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돌봄 : 거친 파도를 다 같이 넘어가는 법

기후 돌봄 : 거친 파도를 다 같이 넘어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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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기후 응급상황, 기후비상사태가 디폴트값이 되는 시대가 이미 시작된 걸까?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국(CCCS)이 최근 발표한 지구평균온도 측정 결과, 기후 지체(climate lag) 현상에 관한 연구 결과 등은 ‘그렇다’는 답을 내놓고 있다. 기후환경 훼손의 심화로 지구상 거의 모든 생물과 사회적 약자들의 (잠재적) 취약함이 증대하고 있고 사회 재생산의 기반이 교란되고 있다. 이제는 기후 완화(온실가스 감축) 행동 못지않게 기후 회복력/돌봄 역량 강화가 ‘사회의 의무’로 등장했다. 저자들은 이러한 상황 인식하에 근미래의 위험 상황 속에서 요구될 전면적인(마음을 다한다는 의미에서 전면적인) 인간/비인간 돌봄을 ‘기후 돌봄’이라고 규정하고, 기후 돌봄 연대를 위해 우리 사회에 어떤 구체적 실천이, 왜 필요한지를 탐구했다.

기후 · 불평등 · 돌봄/재생산 위기라는 다중 위기가 돌봄을 중심 원리로 하는 사회경제 체제의 발명을 촉구하고 있다는 인식을, 저자들은 공유한다. 돌봄 혁명이야말로 이 위기를 타개할 유효한 방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들이 조명한 것은 미래에 가능할 거시적 돌봄 혁명이 아니라, 오늘의 (한국) 현실에서 ‘활력의 소재지이자 피난처로서의 공동체’가 실행할 수 있는 조용한 돌봄 혁명이다. 인간 너머 비인간 존재도 새로운 친족/멤버로 초대하는 돌봄 공동체의 일상적 상호부조 혁명이 이들의 관심사이다.
저자

신지혜,한윤정,우석영,권범철,이재경,조미성

저자:신지혜
환경교육·생태전환연구자.간학문적상상을즐기는‘몽상가’로서지속가능발전,생태도시,환경커뮤니케이션,바이오필리아등에관심을두고있다.지방정부의정책연구기관에서일했고,학교환경전문가로교육행정을담당하기도했다.최근에는대학에서〈환경과인간〉,〈도시환경론〉등을강의하며다음세대와함께지속가능한사회를꿈꾸고있다.한신대생태문명원(연구위원),명지대학교방목기초교육대학(객원교수),환경사회학회(이사)등에서활동하고있다.《모두를위한환경개념사전》(공저),《지속가능한사회와환경》(공저)등을썼다.

저자:한윤정
기후위기와생태문명으로의전환이라는문제를환경인문학의관점에서바라보는글을쓰고책을편집하며행사를조직한다.현재한신대학교생태문명원공동대표,생태전환매거진〈바람과물〉편집인이다.경향신문기자,문화부장으로일했으며미국생태문명원한국프로젝트공동디렉터,서울시교육청생태전환교육자문관으로활동했다.저서로는《명작을읽을권리》,《집이사람이다》,편역서로는《지구를구하는열가지생각》,《헬로코리아》,《생태문명선언》,번역서로는《영성이란무엇인가》를출간했다.

저자:우석영
지구철학연구자.작가.포스트휴먼지구철학,탈성장,돌봄,포스트휴먼예술등에관심을두고있다.산과길에중독된‘전근대인’이기도하다.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PNR(전문가회원),한신대생태문명원(연구위원),생태적지혜연구소(학술위원),산현재(기획위원)등에서활동하고있다.《기후위기행동사전》(공저),《불타는지구를그림이보여주는것은아니지만》,《걸으면해결된다SolviturAmbulando》(공저),《낱말의우주》등을썼고,《지구와물질의철학》,《인류세의인문학》,《디그로쓰》(공역)등을옮겼다.

저자:권범철
공통장(커먼즈)연구자.계간《문화/과학》편집위원,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부소장,동아대융합지식과사회연구소연구원,한신대생태문명원연구위원,서울시립대도시사회학과강사로활동하고있다.공통장,돌봄,생태,예술을엮어서사고하며활동하는데관심이있다.《예술과공통장》(2024),《돌봄의시간들》(2023)(공저),《지식을공유하라》(2022)(공저),《서울의공간경제학》(2018)(공저)등을썼고,《역사의시작》(2019),《로지스틱스》(2017),《빚의마법》(2015),《텔레코뮤니스트선언》(2014)을옮겼다.

저자:이재경
지역·행복·세대관련연구자.지역에서청년들과함께먹고사는문제에관심이많다.책을열심히모으고책에길이있다고믿는‘간서치’이기도하다.한신대생태문명원(연구위원),국민총행복연구소(소장),삼양로컬랩사회적협동조합(이사),좋은동네연구소협동조합(조합원)등에서활동하고있다.《다중격차:한국사회불평등구조》(공저),《청춘,회색빛현실을밀하다》(공저),《포스트코로나와로컬뉴딜》(공저)등을썼다.기초지자체차원의마을공동체,도시재생,사회적경제,느린학습자관련다수의정책연구를수행했다.

저자:조미성
모심과살림연구소에서일하고있으며가끔서울대학교에출강하고있다.기후변화와에너지교육,과학기술민주주의와시민성으로학위를받았으며,생명·생태운동과협동운동에관심이있다.최근에는생태위기시대에평범한이들이주체가되어농업과먹거리를전환하는전략과방법에관심을두고연구를수행하고있다.《모심과살림》이라는잡지를펴내고있으며,「생명운동이공통장에서배울수있는것들」,「숙의민주주의딜레마와한살림민주주의」,「기후위기를살아내기:함께,즐겁게,창조하며」등의글을썼다.

기획:한신대생태문명원

목차

1.기후돌봄선언우석영외

2.기후회복력의시대,돌봄의확장신지혜
기후변화대응에서회복력과돌봄의의미
돌봄대상의확장━취약한자모두가돌봄대상이다
돌봄공간의확장─돌봄관계자간의거리와관계의확장
돌봄방식의확장─취약성,상호의존성에대한인지와포용
회복력시대의돌봄,기후돌봄

3.지역공동체에서시작하는기후돌봄한윤정
돌봄을삶과사회의중심에둔다는것
기후회복력강화와기후돌봄
풀뿌리민주주의,지역공동체,지역기후돌봄
기후돌봄공동체의가능성━서울의세사례를중심으로
난잡하게관계맺기─부정적커먼즈에주목하라

4.인류세의비인간돌봄우석영
인류세,테크노스피어,비인간존재
친족의확장━‘누구/무엇까지’라는문제
비인간/인간에대한이해━‘왜’라는문제
상품친교와상품돌봄─새로운욕망의분화구
결론─돌봄×창작의땅으로

5.돌봄과탈성장─땅과공통하며미래로돌아가기권범철
탈성장의의미
탈주로서의탈성장
구성으로서의탈성장
도시를시골화하기
미래로돌아가기와새로운친족만들기

6.기후돌봄의정치,로컬에서실천하기이재경
서론
인간과비인간을통합하는기후돌봄의정치
기후돌봄정치의진지로서의지역
지역기후돌봄정치,그구체적대안
저감과적응,두갈래기후정치/정책의병행
결론

7.한살림생명운동으로본생태적돌봄조미성
들어가며─생태적돌봄
한국생명담론에서의돌봄─모심과살림
유기농업─땅과생명을돌보기
한살림돌봄운동의지향과실천
지역사회생태적돌봄을위한한살림돌봄운동의과제

출판사 서평

첫번째글인‘기후돌봄선언’은기후돌봄이긴급하다는요지의선언문으로,서로다른것으로생각되어온기후담론과돌봄담론,비인간돌봄과인간돌봄을통합해서사고하고이야기할필요를설명한다.신지혜는경제성장과효율성네러티브를회복력과확장된돌봄네러티브가대체할때비로소우리에게희망이보인다며기후재난시대에돌봄개념이어떻게,왜확장되어야하는지를논한다.한윤정은돌봄사회의당위를정리하고역설하며기후돌봄의행위주체로서의지역공동체,풀뿌리민주주의강화를통한민주주의재건가능성,부정적커먼즈돌봄의필요를이야기한다.우석영은인류세의핵심적·상징적물질계인테크노스피어의조정에관심을두고비인간돌봄,그중에서도상품돌봄의이유와방법,새로운욕망을자극하는방식의돌봄을탐색한다.권범철의글은탈성장의구성적면모에주목하면서비임금생활자들의돌봄관계로서의공통장만들기그리고도시에서땅과공통하며‘생산적인’도시만들기에초점을둔다.이재경의글은,그방점이인간/비인간통합적행성정치또는기후돌봄의정치,그리고기후정치의커머닝과자연의권리운동을비롯한실천방안에찍혀있는데,그가보기에이런정치의무대는지역이어야만효과적이다.조미성은‘생태적돌봄’이라는화두를든채서구의돌봄담론과한국의생명담론을비교한후유기농업의돌봄가치와역량,한살림돌봄운동의현황과과제를논한다.

책속에서

인간과생물,즉중생衆生이전반적으로,또갑작스러운방식으로취약해지는기후재난상황역시이러한양면적의미의돌봄노동을호출하는국면으로이해해야한다.불어난강물에휩쓸린인체나소의신체,토사에휩싸이거나태풍에산산조각이난주택과가구,몇시간만에거주지를잃고졸지에난민신세가되고만인간,폭염에노출되어열사병으로쓰러진건설노동자의신체…기후재난상황속에서취약해진자의모습을적나라하게드러내는이러한각양각색의몸들은즉각적인돌봄노동을필요로한다.
---p.15~16

기후재난상황,나아가빈번한기후재난이예상되는작금의위기상황에서요청되는돌봄을‘기후돌봄’이라는용어로표현해보자고우리는제안한다.그최소한의의미에서기후돌봄은기후위기로인해삶또는자기실현이어려워진
인간/비인간약자들,기후재난상황에처해취약해진인간/비인간존재들을돌보는일을뜻한다.
---p.17

2024년4월9일,유럽연합(이하EU)기상기구인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국(CorpernicusClimateChangeService,이하CCCS)역시충격적인측정결과를발표했다.
---p.19

EU집행위원회는2021년발표한새로운EU기후변화적응전략16을통해기후변화적응과업을사회시스템의체계적전환과제로명시하고있다.이적응전략에따르면,EU에요구되는적응행동은첫째,지식과정보의대중화에
힘입은정확한smart것이어야하고둘째,총체적이고체계적인것이어야하며셋째,속도를높이는방식의신속한것이어야한다.
---p.23

태풍이망가뜨리는건그저피해자들의집이나냉장고나옷장만은아니다.세계와미래를긍정적으로보는태도,어떻게해서든잘살아갈수있다는희망감역시,태풍이지나갈때,피폭되기쉽다.구호물품이나재난지원금같은것으로는이러한마음의피폭이쉽게복구될리없다.
---p.37

생태학자홀링Holling은물리학용어로부터시작된회복력개념을‘변화나교란을흡수하는생태계의수용력’으로정의했다.홀링의생태적회복력과안정성논의는생태학뿐아니라심리학과사회학,정치학,인류학,물리학,화학,생물학,공학등거의모든학문분야에영향을미쳤다.
---p.47

생산을위한돌봄이아니라돌봄자체가목적이되는돌봄,인간돌봄을넘어선비인간돌봄,재난상황에노출된모든존재의취약성을고려한돌봄이어야한다.
---p.85

부정적커먼즈라는개념에는두가지이점이있다.첫째,모두에게이익을주는긍정적인것으로만간주돼온커먼즈의부정적인얼굴(산업화시대에지구에구축되고남겨진각종인공물들로서비인간존재만이아니라현재와미래의인간
에게도위해가될수있는것들)에주목함으로써해당커먼즈가다수의손해를바탕으로일부에게만이익을준다는사실을일깨워준다.
---p.113

토마스네일ThomasNail은이러한스피노자적인간관을지구라는컨텍스트로옮겨와이야기한다.네일은《지구론TheTheoryofEarth》(2021)이라는저작에서스피노자의용어인‘변용affection’을‘접힘thefolded’이라는말로,스피노자의또다용어인‘실현방식/표현방식/양태mode’를‘측면/양상aspect’이라는단어로대체한다.네일이보기에,우리눈에보이는만물은우주를흐르는에너지-물질이접힌것들이다.
---p.145

요는다르게생존하는법을발명하는것이다.애나칭AnnaTsing이지적하듯대중문화에서생존은정복과팽창의동의어로여겨지지만,사실어떤생물종이든생존을위해필요한건“적합한협력”이다.생존은언제나타자를수반하며
따라서“우리는생물종내에서,그리고생물종간에이뤄지는협력을통해변화한다.”우리는그마주침을통한“오염”이선사하는가능성을찾아나서야한다.여전히부족한생물종내의협력뿐아니라잘시도하지않았던생물종간의협력,땅과의협력에나설순간이다.
---p.194

이러한광의의기후돌봄정치의단초는이미곳곳에존재하고있다.예를들어,김대중전대통령은이미1990년대에지구민주주의개념을다음처럼제시하고있다.
---p.218

그런데예상외로환경·기후위기분야의협치가저발전되어있고,이러한경향은기초지자체로갈수록강해진다.예를들어,서울시에는녹색서울시민위원회가자체적인근거조례도갖추고있으면서당연직위원으로서울시장의참여를명문화하고다양한활동을전개하는데반해,자치구단위에서는관련거버넌스가잘보이지않는다.
---p.228

한살림은지속적인농업살림을위해‘생산안정기금’과‘가격안정기금’을조성하고있다.이가운데생산안정기금은태풍,장마,이상기후등에따른재해로수확량이평년작의50%에미치지못할경우피해농가에게일정액을지원하는제도이다.생산자와조합원들이전체공급액의0.1%씩을적립하여이기금을운영하고있다.기후재난은이미우리에게가까이와있고,해마다생산안정기금의사용횟수와사용액은늘어나고있다.
---p.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