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막노동 일지 : 계속 일하며 살아가는 삶에 대하여

나의 막노동 일지 : 계속 일하며 살아가는 삶에 대하여

$17.00
Description
30년 가까이 해온 직장 생활이 갑작스러운 조기 퇴직으로 끝나버린 뒤 일용직 아르바이트, 식당 주방보조 등을 전전하며 재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다가 막노동판에 뛰어들어 인생 2막을 시작하게 된 어느 가장의 이야기.
초고령 사회로 빠르게 진입해가는 오늘날 한국에서 좌충우돌하는 기성세대의 현실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한편, 육체노동의 가치가 폄하되고 노동자의 삶이 존중받지 못하는 시대에도 ‘땀은 정직하다’는 말을 매일같이 온몸으로 증명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노동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 책에서는 한겨울에도 막노동꾼의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땀 냄새, 하루의 피로와 고단함을 씻어내려 들이켜는 소주 한잔의 쓴맛, 그리고 퇴직 후 다시 만져본 인생 2막 첫 월급의 단맛이 모두 느껴진다. 이는 밥벌이의 기쁨과 슬픔, ‘단짠단짠’ 인생의 맛이자 누군가의 부모이며 누군가의 자식인 사람들 모두에게 전하는 희망과 응원이다.
네이버, 다음에서 누적 조회수 500만 회를 기록했고,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상을 수상했다.

저자

나재필

빈농의자식으로태어나집안농사를거들며육체노동으로학창시절을보냈다.대학에서신문방송학을전공하고27년간신문사에서기자로일했으며한국편집기자협회한국편집상,사진편집상등을수상했다.2018년갑작스런조기퇴직후한식조리사,경비원,비계기능사자격증시험에도전하는한편단기일용직아르바이트,식당설거지보조등을전전하다가2022년겨울대기업건설현장에서본격적으로막노동을시작했다.2023년상.하반기《오마이뉴스》에연재된〈나의막노동일지〉와〈베이비붐세대의애환〉은은퇴후에도계속일해야하는시대를살아가는한중년의가장이두려움과막막함을이겨내고성실한노동을통해삶에대한희망을찾아가는가슴뭉클한이야기로세대를뛰어넘어큰공감과지지를얻었다.이들연재는네이버.다음등주요포털사이트에도동시에게재되어누적조회수500만회가넘는화제를모았고,〈나의막노동일지〉로는2023상반기《오마이뉴스》‘뉴스게릴라상’을수상했다.일터로나가기위해눈뜨는새벽의공기를좋아하며,일하는모든사람들이땀흘린만큼대우받고존중받는세상을꿈꾼다.

목차

들어가는글_막노동에서배운‘단짠단짠’인생의맛

1부나의막노동일지

나의막노동,인생2막을열다
침팬지는새끼를가르치지않는다
“느그아부지뭐하시노?”
월급통장에찍힌지문
노동자가꾸는꿈의풍경
브라보,우리의억척인생
잘먹고,잘싸고,잘자기
기자의자존심vs.막노동꾼의자존감
앞사람의등이들려주는이야기
한쪽어깨로하는사랑과이별
현장용어에울고,기술없어울고
온전한몸으로돌아가게해주소서
바닥을칠때힘은다시솟아난다
막노동으로번돈의남다른무게감
거센풍랑이잠잠해질때까지


2부나의시간은낡지않았다

저좀봐주세요,저좀써주세요
중요한것은꺾이지않는마음
사는게별거더냐,밥먹고살면되지
100세시대의마이너스가계부
생의발걸음에깃든내재율을따라서
50대주방보조의골병일지
어느늙은경비원의허탈한웃음
못난남편의30년치반성문
갱년기를극복하는방법
은퇴베이비부머재취업분투기
늙어가는건낡아가는게아니다
청춘들아,우리같이잘살아보자
잘린나무에서도이파리는돋아난다
세상의모든아침이여,나에게오라
한번도가보지않은길위에서서
다시시작하는나의막노동일지

나가는글

출판사 서평

“나의삶은막노동이전과막노동이후로나뉜다.”

예고없이시작된인생후반전,단기일용직아르바이트부터대기업건설현장까지
27년차베테랑기자가막노동꾼으로일하며비로소알게된밥벌이의기쁨과슬픔

★《오마이뉴스》화제의연재,뉴스게릴라상수상!
★네이버,다음동시연재누적조회수500만회!

매일같이반복되던아침이순식간에사라졌다.퇴직한다음날,어제와같은시간에눈이저절로떠졌지만갈곳이없었다.무엇을해야할지몰라눈치보고허둥대는아침이점점싫어졌다.100세시대,인생의절반지점에서갑자기멈춰선것은불행을넘어비극으로다가왔다.
《나의막노동일지》는30년가까이직장생활을해온한중년의가장이갑작스러운조기퇴직후단기일용직아르바이트,식당주방보조등을전전하며재취업을위해고군분투하다가막노동판에뛰어들어인생2막을시작하게된이야기다.이책은한창일할나이에직장에서떠밀려나오지만그와동시에은퇴후에도계속먹고살걱정을해야하는기성세대들의비참함과아이러니가득한현실을가감없이보여준다.동시에미래에대한두려움과막막함을이겨내고성실한노동을통해앞으로의삶을살아내면된다는희망과응원의메시지를전한다.

“오랜세월동안흰와이셔츠를다려입고기자로살아왔지만,막노동꾼으로살았던몇번의계절이나에겐더값진흔적으로남았다.이건상처가아니라훈장같은것이다.마치아무짝에도쓸모없던중년의남자가취업난을이겨내고삶의팽팽한현장속으로뛰어들어가다시쓸모를되찾은느낌이다.인생의멋진변주다.”(272-273쪽)

베이비붐세대가본격적으로노인복지의영역으로들어오기시작했고,한국은초고령사회로빠르게진입하고있다.이책은중장년세대를비롯해격변하는한국사회에서좌충우돌하는이들의현실을생생하게그려내는한편,육체노동의가치가폄하되고노동자의삶이존중받지못하는시대에도‘땀은정직하다’는말을매일같이온몸으로증명하며살아가는사람들의노동이야기를담아낸다.
운영하던회사가망한뒤다시창업자금을모으고있다는50대가장,홀어머니의병원비를마련하기위해막노동에뛰어든30대청년,부모로부터당당히독립해자수성가하겠다는꿈을꾸는20대취준생,농한기를맞아몇개월만일하려고온농사꾼들까지....이책에는각자의사연을지닌사람들이등장한다.저자자신에게막노동이새로운시작과생존을위한몸부림이었듯,그곳에모인사람들도저마다의꿈과희망을위해막노동이라는반복의고됨을이겨내고있었다.
그렇다고막노동판의현실이눈물과고통으로만가득했던것은아니다.취기오른회식자리의왁자지껄한수다에서,컨테이너를이어붙여만든화장실벽의“ㅇㅇㅇ,빨리좀싸라!”는웃지못할낙서에서,같은업체에서파견된여성직원과사랑에빠진동료의‘사내연애’에서,족구시합때는펄펄뛰다가도현장에오기만하면무릎이아프다며너스레를떨던팀원에게서저자는정겹고유쾌한우리이웃의모습을본다.그건실로오랜만에맡아보는‘사람냄새’였다.

“막노동은결코슬픔으로만점철되지않는다.자신의일을좋아하는사람은때론남이일한흔적까지좋아하게된다고한다.피해갈수도마주할수도없는상황에서많은사람들은절묘한회피를선택하지만,이곳에서일하는노동자들은도망치지않고자기삶에정면으로맞선다.”(75쪽)

“사람들은막노동판을무시만할뿐,실상은잘모르고있다.”

저자는자신의삶이“막노동이전과막노동이후로나뉠만큼”변했다고말한다.그의고백에는중년의반퇴자(이른퇴직후다시경제활동에뛰어드는사람)가계속일하며인생후반전을살아갈기회를얻었다는뜻외에도막노동을비하하고얕잡아보는차별적시선(“공부안하면저렇게된다.”“인생밑바닥까지가서야하는일.”),더나아가‘그럴듯한노동’과‘없어보이는노동’을구분하는잘못된인식을바로잡게되었다는뜻이담겨있다.

“사람들은막노동판을무시만할뿐,실상은잘모르고있다.실제그속에서밥벌이는어떻게이뤄지는지,그들이어떤생각을하고있는지관심도없고알려고도하지않는다.그저잘못된인식을오랫동안답습해온대로막노동이라는일을폄훼하고하대한다.이런일련의학습효과가노동의가치를떨어뜨리고있다.”(272쪽)

그래서인지저자가막노동현장에서틈틈이기록한일지에는새벽별을보고출근해저녁달을보며퇴근하는노동자들의기울어진어깨,함바집이며화장실앞에길게늘어선줄에서발견한소시민의굽은등,휴식시간이면차가운시멘트바닥위에옹기종기모여선잠을청하는동료들의모습이유난히애틋하게그려진다.“거기에는가족의건사를짊어진채비탈길에서아슬아슬하게한걸음씩내딛는이야기가담겨있다.”(99쪽)
이와더불어저자가실제경험을통해서알게된막노동판의임금수준이나체계,일일노동시간,공정의종류와난이도,시대착오적인관행들,안전관리와산업재해,일반공사현장과대기업공사현장의차이등쉽게접하기어려운정보들은막노동현장이어떻게돌아가는지,그속에서노동자들이어떻게일하고있는지를매우사실적으로보여준다.

“현재는누추하나잠시인생의소낙비를피해희망을찾는열린은거지.노동자들은‘리얼서바이벌격전지’같은막노동현장을잠깐의서식지로삼고있었다.전국각지에서온이방인들은저마다푸른꿈을꾸었다.가지각색의사연은대부분무채색에가까웠다.무표정한얼굴속에가려진비애는그들이살아온삶에묵언의그림자를드리웠다.나는노동판에뛰어든이후그들을조금씩이해하기시작했다.”(64쪽)

늙는다는것은낡아가는것이아니라새로워져가는것

부모를부양하는마지막세대이자자녀에게부양받지못하는처음세대(마처세대),가족에게헌신했지만가족에게헌신짝취급을받는세대,청년취업난의주범으로지목되는세대,뼈빠지게일하고도구조조정된세대...오늘날한국사회에서이른바‘5060’,‘중장년층’에게찍힌낙인들이다.그럼에도저자는엄살을떨거나핑곗거리를찾기보다서로의고민과아픔을이해하며이시대를함께살아내자고말한다.이는‘나의막노동일지’가인터넷에연재됐을때세대를뛰어넘어많은사람들로부터폭넓은공감과지지를얻은까닭이기도하다.

“젊음과늙음은살아온시간,살아갈시간의길이만으로설명될수없다.동시대를살아간다는건동질의고민과아픔이있다는것이다.이는특정계층이나세대만의일이아니다.서로다른듯보이는세대들은서로충돌하며질곡많은시대를관통하고있다.나는이런동질의사람들이과거와현재의희생자가아니라앞으로도함께살아가야할미래의동행자이길희망한다.”(8쪽)

이책《나의막노동일지》에서는한겨울에도막노동꾼들의목덜미를타고흐르는땀냄새,하루의피로와고단함을씻어내려들이켜는소주한잔의쓴맛,그리고퇴직후다시만져본인생2막첫월급의단맛이모두느껴진다.이는밥벌이의기쁨과슬픔,‘단짠단짠’인생의맛이자누군가의부모이며누군가의자식인사람들모두에게전하는희망과응원이다.
“열심히하겠습니다.저좀써주세요.”라는읊조림은이시대기성세대들의절박함과초조함을대변한다.저자또한너무도절박했기에어떤일에도머뭇거리지않고도전할수있었다.“직업의귀함과천함은사람들의시선에있는것이아니라자신의마음속에달려있다.”그렇게저자는재취업을위해분투하고막노동까지하게된경험을통해몸소증명해낸다.화이트칼라노동자의세계와블루칼라노동자의세계가다르지않음을,특정세대가아니라모두가각자의삶을견디며치열하게살아가고있음을.
오랜공사가끝나고현장에서함께일하던사람들은또다른현장을찾아전국각지로흩어졌다.저자역시얼마간의휴식기를가진뒤새로운현장에서새로운막노동을시작하게됐다.그일이막노동인게서글프지는않았다.막노동은저자에게“인생2막의소중한직업”이되었기에.어느나이든청춘의막노동일지는우리의억척인생을응원하며지금도계속쓰여가고있다.

“한번밑동이잘린나무는이듬해잘린그루터기에서곁가지들이뻗친다.곁가지가다시나무가되지는않는다.하지만곁가지에도이파리는돋아난다.은퇴한중장년들의삶도밑동이잘린나무나다름없지만생명력이있기에다시곁가지를뻗치고이파리를틔울수있다.우리는낡아가는것이아니라새로워지고있는것이다.”(26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