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이탈 (서경희 소설)

경로이탈 (서경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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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성장’이라는 고속도로에 오르기를 거부하면서
자기 세계를 ‘확장’하는 소년들의 이야기

“그냥 달려. 우리가 달리는 곳이 곧 길이야.”
『수박 맛 좋아』, 『복도식 아파트』, 『옐로우시티』, 『하리』, 『밤의 독백』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김 대리가 죽었대』로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서경희 작가의 청소년소설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고등학생 ‘정국’은 유명 배우의 아들이지만, 아빠를 혐오한다. 아빠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위선과 자신을 향한 편견 어린 시선이 꼴사나워, 항상 반항을 일삼고 학교에서 퇴학당하기 일쑤다. 그런 정국을 옆에서 지켜주는 건 친구인 ‘가을’이다. 하지만 가을은 학교에서 게이라는 소문이 퍼져 따돌림당한다. 국어선생님인 ‘국어’는 그런 두 소년과 소설에 대한 관심사를 나누며 아이들의 곁을 지키는 유일한 어른이 되어준다. 그런데 어느 날 가을이 좋아하는 여자애에게 고백하다가, 고백을 받아주지 않자 자기 얼굴을 난도질해 자해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설상가상으로 정국은 이 사건에 관련된 누명을 쓰고 학폭위에 불려 나가게 된다. 그런데 국어는 이 사건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것 같다.
저자

서경희

2015년단편소설「미루나무등대」로김유정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지은책으로는『수박맛좋아』,『복도식아파트』,『꽃들의대화』,『옐로우시티』,『하리』,『김대리가죽었대』,『밤의독백』이있다.제3회‘넥서스경장편작가상’대상을수상했다.

목차

경로이탈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삶이끊임없이연기를거듭해야하는무대라면
우리는무대에오르지않겠다!”

마침내위선이사라진세상의끝을향해
두소년이질주한다

『경로이탈』의주인공정국은소위말하는비행청소년이다.정국을반항하게만드는것은어른들의위선이다.유명배우인정국의아빠는정국을어릴때부터아역배우로데뷔시키고,빡빡한틀안에서키우려고한다.엄마는그런아빠와정국을열심히뒷바라지하며엄마로서의의무를다한다.하지만정국에게는이모든모습이자기자신을기만하고타인을시선안에가두려는위선으로보인다.부모를,부모처럼번지르르하게행동하는다른어른들을,사춘기를지나며스스로솔직하지못하게행동하는친구들을혐오한다.

그런정국이혐오를해결하는방식은‘폭력’이다.“문신사건”은그과격함을가감없이드러낸다.정국은반에서문신하고싶다며끊임없이허풍을떠는한친구를그냥보고넘기지못한다.그래서나무젓가락사이에바늘을끼고실로칭칭감은다음에학교앞문방구에서파는잉크를사다가밑그림도없이‘짜져새꺄’라고새겨버린다.이같은위악과과격성으로몇번이나전학을다녀야했다.물론매번퇴학을면할수있는건유명연예인인아빠의재력덕분이다.

그런데가을은정국이혐오하는다른아이들과다르다.아직아이와같은편견없는미소를얼굴에띠고가식없이정국을대한다.또정국과도다르다.무엇이든폭력으로해결하려는정국과달리가을은학교에서게이라는의심을사고폭력적으로따돌림당하면서도,당당하게맞서며폭력을사용하지않는다.정국은소설을읽고습작하기도하는가을과어울리며필사를하며비행을잠시멈추는듯보인다.

소년들에게는그저
자기얼굴을제대로바라봐줄
단한사람이필요했다

하지만이런평화는어느날가을이좋아하는여자애한테고백했다가,그애가고백을받아주지않자자기얼굴을난도질해자해하면서어그러지게된다.‘얼굴’은『경로이탈』에서중요하다.가을은폭력과더불어염색,피어싱,화장등얼굴을꾸미는행위를통해통념에저항하기도,자신을규정하기도한다.그렇기에유일한친구인가을의얼굴을덮은하늘색모포에피가배어있는모습을보고정국은좌절할수밖에없다.

그런데얼굴에대한가을의태도또한정국과조금다르다.가을은기본적으로향수나비누를쓰지않아도살에서세탁한와이셔츠에서나는산뜻한향을풍긴다.얼굴을치장하고,패션이라는가면을씌워자기를호소하지않아도,가을은가을만의고유성을드러낸다.

그래서가을의자해사건이후정국과가을을떼어놓으려는학폭위,아빠와어른들의방해를뚫고두사람이재회했을때,화려하게염색되어있던정국의머리가여러사건들로인해민머리가되어있었지만,가을은완전멋지다고얘기해준다.가을은자신의얼굴에난상처를정국에게보여주며“내얼굴이나을때까지만날지켜줘.”라고말했지만,사실정국의민머리,즉정국의진짜얼굴을옆에서바라봐주고스스로를긍정할수있게만들어주는사람이야말로가을인것이다.

비로소시작으로끝맺게되는
서경희식청소년소설

서경희는청소년소설이라고해서이전작품들에서보여준날것의부조리들과타협하지않는다.여전히가장고개돌리고싶은상황과가장이해할수없는인물들앞에서서그음의에너지들을기록한다.『경로이탈』의두아이들이마지막에차를타고땅끝마을을향해질주하는여정이마냥유쾌할것같지않은이유다.하지만이결말이만약로드무비의시작이라면,정국과가을은땅끝마을이아니더라도,어딘가에도착할때즈음엔분명성장해있을것이다.그러니까아이들은지금무언가를시작하고있다.차의백미러끝에서햇빛이반짝한다.그렇게서경희소설에서지금껏보기드물었던희망의단초가꿈틀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