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일본과 아시아 (메이지 사상의 실상)

근대 일본과 아시아 (메이지 사상의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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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근대 일본의 아시아 협력 논리는 명백한 허구였고 팽창을 위한 핑계였다. 일본의 대표적 역사가가 건조하게 논증하는 신체와 사상의 불일치를 읽는다.

후쿠자와 유키치는 '탈아론' 이전에도 아시아협력에 큰 관심이 없었다. 강한 청나라와의 정면승부는 피하려고 했을 뿐이다. 청불전쟁 패배로 약한 청나라를 확인했고 갑신정변으로 청일간 충돌 계기도 마련된 이상 더이상의 중일협조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탈아론'이다.
후쿠자와 이후 구가 가쓰난·고노에 아쓰마로·야마가타 아리토모 모두 아시아협력과 배척(탈아)이라는 두가지 입장에서 왔다갔다한 것처럼 보인다. 이것을 문자 그대로만 읽으면 일본 외교의 행태는 모순의 연속이다.
하지만 당면한 주적이 누구였는가를 확인하면 그 언설의 진위를 파악할 수 있다. 조선을 차지하기 위해 조선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청나라와 싸운다. 만주를 차지하기 위해 아시아(중국)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서양(러시아)과 싸운다. 눈앞의 이익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일관되었고 이것이 일본 근대 외교의 실상이었다.
저자

반노 준지

(坂野潤治). 일본의 역사학자. 전문은 일본근대정치사. 1937년생으로 도쿄대학을 졸업하고 지바대 ·오차노미즈여대 ·도쿄대 교수를 역임했다. 2020년 83세로 타계했다. 주요 저작으로『메이지 헌법체제의 확립』(1971),『다이쇼 정변』(1982), 『근대 일본의 외교와 정치』(1985),『근대 일본의 국가구상』(1996, 요시노 사쿠조상),『일본 헌정사』(2008, 가도카와 겐요시상) 등이 있다. .

목차

차 례 . . . . . . . . . . . . . . . . . . . . . . . . . . . 6
서장 : ‘대외론’이라는 ‘사상의 실상’ . . . . . . . . . 13

제 1 장 임오군란 ·갑신정변 시기의 대외론 . . . . 35
들어가며 . . . . . . . . . . . . . . . . . . . . . . 35
1.1 ‘조선 개조론’의 구조와 ‘탈아론’ . . . . . . 41
1.2 ‘청일협조론’과 ‘탈아론’ . . . . . . . . . . . 70

제 2 장 청일 ·러일전쟁에 걸친 대외론 . . . . . . . 97
들어가며 . . . . . . . . . . . . . . . . . . . . . . 97
2.1 『일본신문』의 ‘북수남진론’ . . . . . . . . . 105
2.2 ‘중국 분할’의 개시와 ‘북수남진론’ . . . . . 111
2.3 의화단 운동과 ‘북진론’의 대두 . . . . . . . 123
2.4 청일 ·러일전쟁 사이의 대외론 . . . . . . . 132

제 3 장 신해혁명 전후의 대외론 . . . . . . . . . . . 137
들어가며 . . . . . . . . . . . . . . . . . . . . . . 137
3.1 야마가타 아리토모의 탈아론적 대외론 . . . 141
3.2 야마가타 아리토모의 아시아주의적 대외론 147
3.3 야마가타 아리토모와 위안스카이 배척 정책 159
3.4 약간의 전망 . . . . . . . . . . . . . . . . . 171

제 4 장 결론 . . . . . . . . . . . . . . . . . . . . . . 179

후쿠자와 유키치로 본 메이지 초기의 내정과 외교 . . . 199

후기와 해설 . . . . . . . . . . . . . . . . . . . . . . . 225
초판 후기 . . . . . . . . . . . . . . . . . . . . . 225
문고판 후기 . . . . . . . . . . . . . . . . . . . . 231
해설 : ‘탈아론’과 ‘아시아주의’라는 환영 . . . (가루베 다다시) 235
역자 후기 . . . . . . . . . . . . . . . . . . . . . 243
찾아보기 . . . . . . . . . . . . . . . . . . . . . . . . . 247

출판사 서평

문명개화의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메이지 일본은 경제성장과 동시에 군사적 팽창을 시도한다. 여기서 굳이 선악을 따질 필요는 없다. 사회진화론으로 대변되는 약육강식의 세계관이 19세기의 소위 문명국가 전반을 휩쓸었고 먹지 않으면 먹힌다고 생각했다. 일본이라는 신체는 대외팽창을 시작했는데 그것을 지탱하는 사상, 그 팽창을 정당화할 수 있는 사상이란 무엇이었는가 하는 것이 이 책의 문제의식이다.

그리고 저자 반노 준지는 단호하게 말한다. 메이지 일본의 대외관계란 상황논리에 따라 눈앞의 이익을 좆는 것에 집중했을 뿐, 그 안에 어떠해야 한다라는 정당성이나 사상이라고 할만한 것이 없었다고 말이다. 후쿠자와 유키치조차 그 정당성을 찾고자 했지만 고작 찾아낸 것이 한국의 친일 개화파가 '스스로 원한다' 정도의 논리를 넘어서지 못했다. 다른 정치가나 사상가들도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팽창할 것인가를 놓고 논쟁을 했을지언정 길게 보아 조선/한국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 중국과 어떤 관계가 될 것인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일본에 아시아주의라는 사상적 계보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조차 낭만적인 기분이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문화적 친선과 군사적 침략을 동시에 지지할 정도로 일관성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 외에 조선이나 중국과 협력해서 서양을 막아내야 한다는 논의는 모두 그 시점에서 가장 일본에 유리한 논리를 택한 결과였다. 아시아주의는 조선 내정에 대한 일본의 개입 여부, 청의 국력에 대한 평가 여하에 따라 나타난 상황논리에 불과했다

아시아 연대론이 탈아론으로 형태가 바뀔 수는 있다. 하지만 아시아 연대라는 사상이 탈아적인 사상으로 바뀔 수는 없다. 언설의 배후에 어떤 상황이 놓여있는가를 이해하지 않으면 그 말의 의도를 읽어낼 수가 없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 관점을 유지하며 근대 일본의 외교사를 읽어나간다. 일본사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꽤나 느껴왔을 제국 일본의 모순적 행태를 하나로 꿰어서 해소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