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아가씨 - 페이지터너스 6

우체국 아가씨 - 페이지터너스 6

$16.80
Description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황폐해진 오스트리아의 한 시골 마을. 그곳 우체국에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직원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크리스티네. 스물여덟 살의 그녀는 한창 청춘이 꽃피는 시절을 전쟁에 빼앗기고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간다. 매일 똑같은 쳇바퀴를 도는 크리스티네의 표정은 늘 창백하고 메말라 있다.

어느 날, 우체국으로 전보 한 통이 날아든다. 오래전 미국으로 떠난 이모가 스위스 휴양지에서 보낸 초대장이다. 답답한 일상에 생긴 그 작은 균열에 크리스티네는 당혹스러워한다. 설렘보다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이모와 이모부는 크리스티네를 반갑게 맞아준다. 상류층이 된 이모의 아낌없는 후원으로 크리스티네는 촌스러운 옷을 벗어 던지고 평생 꿈꿔본 적 없는 화려한 변신을 시도한다. 처음 입어보는 고급 드레스, 윤기나고 풍성한 머리칼, 반짝이는 장신구로 치장한 크리스티네는 거울 속 자신의 낯선 모습에 놀란다. 외모뿐만이 아니다.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던 호텔 사람들에게 순수하고 발랄한 크리스티네는 신선한 충격이다. 크리스티네는 처음 맛보는 상류층 생활에 취하여 뜨거운 열정을 뽐내고, 사람들은 이에 매료된다.

하지만 신데렐라의 마법은 언젠가 끝나는 법이다. 신데렐라가 시곗바늘을 붙잡을 수 없는 것처럼, 크리스티네도 영원히 변할 수는 없다.
그리고 마법이 풀리는 순간,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책은 〈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의 개정판입니다.

저자

슈테판츠바이크

1881년오스트리아의수도빈에서부유한유대계방직업자아버지와이름난가문출신의어머니사이에서태어났으며빈에서높은수준의교양교육과예술교육을받으며성장했다.어린시절부터섬세한감각과문학적감수성을지녔던그는수많은고전작품을읽으며해박한지식을쌓았고,청소년기에는보들레르와베를렌등의시집을탐독하면서시인으로서의습작기간을거쳤다.대학에서독문학과불문학,철학,사회학,심리학등을두루섭렵했으며,특히프로이트의정신분석학에지대한영향을받았다.

이런배경으로스무살의나이에첫시집『은빛현』으로문단에데뷔하여일찌감치작품성을인정받는작가로자리매김한그는세계여러나라를자유롭게여행하면서한시대를풍미하는여러예술가들과교류하며드높은정신세계를구축했다.『은빛현』을필두로수많은소설및전기들을발표하기시작한다.1938년히틀러가정권을장악하자,유태인탄압을피해런던으로피신했다가미국을거쳐브라질에정착한다.또한2차세계대전이전백만부이상의판매를기록한대중적인작가이자다른나라언어로가장많이번역된작가로독일/오스트리아문학사에이름을올리고있기도하다.

츠바이크는‘벨에포크’라일컬어지는유럽의황금시대에활동했다.예술과문화가최고조로발달했던그시기를그는진정으로사랑했다.그러나,그토록사랑했던유럽이한방의총성으로촉발된세계대전을통해돌이킬수없는나락으로떨어지는것을눈앞에서목도하게된다.황금시대의빛과영광을박살낸것은,아이러니하게도그것을구축한그들유럽인들이었다.이때의심경은자신의삶을중심으로유럽의문화사를기록한자전적회고록『어제의세계』에잘드러나있다.

극심한상승과하강을삶을통해모두경험한이후,섬세한그의심성은더이상부조리한세계에서버티지못하고고난의망명생활속에서심한우울증에시달리다가,1942년2월브라질의페트로폴리스에서부인과동반자살로생을마감한다.종종‘평화주의자’또는‘극단적자유주의자’라는평을받던그는“나는이시대에어울리지않는다.이시대는내게불쾌하다”라는내용의유서를남기고자유로운죽음을선택하였다.

비극으로생을마감했지만,그가쓴수많은소설과평전은오늘날까지도세계여러나라의언어로번역되어수많은독자들로부터사랑을받고있으며,상당부분영화화되기도했다.또한다른예술영역에까지영향을미쳤는데,대표적인예가천재감독웨스앤더슨의2014년작'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THEGRANDBUDAPESTHOTEL)이다.앤더슨은이영화가슈테판츠바이크의작품에서영감을받아제작되었다고밝힌바있다.영화는츠바이크의소설'초초한마음'의첫단락을차용해서시작하며,엔딩크레딧에서“inspiredbythewritingsofStefanZweig”라는문구를삽입하여그사실을확고히했다.

출판사 서평

전쟁에청춘을빼앗긴여자,크리스티네
일생일대의마법같은순간을마주하다

자정을알리는종이친뒤시작되는신데렐라의진짜이야기

1차세계대전이끝나고황폐해진오스트리아의한시골마을,클라인-라이플링.그곳우체국에는매일정해진시간에정해진자리를지키고있는직원이있다.그녀의이름은크리스티네.스물여덟살의그녀는한창청춘이꽃피는시절을전쟁에빼앗기고하루하루를근근이살아간다.전쟁은청춘뿐아니라하나뿐인오빠와아버지까지앗아갔으며,그녀는지금몸이성치않은연로한어머니를모시고있다.매일똑같은쳇바퀴를도는크리스티네의표정은늘창백하고메말라있다.

그러던어느날,우체국으로전보한통이날아든다.스위스휴양지에서자신의이름앞으로발송된전보였다.여느때와다름없이타성에젖어있던크리스티네의일상에작은균열이생겼다.어머니에게자초지종을물어보니,이미오래전미국으로떠난뒤상류층이된이모가스위스의호화호텔로크리스티네를초대한것이었다.하지만혼자서거동도못하는어머니를두고떠날수는없는일.게다가우체국을여닫을직원은저하나뿐이다.일면식도없는이모를이제와서만난들무슨의미가있을까?걱정이많고조심스러운크리스티네는한참을고민하다가결국어머니에게등떠밀려이모를만나러간다.

클라인-라이플링을떠나본적없던크리스티네는스위스로향하는기차에서부터신비로운황홀경에빠진다.너른대지,상쾌한바람,낯선사람들…….처음맛보는해방감이었다.하지만들뜬기분도잠시,스위스호텔에도착한그녀는곧바로후회한다.한눈에봐도고급스러운옷과장신구를걸친귀부인들,크리스티네는꿈도못꿀숙박비를자랑하는호텔룸,몸과마음에서자연스러운여유로움을풍기는투숙객들사이에서크리스티네의낡은등나무가방과허름한옷차림,어색한몸짓은사람들의이목을끌기에충분했다.당장이라도고향으로돌아가고싶지만이제와서이모와어머니를실망시킬수는없다.크리스티네를알아본이모가따뜻하게환대해주지만,이모역시그녀의누추한행색이부끄럽긴마찬가지다.
“불쌍한것!자기가얼마나촌스럽게옷을입었는지정작자신은그것도모를거예요.망할놈의전쟁이오스트리아사람들을모두망쳐놓았어요.가엾은것!”

하지만크리스티네를변신시켜주는일쯤은이모에게아무것도아니다.이모의옷을빌려입고머리스타일을꾸미고아름다운장신구를두른크리스티네는완전히다른사람처럼보인다.호텔방에서거울에비친자신의모습을보고충격으로아득해진그녀는넋을잃는다.이것이진정나인가?

“여자는놀라호흡을가다듬었다.꿈에서조차이토록젊고,아름답고,우아하게차려입은자신을상상한적이없었다.선이분명한붉은입술,섬세한눈썹,물결치는금발아래로훤하게드러난목이돋보였다.하늘하늘한드레스에감춰진맨살이새롭게느껴졌다.여자는거울에비친여자가정말자신인지확인하려고거울앞으로더가까이다가갔다.그러나너무가까이다가서거나갑자기움직이면그황홀한모습이사라질까봐두려워서저절로미간이떨렸다.”

이후크리스티네의일상은백팔십도바뀐다.내성적이고수줍었던태도역시생기발랄하고적극적으로바뀌었다.모두가그녀에게춤을청하고,식사에초대하고,데이트를간청한다.꿈결같은시간속에서크리스티네는지금껏잊고살았던쾌락과여유를만끽한다.

심리소설의대가,츠바이크의장편걸작『우체국아가씨』
타고난이야기꾼이이끄는
한인간의처절한드라마

하지만츠바이크는자신의주인공이변신에도취된채영원한신데렐라로남도록놔두지않는다.신데렐라에게자정이있듯크리스티네의여행도급작스레끝나게된다.달리는기차에서바깥으로떠밀린듯한순간에깨져버린일생일대의휴가.백일몽에서깨어난그녀는하는수없이시골우체국으로되돌아온다.

하지만한번황홀경을맛본이에게시골생활은따분하고무식하고촌스럽기만하다.허무에찌든현실은크리스티네를미치기직전으로몰고간다.

소설은크게세부분으로나뉜다.크리스티네가변신하기전과변신한상태,그리고변신이끝난후.츠바이크는각부분을마치서로다른세단편처럼보일만큼색다른감정선과전개로이끌어간다.그리고말미에이르러독자는전혀예상치못했던충격적인결말을조우하게된다.

어떤학자들은『우체국아가씨』가미완의유작이라고도한다.그럼에도불구하고현존하는원고의결말은독자에게짙은여운을남긴다.크리스티네의삶은오히려죽지않고독자의상상속에서생생하게살아숨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