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이 세상의 후렴이 될 때

네가 이 세상의 후렴이 될 때

$14.00
Description
이 책은 역사를 '한 권의 책'이라는 개념으로 상정하며, 그것이 고전(공적 기록)과 일기(사적 기록) 중에 어느 쪽에 가까워질지 묻는 일종의 시뮬레이션이다. 비선형적으로 배치된 일기, 픽션이 되고자 하는 파편들, 각종 예술 장르에 대한 비평적 에세이 등 다양한 기록이 우발적으로 담긴 이 책은 지역의 역사적 인물과 공간을 함께 경유하며 로컬과 픽션, 글쓰기 장르의 경계를 묻는다. 무엇보다 이러한 형식 실험 안에는 총 일곱 편의 시가 포에트리 인덱스(poetry index)라는 이름으로 개입된다. 과연 시라는 장르는 이 책의 어떤 주석이 되어 기능하게 될까?
저자

이서영

광주출생.
시를기반으로다양한문화예술프로젝트를진행하고있다.
문학동인공통점으로함께하며,동명의잡지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
2022아르코문학창작기금에선정되었다.
2023문학에세이『네가이세상의후렴이될때』를출간하였다.

목차

2021
2123
1488
2012
1987
2018
2020
1953
2019
re:2021
2017
re
2022
2023
re

출판사 서평

역사라는고전,한권으로수렴되는삶
이책은역사를'한권의책'이라는개념으로상정하며,그것이고전(공적기록)과일기(사적기록)중에어느쪽에가까워질지묻는일종의시뮬레이션이다.비선형적으로배치된일기,픽션이되고자하는파편들,각종예술장르에대한비평적에세이등다양한기록이우발적으로담긴이책은지역의역사적인물과공간을함께경유하며로컬과픽션,다양한글쓰기장르의경계를묻는다.무엇보다이러한형식실험안에는총일곱편의시가포에트리인덱스(poetryindex)라는이름으로개입된다.과연시라는장르는이책의어떤주석이되어기능하게될까?

포에트리인덱스(poetryindex).
이책에서일컫는포에트리인덱스(poetryindex)란역사의특정한구간에서시적형태를얻어개입하는텍스트를뜻한다.이것은저자가직접고안해낸명칭이자,새로운장르양식이다.이것은한권의시집이라는물성안에서가지런히배치된시를뜻하는것이아니라,범람하는텍스트사이로각주처럼개입하는시를뜻한다.따라서이책에게재되는시들은목차로구분되는것이아니라다양한장르의글들속에불쑥개입하듯나타난다.마치예술이라는후렴이역사라는음악안에서반복적으로울려퍼지는것처럼.

우리라는인칭안에서
한편의시는역사로부터의휴식처가된다.그것은유일한시공간이라는점에서,즉자기만의영토와목소리,독보적인문양을가지고있다는점에서일종의로컬과도같다.하지만시인은결국,다음의시를위해울타리를스스로해체하고,분쇄해야하는국면에처한다.이것은떠나고머물기를반복하는우리의삶의리듬과도닮아있는모습일것이다.결국한편의시에대한고민은내가속한바운더리에대한고민이며,인칭에대한고민이다.
그러니‘우리’라는인칭을확장해보자.대상이라는것은언제나멀고도가까운것이다.이책은‘우리’라는말로,혹은동료라는이름으로묶을수있는대상들을다양한바운더리안팎에두고사유한다.또한‘우리’라는말안에서자유롭게떠나고머무는방식을고민한다.최초의공동체인가족들과친구들,현재직장으로두고있는‘광주극장’의동료들,오랫동안함께독립무크지를만들어왔던문학동인‘공통점’,다양한방식으로함께해왔던동료예술가들을비롯해광주라는지역공동체가아우를수있는‘우리’의범위를묻는다.

이곳의하루와저곳의하루,자유롭게닿아보기
무엇보다‘동료’의범위를새롭게제시하기로한다.이책에서의동료는현재의시공간에서함께하는눈앞의대상들을넘어서서,나의핵심을믿고맡길수있는이들-혹은내가빌려오고싶은몸그자체를가리킨다.작가는동료를모색하는과정안에서시문학파의용아박용철시인,『표해록』을저술한조선시대인물최부,남종화의대가의재허백련을비롯하여광주의역사적인물들,혹은더멀리있는예술가와기록자들을경유한다.우리는독서라는행위로이시뮬레이션에기꺼이합류할수있다.우리에게주어진이흥미로운시간성을함께탐사해보는것은어떨까.


시를마침내도달해야할종착지로여기는이들은평생시에가닿지못한다.시는바로그곳을향해가기위한지도를구겨버리는일로부터출발하는것.헤매는것.흩어지는것.달아나는것.그러다절망하며고개를숙이고바닥에엎드렸을때코끝에호흡으로걸리는것.멀쩡하게구축된것하나없이허물어진바로거기에서부터시작하는시인의마음이여기에있다.슬픔의역사가다른표정으로계속되는이세상을우리가왜쉽게져버릴수없는지에대하여,세상곳곳에울려퍼지는‘예술’이란후렴에의해서라는시인의답을우리는이렇게만난다. _양경언(문학평론가)서영과의내력을짧은연보로써보자면,2012년은서영을처음만나친구가된해이다.그후로십몇년간서영이쓰는시를가까이서지켜보며시로써타인의몸을빌려슬픔을나눠가질수있다는걸깨달았다.2017년은서영과함께작은독립잡지를만든해,우리는사소한결정을두고골몰하기도하고금남로를따라오래걷기도했다.2020년과2021년에는몇번의전시회에서서영의시와산문을읽었다.그리고2023년은서영의첫책이나온해로기억되겠지.서영의책을읽고생각했다.이연보의끝에는-지금은정확한연도를적을수없지만-반드시이렇게쓰여있을것이다.모두에게사랑받는시인,사람들의“어깻죽지를긁어주러오는천사”같은시인과친구가되어기뻤다고._조온윤(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