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동에 살고 있습니다 (중화2동 노인 8인의 구술생애사)

중화동에 살고 있습니다 (중화2동 노인 8인의 구술생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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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이듦, 그 행복한 시간을 위해
우리나라는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7.5%이며 노인 다섯 명 중 한 명이 혼자 살고 있다. 3년 뒤에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라고 한다. 우려되는 것은 66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이 43.2%로, OECD 가입국 중 가장 높고 노인자살률도 세계 1위라는 점이다. 2020년 전체 고령자의 53.1%가 공적연금을 받지만 여성노인은 38.2%로, 남자노인 72.6%의 절반에 불과하다. 노인세대 내의 차이와 불평등이 커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고령사회가 우리에게 암울하기만 한 것일까. 장수는 인류의 오랜 꿈이고 기쁜 일이다. 차별과 불평등을 줄일 수 있다면 초고령사회는 오히려 성숙한 사회를 가져올 수 있다. 개발과 성장 중심의 근대적 사고를 벗어나 돌봄과 문화의 시대, 자연과 지역을 보살피는 새로운 사회로의 전환을 촉진할 수도 있다. 나이듦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돌봄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고령사회는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미래가 될 것이다. 나이듦은 충분히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
중랑구술생애사기록팀은 중화2동에서 혼자 사는 여성 5명, 남성 3명을 섭외하였고 무더운 7월과 8월에 두세 차례에 걸쳐 방문하여 이야기를 들었다. 여성 5명 중 2명은 봉제노동을 했고, 남성 3명은 모두 건설 분야에서 일했다. 연령은 만68세부터 89세까지 20여 년의 차이가 났고 태어난 곳도 순천, 대전, 영동, 교토, 안성, 인천 등 다양했다. 노인 세대 내부의 차이도 상당히 컸다. ‘기록팀’은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기초수급자와 독거라는 시선으로 한 인간을 본다는 것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알 수 있었다. 혼자 사는 모습도 다양하고 과거에 대한 기억과 미래에 대한 기대, 그것으로 인한 삶의 결이 모두 달랐기 때문이다.
철탑노동을 했던 건설노동자이자 현재는 하루종일 수십킬로미터를 걸어서 운동하고 있는 이서종 님, 베이비 부머 초기 세대의 여성노동자의 생애를 보여주며 작업과정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박미숙 님, 젊은 시절 미니스커트를 입었을 만큼 유행에 민감했고, 이후 사이클을 타면서 속도를 즐겼으며 건강을 위해 지금도 꾸준히 걷고 있는 김해숙 님, 평화시장에서 봉제기술자로 서울 생활을 시작했고 상처 끝에 지금은 반려견과 살고 있는 송순례 님, 비혼여성의 삶을 살면서 사회적 약자는 누구나 될 수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김애자 님, 주변 사람들이 모두 떠나는 나이듦에 대한 생생한 구술을 들려준 김용순 님, 30년 넘게 건설현장에서 미장일을 했으나 지금은 막걸리와 담배에 의지하는 노년의 쓸쓸함을 보여준 박용식 님, 그리고 열몇 살에 자다가 군대에 끌려갔고 자신의 세대가 이 나라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가득한 나철균 님.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지금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혼자 되었다는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들을 통해 ‘기록팀’은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치아관리와 빈곤의 관계라든지, 입원할 때 가족과도 같은 반려견은 집에 혼자 있어야 한다는 것, 장애가 있는 노인을 사회가 어떻게 대하는지, 장애여성노인은 얼마나 더 취약한지, 코로나19가 노인들에게 미친 영향이 얼마나 컸는지도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이별하거나 그나마도 적은 사회활동도 단절되었다. 정보에도 취약해 갑자기 수급비가 줄거나 배달되던 반찬이 뚝 끊길 때 누구에게 어떻게 물어보아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평생 남에게 빚지지 않고 살았으나 지금은 누군가의 선의에 의지해 살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은 더 취약해질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기록팀의 방문과 경청에 힘이 나고 반갑다고 하여 기뻤다. 둘씩 짝을 이룬 기록팀은 노인 한 분을 만나기 위해 몇 번씩 전화를 해야 했다. 집 앞에서 기다리다 바람맞기도 하고, 여름 장마로 집에 물이 차서 만남을 연기하기를 반복했다. 몇 차례의 녹취를 푸는 것 역시 정말 고된 작업이었다. 녹취 후 정리를 거듭하면서 보충 인터뷰를 한 경우도 있다. 힘들었지만 기록팀 모두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제도가 할 일과 이웃이 할 일, 의료와 복지가 할 일을 한자리에서 논의하는 자리는 얼마나 뜻깊은가. 지역에서 함께 돌보는 공동체는 어떻게 가능한지 이제부터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저자

중랑구술생애사기록팀

중랑구는지역사회혁신계획의하나로통합돌봄을위한‘건강한중랑만들기’를진행하고있다.‘중랑구술생애사기록팀’은2022년건강돌봄활동가양성과정을통해만난16명의여성들이만든프로젝트팀이다.시민사회에서활동하거나직장을다니거나학업이나연구를하는이들이함께하고있다.연령도20대부터60대까지다양하다.우리는구술생애사작업을통해돌봄에대해많은생각을함께나눴다.노인들의더나은삶을위해마을이해야할일은무엇일까.노인들이자신의삶을돌아보고자신을긍정하기위해우리는어떻게관계를맺어야할까.서로돌보고함께돌본다는것은또어떤모습일까.우리는계속질문하며기록해나갈것이다.

목차

추천의글|돌봄공동체를위한실천들...6
최현숙구술생애사작가

축하의글|복지현장의생생한목소리...8
류경기중랑구청장

여는글|나이듦,그행복한시간을위해...10
장이정수중랑마을넷상임이사

ㆍ구술에참여한사람들...17

나는되는사람이니까,어디서나당당하게!...25
김애자님구술|김현숙ㆍ최수진

이렇게막판치고살았는데...55
김용순님구술|강근정ㆍ이슬기

김해숙이,이런사람이야!...77
김해숙님구술|이연옥ㆍ이정란

그렇게자동으로독거노인이돼분거여...107
나철균님구술|오지은ㆍ이지아

봉제일이너무재밌어...137
박미숙님구술|공지원ㆍ장이정수

나는100원짜리하나빚진거없어...163
박용식님구술|김창숙ㆍ정다운

지금이젤로편하다...189
송순례님구술|박을남ㆍ이정

죽든지살든지움직여야하지...219
이서종님구술|박성희ㆍ이희랑

알아두기...259

출판사 서평

□축하의글

중랑구청장류경기
작업을위해애써주신중랑건강공동체의모든구성원들과중랑구술생애사기록팀및관계자여러분들에게깊이감사드립니다.어르신이계신현장으로먼저다가가주시고,현장의목소리를생생한기록으로남겨주셔서감사합니다.한세대가평생에걸쳐습득한삶의지혜는사회공동의자산과다름없습니다.우리는어르신의소중한삶의지혜를다음세대에전승하기위해노력하고있습니다.우리모두는언젠가노인이되고,다른사람의도움을받는상황에놓일수있기에공동체가어르신복지정책에힘쓰는것은결국우리자신의미래를위한일이라고생각합니다.

더불어민주당원내대표박홍근
‘우리는돌봄을말하며정작돌봄을필요로하는분들의이야기를제대로들어본적이있을까?’돌아보게됩니다.돌봄이필요한분들이어떤삶을살아왔고,어떻게살고있으며,무엇이필요한지제대로듣고알아야진정한복지가가능할것입니다.‘중랑구술생애사’의첫걸음인「중화동에살고있습니다」가지역통합돌봄공동체를완성하는데보탬이되길기대합니다.

녹색병원장임상혁
이책에등장하는어르신들은저의어머니,아버지뻘이어서이야기하나하나가더욱애틋하고,아팠고,따뜻했습니다.저희들을위해진자리마른자리갈아뉘시던어르신들의노고에감사드립니다.이제는우리사회가,우리마을이,우리모두가이분들을돌봐드려야하겠습니다.

바람길서점대표박수현
눈물과웃음으로읽으며,읽는다는것의무게가얼만큼큰것인지를다시한번알게된책이었습니다.그저말벗이려니,들어주는것이좋은일이려니했는데구술생애사작업은말하는분들의생에들어가그생을앞으로내어놓는큰일이었습니다.이책이지나온삶을읽는데서끝나지않고함께하는남은시간을만들어드릴수있는시작이되길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