,어두울때빛을,목마를때물을준다.내친구인민속식물학자마크플롯킨이몇해전뉴욕에서강연한내용이떠올랐다.“서구인들이정글을바라보면초록색만보입니다.”그러나마크는서북부아마존의인디헤나들을처음만난뒤알게되었다.“인디헤나들은정글에서식료품점과철물점,수리점,약국을봅니다.”(135)

열대우림파괴의역사와열대우림보존의난제들

저자가아마존을탐험한것은지금으로부터20여년전이지만,오히려지금시점에더욱시의적으로긴요하게읽힌다.저자는아마존에서자행된난개발의실상을하나하나되짚는데,이로써오늘날인류가직면한전지구적기후위기와환경파괴가본격화된과정을한결구체적으로확인되기때문이다.당초사이몽고메리는분홍돌고래를만나겠다는일념하에아마존으로향했지만,보투를찾는데난항을겪는사이환경파괴,자원유출,원주민학살,전염병유입의흔적을목도한다.돌고래에매혹돼무턱대고남아메리카로떠난저자는이무차별적폭력과착취의역사앞에서겸허히깨닫는다.이곳으로의여행은단순히야생과경이의성지순례가될수없으며자신과같은순진무구한외지인들이이곳의지역공동체와자연생태계에얼마든지해악을끼칠수있다는사실을.

아마존강사방에쓰레기가널려있었다.멀리보트를타고가면서우리는점점더곤혹스러운심정으로흙탕물을바라보았다.50미터쯤나아갈때마다스프레이깡통과콜라병,기름통들이둥둥떠다니는모습을볼수있었다.비닐봉지가해파리처럼떠있었고,길잃은술통이퉁퉁부은사체처럼들먹거렸다.우리는마나우스를돌아보았다.삼성,소니,혼다,셸의로고가붙은건물들이치솟은마나우스산업지구가보였다.철강공장의굴뚝에서검은연기가뿜어져나왔고,어떤굴뚝에서는오렌지색불꽃이피어올랐다.(53)

나는온갖감정으로무너져내렸다.아기를안고있을때의그전율,아기가크게다칠수도있다는두려움,만일아기가다치기라도했다면모두내탓이었을거라는죄책감이새삼밀려왔다.타파조스강에서나는보투를너무나만져보고싶었다.그렇다고여기서우리가보투를붙잡으려고했던것은아니다.잠깐만가둬두려던거였다.하지만하마터면보투두마리가익사하는참극을불러올뻔한이사건은저지평선너머의불길처럼타오른내욕망의결과였다.다시한번나는외지인이얼마나막대한피해를입힐수있는지깨달았다.(376)

20세기초자동차산업의발달로남아메리카의고무생산업이황금기를맞았을무렵,브라질의한상인은노동력확보를위해원주민소녀600명을가축처럼길들였고,페루에서는고무부호한명이고무유액채취를위해원주민3만명을착취한뒤몰살하기도했다.인간의탐욕이불러온피해는인간에게만향하지않았다.네덜란드의한유류회사는안데스산맥을가로지르는송유관을놓으며500킬로미터길이의산림을파괴했고,브라질정부로부터석유채굴권을따낸미국기업들은주요지류에막대한양의다이너마이트를터뜨려수많은물고기,거북,돌고래의떼죽음을일으켰다.

그런데이런폭력을일삼는주체가늘서구인이거나외지인인것은아니다.(한국을포함한)아시아의다국적기업과목재업자다수는20세기후반부터남미에진출해있었다.이들은아마존유역에서공장을운영하거나대규모벌목을벌이며환경파괴에가담했다.심지어일부아마존현지인들도그렇다.야자열매수확과판매를생업으로하는사람들은오로지경쟁자에게열매를빼앗기지않으려는이유로멀쩡한나무를서슴없이베어낸다.수확을하려면열매가충분히익어야하는데,그때까지기다리다간어느누가열매를채갈지모르기때문이다.사람들은아마존숲에야자열매를먹고사는동물이무척이나많다는사실에도무모하게벌목을지속하고,이는고스란히자연생태계전체의치명상으로이어진다.

그러나최악의상처는눈에띄지않는데있었다.가림페이루들은침전물에서금을채취하기위해사금채취통속에금속수은을첨가했던것이다.수은가운데상당량은곧장강으로흘러들었다.소수의수은만금에부착돼그귀금속을분리시켰다.결합된두금속은나중에배관공이쓰는토치로분리한다.그러면수은이증발하고금만남는다.그러나증발된수은은없어지지않는다.빗물에섞여숲과강으로스며든것이다.(385)

저자는20세기말부터아마존유역에서반복돼온환경파괴와이상기후현상을면밀하게논하는데,이는마치근래에지구곳곳에서벌어진일련의사태를전조하는것처럼보인다.호주와미국의산불,서유럽의폭염및가뭄,파키스탄과아프리카의폭우,나아가지구전역으로예외없이퍼져나간전염병에이르기까지우리는어느덧숱한재난을일상처럼겪어내고있다.시민들은재난상황에지나치게무감각해져서매일아마존을태우는불길과연기를보면서도위기의식을느끼지못한다.그러니정치,경제지도자들은변함없이성장과번영을부르짖는다.

이책은또오늘날매우첨예하게논의되고있는다양한환경이슈들도다룬다.가령동물과소통하고자하는순수한갈망이어디서부터무지하고오만한폭력으로변모하는가,또야생동물개체를구하기위해야생동물거래를하는것은온당한가(개체와종전체사이의균형),보호구역에서원주민들의생계와생활의편리는어디까지침해되고제한되어야하는가,개입은어떻게이루어져야하는가하는이슈들이너무나생생한사례들과함께전달되는것이다.

“매너티를바라보면너무나아름다운데,주민들이그런생물을어떻게죽일수있나싶어요.하지만이곳에살면서날마다한가지음식만먹다보면이해가되기시작해요.”(315)

다종다양하게매력적인인간과동식물들

이책에는또다양한이유로아마존에오게된수많은인물이소개되는데,이들의생애와사연에는저마다재미와유머,따뜻함과감동이깃들어있다.국립아마존연구소수중포유류연구실장으로서세상누구보다열심히분홍돌고래를연구해온베라,마미라우아보호구역에서각각매너티와산림을연구하는미리암과안드레아.자신의지적관심사를자유로이좇아전문연구자가된이현지여성들은주인공일행을환대하며분홍돌고래를찾는여정을물심양면으로거든다.

페루에서주인공일행의여정을안내한현지인모이세스와이곳의샤먼인리카르도는집안어른들과원주민친구들에게서전해들은돌고래에관한전설수십가지를저자에게구전해주고,노년의뱃사공돈호르헤도현지원주민들의세계관과많은토착식물에대한지식을주인공일행에게알려준다.일찍이돌고래의전설을주제로한‘돌고래의춤’을창작한적이있는네카는평소브라질의한호수인근에서생선튀김장사를하지만,매년7월마지막주가되면그의딸케일라가인근의관광도시에서돌고래의춤을공연한다.

외지인들의이야기도못지않게흥미롭다.쥐라기에푹빠져유년기를보낸고생물학자개리는아마존우림에서온갖동식물을마주칠때마다지질시대를건너뛰어시간여행을온듯이들의조상에관한이야기를멈추지않는다.캘리포니아에서평범하게광물거래업을하던록샌은40대후반에분홍돌고래가나오는꿈을꾼뒤페루에직접캠프를차리는등(당시에아직개체수가줄어들고있지도않았던)분홍돌고래구호활동에뛰어든다.

책에등장하는동식물들중에는아마존이아니라면만나보기힘든종들도많다.우선주인공일행은사랑스럽기그지없는여러원숭이들,이를테면타마린과다람쥐원숭이,피그미마모셋을만난다.저자는아마존우림에서인간을공격하는종을조심하라는주의를끝없이듣게되는데물속에선피라냐와흡혈메기가,땅위에선총알개미,덫턱개미,군대개미등이대표적이다.아마존에서는식물들도동물처럼움직이고,심지어벌처럼사람을쏘는나무도있다.분홍돌고래만큼환상과전설과관련된동식물도어김없이등장한다.‘영혼의덩굴’을뜻하는아야후아스카는비밀의식때강력한환각제의재료로쓰이고,아메리카대륙에서가장거대한고양이과맹수인재규어는하늘과땅의중재자,삶과죽음의중재자로숭상된다.

전면개정및증보판
이책은2001년미국에서초판이발행되었고,2008년에원서개정판이발행되었다.이번에출간되는개정판은원서개정판을저본으로한것이다.기존번역에서의미가모호한부분을옮긴이가직접바로잡았고,오늘날의독자들이더매끄럽게읽을수있도록문장을다듬었다.책에등장하는수많은고래류의명칭은고래류를비롯해여러동물에대한책을쓰고옮긴남종영기자의전문적감수를통해한결정확하게적었다.저자가언급하는숱한토착종들의명칭도국내에서통용되는종명이있을경우이를기준으로새롭게정리했다.그밖에각부마다새롭게출연하는인물들을목록으로정리해독자들의이해를도왔다.초판에빠져있던컬러사진들을모두수록해독자들이책의아름다운묘사들을더현장감있게음미할수있도록했다.표지와본문의일러스트레이터진청작가가맡았다.특유의포근한화풍으로돌고래등의수중생물을그려온진청작가의작업은분홍돌고래를비롯한지구생태계를사려깊게고민하는사이몽고메리의글쓰기와아름답게조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