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

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

$17.00
Description
“나는 사람들이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는 감정을 맛으로 느낄 수 있어”
삼월의 어느 따뜻한 봄날 오후,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로즈에게 엄마는 먹음직스러운 레몬 초코 케이크를 구워준다. 향긋하고 진한 풍미의 케이크를 한 입 가득 입에 넣은 로즈. 최고급 초콜릿과 신선한 레몬 같은 재료들 아래에 숨어 있던 맛, 즉 엄마의 “부재, 굶주림, 소용돌이, 텅 빔의 맛”을 느끼고 충격을 받는다. 곧 무언가를 먹으면 그것을 요리한 사람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특별한 능력 아닌 능력을 갖게 된 아홉 살 로즈. 화가 난 쿠키, 지쳐 있는 우유, 사랑해달라고 소리치는 샌드위치 등 모든 음식에서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리고 곧 상상할 수도 없었던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데…….

비밀스러운 능력을 가진 소녀의 성장통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독창적인 상상력과 예민한 감성으로 그려낸 에이미 벤더의 장편소설 《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은, 가장 가까운 관계에서 더욱 필요한 이해와 인간의 감정 그 이면을 섬세하게 탐구하며 예기치 못한 삶의 비밀을 깨닫는 놀라운 경험을 선사한다.

저자

에이미벤더

일상적인모습이면에감추어진고독한인간의내면을담담하면서도섬세한필치로그려내는미국의소설가.동화적이지만현실적이고밝지만어두운독특한이야기들을통해영혼의고독을위로하는소설을주로발표했다.전쟁에서입술을잃어키스할수없는남편,불의손과얼음의손을가진두명의소녀가등장하는첫소설집《불타는스커트의소녀(TheGirlintheFlammableSkirt)》(1998년)...

목차

1음식
2조지프
3해가질무렵
4여기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쉽게잊을수없는소설,나의책장에꽂아두고평생헤어지고싶지않은책이다.”
-이도우(소설가)

“나는사람들이스스로도깨닫지못하는감정을맛으로느낄수있어”
풍부한상상력으로구워낸달콤하고도아릿한이야기

삼월의어느따뜻한봄날오후,학교를마치고돌아온로즈를반갑게맞이한엄마는곧먹음직스러운레몬초코케이크를구워준다.향긋하고진한풍미의폭신한케이크를한입가득입에넣은로즈.최고급초콜릿과신선한레몬같은재료들아래에숨어있던맛,즉엄마의“부재,굶주림,소용돌이,텅빔의맛”을느끼고충격을받는다.곧무언가를먹으면그것을요리한사람의감정이고스란히느껴지는,누구에게도설명할수없고이해받을수도없는특별한능력아닌능력을갖게된아홉살로즈.화가난쿠키,지쳐있는우유,사랑해달라고소리치는샌드위치등모든음식에서쏟아지는정보에마치“내의사와상관없이(누군가의)일기장을읽는”기분을느끼며원하지않는비밀을간직한채살아간다.그리고곧상상할수도없었던진실과마주하게되는데…….

비밀스러운능력을가진소녀의성장통과그가족의이야기를독창적인상상력과예민한감성으로그려낸에이미벤더의장편소설《레몬케이크의특별한슬픔》은,가장가까운관계에서더욱필요한이해와인간의감정그이면을섬세하게탐구하며예기치못한삶의비밀을깨닫는놀라운경험을선사한다.

누군가에대해너무많이알게될때,
온전히이해하고사랑하는것은얼마나어려울까

로즈의가족은지극히평범하다.가족에대한책임감이강하고능력있는법조인아빠,아이들에대한사랑표현이풍부하고손재주가뛰어난엄마,과학에천재성을보이는과묵한,다섯살위의오빠조지프그리고밝고친화력이좋은로즈는반듯하고행복한가족의전형같은모습을보이기도한다.하지만어린로즈의눈에아빠는‘어딘지모르게손님같이느껴’지고,감성이풍부한엄마는때로는지극히불안해보인다.유일한친구조지외에는누구에게도마음을터놓지않는조지프는,가끔“너무오래산얼굴”을하고언제나혼자있고싶어한다.한식탁에둘러앉아식사를하지만서로다른이야기를하며겉도는가족들을로즈는예민하고투명한시선으로들여다본다.

내가아빠를표현할수있는가장적절한말은그저아빠가상당히집중력있는사람이었다는것,그리고본성은아주단순한,똑똑한사람이었다는것이다.어쩌다보니엄청나게복잡한세사람과한집에살게되기는했지만말이다.외로움으로못견뎌하는아내와,눈빛이너무불안정해서마음편히마주앉아있으려면시리얼상자라도급하게세워막아야하는아들,그리고누구나먹는학교점심을먹고나면십오분은걸어야속이진정되는딸.대체이사람들은누구란말인가?같이텔레비전드라마를볼때면나는이따금씩아빠가불쌍했고,아빠가광고에나오는단순한삶을얼마나바랄지를헤아려볼수있었다.사실우리셋보다도얼마나더간절히그삶을원했을지를.-147쪽

무언가를먹을때마다느껴지는타인의감정에지친로즈는사람의손길이최소한으로들어간감자칩이나과자또는학교식당아줌마가‘진실되고솔직한’슬픔을담아요리한음식을찾아먹거나재료들이어디에서왔는지산지(産地)를알아맞히고그것에집중하는방식으로나름대로혼자고통을이겨나간다.
그리고열두살이된어느날,엄마의요리에서“죄책감과연애감정”을맛본,그리고“엄마의전부”였던오빠조지프의놀라운비밀을목격한로즈.혼자감당하기벅찬비밀과진실에로즈는어떤선택을해야할까.

제발나를걱정해다오.내가엄마의눈속에서본것은그랬다.눈빛과전혀맞지않는엄마의말.엄마가만든무엇이라도다시한번먹는다면그음식이내게똑같은말을하리라는것을나는알고있었다.도와줘.난행복하지않아.날좀도와다오.식사때마다먹는사람에게보내는병속의메시지.그리고난그것을받았다.나는메시지를받았다.
그리고이제내가할일은,그메시지를받지않은척하는것이었다.-118쪽

몇년이흘러또다른봄날,대학에진학하며집에서나가혼자살던조지프에게놀라운일이벌어지고유일한목격자로즈는역시아무에게도말할수없는신비한비밀을간직하게된다.외할머니가쓰다가보내준,조지프가소중하게생각했던낡은의자하나와함께.

아프지만소중한현실을눈여겨보게만드는
마술적이고아름다운속삭임

엄마는로즈를사랑하지않는것은아니지만,“세상을다본아이같”은조지프를다른방식으로더사랑하며의지한다.매사에빈틈이없는아빠는마치매뉴얼을따르는것처럼어색하게아버지의역할을하며병원에는한발도들여놓지못하는이상한약점을가지고있어아이들이태어날때나아플때조차밖에서서성인다.사막처럼건조한조지프는여동생에게한없이무뚝뚝하고어디인가로사라졌다가돌아오기를반복한다.

엄마가말했다,조지프는비밀이많지.하지만그게꼭나쁜건아냐.
집안내력인가봐요.
엄마가날보고웃었다.의아하다는눈빛.-186쪽

너무나일찍자신의능력을깨닫고낯설게느껴지는가족들사이에서힘겨워했지만,홍수처럼쏟아지는타인의감정을외면할수없는로즈는사진첩에숨겨져있던가족들의비밀을받아들이고서서히그들을이해하기시작한다.어쩔수없이외로웠던,고통스럽지만선택해야했던,온힘을다해외면하고피해야했던가족의모습을있는그대로인정하고자신의능력역시다른이들에게이해받고자새로운시작을꿈꾼다.다른사람을위해,그리고자신을위해정성껏요리하고용기를내어그것을맛보면서.

《레몬케이크의특별한슬픔》은동화적이면서현실적인이야기와캐릭터를섬세하게엮어낸다는평가를받는에이미벤더의대표작이다.출간직후“감동적이고신선하며매력적인작품”으로평가받으며〈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가되었고‘벤더레스크(Benderesque,작가의이름Bender에그로테스크grotesque를조합한말)’라는신조어도만들어냈다.“쉽게잊을수없는소설,나의책장에꽂아두고평생헤어지고싶지않은책”이라는이도우소설가의말처럼《레몬케이크의특별한슬픔》은독창적이고아름다우며긴여운을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