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일터의 얼굴들

[독립출판] 일터의 얼굴들

$17.20
Description
양산시에 위치한 웅상노동인권연대는 일터에서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들을 무료로 상담하고, 청소년노동인권교육과 노동인권 문화활동을 수행하는 시민단체이다. 이 책은 이곳에서 노동상담을 하면서 만난 이웃 노동자 다섯 명의 인터뷰를 엮은 책이다. 이주노동자를 찾아가는 방문교육지도사, 웨딩홀 청소노동자, 일용직노동자,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주노동자, 초등학교 교사가 얘기하는 노동과 삶을 담았다. 어느 누구라도 자신의 삶은 사랑할 수밖에 없어서일까? 사람들이 살아온 얘기에는 저마다의 고유한 힘이 있다.

저자는 규모가 큰 노조의 위원장이나 노동계에 오랫동안 몸담아 온 활동가가 아닌 상담소와 관계 맺고 있는 이웃 노동자들의 알려지지 않고 잠잠히 묻혀 있는, 자신에 대해 말할 기회가 부족했던 이웃들의 얘기를 발굴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가치 있고 빛나는 이야기는 주변 이웃들이 살아온 삶에 풍부하게 묻혀 있고, 주의를 기울여 그것을 캐내어 보여주고 싶었다고 얘기한다.

우리는 타인의 노동에 의지해 살아가지만 서로의 노동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려운 사회에 살고 있다. 택배노동자, 청소노동자, 경비노동자를 그저 스치듯 지나치는 일상에서 서로의 노동을 깊게 이해하기는 어렵다. 인터넷 댓글 창에 저임금노동자, 육체노동자, 이주노동자에 대한 경악스러운 조롱과 비방이 난무하는 건 어쩌면 악플러들이 한 명의 노동자도 제대로 만나본 적이 없기 때문에, 한 명의 노동자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제대로 안다면 그렇게 함부로 얘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앎을 가로막는 편견을 걷어내고 그동안 만나본 적 없던, 저마다의 사연과 일상과 얼굴을 가진 한 명의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이은아,정나무

저자:이은아
대한이갓지난추운겨울해가가장따뜻하게비추는시간에경남함안에서태어났습니다.어중간한학창시절을보내고소시지만드는공장에다니다가정리해고(경영상해고)를당했어요.원직복직을위해3년간싸웠지만실패하고많이아팠습니다.오랜벗들의보살핌에힘입어지금은<양산노동민원상담소>에서노동상담을하는활동가로살고있습니다.

저자:정나무
투병생활을계기로글을쓰기시작했습니다.인생의어느길목에서든평생글을쓰며살기로마음먹었습니다.남보기에그럴듯한글을써서인정받아야한다는생각에사로잡힐때마다못써도괜찮다,나에게묻고물어서마음속의가장진실한얘기를쓰는걸로충분하다고스스로를다독입니다.글쓰기를통해저자신을구원하고인생을온전히살아내고싶습니다.쓴책으로는『아플때마다글을썼다』,『마을에서희.노.애.락』(공저)가있습니다.

목차

추천의글
들어가며

1부잠잠히묻혀있던빛나는삶과노동
그냥보통의일들
청소하는게부끄럽지않아
목적이없는걸음을걸었어요
너도사람,나도사람이잖아요
내삶이아이들이에요

2부노동상담소에서만난사람들
두얼굴의사업주
미안해서그래요?
근거없는놈의균형잡기
내겐너무무서운상담자P
소액체당금과아이스크림콘

묻고쓰기를마치며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P.27
야학에서의경험이제가지금하는일과도잘연결되는것같아요.저는다문화가정에들어가서결혼이주여성들과아이들교육하고,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에서한국어강사일도하지만그분들에게한국어가르치는것보다는‘저사람들이어떤삶을살아왔고지금왜여기와있는가’이런것들이더궁금하더라고요.제가작게라도할수있는한국어를통해서그사람들삶이바뀔수있고원하는뭔가를할수있는수단이되는거잖아요.내가할수있는이작은걸로그분들한테희망이되는것들을줄수있다는게저한테는고맙거든요.그분들삶을보면서제가느끼고배우는것도많고…저는다른사람을만날때마다그한사람,한사람에대해서관심이있는것같아요.몇년전에같이공부했던사람들에게한번씩메시지가올때가있어요.그러면굉장히반갑기도하고지금은어디서어떻게지내는지도궁금하고…끝없이궁금해요.그사람들이궁금해요.

P.88
그때는내가조금똑똑해지더라고.대표가왜용역에따졌냐고물어보길래대표님생각해보세요.보너스도없이1년동안퇴직금바라보고사는데,그거하나보고힘들어도일하는데퇴직금안주려고10개월씩사람을붕띄우면기분나쁘지않겠습니까?

P.132
그차이는어마어마하죠.저는목적이없는걸음을많이걸었어요.지금생각하면반미친거나마찬가지죠.숙소를나와서걸어가는데내가어디로가는지몰라요.그냥무작정걷는거예요.가다가지치면앉아있는거고.저기버스에탄사람들이나행인들은집이든직장이든목적지가분명히있는데나는목적지가없네.나는지금갈곳이없는데어디로가고있지?그런생각이들었는데그때여러감정이교차됐던것같아요.그감정은이루말할수가없지.그런기간이길어지다보니까더헤어나올수없었고.

P.157
일할때외국사람이한국사람을많이도와줘요.우리눈에이상해보이는건한국사람은외국사람을그만큼안도와줘요.이사람은외국인,우리는한국인이렇게구분지어요.이생각은진짜바뀌어야돼요.일할때외국인,한국인이무슨상관인가요?

P.236
글쓰는게제일싫다는애들이제법되거든요.작년에희석이란아이는글쓰기싫다고아침글쓰기를제일성의없이냈어요.1년내내적었는데매일두세줄이다고,그나마적는게‘오늘도쓸게없다’인거예요.얘가2학기때밤열시반에저한테카톡으로시를길게적어보냈어요.평소에엄한아버지인데그날저녁에따뜻한얘기하면서안아준거예요.이일을지금안적으면까먹을것같다면서시를쓴거죠.그때가10월말이었는데1년이거의저물무렵이잖아요.얘가언제글을써야되는지알게됐구나싶어큰감동으로다가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