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강미자 (노래 없이 내 인생이 있겠는가)

나, 강미자 (노래 없이 내 인생이 있겠는가)

$20.27
Description
이 책은 소프라노 강미자가 자신을 향해 던진 질문이다. 나는 왜 노래를 하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 무대에 서는가?
74살에 예술의 전당에서 독창회를 했고, 39살에 카네기홀로 데뷔하여 76살에 카네기홀 무대를 내려온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젊은 성악도들과 음악을 사랑하는 애호가들에게 하고 있다.

첫장을 펼치면 작은 티켓이 하나 나온다. 이 티켓은 이 책으로 들어가는 입장권이다. 이 책은 극장이다. 오페라하우스인지 뮤지컬씨어터인지 혹은 연극스테이지인지 영화관 객석인지 또는 콘서트홀인지는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하지만 위에 열거한 것들은 모두 넓은 의미에서 극장이라고 부를 수 있다. 콘서트홀까지 극장이라고 부르는 것은 너무 심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책의 첫장을 펼치면 나오는 입장권으로 이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책의 목차는 서곡, 제1막, 제2막, 제3막 그리고 커튼 콜로 구성되어 있다. 마치 오페라 프로그램북과 같은 형식이다.
저자

강미자

소프라노강미자는한동안국내외에서왕성한음악활동으로우뚝섰던성악가이다.미국줄리어드재학시절오페라’라보엠‘에서미미역을,뉴저지오페라단에서’투란도트‘류역을,88서울올림픽기념오페라’라보엠‘에서다시미미역을,지금같은한류문화가없던시절강미자는훌륭한역할을해냈다.
88올림픽을기념한뉴욕센트럴파크백남준쇼에서강미자가노래한모습은세계5개국에서동시에위성중계되었다.국내에서도30여회콘서트를열었고,뉴욕카네기홀에서도공연했다.
콜린데이비스경을비롯한유명지휘자와한국가곡CD를내어한국의노래를세계에알렸다.국내TV,가곡의밤에는최다출연하여91년한국방송대상을받았다.그때는’우리들의칼라스‘였다.

목차

Overture
노래없이내인생이있겠는가

ActⅠ
큰언니/교황이고른연하장사진속에서/인생은멀리서보면희극,가까이서보면비극/뻐꾸기알처럼다른새둥지속으로/가난은부끄럽지않다/판잣집서울대생과미군교회목사님의만남/인생의나침반을돌려놓다/심청이되기로하다/사막위낙원에서/인형의집,노라가되어/그래요?그렇다면멀리떠나겠어요Ebben?Neandròlontana/‘결혼은미친짓이다’이었을까.../첫독창회를마치고생긴일/소프라노강미자가되다/탱글우드,애머스트,에밀리디킨슨/루치아노파바로티/레나타스코트/나이10년을줄이고산줄리어드시절/‘미미’가되다/오렌브라운부부/‘류’가되다/네이름은‘미자’/오타와독창회,비자없이국경선을넘어서/존워너상원의원이준영주권/조용기목사뉴욕성회에서부른특송/주희와윤석/참새와허수아비로살았던세월/뉴욕의새벽종소리를들으며/1988년,1990년두차례귀국독창회/경남대학교,바다가보이는캠퍼스에서/슬픔의노래,남편이떠난날

ActⅡ
라스트콘서트/근식이,내동생이야기/해가뜨는창가에서/어느날마당에내려앉은백조를보며/LA에서의나의생활/UCLA방문교수/이채진박사를만나다/클레어몬트메케나대학초청독창회/프로포즈/“예스아이두!”/동부의탱글우드(Tanglewood)와서부의할리웃볼(HollywoodBowl)/2023년과2024년,연이어LA필협연피아니스트임윤찬/장학금과노벨문학상/다시,주희를생각하며/카네기홀로등장하여카네기홀에서퇴장하다


ActⅢ
박완서선생님과나/한말씀만하소서/누군가는그집에살고있지않을까/김남조선생님과나/나를불러손잡게하라/가을날송추계곡에서/이별의슬픔
-신문잡지에쓴글모음-
즐거운우리집/뉴욕의봄,고향의봄/초혼/백조의모습을닮고파/음악과나의인생/뉴욕을사랑하며,뉴욕을떠나며


CurtainCall
-강미자에대하여(독창회에부친글모음)
깊은강물처럼흘러와그새벽을흔들었다문정희|시인
설렘과떨림속에서안동일|변호사
비탄과열정의예술가이장호|영화감독
심금을울리는인생포에지한명희|음악평론가

-강미자에대하여(책출간에부친글모음)
작곡자의마음속으로들어온목소리김효근|작곡가,이화여대경영대교수
미자노래에내마음열리고김선향|영문학자,북한대학원대학교이사장
친구여영광이다김덕신|화가
책을낸다는데기대만발이다조영남|가수
리즈의황금기를거치며디바로꽃피기까지김용운|조선일보전문화부차장
누가이여인을모르시나요?호원숙|작가

-다시듣는노래들
유튜브에서찾은강미자노래들배석호|음악칼럼니스트

강미자연보

출판사 서평

내가노래를,노래가나를말하다
첫장을펼치면작은티켓이하나나온다.이티켓은이책으로들어가는입장권이다.이책은극장이다.오페라하우스인지뮤지컬씨어터인지혹은연극스테이지인지영화관객석인지또는콘서트홀인지는아직밝혀져있지않다.하지만위에열거한것들은모두넓은의미에서극장이라고부를수있다.콘서트홀까지극장이라고부르는것은너무심하다고할수있겠지만.
그래도책의첫장을펼치면나오는입장권으로이책속으로들어가본다.
책의목차는서곡,제1막,제2막,제3막그리고커튼콜로구성되어있다.마치오페라프로그램북과같은형식이다.그렇다면리브레토(대본)인가.아니다.
이책안엔극장이들어있을뿐이다.독자는이책을여는순간관객으로바뀐다.
주인공은바로등장한다.

“미자야,노래는너를살리는힘이었고,네가사는힘이었다.
네삶의한가운데에는언제나노래가있었다.”

자신이자신에게하는독백이다.
나,강미자가나레이터다.
그는조수미도아니고마리아칼라스도아니다.전설적인성악가도아니고세기의성악가도아니다.그러나반드시있어야할성악가다.
삼청동에가면‘서울서둘째로잘하는집’이란쌍화탕집이있다.꽤오래전직장생활하던어느겨울이었다.코가맹맹해지고슬슬재채기기미가나타나는걸느끼고,낼틀림없이플루가오려는가보다생각하며걸었는데마침이집이나타났다.나는지체없이쌍화탕을한잔달라고해서마시고집에갔다.이튿날내게오려던플루가온데간데없이도망가버린체험을한후,커다란대접에탕약처럼달여나왔던그쌍화탕을지금도잊을수가없다.
우리는금메달에열광한다.1등만바라본다.올림픽순위에서금메달1개가은메달10개보다도앞선다.금메달리스트보다조금아래서있는은메달리스트는시시하다고생각한다.
그러나생각해보라.금메달따고‘다이뤘다’고생각하여바로은퇴해버리는선수가있고,비록아슬아슬하게져서은메달에머물렀지만그는평생에걸쳐자신의종목에최선을다하는선수도있다.필자는끝까지하는2등이더위대한선수라고생각한다.내가황영조보다이봉주를더좋아하는이유다.


성악가를꿈꾸며,노래를공부하는음악도들에게
어딘가에첫째로잘하는쌍화탕집이있을수있다.하지만둘째로잘하는집이라고내세울정도면그집역시아주괜찮은집이요,어쩌면그집이첫째일지도모른다는생각이든다.
진정한1등은뭘까?
반드시있어야할2등이라면그가진정한1등이다.
소프라노강미자를모르는사람들은많다.그러나그를아는사람들도많다.그는1등성악가는아니지만꽤유명한성악가다.음악애호가들에게는그의가곡집과성가집이특히유명하고콘서트고어(concertgoer)들에게는독창회를많이한성악가로유명하다.조수미처럼‘1등’도아니고마리아칼라스처럼‘전설’도아닌데강미자는유명하다,
소프라노강미자는한시대를풍미한성공한성악가로서,‘Before강미자’와‘After강미자’를각각제1막과제2막에서보여준다.‘Now강미자’는이렇게말하고있다.
“평생노래를동반자로살았으니노래를부르다가무대위에서죽는게꿈이었다.그꿈은이제책쓰는일로바뀌었다.나의노래는책이된셈이다.노래를부르듯책을쓸수있을까.하나의독창회를만들어내기위해서얼마나많은연습과수고와시간과스태프들이공을들여준비했던가.60여년동안노래하면서살았던내가,그60년이응축된음악인생의여정을이제책에쏟아부으려고한다.나의노래는책이다.”
한사람의성악가이야기가위대할수있는것은,그가끝까지노래를부르고있다는사실이다.강미자의대부분의노래는이책속에들어있다.옛날엔방송으로들었고,어느한때는음반으로들었고,지금은유튜브로듣는다.커튼콜에서는QR코드로그의노래들을직접들을수있다.
여기서제1막부터제3막까지스토리를공개할순없다.왜냐하면‘스포’(Spoiler)가될테니까.이책은확실히성악가를꿈꾸며,노래를공부하는음악도들에게,한사람이어떻게성악가의꿈을이뤄나가는지감동있게이야기를이끌어나간다.세계를꿈꾸며세계의무대로나가길원하는성악도들이가져야할덕목과감성은무엇인지제시해준다.
제3막에서나,강미자는두명의위대한작가를만난다.소설가박완서(2011년작고)와시인김남조(2023년작고)이다.두사람과의인연과내면에쌓인훈훈한인정과의리를생의마지막날까지어떻게자져가고있는지생생한드라마처럼읽게된다.
“춤추는별을잉태하려면반드시스스로의내면에혼돈을지녀야한다.”(Youneedchaosinyoursoultogivebirthtoadancingstar.)
니체가그랬다.‘짜라투스투라는이렇게말했다’에서.
누가그랬던가.인생이라는이름의극장에서우리가울어야할것은무엇이고웃어야할것은무엇인지그리고삶의진정한승리를위한카오스(chaos)는무엇인가.강미자는이책에서말해주고있다.


배석호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