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아나운서를그만둔후서점‘당인리책발전소’를열면서책방주인으로,그리고방송인으로활동하며새로운인생의방향을찾은김소영.책과문장의힘을믿는그는일이잘풀리지않을때언제나책이곁에서말을걸어준덕분에맑고생기넘치는생각을하며해결책을찾곤했다고말한다.그런데사업영역을넓히며새로운도전을이어가면서어느순간난생처음책과데면데면해지는경험을한다.책속문장들을통해자신의감정을알아채고마음을들여다보는시간이서서히줄어들었다며내밀한고백을들려준다.
김소영작가는종이책구독서비스인‘책발전소북클럽’을시작하면서책편지를쓰기위해한달에한번현실의시공간에서벗어나긴호흡의글을써내려가며책,독자,그리고자신을탐구한다.이책『무뎌진감정이말을걸어올때』는책편지를토대로오랫동안감정의조각들을흘려보낸것에익숙해져제대로꺼내지못했던내면의이야기를세밀하게파고들어완성한글을담아냈다.그는책을읽고,편지를쓰며다시이책을엮는과정에서잊고있었던무뎌졌던감정이깨어나는밤을자주맞이할수있었다고한다.김소영작가가소개하는책의문장과그의미들을통해상실이후생겨나는감정,거칠고모난외로움,고독해서느끼는행복감,작고소중한다정들까지삶에서겪게되는다양한감정을찬찬히들여다볼수있다.
모난감정들을응시하고,권태까지포함하는사랑을배우며
단단하게마음을성장시키는반짝이는통찰!
모든감정에귀기울이고받아들이는시간을선사하는이책은마음의빈곳을채우는문장들에밑줄긋게만든다.김소영작가는세가지주제로나누어책이야기를전개한다.
‘결코사소하지않은감정의말들’파트에선“너로인한그리움과공허와고통마저도내안으로들어와나의가장큰기쁨이된다(『그리움의정원에서』)”와같은문장을읽으면내면깊숙이자리한감정이뒤흔들리기도하고,마음속창이맑게닦인듯한느낌이라고말한다.때로사소하다고여기지만결코사소하지않은감정의말들은우리의내면을성숙하게하며일상에깊게파고든마음의변화를살피며나를돌아보는시간을가지게만든다.
‘무뎌진감정이말을걸어올때’파트에선『스몰플레저』와같은책의섬세하게직조된단어와문장들은성인으로서느껴야할온당한기쁨과슬픔,낭만과고뇌,희망과절망,미움과사랑에대해일깨워줬다고한다.무뎌진감정을직면하는일은나의감정을객관적으로바라보며쌓여있는감정의조각들을해소할수있도록도와준다.
‘어쩌면내가깨우고싶었던생각들’파트에선세상의평가와잣대에도불구하고‘나의삶을한걸음씩걸어가보겠다는선언’으로느껴진다고평한『기적일지도몰라』.이책을읽으면우리에게도종종찾아오는삶의고민과불안함앞에서,자신의꿈을사랑하고,그노력을보답받는사람의글이라마음이청명해진다고말한다.
사람은누구나다양한가면을낀채로살다보면가끔은내가왜이런기분을느끼는지모를때도있고외면하기도한다.이책을읽다보면그렇게둔감했던감정이서서히깨어난다.상실이후생겨난짙은그리움,권태를포함한모든것까지온전히감당하는사랑,자기내면에대물림된뿌리깊은감정,잊고있었던사춘기시절의우정등책의마지막페이지를넘기고나면무뎌졌던감정이말을걸어온다.
김소영작가가21권의책읽기를통해자신에게울림을준문장에감탄하고,자신만의시선을담아다시일상의언어로풀어낸점이새롭고흥미롭다.문장이지닌힘과위안을새삼깨닫게만드는글속엔단단하게나를성장시키고자하는통찰이빛난다.이를통해가끔읽기를멈추고한줄의의미를되새겨보거나내마음을어루만지고내감정을날것그대로인정하게된다.
책발전소북클럽1열에앉은기분으로찬찬히읽어간다.『무뎌진감정이말을걸어올때』는그의성실한독서록이자다정을담은편지.모난감정들을응시하고,권태까지포함하는사랑을배우고,찰나의반짝임을포착하는이책의문장들은책을사랑한다는절절한애정고백이자책을권하는일을업으로삼은이의단단한책임감그자체다.이책은책발전소를닮았다.책과책을엮는사려깊은태도가빛난다.
-이다혜(작가,『출근길의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