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각본집

밀양 각본집

$22.00
Description
“내가 그 인간을 용서하기도 전에
어떻게 하나님이 먼저 그를 용서할 수 있어요?”

타인의 고통, 용서의 한계, 그리고 구원의 가능성
인간 존재 방식과 삶의 의미를 탐구한 문제적 걸작!
“한국 영화가 도달할 수 있는 깊이는 곧 이창동 감독이 도달한 깊이” (영화평론가 이동진)
이창동 감독의 네 번째 연출작 ‘밀양’(2007)이 영화 개봉 15년 만에 각본집으로 출간됐다. ‘밀양’은 우리나라 최초의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전도연) 수상이라는 쾌거와 더불어 국내외 평론가들로부터 비평적 상찬을 받았고, 참여정부에서 문화부장관을 지낸 이창동 감독의 영화계 복귀작이라는 기대감, 치열했던 촬영 현장에서의 일화들, 영화 속 상황의 극적 충격, 특정 종교와 관련한 논란 등 숱한 화제를 모았다. 그해 ‘밀양’은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등)의 영예와 “거장의 위대한 작품”이라는 찬사를 동시에 받았다.

《시 각본집》, 《버닝 각본집》에 이어서 출간되는 《밀양 각본집》에는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포함해 이창동 감독이 영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발전시켜나간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가 노트, 직접 스케치한 오프닝 씬의 콘티, 미공개 촬영 현장 스틸 70여 컷 등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소장 가치 높은 콘텐츠들이 풍성하게 수록되어 있다. 또한 이 책에는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심층 인터뷰, 영화평론가 김영진의 ‘크라이테리언 컬렉션’ 인터뷰, 여성학.평화학 연구자 정희진의 강렬한 신작 에세이와 제주대 사회교육학과 교수 이소영의 글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한국 영화사의 걸작 ‘밀양’을 더욱 다채로운 관점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저자

이창동

영화감독,시나리오작가,소설가.대구에서태어나경북대학교사범대학국어교육과를졸업했다.고등학교국어교사로재직하다가1983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중편소설〈전리戰利〉가당선되어등단했다.평범한사람들의상처받은삶과인간애에대한믿음을아름다운문장으로현실성있게그려냈으며,소설집《소지》(1987),《녹천에는똥이많다》(1992)를펴냈다.1990년대초반박광수감독의권유로‘그섬...

목차

[추천의글]
고통받는존재들을비추는비밀의빛_이소영

해외주요리뷰

[작가의말]
말할수없는것을이야기하기위하여

[오리지널시나리오]
밀양SecretSunshine

[작가노트x콘티]
“신과대결하는한여자의이야기”

[현장스틸]
세속의공간에서마주친빛의표정들

[인터뷰I]
영화라는매체가도달할수있는깊이_이동진x이창동

[에세이]
피해자의오만과숭고한실패_정희진

[인터뷰II]
특별하지않은삶에던지는질문_김영진x이창동

[부록]
시놉시스
트리트먼트
이창동필모그래피

출판사 서평

“내가그인간을용서하기도전에
어떻게하나님이먼저그를용서할수있어요?”

타인의고통,용서의한계,그리고구원의가능성
인간존재방식과삶의의미를탐구한문제적걸작!

★제60회칸국제영화제경쟁부문진출작&여우주연상수상작★
★영화평론가이동진이뽑은21세기최고의한국영화★

+‘밀양’오리지널시나리오,작가노트와오프닝씬콘티
+70여컷이상의미공개촬영현장스틸
+초기구상과플롯이담긴시놉시스와트리트먼트
+영화평론가이동진의‘밀양’심층인터뷰
+여성학,평화학연구자정희진의신작에세이
+제주대사회교육학과교수이소영의추천사
+영화평론가김영진의‘크라이테리언컬렉션’인터뷰

보이는것과보이지않는것,말할수있는것과말할수없는것,
어디에나있고어디에도없는,세속의평범한삶을비추는이창동의빛

“한국영화가도달할수있는깊이는곧이창동감독이도달한깊이”(이동진),“세계영화계의한주역이만들어낸위대한영화”(뉴욕타임스),“모자람없이훌륭하다.”(LA위클리)

2007년제60회칸국제영화제에서배우전도연에게한국배우최초로여우주연상을안긴이창동감독의네번째연출작‘밀양’이영화개봉15년만에각본집으로관객과독자들을찾아왔다.‘밀양’은칸국제영화제여우주연상수상이라는쾌거와더불어국내외평론가들로부터비평적상찬을받았고,참여정부에서문화부장관을지낸이창동감독의영화계복귀작이라는기대감,촬영장에들렀던봉준호감독이“전쟁터같다.”라고할만큼치열했던현장에서의일화들,영화속상황의극적충격,특정종교와관련한논란등개봉전후로숱한화제를모았다.그해‘밀양’은제6회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남우주연상(송강호)을수상하는등국내외유수의영화제에서수상의영예와“거장의위대한작품”이라는찬사를동시에받았다.

《시각본집》,《버닝각본집》에이어서출간되는《밀양각본집》에는‘오리지널시나리오’를포함해이창동감독이영화에대한아이디어를떠올리고발전시켜나간흔적이고스란히담겨있는작가노트,직접스케치한오프닝씬의콘티,지금까지공개된적없는촬영현장스틸70여컷등영화에대한이해를돕는소장가치높은콘텐츠들이풍성하게수록되어있다.이를통해‘밀양’이라는이야기의시작부터시놉시스-트리트먼트-시나리오-촬영으로이어지는제작과정,촬영장에서감독과연기자들사이에흐르던미묘한긴장감까지도생생하게느낄수있다.

특히부록의‘시놉시스’와‘트리트먼트’는오리지널시나리오와동일한내용을요약한것이아니라원래의시나리오창작과정에서최초의구상이그대로남아있는것을수록했다.이창동감독이‘작가의말’에서언급하고있듯이원래‘밀양’의클라이맥스는신애가저수지의차가운물속에서신과마지막사투를벌이는장면이었다.그러나기술적인문제로해당장면을사용할수없게되었고,결국2주간촬영을중단하고시나리오를수정하는작업을거쳐다시촬영된것이지금우리가알고있는‘밀양’인셈이다(기술적인문제로사용할수없게된‘저수지장면’은현장스틸에실린사진으로확인할수있다).즉《밀양각본집》에수록된시놉시스와트리트먼트는최종수정된오리지널시나리오와비교해줄거리나장면들에서상당한차이가있으며,이를통해지금까지알려지지않은또다른버전의‘밀양’을비교감상할수있다.

“영화라는매체가도달할수있는깊이”
‘밀양’의비밀스런빛에다가가는몇가지방법

《밀양각본집》에는‘밀양’에담긴이창동감독의의도와작가적문제의식을보다정확히파악하게해주는인터뷰들,영화를분석하고의미를해석하기보다는타인의고통과위로의가능성에대해깊은공감을이끌어내는인상적인글들이함께수록되어있다.

영화평론가이동진의인터뷰는2007년‘밀양’이개봉한직후에이루어졌지만,이책을위해내용을전면수정하고새롭게다듬은것이다.“영화라는매체가도달할수있는깊이”라는유명한한줄평으로‘밀양’을극찬한바있는이동진은2021년유튜브채널‘이동진의파이아키아’에서이영화를21세기최고의한국영화로선정하기도했다.그는이인터뷰에서‘밀양’의씨앗이이창동감독에게뿌려진계기부터밀양이라는공간의의미,타인의고통과용서의한계,특정종교와관련된해석과논란,전도연과송강호라는명배우들의탁월한연기등깊이있고다채로운질문을통해감독의생각을충실하게이끌어낸다.무엇보다도‘초록물고기’,‘박하사탕’,‘오아시스’등의전작들과‘밀양’을서로교차시키고비교함으로써이창동의작품세계전반에서나타나는특징들을더욱잘이해하게해준다.

이책에서최초로공개되는영화평론가김영진의인터뷰는2011년전세계의중요한고전영화와예술영화들을엄선해DVD/블루레이로출시하는‘크라이테리언컬렉션(TheCriterionCollection)’에‘밀양’이포함되었을때부가영상(supplement)수록을위해서이루어졌던것이다.크라이테리언컬렉션의부가영상에는이창동감독이답변하는영상만편집되어있었던반면,《밀양각본집》에는김영진이당시의질문을되살리고새롭게글을추가하여온전히갖춰진형태의인터뷰를수록했다.간결함을유지하면서영화의핵심에과감히다가가는김영진의인터뷰는’밀양’이지닌평범함과세속적인것들의의미를,삶과세상에대해끊임없이질문을던지는한예술가의초상을가감없이드러낸다.

여성학자정희진은이책을위해쓴신작에세이‘피해자의오만과숭고한실패’에서“타인의고통을정녕이해할수있는가?”라는물음을던지는동시에고통의본질에대해,사회적재난이나범죄의피해자들이맞닥뜨리는회복(구원)불가능성에대해,가해자또는사회구조가만든피해자의강제적위치성에대해강렬하게말한다.“용서,구원?이는몸의훼손을알지못하는자들의용어이다.피해는재해석(dis-covery)될수는있어도사건이전으로회복(回復,re-covery)될수없다.”그렇다면우리는무엇을할것인가?정희진은“고통을직면하고재해석하려는노력이공부이고예술”이라고말한다.“피해자가고통을벗어날수있는방법은없다.그들의고통을다루고자하는예술가가있을뿐이다.나의유일한위로는윤리적인지식인이창동의존재다.나는그에게의지한다.”(303쪽)

제주대사회교육학과교수이소영의글‘고통받는존재들을비추는비밀의빛’은“단한차례의감상으로불에덴듯한각인이내면에새겨지는영화”‘밀양’을의도치않게네번이나감상하면서그때마다새롭게느끼고발견한것들을담백하게풀어놓는다.많은사람들이‘밀양’에서고통과비극을보지만,이소영이발견한것은마지막장면에서종찬이신애를향해들고있던거울조각에반사된볕한줌이었다.이런발견은다른누군가에게자신이어떤위로도해줄수없음을알았을때,그에게내어줄빛이없더라도다른빛을반사해줄종찬의거울조각이되길바랐던소중한경험으로이어진다.통상적으로짤막하게쓰이는추천사들과달리이소영의글은영화‘밀양’에서발견한‘별것아닌위로’에관한에세이로읽어도좋을아름다운글이다.

고통을다루고자하는예술가에게
영화는거울이고나침반이며망치이다

‘밀양’의원작은이청준(1939-2008)의단편소설<벌레이야기>이다.이창동감독은1988년가을에이소설을읽고반드시영화화하기로결심했다.당시는광주학살의진상규명을위한5공청문회가열리고있을때였고,그는<벌레이야기>를광주학살을정치적으로마무리하려는사회적흐름을향한피해자들의통렬한항변으로읽었다.그로부터오랜시간이지나이창동은영화감독이되어몇편의영화를만들었고,참여정부에서문화부장관을지냈다.《밀양각본집》에수록된‘작가노트’를보면2004년에‘밀양’에관한메모가시작되고있는데,1988년에하나의씨앗으로뿌려진생각이발아한순간이다.

‘밀양’은타인의고통에공감할수없는인간의한계,그불가능성을시험한다.이창동감독은‘작가의말’에서이렇게회고한다.“영화는타인의고통을어떻게전달하는가.고통받기싫어하는관객들에게어떤방식으로고통을공유하도록해야하는가.과연그것이가능할까.시나리오를쓰기시작하고부터촬영하는내내나는그의심에서벗어날수없었다.”(20쪽)이런생각은‘말할수없는것’,‘보이지않는것’을어떻게이야기할것인가,라는질문에영화적방식으로답을구하는고뇌의과정으로이어졌다.

피해자와희생자를낳는개인적/사회적사건사고가도처에있고,가해자에대한처벌은커녕피해자의고통자체가비난의대상이되곤하는현실에대해“고통을다루고자하는예술가”이창동은그‘보이지않는것의진실’을영화의언어로,‘눈앞에보이는지극히평범한것들’을통해서보여준다.“밀양이어떤곳이냐?똑같아예.딴데하고...사람사는데다똑같지예.”라는영화속종찬의대사처럼.
영화평론가이동진이인터뷰서두에쓴글처럼이창동에게영화는“거울이고나침반이며망치이다.”이동진은이어서이렇게말한다.“누구나쿨하게취향과스타일을내세우는이시대에,그는고집스럽게도본질과진실을말한다.휘황한테크놀로지와방대한참고목록엔눈길조차주지않은채,그는오로지인간이라는심연속으로깊숙이자맥질할뿐이다.”(257쪽)

영화개봉15년만에출간되는이책《밀양각본집》은바로그‘인간심연의진실’에가닿으려는한예술가의고뇌와저항을다시금여실히보여준다.이창동감독이인간삶의본질,우리가살아가는세상에대해여전히의미심장한질문을던지고있음은물론이다.

‘밀양’줄거리

죽은남편의고향인밀양에서살고자아들준과함께그곳으로가던신애(전도연)는차가고장나는바람에종찬(송강호)의차를얻어타게된다.종찬은신애를도와집이딸린피아노학원자리를알아봐준다.신애는피아노학원을열어밀양에서의생활을시작하고,종찬은신애의일을돕는등그녀의주변을맴돈다.어느날,신애가이웃들과저녁늦게까지회식을하고집으로돌아오지만집에있어야할아들은없고곧이어준의몸값을요구하는전화를받는다.며칠뒤아이의사체가발견되고,준이다니던웅변학원원장이범인으로잡힌다.아들의죽음에괴로워하던신애는이웃집약사의끈질긴전도로교회를나가게되고,하나님을만나마음의고통이치유됐다고믿는다.신애는아들을죽인범인을용서하기위해교도소로면회를가지만,하나님께회개하고용서를받았다는그의말에충격을받는다.그후신애는교회부흥회를찾아가훼방을놓고,이웃집약사의남편을유혹하고,손목을그어자해를하며신과처절한사투를벌인다.

추천사

‘밀양’의완벽함을칭송하는것은,말로표현할수없는범죄와감당할수없는마음속고통뿐아니라사소한불행과불편함들에도주의를기울이는이영화본연의미덕을잘못전달하는위험을감수하는것일지모른다.‘밀양’은세계영화계의한주역이만들어낸위대한작품이다._《뉴욕타임스TheNewYorkTimes》

‘밀양’은날카로운작가주의영화와상업영화사이의균형을유지하는영화이다.한국영화가발휘하는활력의중심에있는이창동감독은대중적이면서도고품격의예술을보여준다.영화는통속에대한탐구에서수사물적인국면을엿보다가형이상학적질문을향해접어든다.이작품은악에대해묻고있으며,작가가이질문에대한답을작품에서유보한점은매우일리있다._《르몽드LeMonde》

회복될수없는상처에맞서는젊은여자신애는눈물이마구흘러도마치이작품이그러한것처럼비애감에휘말려들지않고,종교적환상의절대적구원에매달리기를거절하면서광기의강어귀에다다른다.이창동감독은이네번째영화에서다시한번그자신이취해야할주제와연기자들을찾아냈다.우리는그에게깊이감사한다._《뤼마니테L’Humanite》

모자람없이훌륭하다.이창동은우리가일상에서겪는작은성공의기쁨과커다란비극,그리고그런것들을극복해나가는인간의대단한능력을찬미한다._《LA위클리LAWeekly》

‘밀양’은예술영화임을뽐내는작품이아니다.이영화는날카롭고감수성으로충만해있으며,너무나자연스러운분위기와현실감넘치는화법으로인간존재의심오한진실을드러낸다._《인디와이어IndieWire》

이영화의마지막장면은결코확신할수없는,그럼에도계속되어야하는인생의현실을잘담고있다.이것은곱씹어볼만한성취이다._《할리우드리포터TheHollywoodReporter》

이창동은절대적인진실을강요하지않는다.그는평소처럼자신이글로쓰고영화화한적이있는상황들의유사성안에서모든힘을쏟아붓고있으며,그의스타일은우리가상상할수있었던것보다덜으스댄다.이런겸손함은스타들의사인공세가범람하는칸영화제의분위기에질려가던중매우반가운것이었다._《리베라시옹Liberation》

이영화는몇개의다른국면을갖고있으며인간의고통과그결과에대한브레송적인연구라할만하다.칸경쟁부문의다른영화중극소수의영화만이이영화의수준에도달한다._《이브닝스탠더드EveningStand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