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오늘의 행복을 모읍니다 (황지운 인터뷰 에세이)

그리고 오늘의 행복을 모읍니다 (황지운 인터뷰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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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평범하게 살고 있는 여섯 명의 여성을 만나 모두에게 똑같이 행복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모두 대답은 달랐지만, 모두들 행복을 이야기 할 때는 눈을 반짝였습니다.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저자

황지운

『문화일보』신춘문예에「안녕,피터」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지은책으로『나는에디터다』(공저)와동화『정정당당해치의그렇지정치』,소설집『올해의선택』,엽서북『자기전에읽는글/그림들』(공저)이있다.
서울과제주에서살다가지금은광주에서영식이,복희두고양이와함께겨울이면거실까지길게햇살이들어오는집에서글을쓰며지낸다.고양이들과함께알수없는춤을추는시간을세상에서가장좋아한다.

목차

내가찾은행복을공유합니다
귀농0년차뚜
가게중문만보고나주에가게를낸빼마
엄마라는말이가장좋은임정희
어쨌든작물을보면행복한김원숙
해질넠개들과편하게산책하는정경심
소소한일상이충분히행복한서수원
도판

출판사 서평

내가나로,힘을갖는순간을묻습니다
전라남도에살고있는여섯명의여성들을만났습니다.여섯번같은질문을하면서여섯번내삶을돌아봤습니다.여섯명의각각다른대답을들으면서,여섯번더행복했습니다.행복한순간이늘었습니다.처음보는그들에게오래알고지낸듯한친근함을느꼈습니다.그래서당신에게묻습니다.당신은행복한가요?

기록되지않는기록을엮었습니다
구술사를좋아합니다.말을기록하는순간,그말은힘을갖거든요.사람들을만나서역사적인사건에대한얘기를들을때가많았습니다.이미다른곳에서도몇번씩인터뷰를한사람들은자신이겪은역사적사건에대해서술술이야기를합니다.저는재작년에다른곳에서했던말과토씨하나안틀리는사람들의말을기록하면서그러려니했습니다.큰사명감과역사의식을느꼈죠.아그렇구나,저게역사적사실이구나.
작년에어떤구술사작업에도참여하지않은분의인터뷰를채록했습니다.기억을더듬느라자주말을더듬고,한참을머뭇거리는사람들의이야기를들었습니다.그들은지금은다른일을하며살지만,그때너무행복했다고말했습니다.행복했다라는말에녹취록을정리하다가말고눈물이났습니다.머뭇거리며더듬는기억이토씨하나안틀리고줄줄줄읊는사람들의말보다더큰힘을가졌기때문입니다.저는처음으로유려하고거대한역사의말을의심하기시작했습니다.말을기록하면힘이됩니다.보통의사람들의말의힘은어떨지궁금했습니다.

각각다른그들에게물었습니다.행복한순간은언제인가요?
그래서행복을물었습니다.역사적으로의미가있는현장에있어서,세계에이름을알린사람은만나지않았습니다.공식적이고유명하다고인정받은사람들이아니라살아서숨쉬며열심히일하는것만으로도이미위대한사람들을만나고싶었습니다.그래서전라남도에서생산자로일하는다섯명의여성생산자와스무살때부터활동반경이전세계적이었던한명의여성을만났습니다.모두전라남도에서산다는것,여성으로태어났다는것말고는아무런공통점은없었습니다.
그들에게똑같은질문을했습니다.나이를,가족관계,출신지역,출신학교는묻지않았습니다.어떤직업을가진,누군가의관계로증명받는관계가아닌오로지나혼자만을기록할수있는지가궁금했습니다.
뚜님은공동체생활을할때친구들에게‘반했다’는표현을쓰면서,빼마님은닫힌가게문에얼굴을바싹대고,가게안을처음보던순간을이야기하면서,임영희님은과수원한쪽에아이들을위해심은꽃과나무들을말하면서카메라로도찍는게미안할정도로눈을반짝였습니다.김원숙님은체제전복을이야기하면서도밭에작물을심어놓고나면매일가서들어다보고싶다고말하며,정경심님은과수원에서혼자일할때는노래를크게틀어놓고춤을춘다고말하면서,서수원님은뜨개질을하거나친구와차를마시면서문득‘나이런것도하네?행복하다’고느낀다면서눈도같이행복해했습니다.

그래서여기에내가들은행복의기록을공유합니다.
뚜님은터닝포인트라는질문하나로한시간동안이야기를했습니다.목포에서친구들과반하며살았던모든순간이터닝포인트라고말했습니다.나다움을발견할수있었다고했습니다.김원숙님은외교관을꿈꾸던여고생이학생운동에뛰어들면서지금이되었다고말했습니다.그래서물어봤죠.지금다시열아홉의나를만난다면학생운동하지말라고말할수있냐고요.아니라고하시더군요.정확히는못하겠다고했습니다.그말이내가들었던어떤사명감과역사의식보다힘이더컸습니다.듣고있는내가행복했죠.나만행복할수없으니까여기여섯명의행복을드립니다.함께행복해집시다.

-엮은이의말

지금행복한가요? 행복한순간은언제인가요?전라남도에서살고있는여섯명의여성에게물었다.대답은제각각이었지만,행복의순간을말하면눈이반짝였고,기뻐했다.덩달아행복해,인터뷰를하는동안그들의이야기에빠져꿈속을헤맸다.다른사람들의행복을엿보고싶었을뿐인데,나의행복한순간이늘어버렸다.그리고나는처음혹은낯선그들을온전히이해하고있는듯한느낌을받았다. 상대방과어떤이야기를나눌때가장솔직하고,상대에대해서잘알수있는지,온전히서로를이해한다고느꼈는지생각해보면쉬울것이다.우리가상대를온전히이해하는질문은직업을물어봤을때가아니라,상처받았던순간은언제였는지,첫번째일기장에는어떤이름을붙였는지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