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에대한깊은통찰이돋보이는
아주특별한도덕경강의!
노자는중국에서기원전6세기경에살았다는이야기가있지만그의생몰연대에관해확실히알려진것은없다.그러나그가세상에남긴,5천여자81편의글로이루어진도덕경은심오한지혜가담겨있어오랜세월수많은사람에게애독되었다.그동안1,000여종이상의주석서와해설서가나왔으며,우리나라에서도수십종이넘는도덕경해설서가출간되었다.
그러나지은이마다해석이천차만별인까닭에도덕경을제대로알고싶은독자로서는어느해설이노자의본래뜻을제대로전하고있는지판별하기어렵고혼란스러울수밖에없다.노자도고개를끄덕일만한명쾌한해설서를찾아보기는어렵다.왜그런것일까?
노자도덕경은일반적인책이아니다.참된진리와완전한자유를전하는‘경전’이며,상징과은유로가득한글이다.이런경전은많이연구하고숙고한다고해도제대로이해하기가어렵다.진리가무엇인지를직접통찰한사람이아니면알기힘든내용들이기때문이다.
이책《지금이대로완전하다》는여느도덕경해설서와는확연히다르다.물을맛보지않은채물에관한소문만듣고서물에관해모호하게설명하는언어가아니라,물을직접맛본사람의생생한언어로명쾌하게말한다.이것이이책이다른해설서들과가장크게구별되는첫번째특징이다.
이책에는어디에서도볼수없는독특하고신선한통찰과깊이있는해석들이즐비하다.도덕경이전하고자하는존재의진실을직접깨닫지않고는나올수없는말들이다.책머리에는지은이가진리를깨닫기까지걸었던구도의여정이소개되어있다.
도(道)는언어이전의진리를가리킨다
도덕경에서이름이중요한이유
도(道)는진리를가리키는말이다.우리는‘진리’를나자신과는상관없는어떤추상적인이치나원리라고여기기쉽다.그러나지은이에따르면,도(道)즉진리는언제나‘지금여기’에있는것이며,우리자신과따로있는것이아니다.
“지금이순간이자리,우리의일상,우리의삶바로여기에도가있고진리가있다.우리는언제나진리안에서살고있으며,단한순간도그것을떠난적이없다.아니,좀더정확하게말하면,우리자신이이미진리이며도이다.”(32쪽)
그래서도덕경1장의첫구절“도를도라고말하면참된도가아니요(道可道非常道).”에관해서도이렇게말한다.
“……그러한표현들은단지도(道)가우리의인식의차원이아니라는것을말하고있을뿐,도의실재성은언제나지금이순간바로여기우리눈앞에있다.그런데그렇게훤히,지금까지단한번도감추어진적이없고단한순간도드러나있지않은적이없는도를,참으로묘하게도,단지우리가보지못하고알지못하고있을뿐이다.”(33쪽)
도덕경은,다른경전들이그렇듯이,진실을‘있는그대로’보도록안내하는경전이다.“진리를알지니진리가너희를자유롭게하리라.”는예수의말처럼,우리존재의늘그러한진실을알면진정으로자유로워지기때문이다.
그런데우리는왜존재의진실을‘있는그대로’보지못하는것일까?가장큰이유는‘이름’,그리고이름에따른‘분별’때문이다.그래서도덕경1장의둘째구절은‘이름’에관해말하고,2장과3장은‘분별’에관해말한다.우리가평범한일상에서경험하는모든것은단하나의예외도없이도(道)즉진리의작용이자드러남이어서,실제로는따로분리되어있는것이하나도없지만,‘이름’과‘분별’로인해우리는모든것이분리되어있다고믿게되었고,그래서분열과대립,갈등과고통이초래되었다는것이다.
그러나‘이름’은우리가임의로붙여서사용하고있을뿐실제로는존재하지않는것임을,도(道)즉진리와실상은‘이름’이전의것임을깨달아이름과분별에서해방되도록도덕경은인도한다.(이름이란사물에붙여진이름만이아니라,모든관념을포함하며,이름과관념으로이루어진모든생각을포함한다.)모든이름과관념에서해방되어야만도(道)를,지금여기의진실을‘있는그대로’볼수있기때문이다.
도덕경은바깥세계가아니라
지금여기의나자신에관한이야기로읽어야한다
다른해설서들과뚜렷이구별되는이책의두번째특징은도덕경을나자신에관한이야기로,마음에관한이야기로읽는다는점이다.왜그렇게읽는것일까?도덕경은다른위대한경전들처럼가장깊은존재의진실을전하는경전인데,그진실이란결국‘진정한나는무엇인가?’로귀결되기때문이다.
그렇게읽을때도덕경에담긴모든상징과은유는본모습을되찾아생생한빛을발한다.또한도덕경은통치나처세,바깥세계에관한이야기가아니라(그런분야에도참고할수있겠지만),시종일관우리자신에관한참된진실을깨닫고자유로워지도록인도하는글이라는것이드러난다.
이런관점의차이가여느도덕경해설서와는매우다른새롭고혁명적인해석으로이어진다.예를들어도덕경3장의경우,많은해설서는통치에관한이야기로해석하지만,지은이는이렇게말한다.
“사실,그렇게읽어도맞다.그러나단순히그렇게만읽으면이장은지금이순간여기에서이글을읽고있는‘나’와는,우리각자자신과는아무런상관이없는글이되고,그러면노자가말하고자하는참뜻을크게놓쳐버리고만다.경전은그렇게읽어서는안된다.경전은전적으로어느누구도아닌,바로지금이순간의‘나’와‘마음’에관해밝혀놓은책이기때문이다.”(63-64쪽)
이런관점에서보면,여기에서말하는통치자는나라를다스리는사람이아니라내면을다스리는‘나’를가리키고,백성들은나라의사람들이아니라내면세계를이루는‘내안의백성들’을가리키며,그러므로이장은바깥세계의다스림이아니라내면세계의다스림에관한글이된다.
우리는부족하거나불완전한존재가아니다
도덕경은자기를있는그대로사랑하는법을가르쳐준다
이렇게읽을때3장의첫구절‘불상현(不尙賢)’은‘훌륭한사람을떠받들지않으면’이라는일반적인해석과달리,내안의‘더나아보이는것들을추구하지않으면’이라는의미로해석된다.완전한자유에이르는길은바로여기에있다고지은이는말한다.
우리는언제나자기의내면을둘로나눈뒤,‘부족하고불완전해보이는것’들을버리고‘더나아보이는것’들을끊임없이추구함으로써자기완성과영혼의해방을이루려한다.하지만그런배제와추구가바로고통의원인이며,그렇게미래의완전함을추구해서는결코그자리에다가갈수없다고한다.
왜냐하면자기의일부를부족하고불완전하게바라보는‘관점’즉‘분별심’이바로허구이고거짓된생각이며,분별심이진실을가리고있어서모르고있었을뿐,우리가갈망하는것들은미래에,자기바깥에있는것이아니라,사실은지금여기,지금의나자신과현재속에완전하게있기때문이라는것이다.
“우리가그토록찾고자하고목말라하는완전한자유,진리,깨달음이란저기,‘나’바깥의어딘가에,더구나끊임없이애쓰고노력하지않으면다가갈수없는먼미래에있는무엇이아니다.그것은너무나뜻밖에도지금여기,바로이순간이자리,우리가진리와깨달음과완전을얻기위해길을떠나려하는바로그자리,그리하여너무나부족하고불완전해보이는지금의이‘나’와이‘현재’속에완전하고도올올이있다.”(68쪽)
그러므로자기안의부족해보이고불완전해보이는것들을부정하거나비난하거나억누르거나고치거나없애려하면서미래의자기완성을추구하지말고,그모든노력과추구를멈추어보라고말한다.지금여기에가만히존재하면서자기의모든것을‘있는그대로’보고,인정하고,놓아두고,받아들여보라고말한다.그럴때일생일대의존재의비약이일어나며,모든마음의구속과무거운짐에서온전히벗어나진정으로자유로워진다고한다.
“그러니그냥놓아두어라.그냥매순간있는그대로를살아라.그와같은끊임없는간택을통하여내가나를질서잡으려하지않는다면,진실로그렇게내안의백성들을‘스스로그러한’대로내버려두고아무것도하지않을수만있다면,그때,천지가아무것도하지않으면서도만물을온전한질서와균형속에서조화롭게살아가게했듯이,우주적인생명의기운이‘나’를살리고‘나’를질서잡으리라.그리하여‘나’는비로소평화롭고행복하리라.아,그무위자연(無爲自然)의어마어마한힘이여!”(102쪽)
이책은도덕경을해설하고있지만,이해를돕기위해성경에나오는여러이야기,원효대사의이야기,안데르센동화,선사들의어록등을곁들이며다채롭게설명한다.또한지은이자신이살면서겪은경험들,그동안그의도덕경강의를통해자유를찾은사람들의이야기들이생생하게담겨있어흥미진진하게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