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테크닉 - 마르셀 모스 선집 1 (양장)

몸 테크닉 - 마르셀 모스 선집 1 (양장)

$18.00
Description
현대 사회학과 인류학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수 있는 지적 에너지의 보고,
‘마르셀 모스 선집’을 펴내며
프랑스 사회학의 창시자 에밀 뒤르켐의 조카이자 후계자, 프랑스 민족학의 아버지, 종교사학과 민족지학의 위대한 스승, 인류학의 필독서로 꼽히는 『증여론』의 저자 등등, 마르셀 모스라는 이름 앞에 여러 수식어가 뒤따른다. 모스의 사회학과 인류학은 지난 20세기 후반기를 수놓은 여러 걸출한 사상의 비밀스러운 본거지로서 끊임없이 혁신적 발상을 불러일으켰으나 어느덧 사회학자들은 모스를 인류학자들에게 떠넘겨버리고 인류학자들은 그를 잊고 있다. 이후 부르디외는 사회학과 인류학 사이의 유대를 다시 발견하면서 뒤르켐과 모스를 결합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박정호 교수(대구대, 사회학)는 선집에 참여하는 역자들을 대표해 “모스의 학문적 업적과 정치적 참여 사이의 긴밀한 연관을 간과하는 바람에 그의 사상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 정치철학적 사유는 부당하리만큼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다. 모스의 학문적 성과와 뛰어난 독창성의 근거, 풍요로운 사유의 원천에 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모스 선집은 이러한 역설을 해소하려고 한다. 우리는 모스의 사유로 사회적 삶의 역사적 전개를 서사하고 현실의 문제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구체화하고 좋은 미래를 상상하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번에 기획된 모스 선집은 그의 지적 성과와 궤적에 관한 총체적 전망을 제시함으로써 모스의 사상을 더욱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라고 간행사에서 선집 간행의 의의를 밝히고 있다.
저자

마르셀모스

저자:마르셀모스
프랑스사회학자이자인류학자인마르셀모스는1872년유태인가정에서태어났다.모스는삼촌인에밀뒤르켕의가르침을직접받았기때문에그의사상또한상당한정도로물려받았다.모스는1893년보르도대학교에서철학학위를받고바로파리에정착해이곳에서프레이저(J.Frager)와타일러(E.Tylor)의책들을통해서인류학에입문했다.1901년모스는고등연구원(?colePratiquedesHautes?tudes)에서민족학방법을강조하며‘원시민족들의종교역사’를강의한다.이를통해서주어진자료들을평가하고분석해이론화하는민족학적방법론을정립하기에이른다.특히모스는여러외국어에능통했기때문에프랑스인류학을국제적으로널리알리는데중요한역할을하게된다.모스는사회주의적열정을가졌을뿐만아니라이국적인사회에대한관심이많았고,예술적감성도풍부해서언제나새로운사고에개방적이었다.
1904년에는<위마니테(L’Humanit?)>지의창간에참여하고편집을담당했으며,1920년부터는<민중(LePopulaire)>지에정치적기고문을싣기도했다.1925년민족학연구소(Institutd’Ethnologie)를설립하고,1931년에는콜레주드프랑스(Coll?gedeFrance)의사회학분과장으로선출되었다.파리대학교에민족학연구소를설립해인류학을독자적인학문으로이끄는데큰공헌을했다.그는민족학적방법을엄밀하게발전시키고,표상과실천,관념과행위등의개념을구분하고이를구체적인민족지학적자료들과연계해서설명하고자했다.즉,그는프랑스제1세대현지조사인류학자세대를구성시켰던것이다.

역자:박정호
서강대학교에서화학과사회학을공부한뒤프랑스파리10대학에서「뒤르켐,베버,모스:마나에서구원으로의이행에관한연구」라는논문으로사회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대구대학교사회학과에재직하면서선물과희생제의의문화적담론과실천을연구하고있다.증여와선물에관한다수의논문을발표했고,미셀마페졸리의『부족의시대』(공역),로베르에르츠의『죽음과오른손』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마르셀모스선집을펴내며7

1.감정표현의의무13
“웃음과눈물로인사하기”30
2.집단이암시하는죽음관념이개인에게미치는
신체적효과33
3.몸테크닉71
4.심리학과사회학의실질적이고실천적인관계119
심리학과사회학의관계에관한토론의결론173
사회학과심리학의관계에관한토론176

해설총체적인간의사회학187
마르셀모스연보237
찾아보기244

출판사 서평

부르디외의‘하비투스’에대한사회학적분석의단서를선취한
‘몸테크닉’외세편의강연문

이책은마르셀모스가프랑스심리학회에서강연할목적으로작성한네편의글을우리말로옮긴것이다.세편은인간의몸에관한사회학과인류학의원류에속하는「감정표현의의무」,「집단이암시하는죽음관념이개인에게미치는신체적영향」,「몸테크닉」이며,나머지한편은심리학과사회학의성과를검토하고두학문의협력관계를모색한「심리학과사회학의실질적이고실천적인관계」이다.이네편의글을통해모스가줄곧생각해왔던사회학의궁극적대상이명료하게드러나며,인간에관한하나하나의구체적사례에접근해총체적인간이구축되고표현되는방식을세밀하게파악하고자했던모스의노고를짐작할수있다.

모스는이들강연문을통해서궁극적으로사회학이파헤쳐야할연구대상이‘총체적인간’임을강조한다.뒤르켐과달리모스는사회학에새로운길을터주기위해과감하게인접학문에눈을돌렸다.그는사회학으로도심리학으로도구획지을수없는인간존재의총체성을강조했고,두학문이궁극적으로고찰해야할대상도바로이총체적인간임을강조했다.모스에따르면사회적인것은생리적인것과심리적인것이교차하는하나하나의구체적상황에서만실재적이고객관적이다.사회적인것은어디에나있지만생리적-심리적인것과만나지않으면어디에도없다.총체적인간개념을정의하는문제는바로이런지평에놓여있다.

이처럼모스는이책에서애도의의무와죽음의암시효과,몸테크닉을둘러싼세세한사실들을고찰함으로써오늘날사회학과인류학이간과해서는안될총체적인간개념의윤곽을드러내며의식이암시상태에휩싸이고사회적인것과생리적인것이기이하게결합하는현상등을다룬다.

감정표현의의무,죽은자에대한사회적-심리적-생리적응답

이강연문에서주목할것은모스가애도과정에서표현되는울부짖음과비명을일종의언어로간주하고집단이공유하는상징체계의견지에서해석한다는점이다.애도절차의세밀한규정은개개인의심리적,생리적상태에외재하고그것을초월하는규범이아니다.그것은개인의내부에서작동하는심리적,생리적사실과한덩어리를이루며,바로그럴때만제대로작동할수있다.가령일정량으로만눈물을흘려야한다면,바로이‘일정량’은개인감정의자유로운분출을제한하면서동시에그것의효과적표현을돕는생리적지점에해당한다.모스는애도의의무에서개인의심리적-생리적-사회적차원이맺는특별한관계에주목한다.일정량의눈물을흘리거나탄식할때,개인의식의층은사회적인것(의무)과생리적인것(눈물)의‘직접적결합’에방해되지않도록얇아진다.

애도표현의의무는죽은자에대한사회적-심리적-생리적응답이라는총체적수준에서검토해야할문제이며,이러한응답을수행하는개인역시구체적이고총체적인인간으로접근해야한다.모스의강연문은오스트레일리아장례의식의눈물과비명,울부짖음이인간감정의생리적표출이고관습적인감정표현의의무이고일종의언어임을보여준다.일정량의비명이나리듬이실린울부짖음은심리적고통의자연적분출을제어해그것을사회적소통에적합한상징적질서에편입시키려는인간의의도를보여준다.

죽음의암시가신체에미치는효과

「집단이암시하는죽음관념이개인에게미치는신체적효과」에서모스는‘죽음의암시’가일으키는특이한병리적현상을통해‘총체적인간’개념에접근한다.집단이암시하는죽음관념은개인의미세한신체조직에파고들어실제죽음에이르게하는불가사의한상징적효과를일으키는데,모스는이메커니즘을연구하면“신체적인것,심리적인것,정신적인것(즉사회적인것)이직접연결되어있음을입증”할수있다고본다.여기서모스의관심사는뒤르켐이『자살론』에서제시한문제의식과맞닿아있다.죽음은불안정한정신적위기를넘어심리적이면서생리적위기,즉개인내부에서일어나는총체적위기와결부되기때문이다.그런데이강연문에서모스가주목하는죽음은이러한자살과는다른원인을갖는다.

흥미롭게도모스의관심은개인을죽음으로내모는사회의강제력보다는개인에게서발생하는암시의구체적‘효과’에더많이기울어져있다.누군가사회의금기를어겨치명적죄를저지르면그는집단이암시한죽음의관념을내재화해심리적불균형상태에이른뒤며칠후실제로죽게된다.그의죽음은‘피암시성’이아니라‘자기암시’로인한죽음에가깝다.죽음의집단적암시는오직그암시에대한주관적믿음을경유할때만효력을일으킨다.따라서개인의식은집단적힘의파장이고스란히새겨지는영역으로볼수없다.아무리극단적인상황이라도개인의식의고유영역은사라지지않는다.

총체적인간과분할된인간

모스의총체적인간개념에는중요한사실하나가함축되어있다.그는총체적인간이현대사회의엘리트와무관하다고평가하면서이개념에중대한한계를설정한다.모스가말하는엘리트란학구적이성으로무장한사람들의경우가대표적이다.이들은“본능에저항하는방법을알고있으며,교육과개념그리고신중한선택덕분에자기행동하나하나를모두통제”할수있다.그들은총체적인간이아니라억제되고통제된인간,즉사회적-심리적-생리적차원을효과적으로분리할줄아는인간이다.이런점에서엘리트들에게는총체적인개인성의차원이결여되어있다.이처럼엘리트가일종의‘분할’된인간이라면총체적인간은평범하고평균적인인간을가리킨다.이평균적인간은원칙적으로는사회적-심리적-생리적총체성을자기가속한사회의이름에걸맞게나름대로구현하는하나하나의평범한개인들이다.

총체적인간과분할된인간,다시말해대다수인간과소수엘리트의구분을통해모스는‘사회학이무엇을대상으로삼고무엇을사고하는학문이어야하는가’라는근본적질문을던진다.모스의답변은단호하다.그는엘리트들을“사회학자가일반적으로연구해야할대상이아니”라고잘라말한다.그들은이역동성을억제해자신을극히단순하고추상적인존재로환원시킬줄아는존재이다.정작중요한문제는다른지점에있다.모스는이분할된존재의렌즈를통해현실의복잡한총체적인간을사유하고평가하려는학구적이성에엄중한경고를내린다.모스의이언급에는훗날부르디외가‘스콜라적환상’이라고일컬은학구적이성에대한비판이잠재되어있다

몸에관한사회학적성찰을이끈선구적텍스트,‘몸테크닉’

모스의강연문「몸테크닉」은에르츠의「오른손의우월성」,짐멜의「감각의사회학」등과더불어몸에관한사회학적성찰을이끈선구적텍스트로손꼽힌다.「몸테크닉」은모스자신의군대경험(영국군및프랑스군의삽다루기와걸음걸이,전쟁당시웅크리고앉아있던오스트레일리아군인의자세),체육활동(수영이나달리기,등산),일상생활(미국의한병원에서의간호사들의걸음걸이,테이블배치방법,위생,주먹을쥐는방법이나앉는방법,던지는방법,섹스자세),또는마오리부족여성들의엉덩이흔들기등을통해다양한사례를제시한다.

몸테크닉은환경에대한신체의단순한기계적적응이아니라몸에새겨진능력을표현하고재생산하는기술로해석된다.이능력에는성,나이,계급,지위,세대등과연관된사회적차별성이자연스럽게기입된다.가령모스가남녀간돌을던지는자세를비교하면서몸테크닉의차이를언급한다.옮긴이는‘여자아이처럼던지는’운동성은여성의본성이만든자연적결과가아니라,사회가여성규범으로제시한몸의‘억제된의도성’에따른결과로볼수있음을주목한다.따라서몸테크닉의사회학적의미중하나는그것이사회적차별을생산하고정당화하는억압적담론의산물이라는점에서찾아야한다고강조한다.

옮긴이에따르면디지털기기를쓰기위해동원되는몸테크닉은매우단순해보이지만무시할수없는문화적영향력을도처에서생산한다.두손가락만으로화면의특정부분을늘이거나줄이는기술이나양쪽엄지손가락만으로문자를입력하는기술등을보건대,오늘날스마트폰과같은기기의사용에적합하도록몸테크닉을익힌아이들에게책을넘기는동작뿐아니라활자를눈으로따라가는동작이얼마나힘든지쉽게예상해볼수있다.디지털격차와문해력을둘러싸고벌어지는숱한논쟁의심층에는지적차원의문제로환원되지않는몸기법의문제,즉‘손가락테크닉’의문제가숨어있는지도모른다.

몸테크닉과부르디외의‘하비투스’

「몸테크닉」은오늘날모스의언어보다는‘하비투스(habitus)’같은부르디외의용어로포착되어오늘날신체의사회학을주도하는개념으로확고히자리매김했다.그러나계급간소비양식의차이를분석한부르디외의하비투스는부르디외가새로운방식으로사용하기전에모스가이미사용했던용어이다.옮긴이는몸테크닉과아비투스는지속적이고동시적인상호참조의개념으로삼을필요가있다고강조하면서의식적모방학습의결과로서몸테크닉과사회구조의무의식적체화로서하비투스는차이가있음을강조한다.몸테크닉은심층적하비투스의가시화된일부몸동작이아니라하비투스의시야로포착할수없는사회적현실을가리키는별도의개념으로볼필요가있다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