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절 (양장본 Hardcover)

한나절 (양장본 Hardcover)

$20.00
Description
『한나절』은 변영림 작가가 마흔 이후 30여 년을 기거한 집의 추억과 낙향하여 새롭게 삶의 터전을 일군 집에서 보낸 시간을 담아낸 책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결혼하고 머물던 첫 집 이후 다섯 식구가 내리 30여 년을 살았던 서울 수유리 집의 추억과 남편 정진규 시인의 고향 안성 보체리 옛집 터에 마련한 석가헌에서의 시절이 세 장에 걸쳐 펼쳐져 있다.

저자는 정든 집의 구석구석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서 집 안팎을 살뜰한 시선으로 살펴보며 글로 남겼다.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집의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서 3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집의 내력까지 그러모아 들려준다. 마치 오래된 앨범 속 낡은 스냅사진을 한 장 두 장 꺼내 보듯 찬찬히 읽다 보면 저자가 그의 집을 돌아보며 느꼈을 애틋함이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지나온 집과 그 속에서 울고 웃었던 기억을 간직한 사람이라면 기꺼운 마음으로 반길 책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새삼 ‘내게 집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저자

변영림

변영림은1938년서울에서태어나고자랐다.고려대학교문과대학국문학과를다니던때,정진규를만나1961년결혼했다.시인의아내가되어세남매를낳고살다가결혼한지10년만에교사임용고시를치르고28여년을중등국어교사로재직한후1998년퇴임했다.2008년,30여년을지낸서울수유리집을뒤로하고남편의고향안성보체리‘석가헌’으로낙향하여지금까지지내고있다.손때가묻은집의기억을간직하고,마당의꽃과채마를가꾸는일을남은생의놀이요,일로생각하고있다.

목차

책을열며

수유리시절-1977.10.1.~2008.3.25.
수유리시절│골목길│대문│담에기댄자전거│우리집마당│마당의식물들│내가가장좋아한공간,베란다│좋은집의조건│헝겊의자│현관문│우리집현관의재미있는구석들│꽉찬방│마루│마루에서│팽이자국│학생용책상│북│남편의공부방│남편의책상│서영이방문앞│세천사들│해바라기│족자두점│내책상│창문밖의라일락│강아지들│서영이의첫작품│외상│꼭해보고싶었던일│30년세월에│마지막김장│모두모여앉아서│이사를기다리며

저녁이아름다운집,석가헌
2008년이른봄날│대문│거처를옮겼습니다│기유재에서석가헌으로│마당│산수유│운용매│향나무와옥잠화│새들도유기농을좋아해│장독대│목뒤주│모년봉춘심축유년│거실│안방│식탁과약장│소나무계단│경산시실│앞산의능선│미당의시,영산홍│원본│율려정사│앉은뱅이책상│아버님의경전│입춘방│토우방│꽃밭과채마밭│가을마당│보체연지│큰우물터│내일터│별채,나의차실│차기│야생의들판│징│내손

나의경산
당신방동쪽창문앞매화나무│느티나무│남편의생년월일│내가잘모르는밤│검은소파│부채│안경│경산체│단장들│장갑│신발│먹춤│남편과함께한마지막10년│시집들그리고수상│임종│그후│스승과제자│이튿날,그로부터│봄볕아래에있는것같던나날│이제

부록.동래정씨기록
기유재기│기유원내력│기유정내력│은암정완모선생탄생100주년기념비

출판사 서평

집은한사람에게어떤의미인가.
집의기억은한사람의인생에어떤이야기로남는가.

변영림작가는28여년을중등국어교사로,시인의아내이자삼남매의어머니로살아왔다.남편은한국산문시의거목으로우뚝섰고,세아이는각자의자리에서일가를이루었다.그러는사이,저자는틈틈이일상의단상을적었는데,특히하루중가장많은시간을보내는집에대한기억을섬세하게써내려갔다.

이책은모두세개의장으로구성되어있다.“조금이나마넓은집가진행복과여유”를비로소실감했던수유리집의기억은1장에담겨있다.세아이들과그들의아이들이무럭무럭자라났고,남편의문인친우들이복작대며다녀갔으며,베란다에서마당을조망하는일의기쁨을처음으로알게된집.대문앞골목길,이웃집자전거가기대서있던담벼락풍경부터마당의산수유열매위에내리는눈을보며온식구가환성을지르던날의감격과마흔에들어온집을일흔에떠나며느끼는소회와새집의현판을만들어놓고이사할날을기다리는기대감이갈피마다에서려있다.마치오래된앨범속낡은스냅사진을한장두장꺼내보듯찬찬히읽다보면저자가그의집을돌아보며느꼈을애틋함이고스란히전해져온다(실제로저자는이책의바탕이된글과사진을파일에차곡차곡스크랩해보관해왔다).

2장에는서울생활을정리한후새롭게둥지를튼‘석가헌(夕佳軒)’에서의나날이모여있다.석가헌은저자의남편인정진규시인의고향안성보체리의옛집을새롭게단장한집이다.저자는남편이떠나기전석가헌에서함께한그10년을돌아보면서,지금의‘우리’를있게한집의역사를잊지않기위해서300여년전으로거슬러올라가는집의내력까지그러모아그야말로옛이야기들려주듯전한다.비단어제를돌아보며쓴글만있는것은아니다.석가헌을에워싼마당곳곳의식물들에깃든이야기와손수꽃과채마를가꾸며혼자만의차실(茶室)을누리는즐거움등저자가즐기며사는오늘의이야기도자못넉넉하다.

마지막으로3장에는저자가각별히남편을기억하며쓴글이담겨있다.남편의손길이머물렀던것들에대한단상과남편이가던날,그리고그이후의삶을담담히풀었다.저자는남편이“혼자새우는밤”을알지못하고,자주앉던검은소파에파묻혀있던남편을떠올리며“누가그의세상을알수가있을까.”묻는다.다만,남편이가고난이래의시간을“이승과저승이혼재되어있는듯한세상에살고있다.”라고말할뿐이다.그의차분한어조는오히려더깊은울림을준다.

“부동산의가격이곧사는집의가치로치환되는”오늘날,옛집나무층계참에서손자가놀다가찍어놓은팽이자국까지도애틋하게기억하는마음은참드물고귀하다.지나온집과그속에서울고웃었던기억을간직한사람이라면기꺼운마음으로반길책이다.그렇지않더라도이책을읽고나면새삼‘내게집은무엇인가?’라는질문과마주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