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골 와이파이 쟁탈전 - 이야기나무 10

밤골 와이파이 쟁탈전 - 이야기나무 10

$12.80
Description
데이터 단절 위기를 극복하는 쌈박한 방법
나이 차이를 넘어서는 소년과 할아버지의 우정
게임만큼, 아니 게임보다 좋은 것을 찾아서
환희는 밤골에 있는 할머니 집에서 일주일을 보내게 됐다. 방학 때 근사한 곳에 가기는커녕 시골에서 지내는 게 싫었지만 곰곰 생각해 보니 나쁜 일만은 아니었다. 엄마 눈을 피해 마음껏 게임을 할 수 있을 테니까. 엄마하고 오랜 실랑이 끝에 휴대폰 데이터 사용량도 조금 늘렸다. 하지만 밤골에 온 지 이틀 만에 데이터가 똑 떨어졌다. 그러니 와이파이를 찾아 나설 수밖에. 환희가 휴대폰을 높이 쳐들고 공중에 휘두르며 마을을 돌아다니는데 드디어 와이파이 네트워크가 잡혔다! 신호가 약하긴 해도 연결 버튼을 누르자 곧바로 연결되었다.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와이파이 신호가 강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은 밤골 마을 노인정, 그런데 웬 할아버지와 맞닥뜨렸다. 먹물처럼 까맣고 곱슬한 머리카락, 딱 붙는 티셔츠, 어울리지 않는 개량 한복 바지, 유명 스포츠 브랜드 운동화, 헤드셋과 스마트워치까지… 시골 동네에 이런 차림새의 노인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어쨌거나 환희는 와이파이가 절실한 상황, 밤골 노인정의 무료 와이파이를 사수해야 했다. 게다가 환희 휴대폰은 게임을 하는 데 시간제한이 걸려 있었다. 노인정에 있는 컴퓨터로 게임을 할 수 있다면 바랄 것이 없었다. 그런데 할아버지 말씀이 컴퓨터를 쓰려면 사용료를 내야 한단다. 노인정이 피시방도 아닌데 사용료를 내라는 게 이상했지만 간절한 쪽은 환희였다. 문제는 사용료가 심부름값이라는 것인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까마득해 보이는 건 과연 독자의 노파심일까? 환희는 와이파이를 쟁취하고 실컷 게임을 할 수 있을까?

저자

장희주

대학에서철학을전공하였고,방송구성작가로사회에첫발을내디뎠다.방송프로그램을만들면서다양한사람의이야기를들을수있었다.많은이들을만나는동안자신을다시들여다보게되었고,동화를쓰고싶어졌다.‘어린이책작가교실’에서동화를공부했고,어린이의삶과마음을더가까이알고싶어독서·글쓰기수업을했다.『똥냥이의변비처방전』을썼고,어린이독자들과즐겁게소통하며꾸준히글을쓰고있다.

목차


밤골피시방-----6
진짜이상한할아버지-----17
말도안되는유튜버스타-----29
얼떨결에조수-----43
콩닥콩닥,열쇠를슬쩍!-----56
죄송하기도하고안하기도하고-----68
두근두근,봄이의출산-----84
게임만큼,아니게임보다좋은것-----100

출판사 서평

진짜세상과사람을만나는소중한경험

부모와아이들사이에서가장흔히볼수있는줄다리기가바로‘공부대게임’,‘독서대휴대폰’같은것들이다.꼭대립각을세워야하는문제인가싶어안타까우면서도게임이나휴대폰에중독된어린이들이많아걱정이앞서는것도사실이다.그런데이것이비단어린이들만의문제일까.휴대폰하나손에쥐고며칠의자유시간이생긴다면기뻐할어른이상당수일것이다.하지만며칠이지나면여가를즐길거리가생각보다많지않다며새로운재미를찾아나설가능성이크다.반면어린이들은사정이좀다르다.경험의폭도시간활용에대한자율성도어른들만큼크지않기때문이다.특히요즘어린이들의경우학교와학원을오가며하루가지나다보니재미있는놀이를많이알지못한다.결국그들은틈이나면게임,휴대폰,인터넷세상에몰입하게된다.더구나부모가‘공부이만큼하면게임한시간하게해줄게.’같은조건부보상개념으로게임이나휴대폰사용을허락하면상대적으로공부와독서는재미없는것이되어버린다.어른들은아이들을게임이나휴대폰에서떼어내고싶은데,아이들은계속해서빠져드는악순환이일어나는게아닐까.

휴대폰게임,컴퓨터게임에목을매던환희가‘데이터단절’이라는위기상황에처했을때,밤골에서만난할아버지는환희에게새로운놀거리를만들어주었다.물론환희가처음부터할아버지와자기사이에일어나는일들을‘놀이’라고생각하진않았다.나중에도그저어느여름방학에일어난해프닝정도로여길지모르겠다.하지만분명한건와이파이를쟁취하겠다고애쓰는과정에서밭에서고추를따고,뱀이나타난줄알고화들짝놀라논물에휴대폰을빠트리고,송아지가태어나는걸지켜보고,할아버지댁에감자를가져다드리고이야기를나누는등밤골에서경험한모든일들에환희가조금씩스며들고있었다는사실이다.우리는인터넷을활용해웬만한일들이비대면으로가능해진시대를살고있다.그편리함을부정할생각은없지만,사람과사람이부대끼며살지않아생기는여러가지부작용도경험하고있다.데이터로부터단절된환희가밤골에서생짜로일주일을보내는동안만난사람들은직접얼굴을마주하고,이야기를나누며,함께문제를헤쳐나갔다.학교가끝나면학원으로,학원이끝나면집으로돌아가숙제를하다가잠시짬이날때게임화면속에서만나는친구들과는사뭇다르지않았을까.우리가랜선밖의진짜세상에서사람들과자꾸부대끼며소중한경험을차곡차곡쌓을수있기를바란다.

나이를뛰어넘어두사람이친구가되는과정

나이든,성격이든,환경이든서로엇비슷하면아무래도친구가되기쉽다.서로를잘알아야이해심이생기고,이해하는마음이바탕이되어야가깝게지낼수있을테니말이다.하지만수월하다는것이지필수요건은아니다.주변을둘러보아도신기할만큼서로닮은점이없는데잘지내는사람들이있다.아마도상대방의특성을있는그대로보아주고,서로에대해알고이해하려고노력하기때문이아닐까싶다.환희와밤골노인회장할아버지도나이를뛰어넘어친구가되었다.환희는처음부터밤골에오고싶은게아니었고,할아버지도갑자기눈앞에나타난꼬마가마냥반갑진않았을텐데옥신각신하면서도함께시간을보내는동안서로를이해하는마음이생겼던것같다.다행히두사람사이에는유튜브에관심이있고,동물을좋아한다는공통점이있었다.툭툭내뱉듯이말을걸고,톡톡말대답을잘하는것도서로비슷하다면비슷하다고해야할까.아무튼두사람사이에얼마되지않았던공통분모가늘어날수록관계는돈독해졌다.그리고관계의발전은상대방에대한관심에서시작되었다는것을우리는알고있다.

좋아하는게가득한어린이가넘쳐났으면

환희는게임말고좋아하는게없었다.그래서좋아하는게뭔지,꿈이뭔지묻는것을싫어했다.친구들이당당하게축구선수,과학자,레고디자이너가되고싶다고할때마다괜히주눅이들곤했다.우리가꿈을꾸며사는것은아주중요하지만누구나정해진시기에꿈을세팅해놓아야하는것은아니다.특히어린이들에게꿈이란마치미래의직업을정하는일처럼인식되는경우도많아서자기가정말로좋아하는일을일찍이찾지못하면안되는걸로오해할수도있다.어린이들이다양한경험을하면서언제스스로즐거운지깨달을기회가아주많으면좋겠다.좋아하고잘할수있는일이넘쳐난다는걸,누군가와함께만들어가는세상이아름답다는걸느낄수있으면좋겠다.환희는여전히공부보다게임을좋아한다.그런데게임이제일좋지는않다.게임만큼,아니게임이상으로가슴뛰는일이생기고있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