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웨딩드레스 (서경희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블랙 웨딩드레스 (서경희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18.00
Description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 작가 서경희 신작
당신이 ‘사랑’이라 부르는 것들에 던지는 가장 통렬한 질문
2015년 단편소설 「미루나무 등대」로 김유정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서경희 작가는 『수박 맛 좋아』, 『복도식 아파트』, 『하리』 등을 통해 현실의 균열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작가로 평가받아왔다. 신작 『블랙 웨딩드레스』는 결혼이라는 통과의례 앞에 선 한 여자의 서늘한 자기 응시를 통해, 사랑과 계급 그리고 욕망이라는 보편적 화두를 통렬하게 파고든 장편소설이다.

마흔 살 은주는 오랜 연인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섰다. 결혼의 황금기인 30대를 고스란히 바쳤지만, 그가 선택한 신부는 능력 있는 여자였다. 은주는 배신감에 복수를 결심한다. 결혼식을 망치겠다는 시도는 실패했고, 그 잔인한 실패 속에서야 자신이 외면해 온 진실과 마주한다. 그녀의 사랑은 순수했을까, 아니면 생존을 위한 계산이었을까.
저자

서경희

2015년단편소설「미루나무등대」로김유정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지은책으로장편소설『수박맛좋아』『복도식아파트』『김대리가죽었대』,소설집『밤의독백』『대박오천만연기학원』,청소년소설『경로이탈』등이있다.제3회‘넥서스경장편작가상’대상을수상했다.

목차

내남자친구의결혼식
그사람
잿빛환상
어제와다른오늘
운명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사랑이라믿었던것이계산이었다면
희생이라여겼던것이선택이었다면
그때우리는어디로가야하는가

『블랙웨딩드레스』는복수극으로시작해자기직면으로귀결되는소설이다.7년연인의결혼식에하객으로선은주는관계의파괴를꿈꾸며복수를계획하지만,복수는처절한실패로돌아간다.그리고그잔인한폐허속에서야비로소자신이평생외면해온진실과마주한다.작가는은주를연약한희생자로그리지않는다.오히려불안한현실속에서사랑보다안정을갈망하고,생존을위해치밀하게계산된결혼을선택하려한인물로그려낸다.결혼의조건을치밀하게계산하던남자와운명적사랑의환상을심어준남자,두갈래의선택을모두놓친끝에남은것은오직은주자신뿐이다.

이소설의정수는계급을외부의폭력이아닌,내면화된욕망의구조로풀어낸데있다.은주가가난한무명가수고결이아닌변호사지함을선택한것은결국안정과생존을향한의지였다.결혼제도안에서그녀가택한가장중요한조건은숭고한사랑이아니었다.그러나그선택이무너졌을때,은주는자신이견고하게쌓아올린계급의벽과정면으로충돌한다.작가가전하고자하는바는명확하다.“가장아픈것은결국내가나를다치게했을때이다”라고.은주의여정은단순히개인의불행이아니라,우리모두가내면화한사회적욕망의초상이다.

부산에서고결의가족을마주하는장면은이소설의가장비극적이면서도통렬한정점이다.위태롭게해라도들던기울어진집에서해조차들지않는습한지하로추락할아이의예정된내일,그리고조건없는사랑에생을걸었으나현실의결핍과독박육아라는무게에짓눌려시들어가는,은주가가장두려워했던‘순수함의말로’를적나라하게보여주는젊은여자의모습.그풍경은은주가평생외면해왔던가난의그림자이자,순수하게사랑만믿고결혼했다면자신이되었을수도있었던또다른삶의실체다.은주는2천만원이든봉투를남기고그집을빠져나온다.그수표는선의가아니다.자신이버린과거와선택하지않은가난에대한속죄이자,그불행이자신의것이될수도있었다는공포로부터의절박한도피다.그녀는타인을향한복수대신,끝내자신을옭아맨두려움과마주하며달린다.그달림은누군가로부터의도망이아니라,‘나였을지도모를삶’으로부터의탈출인것이다.

그과정에서은주는순백의드레스가아닌블랙의드레스를선택한다.이는더이상사랑이라는이름의위선뒤에숨지않겠다는,자신의세속적욕망을투명하게긍정하겠다는당당한선언이다.은주는이제순진한척,착한척하는기만을기꺼이벗어던진다.결혼이라는거대한거래속에서자신이얻고자하는안정과경제적이익을더는수치로여기지않는다.조건없는사랑이라는허구의환상대신,자신의욕망을정면으로응시하며제몫을당당히계산하는삶의주체로거듭난다.작가는이블랙웨딩드레스를통해,사람이자신의욕망을숨기지않고마주할때비로소진짜자유에닿을수있다고말한다.

『블랙웨딩드레스』는사랑과욕망,계급과자아를교차시키며우리시대의가장솔직한자기인식의순간을포착한다.감정의과잉없이도독자의가슴을서늘하게울리는문장력은작가서경희의한층성숙한문학세계를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