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면역 : 팬데믹 시대의 생명정치, 팬데믹을 돌아보며 팬데믹을 대비하며

사회 면역 : 팬데믹 시대의 생명정치, 팬데믹을 돌아보며 팬데믹을 대비하며

$26.00
Description
『사회 면역』은 전세계가 주목하는 정치철학자이자 이탈리아 최고의 석학으로 추앙받는 로베르토 에스포지토가 일찍이 「임무니타스」에서 이론화한 면역의 패러다임을 토대로, 최근 3년간 인류가 경험한 팬데믹의 위기를 다각도에서 조명하고 분석하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의 조건들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생물학적 전염이 발생하는 경로와 결과에 대한 역사적 고찰을 비롯해 면역화가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에 대처해야 할 민주주의 체제 자체의 자가면역적인 성향, 푸코와 생명정치의 비판자들이 범하는 초보적인 오류와 지독한 오해를 비롯해 푸코가 어떤 식으로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근거들, 철학의 대가들이 면역의 철학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을 뿐 그 개념을 기본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정황들, 최근 3년간 지속된 팬데믹 시대의 정치가 취한 방향과 초래한 문제점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에스포지토에 따르면 현대사회가 팬데믹 사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벌거벗은 생명의 보호와 고귀한 삶의 영위 사이에서 갈등하며 겪은 이른바 면역 신드롬의 정체는 제재와 자유, 규칙과 예외, 정책과 실존의 대립 관계가 공통성과 면역성, 코무니타스와 임무니타스의 복합적인 변증관계로 환원되는 곳에서 발견된다.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명-정치적 문제의 해결책은 지구촌의 사회적, 정치적, 인류학적 역동성을 지배하는 면역화 패러다임의 기능에 주목할 때 발견된다.
저자

로베르토에스포지토

RobertoEsposito

로베르토에스포지토는삼부작『코무니타스』,『임무니타스』,『비오스』의출판이후일련의혁신적인정치철학저서들을지속적으로발표하며세계적명성을얻은이탈리아의정치철학자다.1950년나폴리에서태어나나폴리대학에서수학하고교수를역임한뒤피사고등사범학교교수로재직중이다.『코무니타스』가기존의공동체개념을완전히전복시키고근원적의미를복원함으로써공동체와관련된정치철학의세계적인판도를뒤바꾸어놓은책이라면『임무니타스』는저자가근현대의지배적인패러다임으로제시하는면역화의움직임을다각도에서조명한책이다.에스포지토의면역화패러다임은푸코가고안했던생명정치의구도를재해석하고재정립하는데결정적인역할을했을뿐아니라근현대의해석에사용되던기존의세속화,정당화,이성화패러다임을대체했다는평가를받는다.삼부작발표이후출간한주요저서에『삼인칭』,『둘』,『사람과사물』,『정치와부정』등이있고2022년에는팬데믹을주제로『사회면역』을발표했다.

목차

서문7

I.전염27
II.자가면역적민주주의79
III.생명정치의시대131
IV.면역의철학187
V.팬데믹시대의정치245

에스포지토의책296
역자해제|코무니타스와임무니타스298
역자후기|번역노트에서313

출판사 서평

“코로나팬데믹상황에서우려해야했던것은전체주의의회귀가아닙니다.우리가지금까지경험한것은비상사태이지예외상태가아니니까요.예외상태는특정영역을지배하려는주권적의지에서비롯되지만비상사태는자연적인필요에서비롯됩니다.면역은생물학적일뿐아니라법률적인의미도지니고있습니다.면역은개인뿐만아니라사회와도직결되는일종의보호체계입니다.사회가스스로를보호하려면외부의침입에만대비할것이아니라다름아닌고유의면역체계가기능하는방식에도주의를기울여야합니다.면역체계는외부의침략을막는장벽이라기보다는우리몸의내부와외부의관계를가능하게하는일종의필터에가깝습니다.면역관용에의해유지되는수많은현상은바로면역체계의이러한변증적인성격을명확하게보여줍니다.그런의미에서정치와사회는생물학적체계에서오히려배워야할점이많습니다.[...]개인의몸은물론사회공동체의몸도면역체계없이는생존할수없습니다.

역사적으로면역체계를지니지않았던사회는없습니다.법이야말로인류최초의면역화시도였다고볼수있습니다.법이없었다면분쟁은전염병처럼창궐했을것입니다.하지만공동체와면역화사이에균형을유지한다는것은굉장히민감한문제입니다.과도하게적용될경우원래보호하려고했던집단의생명을파괴할수도있는것이면역화이니까요.이른바자가면역질환이라는질병이이와흡사한경우라고볼수있습니다.[...]철학자들은팬데믹에대한적절한답변을찾지못한채두종류의극단적인해석으로치닫는듯이보입니다.둘다정도에서벗어난해석이죠.첫번째는전적으로부정적인관점에서바라보는음모론적인해석입니다.팬데믹을권력층에서의도적으로조장했다고보는거죠.팬데믹이시민들의복종을보다효과적으로이끌어내기위한일종의전략이었다고보는겁니다.물론시민들의자유를제한하는조치에대해염려를표명하는것은당연하고지극히정당한처사입니다.

아울러권력의무게가입법부에서행정부로기울어질수있다는것도지극히타당한우려고요.이는비상상태를유지하기위한일련의조치들이어떤수위를넘어서는순간민주주의체제의붕괴를조장할수도있기때문입니다.하지만실제로우리가경험한비상사태혹은예외상태의활성화는정부의의도적인선택에서만기인하지않고그누구도예기치못한팬데믹의폭발이갑작스레가져온필요성에서도기인했다는점을잊지말아야합니다.물론민주주의사회에서비상상태는개인의자유를제한하기때문에민주주의의본질을왜곡할수있습니다.따라서무엇보다도오랫동안지속되어서는안됩니다.‘코무니타스’와‘임무니타스’,그러니까공통성과면역성의관계는언제나균형과한계의문제입니다.두번째는극단적으로긍정적인해석입니다.

이는팬데믹이사회에새로운균형을가져올뿐아니라평등성의구도를재정립하게되리라고보는견해입니다.하지만이러한관점역시뚜렷하게부정적인측면을가지고있습니다.왜냐하면-누군가의주장대로-팬데믹이자유주의와글로벌화의종말은물론새로운전체주의의등장으로이어질것이라는견해와직결되기때문이죠.최근몇년사이에평등성의구도가변화한것은사실입니다.하지만그것은바이러스의접촉으로인해누구든죽을수있다는비극적인차원의평등성에지나지않습니다.리바이어던국가를정당화하기위한홉스의원리,즉모두는평등하지만그건모두가죽음의위협을받기때문이라는원리는사실긍정적이라고보기힘듭니다.생명의이름으로전개되는생명정치와죽음을특정인들의생존조건으로간주하는생명정치사이에는본질적인차이가있습니다.”-로베르토에스포지토(팬데믹관련인터뷰에서)

에스포지토의생명정치삼부작을구성하는『코무니타스』,『임무니타스』,『비오스』에서면역의패러다임은사회공동체적몸을내부적으로보호하기위해외부세력에대한위험의경계를설정하는근대법의내재적이고부정적인기능과성향을지배하는패러다임이었다.반면에에스포지토는『사회면역』에서면역의패러다임이팬데믹같은극단적인위기상황에서오히려긍정적인기능을회복한다는점에주목한다.여기서두용어로조합되는‘사회면역’이라는표현은‘임무니타스’와‘코무니타스’처럼,혹은생명정치의‘생명’과‘정치’처럼상호배타적인형태로공존하는두차원의극적인조합을의미한다.

‘사회’를공통성의차원으로,‘면역’을개별성과고유화의차원으로이해하면‘사회’는‘면역’과이율배반적이고불가피한형태로만공존한다는점을인정해야하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팬데믹의위기가다름아닌면역의공통적인실천이필연적인과제로부각되는상황을초래했다는점에주목하면,우리가팬데믹과유사한위기상황에서추구해야하는것이바로이러한‘사회면역’,즉임무니타스와코무니타스의조합이라는것역시분명해진다.에스포지토가생명정치의긍정적인전환으로도이해하는이‘사회면역’은인류를연대의식과상호보호가요구되는글로벌정치공동체로사유하기위한일종의새로운패러다임에가깝다.『사회면역』은팬데믹상황을두고벌어진철학적논쟁의이슈들,예를들어생존할권리를주장하는이들과자유로울권리를주장하는이들의대립관계나팬데믹의위기는비상상태인가예외상태인가라는문제등에대한비판적인분석으로도읽을수있다.글로벌면역화의평등성을중시하는‘사회면역’개념을토대로,에스포지토는상호생존을보장하는‘생명정치적인’권리가인류공동체에게주어져야한다고주장하는듯이보인다.

첫번째장에서저자는면역의패러다임이법적영역에서생물학적영역으로전이되는과정보다구체적으로-특히파스퇴르와코흐의경쟁구도를통해-분석하면서이과정이결국의학과정치의중첩을통해생명정치와현대의학에접목되는경로를계보학적인차원에서추적한다.두번째장에서저자가다루는것은면역화의절대적인요구에부응해야하는현대민주주의사회의그자체로자가면역적인특징이다.에스포지토에따르면,대리민주주의와직접민주주의대립에서드러나는모순과문제점들은본질적으로자가면역적이며,이러한특성은-팬데믹기간에일어난것처럼-사회를‘치료해야할’단일한정치적몸으로간주해야하는상황에서어느때보다도분명하게드러난다.세번째장에서는푸코와생명정치에대한현대철학자들의극심한오해와평가의오류를지적하면서이들의비판적관점이지닌문제점들을파헤친다.

저자는푸코에대한오해가전적으로그의강의록을해석하는학자들의선입견과편협한사고방식에서비롯되었고,푸코의기획은완성단계에도달하지못했을뿐올바른방향으로나아가고있었다는점을일목요연하게증명해보인다.네번째장에서는저자가면역의철학자로간주하는하이데거,니체,루만,지라르,프로이트,데리다,슬로터다이크의면역학적관점을소개하며면역학고유의의미론이생철학을비롯해존재론,인류학,종교,사회학,심리학의영역에서도핵심요소로기능한다는점을보여준다.이러한다양한관점들로구축되는철학의여정은데리다가제시하는공동-면역의개념을통해절정에달한다.마지막장에서저자는우리모두가3년간경험한팬데믹상황을돌아보며이시기에부각된다양한입장과정책간의연관성과대립구도및세계정세의변화를분석하며,‘사회면역’이라는역설적인패러다임을극단적인위기상황의분석도구이자해결책으로제시한다.에스포지토는비상상태와예외상태의차이를무시하거나팬데믹의위기를상대주의적인관점에서만평가하는입장이틀릴수밖에없다고지적한다.그는개개인의생명뿐만아니라사회전체를위협하는바이러스의위협만큼은객관적으로관찰해야한다는점을강조하는반면,의학의정치화는의학의독재로이어질수있고정치의의료화또는기술화도정작중재와대화가필요한곳에서정치의본질적인힘을무력화할위험이있다고경고한다.

오늘날처럼면역과권리,생물학과법적관행이강렬하게조합된적은없었다.에스포지토는바로이러한상황에서-세계적인차원의공동체정신에호소하며-어떤긍정적인생명정치개념을도출해낸다.현대생물학이어떤폐쇄된신체개념,즉외부환경과의모든교류를배제하며정체성을유지하는신체개념을이미오래전에포기하고환경과의조화로운교류를추구하는신체의변증적이미지를수용한것처럼,사회와정치도이와유사한방향으로나아가야한다는것이에스포지토의생각이다.“인체의‘면역체계’만큼인간이외부를자신의내부에수용할수있고또그래야만할뿐아니라,왜스스로의유기체를안과바깥의지속적인교환장소로간주해야하는지잘보여주는것은없다.”이와동일한맥락에서-에스포지토에따르면-좋든싫든하나가되어버린지구촌의모든사회가국수주의나고유의지정학적한계를극복해야만언젠다가올지모를또다른팬데믹의위기상황에대처할수있다.오늘날의팬데믹은사실건강하지못한글로벌화의결과에불과했다.그렇다면공동체를더이상어떤닫힌세계또는보호받는자와그렇지못한자의구분원리가지배하는세계로간주할것이아니라배타적인관계성을허물고‘타자의위험’을수용함으로써상호면역화를추진할수있는세계로만들어야한다.

추천

면역화를추구하는성향이야말로오늘날의현대사회를좌우하는가장지배적인사회현상이다.로베르토에스포지토의『사회면역』은팬데믹의시대를맞아정치권이보여준우유부단함에대해조금은덜묵시록적인의미를부여하며,면역의사회정치적과정을해독하는데필수적인개념적도구들을제공한다.
-[허프포스트]

거의예언에가까웠던것으로드러난『임무니타스』에서이미이론화했던코무니타스와임무니타스의모순적인공생관계를토대로에스포지토는『사회면역』에서정치와생명,사회와면역의복잡한관계를하나의결정적인매듭으로재구성하기에이른다.그의목표들가운데하나는무엇보다도팬데믹이일어난뒤제기된주요질문들,예를들어생존할권리와자유로울권리사이에분쟁관계가실재한다는것은사실인가?비상상태와예외상태의차이는무엇인가?과학기술과정치의관계는어떻게생각해야하나?등의질문들을면역의패러다임이라는동일한의미지평내부에서고찰하는것이다.
-[라레푸블리카]

“근본적인전환을향해나아가지않으면,현대문명은언젠가대가를치르게될겁니다.이는역사와자연,인간과환경,과학과기술의점점더밀접해지는관계뿐만아니라경제와정치의관계와도직결되는문제입니다.우리가오래전부터목격해왔고,팬데믹을계기로더욱더확연하게드러난불평등의증가현상을세상이견딜수있으리라고는보기어렵습니다.과거어느때보다도오늘날에와서야분명해진것은인류의어느일부가살아남기위해다른일부가희생된다는것이더이상불가능하다는것이오늘날만큼분명했던적은없습니다.세상은모두함께살아남거나아니면,모두가함께무너질위험이있습니다.”
-[허프포스트,에스포지토와의인터뷰에서.]

에스포지토가주목하듯이,역사상처음으로인류전체에게백신을접종하겠다는아이디어는-여전히백신을생산하거나구입할수없는나라들이많이있는만큼이론적인단계에머물러있지만-이율배반적인방식으로서로를배척할뿐필연적으로공존할수밖에없는임무니타스와코무니타스의관계자체를긍정적으로변형시킨다.
-[레스프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