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이탈리아의 저명한 석학이자 정치철학자인 로베르토 에스포지토의 「코무니타스」, 「임무니타스」와 함께 저자의 생명정치 삼부작을 구성하는 세 번째 책 「비오스」가 드디어 출간된다. 「비오스」는 저자가 첫 번째와 두 번째 저서에서 각각 체계화한 두 패러다임의 조합을 정치현실적인 차원에서 다루며 이들의 이율배반적인 관계가 다름 아닌 현실에서 폭발적으로 강화되는 현상을 보여준다. 에스포지토에 따르면, 오늘날 세계를 뒤흔드는 사건들은 모두 ‘생명정치’의 범주를 벗어나는 순간 해석이 불가능해진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모든 사건의 중심에는 언제나 생명의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이처럼 특별히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명정치의 ‘현상’에 상응하는 명확한 ‘개념’을 정립하는 작업은 쉽지 않아 보인다. ‘생명정치’ 개념이 지닌 근본적인 변화무쌍함과 이율배반적인 성격 때문에 철학자들이 제시하는 다양한 해석들은 여전히 서로 엇갈리거나 상반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결된 상태로 남아 있던 문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푸코가 제기했던 질문, 즉 ‘생명’과 ‘정치’의 관계가 점점 더 밀접하고 직접적인 형태로 발전하는 가운데 죽음정치로 기울어지는 양상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문제다. ‘생명정치’를 불가항력적으로 ‘죽음정치’에 근접하도록 만드는 요인은 무엇인가? 저자는 생명정치의 근대적인 계보를 비롯해 생명정치가 고스란히 죽음정치로 전환되는 과정을 가장 적나라하고 퇴폐적인 형태로 보여주었던 나치즘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며 이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시도한다. 현대철학이 실제로 무시하거나 표면적인 성찰로 사실상 은폐해온 나치의 죽음정치는 묵살하거나 멀리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본질적인 차원에서 생명정치였던 나치즘이 활용한 살상 장치와 근본적인 차원의 대조를 시도할 때에만 생명정치의 수수께끼를 풀고,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생명정치의 윤곽을 포착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치의 생명 권력과 정반대되는 체제를 사유한다는 것은 곧 무엇을 의미하는가? ‘생명’과 ‘정치’를 모두 파괴하는 형태로 통합하는 매듭은 과연 어떻게 풀어야 하나? 홉스, 스피노자, 하이데거, 아렌트, 니체, 들뢰즈, 시몽동 등의 사유에 대한 심층적이고 독창적인 해석을 토대로, 에스포지토는 생명정치를 죽음정치와 다를 바 없게 만드는 요인이 무엇인지, ‘생명’과 ‘정치’의 상호 파괴 현상을 유발하는 연결 고리를 - 정치와 생명의 관계를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 어떻게 끊어내야 하는지 밝힌다.
비오스 : 생명정치와 철학 - 로베르토 에스포지토의 생명정치 삼부작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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