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국가 (제국대 교수의 근대일본 만들기)

철학과 국가 (제국대 교수의 근대일본 만들기)

$39.00
Description
메이지 유신 이후 제국 일본의 신체는 만들어졌지만 국가와 국민의 관계는 아직 명확하지 않았다. 제국대학 최초의 철학과 교수는 철학으로 국가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평생을 보냈다. 식민지 조선에서도 널리 읽힌 제국의 철학자 이노우에 데쓰지로의 선집이 현대 한국어로 처음 소개된다.
근대 서양의 제국에게 국권을 위협받으면서 군사기술이든 정치체제든 서둘러 배워야 했던 동아시아의 나라들은 누구 할 것 없이 이른바 ‘구국’이 ‘계몽’을 압도하는 근대화 시기를 지나왔다. 일본도 침략자가 되기 전까지 침략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를 느끼며 근대화 과정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이노우에 데쓰지로는 가장 극단적인 민족주의자 중 하나였다. 메이지 초기에는 저들을 배워야 한다는 서구화 노선이 강했고 메이로쿠 잡지 등으로 대표되는 개화 논설이 세를 얻었다. 하지만 이후 일본은 서구화 노선을 비판하며 민족주의가 득세하기 시작했고 메이지 정부는 국가주의와 유교주의를 기조로 하는 ‘제국헌법’(1889)과 함께 그 정신을 교육에 뿌리내리게 하는 ‘교육칙어’(1890)를 발포했다. 그 흐름의 중앙에 이노우에가 있었다. ‘교육칙어’가 발포된 이듬해 공인 해설서 『칙어연의』(1891)를 발간하고 기독교를 비국가주의로 낙인찍은『교육과 종교의 충돌』(1893)을 발표하는 것으로 시작한 이데올로그로서의 이력은 국내외 정세의 변화 속에서 변주되며 쇼와 초기까지 평생 이어진다.

그것뿐이었다면 이노우에 데쓰지로가 이렇게까지 지속적으로 읽히는 인물이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는 일본 최초의 철학 사전 철학자휘를 집필했고, 에도시대 유학사를 체계적으로 읽어낸 첫 연구자였으며 현상즉실재론이라는 독특한 해석체계를 마련한 철학자였다. 그가 길러낸 제국대학의 제자들은 경성제대의 교수가 되어 식민지 조선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인물이 실제로 어떤 글을 써왔는지 우리는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다. 이 선집으로 최소한 이노우에에 대해 제대로 읽어보고 비판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저자

이노우에데쓰지로

저자:이노우에데쓰지로
지금의후쿠오카현에해당하는지쿠젠노쿠니(築前國)의다자이후(太宰府)라는작은마을에서가난한의사의3남으로태어났다.간코(菅公)신사로알려진곳으로후에이노우에는간코에관한글도남긴다.동네에서의한학교육을통해사서삼경에대한소양을쌓는것으로교육이력을시작했고,이어나가사키의관립영어학교,도쿄의가이세이(開成)학교를거쳐,도쿄대학이개교하자마자철학전공으로입학한다.도쿄대학졸업후,도쿄대학조교수로발령받고잠시동양철학사를강의하다곧독일유학을떠난다.국가에서파견한3년간의유학기간외에일본어교사로3년을더체류한뒤에,1890년귀국하여바로(도쿄)제국대학정교수로발령받는다.정교수로발령받고그가가장먼저한일은교육칙어의공인해설서를쓰는일이었다.제국대학의철학과교수로서그는독일철학을소개하는일외에도종교,동양철학,무사도,국민도덕,현상즉실재론이라는세계관의구축등광범위한영역에서활동했으며그속에서그가일관되게지향했던것은일본의번영을위한국민통합의성취라고할수있다.

역자:이혜경
서울대학교인문학연구원부교수.중국근대세계관의동요와그에따른윤리의식의동요에관한논문으로일본교토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근대전환기동아시아에서일어난윤리의전환에관심을갖고연구하고있다.저서로『천하관과근대화론:양계초를중심으로』(2002),『량치차오:문명과유학에얽힌애증의서사』(2007),『맹자,진정한보수주의자의길』(2008),『근대한국지식인의여정:보편원리와새로운윤리의요청』(2024)등을펴냈으며,옮긴책으로는『역사속에살아있는중국사상』(2003),『송명유학사상사』(공역,2005),『맹자사설』(2011),『신민설』(2014),『철학과국가:제국대교수의근대일본만들기』(공역,2024)등이있다.

역자:김정희
서울대학교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았고현재서울대학교인문학연구원객원연구원으로있다.박사학위논문은「천태지의의불교수행론연구-불이론을통해본원돈지관의의미」로,중국불교수행론의주요주제인“돈오(頓悟)”의의미를천태불교의관점에서탐색했다.
최근에는천태불교의불성론을중심으로,천태지의의사상을계승한형계담연의불교사상을연구하고있다.그리고일제식민지시기한국불교가직면했던‘근대와전통의만남’에도관심을가지고있다.논문으로는「천태지의의불성론-삼인불성을중심으로」,「종단설립운동과조계종의근대적의미」등이있다.

역자:김태진
동국대학교일본학과조교수.신체와관련된정치체담론의동아시아수용을주제로서울대학교외교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개념의수용과전파,번역에관심을갖고연구를진행중이다.이와관련해발표한논문으로는「근대초극론에서‘도의적생명력’의의미:생명과주권의만남」(2020),「천황의세신체:메이지천황은어떻게재현되는가」(2021),「대의제를둘러싼번역과정치:representation의번역어로서대의/대표/상징」(2021),「메이지천황의‘신성’함의기원들:메이지헌법신성불가침조항의의미에대하여」(2021),「제국일본/식민지조선에서윤리학의수용과전개:경성제국대학윤리학강좌의사상연쇄」(2023)등이있다.

역자:이경미
동북아역사재단한일연구소연구위원.서울대학교정치외교학부에서제국식민지시기의민족담론에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한일정치사상사에관심을가지고연구를진행하고있으며,최근에는평화,종교,철학,생(生)등주제별로접근하고있다.이와관련해발표한논문으로는「‘문명화’와‘동화’사이에서주체되기:근대동아시아에서르봉수용과이광수의민족개조론」(2021),「1920年代植民地朝鮮における「政治」と「生」の言?」(2021),「여운형의평화론과제국의‘법과도덕’논쟁:공명과균열에대한사상사적이해」(2021),「‘조천’에나타난나철의근대적종교관:‘성스러운정치’를향하여」(2022),「하타노세이이치의‘생’의종교철학:‘자멸하는주체’에서‘상징의비유’로서의천황까지」(2023)등이있다.

역자:이연승
서울대학교인문대학종교학과교수.국립대만대학교철학연구소에서동중서의춘추학에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동아시아의유교적문화와사상에관심을가지고연구하고있다.저서로『양웅:어느한대지식인의고민』(2007),『제국의건설자,이사』(2008),『웃음의정치가,동방삭』(2008)등을펴냈고,『동아시아의희생제의』(2019)를엮었으며,옮긴책으로『사상사를어떻게쓸것인가』(2008),『방언소증』(공역,2012),『한대사상사전』(2013),『이역을상상하다』(2019)등이있다.

역자:이예안
한림대학교한림과학원부교수.도쿄대학교총합문화연구과에서나카에조민의루소번역과사상형성에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20세기전반기한국과일본에서전개된정교분리문제및그영향아래형성된신종교로서천도교와국가신도의사상적배경에관심을갖고비교·검토하는작업을진행하고있다.관련논문으로「메이지일본의국체론적계몽주의:이데올로기로서의‘교(敎)’와계몽의구조」(2019),「유길준의종교와국가:조선의자유·독립을향한근본가르침」(2020),「이돈화의신종교기획:종교적·정치적주체만들기」(2022),「가토겐치의국가신도창출:근대일본에서국가신도는어떻게종교로정의되었는가?」(2023)등이있으며,옮긴책으로『만들어진종교:메이지초기일본을관통한종교라는물음』(공역,2020),『철학과국가:제국대교수의근대일본만들기』(공역,2024)등이있다.

감수:윤형식
성균관대학교법학과를졸업하고독일트리어대학교,베를린자유대학교,브레멘대학교에서철학,정치학,역사학,그리스고전문헌학을공부했다.브레멘대학교에서철학석사및박사학위를받았으며,1996년동대학교철학과초빙교수를지냈다.경희대학교인류사회재건연구원연구교수,한국문학번역원사업1팀장,한국정책방송원(KTV)원장을지냈다.현재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출강하고있다.주요저서및논문으로『기호학적활동철학.내적실재론의새로운정초(SemiotischeTaetigkeitsphilosophie.InternerRealismusinneuerBegruendung)』(1994),「퍼스기호철학의기본사상과얼개」,「토의민주주의와시민사회-참여민주주의의논의이론적정초」,「아리스토텔레스의중용론과'중용적합리성'의의사소통이론적이해」,「하버마스의공론장개념과유교적공론」등이있으며,옮긴책으로위르겐하버마스의『진리와정당화』,『아,유럽』등이있다.

목차

제1장종교와교육11
1.1교육과종교의충돌(1893)11
1.2종교의장래에관한의견(1899)126
1.3독립자존주의의도덕을비판함(1901)166

제2장현상즉실재론191
2.1내세계관의먼지한톨(1894)191
2.2현상즉실재론의요령(1894)214
2.3유물론과유심론에대한실재론의철학적가치.(1910)258

제3장동양철학295
3.1동양의철학사상에대하여(1894)295
3.2에도유학삼부작:서론과결론(1900~1905)313

제4장국민도덕과신도363
4.1국민도덕개론(1912)363
4.2신도와세계종교(1915)402
4.3우리국체와국민도덕(1925)426

제5장철학477
5.1철학의요구및장래(1915)477
5.2철학적으로본진화론(1910)501
5.3메이지철학계의회고(1932)530

이노우에데쓰지로와일본주의의시대(이혜경)563
연보595
찾아보기601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예수는“너의적을사랑하고너를저주하는자를축복하고너를증오하는자에게잘해주고너를학대하고박해하는자를위해기도하라”라고하지않았던가?우리나라의기독교도는이가르침을잘지키고있는가?나는단지국가적이고교육적인문제를해석하는데그들이오로지개인적이고인신적인공격을하는것은비겁하지않은가?성실한변론으로시비를다툴능력이없기때문에공격으로초점을바꾸는것이다.달리말하면그들이개인적이고인신적인공격을한다는것은시비를다투는데패배한증거이다.
-[p.125]교육과종교의충돌

본래종교의본체는인류의행위를규정하는원리로서,실천윤리의근본주의와다를바가없다.이렇게종교의본체는상주불멸하고광대무변하며모든인간사의관건이다.이를종교라고이름붙이는것은반드시정당하다고말할수는없다.종교라는명칭은애매할뿐만아니라너무나협소하다.종교의본체는종교라는이름이지시하는것보다훨씬광대한것이다.
-[p.162]종교의장래에관한의견

그정신은바로독립자존이다.특히맹자의설과루소씨의설은자연스럽게암합하는바가있는것은기이한점이라고할만하다.『에밀』을보라.『사회계약설』을보라.동양의옛학자라고해도어떻게독립자존주의를모르겠는가!...오직권리사상만이아직충분히발달하지않았을뿐,평등관념과독립자존의정신은이미있다.그러나여기에치우치지않았을뿐이다.요컨대독립자존주의는동양에서는수천년동안행해졌다.이제와루소씨무리의찌꺼기를핥으면서독립자존을서양에서수입하는일은참으로‘요동의돼지’라할만하다.또진리는동서에의해나뉘는것이아니므로서양의독립자존만이옳고동양의것은그렇지않다고말할수없다.과연그렇다면,이제와서독립자존을제창해서동양고대의도덕을변하게한다고할수없다.하물며동양고래의독립자존은한층심원한취지를가짐에랴.
-[p.185]독립자존주의의도덕을비판함

이것을생각하지않고일본의신을기독교의God과같은식으로생각하는사람이있다.일본에서는이렇게생각해서는안된다.신이란뛰어난사람이다.그렇다고해서누구나죽으면반드시신이된다고말할수도없다.뛰어난사람은살아있을때이미신이다...뛰어난사람은모두신이다.살아있는신이다.기독교에서신이라고하지만,그것은신도의말을빌려쓴것이다.기독교의God으로통용하려고해도일본에서는알지못하므로일본신도의언어를빌린것이다.신이라고하면일본신도에서의신들의의미가아니면안된다.요컨대일본에서는신대도인대도엄밀한구별이없다.
-[p.412]신도와세계종교

또우리국체는결코권력적국체가아니다.이에대해서도증거를들어해명하고싶지만,지금은생략하고사람들판단에맡기기로하자....즉우리국체는공리적동기에의해성립한것도아니며권력적동기에의해성립한것도아니다.완전히정신주의,희생주의,몰아주의에의해성립한것이며거기에일종의특색이있다.공리주의도도덕이없는것은아니지만,정신주의와비교하면저급한도덕이다.따라서공리적국체는그시초의공리적동기에머물러있을수는없으므로점차전진하여정신주의를향하는것이다.
-[p.460]우리국체와국민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