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은 대답하지 않았다

구름은 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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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영화든 소설이든 그 작가의 모든 것이 첫 작품에 담겨 있다는 이야기를 흔히 듣는다.
만약 그 말이 옳다면 내게 그 작품은 영화 데뷔작이 아니라 분명히 이 책 『구름은 대답하지 않았다』이다.”
1991년 3월 12일 일본 후지텔레비전에서 〈그러나… 복지를 버리는 시대로〉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방송되었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사람은 현재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당시 텔레비전 디렉터였던 그가 기획부터 취재, 편집까지 맡아 완성한 첫 다큐멘터리였다. 그날의 47분짜리 방송은 끝이 났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있었다. 취재는 계속되어야 했고, 방송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담겼다.
환경청 소속 관료 야마노우치 도요노리. 일본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미나마타병 관련 국가 측 책임자로, 정부와 피해환자 간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인물이었다. 관료의 죽음이 사회면 기사에 연신 보도되며 세간의 관심을 받는 사이, 사회복지 문제를 소재로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던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야마노우치가 과거에 임한 복지 행정 책임자의 직위에 주목해 취재를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취재를 거듭할수록 고급 관료가 아닌 야마노우치 도요노리라는 한 인간의 삶이 궁금해졌다. 그의 부인에게서 전해 들은 이야기와 작은 노트. 방송 이후에도 취재를 이어나가야 했던 이유가 그 안에 있었다. 야마노우치가 적어 내려간 ‘그러나’라는 말, 그의 마음속 ‘구름’은 무엇을 뜻했을까.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죽음이라는 사태 너머에 바라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렇게 『구름은 대답하지 않았다』는 완성되었다.
저자

고레에다히로카즈

영화감독,텔레비전디렉터.1962년도쿄에서태어났다.1987년에와세다대학제1문학부문예학과를졸업한후티브이맨유니언에입사해다큐멘터리프로그램의연출을담당했다.1995년첫영화〈환상의빛〉으로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촬영상을받았고,이후〈아무도모른다〉(2004)로제57회칸국제영화제사상최연소남우주연상,〈그렇게아버지가된다〉(2013)로제66회칸국제영화제심사위원상을수상한데이어〈어느가족〉(2018)으로제71회칸국제영화제황금종려상을거머쥐었다.그밖에〈원더풀라이프〉(1998),〈걸어도걸어도〉(2008),〈공기인형〉(2009),〈진짜로일어날지도몰라기적〉(2011),〈바닷마을다이어리〉(2015)〈세번째살인〉(2017)등다수의작품을남겼다.최근첫한국영화〈브로커〉(2022)로제75회칸국제영화제애큐메니컬상과남우주연상을받으면서화제를모았다.

목차

출간에즈음하여
서장유서
1장기억
2장구제
3장전화
4장뒷모습
5장대가
6장오산
7장식탁
8장부재
9장귀가
10장결론
11장망각
12장재회
야마노우치도요노리연보
단행본후기
문고판후기

출판사 서평

“데뷔작에는모든것이담겨있다.”

고레에다히로카즈는말한다.‘데뷔작에는모든것이담겨있다’고.이책은그의영화작품전반에서드러나는그만의시선과태도,그세계의시작점과도같다.단지첫작품이라는이유만으로의미를두는것은아니다.야마노우치도요노리라는한사람의인생을취재하면서느낀동질감과내면에서일어난변화때문이다.취재란,취재대상이란,공공이란,인간이란,복지란무엇인지.관료의죽음너머에서발견한것들은머릿속에수많은질문을남기면서훗날대상과사건,작품을바라보는시각으로자리잡았다.
고레에다감독은장편영화로데뷔하기전사회복지문제를다룬다큐멘터리를제작했다.당시의취재내용을바탕으로집필한이책은1992년『그러나…어느복지고급관료,죽음의궤적』이라는제목으로일본에서처음출간되었다.관료인동시에순수한한사람의인간이지키고자한소명과이상,그러나현실과의괴리속에한없이느낀나약함이울린공명은고레에다감독을통해세상으로전해졌다.책은몇년이지나제목과내용을바꿔두차례에걸쳐다시출판되었다.처음관료의죽음에주목한시점에서한인간을취재하면서달라진시선으로,또출간이후,재출간이후까지도고레에다감독은계속해서자신에게,독자에게질문을던지고있다.이미오래전세상에나온책을30년이지난지금한국어판으로번역해출간하게된이유다.
마지막으로중요한이야기가하나더남았다.세상에남은부인도모코의이야기다.야마노우치의53년인생에는부부가함께살아온삶이자리했다.야마노우치와부부의지난이야기를듣는과정은남편을잃은부인의애도작업에함께하는일이었다.그동행을마무리하면서야마노우치가남긴작별인사에비로소대답할수있었다.『구름은대답하지않았다』의마지막장을덮는순간어떤질문을던지고어떤대답을남길것인가.이책이가닿는여러지점에서또다른울림이전해지기를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