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ICK 1호

HOICK 1호

$48.00
Description
패션은 언제나 ‘누가 만들고, 누가 소비하는가’라는 구조 속에서 정의되어 왔다. 오랫동안 폐쇄적인 시스템 안에서 작동해왔다. 디자이너가 만든 옷은 바이어와 편집숍을 거쳐 소비자에게 도달했고, 매체와 오피니언 리더 등, 제한된 경로를 통해서만 그 세계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패션은 이러한 문법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다. 오늘날의 패션 브랜드들은 SNS와 팝업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만난다. 이제 옷만이 아니다. 태도와 세계관, 밈과 콘텐츠까지 유통한다. 제품은 브랜드가 고객에게 던지는 메시지이며, 그에 대한 응답은 댓글과 커뮤니티를 통해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바로 이러한 ‘현재의 패션’에 주목한다.
이 세대의 디렉터들은 단순히 옷을 디자인하는 데 그치치 않고, 세계관을 구축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창조자들이다. 그들의 브랜드는 이제 토탈 예술이자 최상위 크리에이티브의 언어로 작동한다. 시즌 캠페인은 세계관을 전달하는 비전이다. 브랜드를 통해 생산되는 콘텐츠와 상품은 새로움에 대한 선언이며 동시에 소통의 매개다. 이들은 소위 말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나 ‘도매스틱 브랜드’라는 분류로는 담아낼 수 없는 존재다. 새로운 패션 생태계의 주체들이다.
아시아, 서울을 기반으로 태어난 이 흐름은 기존의 ‘패션’이라는 장르를 갱신한다. 동시에 아시아 중심의 산업 구조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특히 서울에서 출발한 브랜드들은 K-컬처 산업과 긴밀히 연결된다. 서구적 패션 문법으로는 해석되지 않는 독자적 맥락을 만든다. 그 배경에는 동대문을 중심으로 한 유연한 생산·유통 인프라가 있다. 이 인프라는 디렉터들이 리스크 없이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옷’이라는 고유성에 집중하기보다는, ‘옷’을 둘러싼 세계관을 설계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다. 따라서 그들은 패션스쿨이나 해외 컬렉션이 아닌, SNS와 로컬 씬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디지털 세대의 언어를 옷과 함께 제안한다. 지금의 패션은 지난 세대의 반복이 아니다.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이제 아시아, 특히 서울은 더 이상 변방이 아니다.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무대다. 이는 패션 산업 전반과 한국 문화 해석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을 이룬다.
호이크는 이러한 맥락 속에서 등장한 각 브랜드와 디렉터를 탐구한다. 우리는 그들의 창작 방식과 세계관, 그리고 새로운 패션 문법을 어떻게 실험하는지를 기록한다. 인터뷰, 컬렉션 전반, 개인의 일상과 영감이 뒤엉킨 휴대폰 사진, 그리고 성향과 라이브함을 드러내는 스크린샷을 통해 가공되지 않은 생생한 정보를 전한다. 특히 각 브랜드가 어느 지점에서 기존과 다른 궤적을 택했는지, 무엇을 목표로 삼는지, 어떤 배경에서 출발했는지는 **‘HOW TO MAKE A BRAND’**라는 섹션을 통해 살펴본다. 이 시도는 아직 담론으로 정리되지 않은 지금 세대의 유연한 브랜드들을 이해할 수 있는 해석의 틀을 마련한다. 보이지 않던 맥락을 드러낸다. 이전 세대와의 차이를 명확히 한다. 이들을 읽어낼 좌표를 제시한다.
저자

호이크편집부

목차

p.2목차
p.4에디터스레터
p.6OJOS오호스
p.32PAX00100팩스00100
p.58DIRDDY더디
p.80OHYNYC옷nyc
p.104DOGMAEHKS도그마엑스
p.126HYOVASMI효바스미
p.148SANSANGEAR산산기어
p.174COYSEIO코이세이오
p.2002000ARCHIVES2000아카이브스
p.226IWANNABANGKOK아이워너방콕
p.254인덱스

출판사 서평

Brands
1.OJOS오호스
오호스(OJOS)는2019년‘빛바랜것에서새로운형태를만든다’는슬로건아래해체주의와실용주의,그리고기능성과미학의경계에서태어났다.패션디자인과설치미술을전공한김예림디렉터가직접시장을경험하며쇼핑몰과보세의류의대중적흐름속에서차별화된제품군과콘셉추얼한비주얼의가능성을확신한것이시작이었다.오호스는초창기의공상과학적이고퓨처리즘적인이미지를넘어,빈티지와오래된것들에서영감받아시즌마다시간의축을교차시키며변주를이어간다.동시에전시형매장과참여형게임,그리고다양한협업으로브랜드와소비자사이의세계관을확장하고있다.
2.PAX00100팩스00100
백재희디렉터의감정과내면,시간과결핍은고스란히팩스00100에담겨있다.2020년미술작업에서출발한브랜드는찢고꿰매는반복적행위를통해억눌린감정을옷에새긴다.형태보다감각,완성보다흔적을중시하며,수필이적힌라벨,불완전한재단,날것의디테일에존재의파편을담아낸다.디렉터는주류가요구하는매끈한아름다움대신,무너짐과흔들림속에서자신의중심을찾아가는태도를지향한다.그가대량생산대신소비자가옷을입으며남기는흔적까지그리며옷을완성하는이유도마찬가지다.이렇게느리지만견고하게완성되는팩스00100에한국과전세계의패션마니아들이반응하고있다.
3.DIRDDY더디
브랜드더디는2025년에창립됐다.2016년,박소영디렉터는센트럴세인트마틴졸업쇼에서컬렉션을선보였다.이쇼는당시〈보그〉인터내셔널에디터이자패션전문기자였던수지멘키스의기사로소개되었으며,‘로레알프로페셔널영탤런트어워드’를수상하기도했다.화려한이력과상반되게더디의옷에서는‘어딘가엉성하고사랑스러운’분위기가제일먼저눈에띈다.간결하면서도재치있는타이포그래피,어린아이가그린듯한그래픽은더디만의감성을보여준다.여기에착용자의기분까지고려한소재와디테일을더해,옷을하나하나들여다볼수록새로운재미를발견하게된다.그렇게더디는엉성하지만많은팬을모으고있다.마치어린아이의순수한작품을모두가사랑하듯이.
4.OHYNYC옷nyc
2018년뉴욕에서탄생한브랜드옷NYC는디렉터우진솔의질문에서출발했다.“왜아름다움은늘정해져있을까?”섹스토이숍에서본액세서리의파격적디자인에서영감받은그는사회통념에균열을내는시도로액세서리브랜드를만들었다.그렇게옷NYC의디자인은감정의결,날것의태도,자기표현의용기를지향한다.젠더리스하고실험적인스타일을즐기는디자이너의취향은브랜드에고스란히투영된다.처음엔반항적이었던디자인은더섬세하고입체적인감정으로진화했고,브랜드는‘비주류가지닌진짜아름다움’이라는메시지를날카롭게,그러나따뜻하게세상에던지고있다.그리고그아름다움에88라이징,나이키등의유명브랜드가반응해,옷NYC와협업컬렉션을만들기도했다.
5.DOGMAEHKS도그마엑스
도그마엑스는2025년3월AI와디지털실험을무기로등장한브랜드다.첫캠페인‘드롭1’은장안동중고차매매단지의녹슨체인을카메라에쏟아붓고,AI로디지털폭발을일으켜현실과가상의경계를해체한시작이었다.1990년대풋볼저지의구김과실밥까지정교하게모조한트롱프뢰유크롭트티셔츠는‘가짜같은진짜’의반항미학으로,빈티지의흠집을아름다움으로뒤집는신호탄이었다.이후‘드롭2·3’에선그래픽을과감히버리고실루엣의구조적긴장감으로진화하며,‘완성도는버리고우연의아찔함을잡는다’는철학을온몸으로증명한다.지금의도그마엑스는‘현실’을반영하는기계적코드와‘가상’을선보이는생성형이미지가충돌하는지금시점에서이를패션의미래로그려내는실험을진행중이다.
6.HYOVASMI효바스미
효바스미는어릴적책상위를가득메웠던레고조각,손끝에남은본드냄새,그리고완성의순간느꼈던뿌듯함에서출발한다.안효민,유승민,2명의디렉터는2023년일본프라모델과레고,따조등‘조립’이라는놀이의본질에집중해브랜드를시작했다.효바스미의시계,인센스홀더,무드등은모두사용자가직접조립해야만비로소완성된다.이과정에서효바스미는단순한소비가아니라손끝으로창조하는즐거움을제공한다.이후두사람은제품의범위를티셔츠,모자,가방으로확장했다.각아이템에는숨겨진장치와변신의순간이숨어있다.예를들어챙으로접거나키링으로변신하는모자,비치타월에서영감을얻은가방등이그렇다.안효민과유승민은어른이되어서도여전히무언가를만들고,변형하고,탐구하는과정을사랑한다고믿는다.효바스미는그감각을다시불러일으키는작은장난감같은브랜드다.

7.SANSANGEAR산산기어
산산기어는어쩌면가장한국스러운브랜드일지도모른다.2019년창립된산산기어는소위‘고프코어’라불리는한국의패션트렌드를주도한곳중하나다.이트렌드가주로값비싼아이템으로이뤄진것과달리산산기어는접근성높은가격대와스타일,그리고흥미로운그래픽으로컬렉션을채웠다.동시에산산기어는밴드실리카겔과의지속적인파트너십을이어가고,오랜시간한국의주류게임으로군림해온리그오브레전드나KBO의둘만남은원년구단중한곳인삼성라이온즈와의협업컬렉션을공개하는등국내여러문화와의연결점을만들었다.그리고이과정은이제푸마,아식스같은글로벌스포츠브랜드로뻗어나갔다.
8.COYSEIO코이세이오
서지수디렉터는2022년7월브랜드스마트어반유즈풀을론칭했다.스포티한무드를유지하며약1년반동안전개된스마트어반유즈풀은2024년7월‘코이세이오’로이름을변경했다.브랜드무드또한크게달라졌다.고프코어콘셉트로시작한초창기와달리지금은입기편한빈티지풍실루엣으로변모했다.여기에는‘불편한옷을피한다’라는서지수디렉터의취향이반영됐다.수줍은소녀의이미지를담아낸다는의미를지닌이름처럼코이세이오는여성스러우면서도장난기가득한옷을만든다.
9.2000ARCHIVES2000아카이브스
2000아카이브스는2019년빈티지판매계정으로시작해2020년6월공식브랜드로탈바꿈했다.빈티지의아카이빙정신을토대로크리에이티브디렉터홍다은의개성과고객의반응이어우러지며브랜드정체성을구축했고,이는편안한실루엣과은은한개성속에서빛나는무드를담아내며‘지나치게꾸미지않은자연스러운아름다움’이란철학으로이어졌다.브랜드는2023년컬러풀한풋볼티셔츠로‘블록코어’트렌드의대표브랜드로주목받았는데,이성과는제이디드런던과의협업으로도이어졌다.또2000아카이브스는유명연예인을위한커스텀의상서비스‘2000아뜰리에’와팬덤커뮤니티‘2VE’운영을투트랙전략으로전개하며,다양한층위의소비자와깊은유대감을확장해나가고있다.
10.IWANNABANGKOK아이워너방콕
IWANNABANGKOK©은아디삭‘빔’지라사캇셈(Adisak“Beam”Jirasakkasem)과수파콘‘그로페’부아루언(Supakorn“Grofe”Buaruan)이2014년에설립한태국의크리에이티브컬렉티브이자패션브랜드다.이들은방콕이라는도시의이미지를새롭게정의하는것을목표로,유스컬처,유머,LGBTQ커뮤니티문화를융합한독창적인패션아이템과시즌캠페인을선보이고있다.브랜드는초기그래피티태그작업으로시작해,도시곳곳에스텐실을그려브랜드인지도를높였으며,이후중고의류에실크스크린프린트를더한제품으로방콕젊은층의큰호응을얻었다.특히2017년에출시한플러피크로스바디백을시작으로헐크발모양슬리퍼,브랜디드퍼퓸등의독특한아이템들이SNS를통해바이럴되면서본격적으로주목받기시작했다.
현재는풀컬렉션을갖춘브랜드로성장했으며,태국을넘어중국,베트남등동남아시아브랜드들과활발히협업하며글로벌인지도를높이고있다.또한최근에는방콕플래그십스토어위에위치한스튜디오에서직접의류를생산하며,더욱빠르고창의적인디자인을선보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