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부사 : 말맛 지도 따라 떠나는 우리말 부사 미식 여행

맛난 부사 : 말맛 지도 따라 떠나는 우리말 부사 미식 여행

$11.50
저자

장세이

마냥세계문학전집을끼고살던아이는애달피국어사전만헤적이는이과생으로자랐다.바야흐로21세기가열린해,잡지기자가되어이따금우리숲이야기를담은<서울사는나무>,<엄마는숲해설가>,<숨쉬러숲으로>라는책을내고,<후불어꿀떡먹고꺽!>,<오롯한글>등의우리말교양서를썼다.비로소2022년,이응출판을열어맛나고힘찬우리말책을두루소개하고자한다.

목차

여는글
맛있는부사가왔어요

1장단맛의부사
간절한바람을담은다디단부사

기꺼이-마음이내키니달가이
비로소-간절히닿고싶은그어딘가所
바야흐로-도도한시간이흘러흘러
마냥-마지막까지그냥
부디-오,신이시여

2장짠맛의부사
삶의비애가배어눈물어린부사

어이-응어리진눈물이
이토록-이슬을토하도록
오롯이-온전하여고독하니
애달피-애처로이매달린피
아스라이-별처럼아득히

3장신맛의부사
일상의흐름을바꾸는청량한부사

자칫-평균대에서삐끗한순간
새삼-잠잠한마음을새로이
이따금-반박음질한새삼
불현듯-번쩍하고빛나는순간
사뭇-아주달라너무좋아

4장쓴맛의부사
고난에맞서는쓰디쓴부사

차마-마음과달리발길이
굳이-꼭그래야만했니
겨우-그것밖에?그거라도!
도무지-숨쉴수없어
차라리-어쩌란말이냐

5장물맛의부사
만물을보듬은물같은부사

모름지기-모르면아니되기
웅숭깊이-큰물의테두리
고즈넉이-넋을놓고
두루-온땅에평화를
고이-꽃이

출판사 서평

부사부터지워라!

이말은저자가잡지기자가되고맨처음받은가르침중하나입니다.신입기자시절,원고양을가늠하지못해툭하면글이넘쳐적게는두세문단,많게는기사의절반을지워야할때,저자의선배는'기사가넘칠땐부사부터지워야한다'고가르쳤습니다.대선배의가르침이었으나저자는차마따르지못했습니다.그수가많지도않은데다부사마다의말맛을생각하면쉽사리지울수가없었기때문입니다.부사를문장에서없애도될품사라여긴다는사실에충격을받는저자는때로한문단을통째로지우는선택으로얼마남지않은소중한부사를지키곤했습니다.

부사는힘차다!

저자가기자시절배운대로부사는문장에서가장먼저지워야할힘없는말이아니라깊고너른뜻을품은우리말입다.이책은저자가매료된부사의네가지힘을기반으로합니다.?
하나,스며드는힘!부사는명사나동사,형용사에비하면그뜻의경계가흐립니다.무언가를명확히지시하거나한계짓기보다문장전체에그힘을널리퍼뜨립니다.가령'비로소'는이전의모든문장을끌어안으며새로운변화의시작을알리고,'바야흐로'는긴과거를네음절에품은채내일의문을열고시절을넘어시대를향해나아갑니다.
둘,덧붙이는힘!부사는어떠한상태나상황,또는감정을고조시킵니다.부사가수식하는그대상의상태나감정의폭을확장시키고,그의미의깊이와너비를유연하게배가시킵니다.이를테면'기쁘다'라는표현만으로는알수없으나'그나마기쁘다','새삼기쁘다','마냥기쁘다'와같이서술어앞에부사를더하면기쁜감정의정도와빈도도세세해집니다.
셋,응어리진힘!부사는기나긴상황이응축된말이라두서너음절만으로눈앞에장대한광경을펼칩니다.'아스라이'를떠올리면머나먼별을올려다보는모래밭의작은꽃한송이그려지고,'웅숭깊이'를떠올리면가마솥에끓인숭늉한그릇이개다리소반에차려집니다.'불현듯'이라하면칠흑속에불을켠듯삽시에환해지는영상이눈앞에펼쳐집니다.
넷,아름다운힘!이책에소개하는부사는모두우리말단어입니다.일부음절이한자이거나아예한자어인경우는제외했습니다.우리말의아름다움이담뿍배인부사는아껴발음하면마치처음듣는단어처럼낯설고신비롭습니다.그뜻과모양에말의멋과맛이고스란히스며들어아름답습니다.'오롯이','사뭇','고즈넉이'같은단어를되뇌면어느덧마음에은하수가흐릅니다.

부사는맛있다!

이책에는네가지부사의힘을보다친숙하게받아들이게음식의다섯가지맛에착안해다섯가지말맛,곧단맛ㆍ짠맛ㆍ신맛ㆍ쓴맛ㆍ물맛에따라스물다섯개의단어를실었습니다.
1장단맛의부사에는기꺼이ㆍ비로소ㆍ바야흐로ㆍ마냥ㆍ부디등음식의단맛처럼떠올리기만해도슬며시미소짓게만드는부사,간절한바람이이루어졌거나앞으로이루어지리라는뜻을담은희망찬부사를담았습니다.
2장짠맛의부사에는어이ㆍ이토록ㆍ오롯이ㆍ애달피ㆍ아스라이등마음이에일때절로쏟아지는눈물처럼짜디짠맛,삶의비애가깃들어물기어린맛,서글프고애달프고안타까운맛의부사를소개합니다.
3장신맛의부사는레몬즙처럼청량하고말끔한향기를가진말로정하고,이전의맛을지우고새로운기운을부르는부사,자칫ㆍ새삼ㆍ이따금ㆍ불현듯ㆍ사뭇을깊이들여다보았습니다.
4장쓴맛의부사에는차마ㆍ굳이ㆍ겨우ㆍ도무지ㆍ차라리등을추려담았는데,이다섯부사는모두힘겨운삶의땀과노고가느껴지는한편한탄을딛고도약하는말입니다.
5장물맛의부사는널리퍼지고깊이솟아나는물,만물을살리고보듬는물같은부사로가려모아모름지기ㆍ웅숭깊이ㆍ고즈넉이ㆍ두루ㆍ고이의세계로들어가보았습니다.

저자는독자가맛난부사를이해하는데도움이되기를바라며각단어의말맛을형상화한스물다섯점의그림도함께그렸습니다.부디이책이오래도록잊고지낸말맛,그중에서도부사의깊고너른말맛을새삼깨우치고일상에서그맛을고이음미하도록이끄는기꺼운길잡이가되기를바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