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종교를 모색하다 (인문학적 성찰과 영적 지혜를 중심으로)

내일의 종교를 모색하다 (인문학적 성찰과 영적 지혜를 중심으로)

$20.60
Description
분열과 소외, 해체와 갈등, 잊혀진 근원…
오늘날, 내일을 가능케 할 종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종교란 도대체 무엇이며, 오늘 우리는 어떤 모습의 종교를 마주하고 있는가? 광장에 민낯을 드러낸 오늘의 종교는, 이 근본적인 물음 앞에 우리를 세워 놓았지만, 그 답은 여전히 쉽지 않다. 이 책은 그 물음에 다가가기 위해, 시대의 균열과 인간 존재의 소외를 직시하며, 인문학적 성찰로 삶의 자리를 묻고 영성전통의 지혜로 그 해답을 길어 올린다. 기도의 현상학에서 시작해, 나르시시즘을 넘어서는 자기 초월의 여정, 숭고와 사랑을 통한 사회적 연대, 그리고 피조계와의 생태적 연합까지 이르는 이 여정은 단지 새로운 종교의 형태를 구상하려는 것이 아니라, 잊혀진 근원과의 연결을 회복함으로써 진정한 내일을 창조하려는 시도다. 이 책은 종교가 본래 지녔던 원형적 통찰을 다섯 가지 주제로 되살리며, 분열의 시대를 연대와 창조의 길로 이끄는 새로운 사유의 문을 연다.
저자

김리아

나다공동체대표로연세대학교대학원에서영성해석을주제로박사학위(Ph.D.)를받았으며,서울신학대학교와연세대학교연합신학대학원에서겸임교수로가르쳤다.그녀의관심은영성을일상의삶에서누리고실현하도록가르치고돕는일,영성적교육과문화를결합하여복음의미래를준비하는일이다.현재나다공동체의대표이자A&A생명영성연구원원장으로,복음과영성을다양한장르의저술로표현하며새로운시대의대안적교육의장을준비하고있다.

지은책으로는『영성,삶으로풀어내기』(우수학위논문상),『비극을견디고주체로농담하기』(한국연구재단저술지원),『자유의영성』(문화진흥원이북지원),『광야에서부르는노래』(사순절묵상집),『영원의사랑이시작되다』,『욥,모든질문이사라지던날』등이있다.옮긴책으로는『사랑의신학』(제디스맥그리거)이있다.주요논문으로는「통합적영성의현상과과정에대한연구」,「무의몸-되기를통한신학과과학의연대:신비의근원과탈영토화된몸안에서만나다」,「침묵하는자에서코레의복원가로」등다수가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진짜나를찾아서:기도의현상학
ㆍ나다움의공공적전제
ㆍ나다움의자기초월적지점
ㆍ무의식속에자리한초월과부정의지점들
ㆍ현상학적환원과초월적참여
ㆍ이별후에남은것들
ㆍ비로소태초의상징이말을걸다
ㆍ자기신성화와마성화를넘어서
ㆍ주이상스와사랑의불꽃
ㆍ가장낮은곳에서가장위대한사랑으로

2부나르시시스트해방법:영혼의폭탄제거법
ㆍ나르시시즘의유래
ㆍ나르시시즘과자기부정(초월)
ㆍ망상과좌절,자기애의뒤틀어진얼굴
ㆍ일치,그러나소외:더큰자기와만났는데비극이라니
ㆍ당신은누구의삶을살았는가
ㆍ어둔밤,그림자와함께춤을
ㆍ은혜와겸손은언제나영혼을살린다-마성화의극복
ㆍ자기부정과자기초월의역설지점
ㆍ믿음으로지성이해방되고직관과통합되다
ㆍ구원의희망으로기억이개방되다
ㆍ부어진사랑을통해의지의방향이바뀌다
ㆍ전적의탁과위대한사랑,종교가선자리

3부사랑의완전은어디서올까?:인문학이지시하는숭고미
ㆍ종교와숭고미의관계
ㆍ칸트의숭고미:초월영역과개념을넘어선아름다움
ㆍ아름다움의판단에서숭고미로이행하다
ㆍ숭고미는대상이아니라영혼의능력으로부터
ㆍ할수없음이할수있게하는오묘한역설
ㆍ선취와비결정성의틈에주목하다:리오타르,자기내러티브에빠진숭고미
ㆍ메타내러티브해체시대의공헌과숭고미의잠재성
ㆍ숭고미가지금여기에서불쾌/쾌의사건이되다
ㆍ한계의지점에서비결정성그대로무한을받아들이다
ㆍ출구없는소小서사,자기도취와허무로빠지다
ㆍ신과인간이만나는접속면의특징
ㆍ숭고미는영성공동체문화에어떻게배치될수있을까?
ㆍ숭고의전환:개인적파토스에서공동의생성으로
ㆍ공동체적숭고미의배치와실천
ㆍ문학에나타난숭고미:레미제라블LesMisérables
ㆍ수도자의관상에나타난숭고미:머튼의고독과연대의일치
ㆍ탈벗은지혜와함께기도로깨어있기
ㆍ‘공동체community’의역설이지시하는숭고
ㆍ씨줄과날줄이하나가되어

4부소외의사회학적시간을넘어서:기도와의미탐색의공동체
ㆍ마음이머물집이필요하다
ㆍ집으로돌이켜돌아가기,사회학적의미
ㆍ긴장이변화의요소라니
ㆍ소속감이문턱을넘어서게
ㆍ절망의선을넘어서는기도와환대의탐구공동체
ㆍ명제적인,너무나명제적인
ㆍ기도로일구어가는열린문화공동체

5부어머니지구를살리는법:이원론적지배에서창조적생명연대로
ㆍ생태위기에대한성찰
ㆍ생태학적길벗으로서불교의함의를안고넘어서
ㆍ교두보적전제
ㆍ녹색의생명력Viriditas,힐데가르트의빛과생태영성
ㆍ삼위의관계속녹색지혜,비리디타스
ㆍ푸른생명의발현인통합치유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분열과소외,해체와갈등,잊혀진근원…
오늘날,내일을가능케할종교는어떤모습이어야하는가?

‘내일의종교를모색’하는것은어쩌면순서가뒤바뀐명제일지도모른다.우리는‘내일의종교’가아니라‘종교가내일을가능케할수있는가’를묻는시대에살고있기때문이다.그러나삶의근원에대한근원적물음앞에,오늘의시대는어떤답을내놓았는가.근대이후종교앞에서자신만만하던이성과합리성,기존의과학적접근또한현대의증상을설명하는데에백기를내걸었다.창궐하는나르시시즘,조현병,멀티페르소나등의급물살앞에서인간의인지적접근과합리성은종교보다더구식인무기로전락했다.더놀라운것은이제인지조차인간을소외시키기시작했다는것이다.이제막강한학습력과데이터를갖춘AI앞에서,인간은이제인지와비인지의균열속에놓인존재이며,어느분야에서도자기자신을찾을수없다.

존재가삭제된자리에는이렇게균열과분열만이남는다.시대마다비극의양상은다르지만,이시대의비극은분열증이다.근원으로부터의분리,공동체,역사,가치로부터의분열은인간의내면을잠식하여자기자신과의끝없는대립과반목을겪게한다.이찢어짐의아우성속에서인류가간절히기다리는새로운메시아는통합과일치의등불을들고있을것이다.그리고사실그것이,종교의원형이기도하다.종교(religion)의어원은‘연결하다(religio)’라는뜻으로,그원형은‘신과인간을연결하다’라는의미를품고있다.근원과시대,역사와공동체와다시연결되는것만이이시대의비극을디딜수있는유일한방법이라면,종교를탐색하는것만이내일을보장할수있는유일한방법일것이다.

인문학적깊이로삶의자리를묻고,
영성전통의지혜로일깨우는내일의종교

따라서이책이제공하는모든통찰은연결과통합을위한길이다.저자는이길을위해‘인문학적성찰’이라는분석과‘영성전통의지혜’라는통찰을제시한다.그첫여정은내면으로부터시작하는‘기도’의문이다.기도라는말안에는불연속성에대한초대가담겨있다.기도는자신이삶의주인이되어끊임없이대처하고변용해야하는연속성에서벗어나,‘고요한정점’으로들어가는일이다.저자는이고요함이추상적인초월로만남지않도록‘현상학’을도입한다.기도의현상학은유한과무한을연결하며,삶의모순과역설속에서‘전체적의식’을회복하게해준다.기도가첫시작인이유는,기도로들어갈때비로소전체성을방해하는폭탄을발견하게되기때문이다.폭탄은우리안에서친밀한배신자의얼굴을하고있다.그정체는바로‘나르시시즘’이다.나르시시즘은자기자신을사랑하고위하는것처럼보이지만,자기를고립시키며진정한자신과의불일치를낳는다.저자는진정한자기와연결되기위해서는역설적으로‘자기부정’이필요함을말한다.십자가의요한은자기부정은가면을쓴자아가죽음을맞이하는것이며,진정한자기가질서안에서신적가치와연결되는일이라고보았다.

이렇게자기안에서근원과연결된인간은다시사회와연결된다.이때나타나는현상은‘숭고미’이다.숭고는현시할수없는것을현시하는것,그균열가운데서발생하는차원의잉여를현시하는일이다.이풍요로부터오는사랑,내어줌,용서만이우리를세상과연결할수있는유일한젖줄일것이다.영성가토머스머튼의깨달음처럼,사랑의근원안에서우리는하나가되기위해태어난영광스러운존재였으며그힘이우리에게있다는것을알게된다.이하나에대한의식은거룩한공동체를가능하게한다.프란시스쉐퍼의‘라브리공동체’는종교가공동체적삶의방식을통해의미체계의변화와존재이유를탐색하는장이될수있음을보여준다.

저자의공동체의식은비단인간사이에서만끝나지않는다.그연대의지평은모든피조물과의연합,창조적생명연대로까지이어진다.오늘날대두되는기후와환경문제의핵심에는세계관의문제가있다.착취에기반한경제모델과이원론으로는생태혁명을일으킬수없다.자연을구원하는일은곧그것에깃든우리모두를구원하는문제이다.이에저자는빙엔의힐데가르트에대해이야기한다.그녀의생명사상의핵심은신의사랑을통한창조적연대이다.인간은신의형상으로창조되었지만,그것이인간중심주의로갈수없는까닭은인간의가치가다른모든피조물들과의관계속에서드러나기때문이다.인간과우주,이모든세계에공통적으로맥이뛰게하는‘푸른생명력(viriditas)’은창조주의사랑이정해준질서안에서자신의위치를보고전체와겸손하게관계맺게한다.생명의연합은누구도소외시키지않는다.인간도,자연도,영-혼-육그어느것도이연합안에서벗어날수는없다.

이시대의과제가있다면,그것은환상에서깨어나거룩한‘내일’을창조하는것이다.토머스머튼이말했듯,이환상은“분리의꿈,자기고립의꿈”이며,이것에서깨어나는일은연합과연대의현실을창조하는일이다.이해답이바로종교의원형안에담겨있다.종교안에숨어있는영적지혜의보고를인문학적으로탐색하는일은이시대의위기를창조적연대로전환하는중요한시발점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