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와 정원사 : 어느 괴짜 예술가의 치유하는 정원 그리고 인생 이야기

봄비와 정원사 : 어느 괴짜 예술가의 치유하는 정원 그리고 인생 이야기

$17.52
저자

마크헤이머

저자:마크헤이머(MarcHamer)

잉글랜드북부에서태어나30여년전에웨일즈로이주했다.일정기간을노숙자로지냈고,이후철도노동자로일했으며,학교로돌아와서는맨체스터와스토크온트렌트Stoke-on-Trent에서미술을공부했다.미술관,마케팅,그래픽디자인업계에서일했고,교도소에서글쓰기를가르쳤으며,그후정원사가되었다.전작《두더지잡기》는웨인라이트상WainwrightPrize1차후보작명단에,《SeedtoDust》는2차후보작명단에각기올랐다.



역자:황재준

1970년대에서울에서태어났다.대학과대학원에서사회학을공부했고,20여년간직장인으로살고있다.아침에시작하는회사일과저녁에시작하는번역일모두자기수행이라는마음으로임하고있다.인간,사회,자연에대한깨달음의이야기로써내손에있는화와미움의칼을조용히앗아가는책들을좋아한다.나의번역으로독자들의책읽는즐거움이커지고,세상에좋은것이더해지기를소망한다.

목차


1봄비바다에서의모험,보물섬,작은목조헛간
2정원사거베라,우산,아연,양심의가책,나비넥타이
3봄비공구,씨앗,청소하며부른노래,책,그리고도착지없는기차
4정원사꽃꽂이,뼈대만남은새들,무너진헛간,그리고작별하기
5봄비백목질부터카모마일까지
6정원사금성,루시퍼,해파리,햇살,갈라진목소리
7봄비말농장,안타이오스,투구꽃,죽어가는말벌
8정원사고물로가득찬배,추억,행복,토르
9봄비불가사리,주머니칼,깃털그리고까치의혀
10정원사새로운에덴동산,야생에대한경외
11봄비개밋둑,두더지가쌓은흙두둑,땋은머리
12정원사끈의길이,파란색외바퀴손수레
13봄비깡통무전기,민달팽이느림보
14정원사꽃들이늘어선길걷기,개,유령,녹색남자
15봄비장군풀잎과투구꽃,할머니의젖소와수맥찾기
16정원사손이세개라면좋을텐데,식물목록,씨앗분류하기,반짝이는물줄기
17봄비키스,아름다운상처
18정원사감정,욕망,괴로움,그리고연주회
19봄비채소기르기,잃어버린상자
20정원사자유의지,선택,실낙원
21봄비세사람이함께마시는차,블랙풀막대사탕
22정원사관찰자,영화감상,고슴도치들
23봄비코끼리들,분칠을한말들,몸통이절반인여인,글래스고에서온사람들
24정원사물망초,선승,색과향
25봄비겨울,영광의손,집시로즈리는떠나고,녹
26정원사실낙원
27봄비먼지의정착,술퍼마시기,엄마,방랑생활
28정원사복락원
백과사전
일러스트레이션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저자는“내가하는일은그저우주가예술작품을만드는동안정원에서노는게전부”라고말하는사람이다.그는무엇을하며놀까?그에따르면,그에게는그림그리기도,글쓰기도일종의정원가꾸기이다.정원가꾸기자체가일종의명상이다.자아를놓아버리고,자연처럼,단순해지기라는인생의진짜업무를수행하느라그는오늘도바쁘다.

이책은그런저자의‘기억의매개체’이자‘경배의장소’인정원에의초대장이다.이정원에들어서면,그가살았고기억해낸상처투성이였던삶의이야기에,그상처를치유하는과정에서그가자연스럽게체득한지혜의정수에,자연과삶에대해그가드리는경배의의식에동참하게된다.

어린시절과노년시절에관한두가지이야기실이교차되며전체28장으로된직물이완성되고있다.홀수장(봄비)과짝수장(정원사)이교차되어있는책의특성상,우리는세가지방식으로이책을읽을수있다―(1)처음부터끝까지의방식.(2)홀수장을먼저읽고짝수장을읽는방식.(3)짝수장을먼저읽고홀수장을읽는방식.

책속에서

사람들은흔히아이들이유리병처럼깨지기쉬운연약한그릇이거나,그들이짊어지고가야할뭔가를정해서그속을채워줘야하는너덜너덜한빈가방같다고생각한다.우리는아이들이마치그릇이라도되는양우리의생각을그안에담으려고그들을세뇌하지만,아이들은우리들의생각과달리어른들이거의필요하지않다.
---p.16

흰점과각진끝으로멋을낸,폭이좁은파란색나비넥타이를하나샀다.매고있던긴줄무늬넥타이를풀어봉제부분이조금밖으로나올만큼돌돌말아재킷주머니에넣었다.뿌연거울앞에서몇번을시도한끝에,한쪽으로조금기울어지기는했어도그럭저럭예쁜모양으로나비넥타이를매는것에성공했다.나비넥타이의세계에서는어딘가살짝흠결이있는것이중요하다.
---p.22

열여섯살때소년은시골도처를떠돌아다녔다.들판한구석에서는고슴도치처럼,강가에서는물의요정처럼,숲에서는여우처럼잠을잤다.살집이없었기때문에정처없는모험을떠나기로결심했고,불을피우고둘러앉아있는히피들을우연히만났다.
---p.49

얼마후눈을뜨면서내가세상에작은평화를더했다는느낌을받는다.극도로고요한명상을하면일상의수많은사소함에도초연해져서,무無와유有의차이를거의못느끼기시작하는경지에이를수있다.이정도라면나는굶어죽는것마저지극히행복할것같다.
---p.61

어느바닷가에갔을때,우윳빛알과정자와뒤섞인수백만개체의해파리떼로가득찬바다가파스텔톤의노란색,분홍색,파란색으로빛나던기억도떠오른다.해파리는떼를지어폴립polyp모양을이루고바닥으로내려간다.그러고나서성장하고발달하여또다른해파리떼가새로생겨나고,적당한날씨가되어안이들여다보일만큼바다에빛이들어오면새로운해파리들이무리별로떼지어다닌다.어떤해파리들은다시폴립모양으로뭉쳐불사의존재로여겨지기도한다.
---p.78

추억에는항상멜랑콜리가동반된다.심지어가장행복했던순간을떠올릴때도,모든것이내손등처럼누렇게변해서는먼지가되어사라질것이라는생각이든다.수전손택은모든사진은죽음에대한상기라고했다.30분의1초정도되는짧은시간이영원히사라지고,피사체의영혼은검은색으로변한은빛할로겐화합물의결정체에붙들려광택이나는종이한조각위젤라틴층에갇힌다.그림보다사진에멜랑콜리가더많이이입되는것은당연한일이다.그림은한사람의인생에대해더많은것을담고있고,그리는데시간이많이걸려서그림을그리는동안에도대상이움직이거나성장하기때문이다.
---p.102~103

무질서하다는이유로지상의지옥을못마땅하게생각하며조경과관상에만집착하는정원사들은자연의거친어수선함을길들이려고했고,잘조직된정확한설계로그어수선함을완전히근절하려고했다.그에더해강렬한인상을남기려는목적으로이국풍의초목전시관들을정원에건설해왔다.마녀또는드루이드이자땅에무릎꿇고지구를숭배하는사람인동시에,손톱과지저분한무릎아래에흙을묻혀가면서마음깊은곳에평화를간직한채소박하게땅을일구며노동하는대다수의나같은정원사들은,자신들이흙의자식이라는것과지구의소산이라는것과하나의떨림이라는것을잘알고있다.
---p.129~130

그녀는관계,아이들,사랑에관한신비로운이야기들을쓴다.나는언어,이미지,지구안에정원을짓는다.우리는서로의작업을돕는다.우리는둘다여리고연약한존재들이라서창작열이억눌린다는것은우리의일부가죽는다는것을의미한다.그래서서로를보듬고돌본다.우리는함께기대고있는꽃송이들이다.
---p.148

사실나는내가심은것들보다그자리에스스로무정부적으로존재하는야생의식물들을더사랑한다.별봄맞이꽃,물망초,냉이같은야생식물들이,개미가모래를뚫고밖으로나오는벽아래보도에서먼지를뒤집어쓴채자라고있다.나는도로끝배수로에서돋아난이끼,자갈로된오솔길을덮은지의류,그리고성직자와신도들,장보러가는이들과학생들,지팡이와휠체어에의지해외출한어르신들이매일밟는자갈사이의틈에피어난민들레를사랑한다.
---p.161

할머니가집에오셨다.덩치가크고양털로짠옷을입은할머니는안락의자에앉으려고몸을숙일때마다큰한숨을내쉰다.그녀가의자에걸터앉는마지막순간에는항상용수철에서쿵하는소리와끽하는소리가난다.할머니는당신의커다란털실로짠가방을뒤적이더니그에게줄재킷을하나꺼낸다.
---p.179

왼쪽으로는고사리처럼생긴나도고수옆에잎이무성한안젤리카가모여사는그늘진숲이있다.안젤리카꽃이피면,그납작한꽃부리에여름에는꽃등에가몰려들고겨울에는작은새들이모일것이다.가지아래쪽고사리덤불에산비둘기,까치,울새,굴뚝새가날아든다.찌르레기,참새,푸른박새는멀리에서부터물을마시러배가불룩한물통근처로날아온다.녀석들은쥐며느리와민달팽이를쪼아먹고,둥지를트는데사용할잔가지들을모으기위해낡은통나무조각들위를뛰어다닌다.
---p.229

요며칠내내그는엄마를만나지못했다.엄마가잠에빠져있거나병원에입원중이기때문이다.처음에엄마는울기만했다―그녀는펍이나어두운광산마을이,모든것에붙어있는석탄가루가,그녀에게이해가안가는가게들과억양이못마땅했다.그러더니침대로기어들었다.
---p.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