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역사문화공원 101인 : 그와 나 사이를 걷다

망우역사문화공원 101인 : 그와 나 사이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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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경계를 넘나들고 경계를 허무는 길, 망우역사문화공원 사잇길을 걷다
망우리공원은 한국 근현대사의 가장 격동적인 시기를 체험할 수 있는 인문학 공원이다. 100인 이상의 유명 인사를 비롯해 서민의 묘가 다수 존재하고, 고인들의 숱한 비명을 통해 우리 근현대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거대한 야외 박물관이다.

망우리공원은 2022년 4월 ‘망우역사문화공원’으로 이름을 새로 바꾸고 서울의 대표적인 역사문화공원으로 탈바꿈했다. 또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주변 환경과 적극적으로 교감하는 ‘중랑망우공간’이라는 공공건축물이 들어서서 역사와 문화를 품은, 아름다운 공원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기억의 공간이자 도심 속 휴양의 공간이며, 땅과 하늘, 자연과 도시가 한데 어우러진 풍경으로 거듭났다.

망우역사문화공원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과정에서 『그와 나 사이를 걷다』라는 저서를 출간해 망우리공원에 안치된 역사 인물을 꾸준히 발굴하고 조명해 온 김영식 작가의 역할을 빼놓을 수가 없다. 2009년 이 책의 초판 발행 이후 망우리공원은 2012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선정 ‘꼭 지키고 싶은 우리의 문화유산’, 2013년 서울시 선정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되었고, 2016년에는 서울시가 예산을 들여 인문학 ‘사잇길’ 조성 사업을 펼쳐 묘를 찾는 이정표와 안내판까지 설치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의 ‘망우역사문화공원’으로 발전해 왔다.

저자는 판을 거듭할 때마다 새로 발굴하거나 자료 부족으로 다루지 못했던 사실과 인물을 추가하면서 망우리 인물 열전의 내용을 증보해 왔다. 최종 완결판에 해당하는 이번 개정 4판에서는 기존 내용을 수정 및 보완하고 23명의 인물을 새로 추가했다. 식물학의 선구자 장형두, 기상학의 선구자 국채표, 만주기독교회 창립자 변성옥 목사, 19세기의 유명한 역관 문인이자 한성판윤에 5회 제수된 변원규, 조선어학회 회원 신명균과 박현식, 교육가이자 시인인 허연 등이 새로 추가된 인물들이다. 그렇다면 이곳에는 얼마나 많은 역사 인물이 있을까? 저자는 책의 ‘맺음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2006년 시점에서는 17명이 관리사무소의 리스트에 있었다. 2009년 필자가 초판을 내며 40명, 2015년 개정 2판 때 50명, 2018년 개정 3판 때 60명을 소개했다. 다시 2021년 중랑구청 용역으로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망우리분과위원회가 묘역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41인의 유명 인사(비석 9인 포함)를 추가로 밝혀냈다.”

결국 망우리에는 100명을 훨씬 웃도는 유명 인사가 존재한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유명 인사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감동적인 비문을 남긴 서민의 무덤을 비롯해 수만을 헤아리는 합장 묘역도 있거니와 무엇보다도 역사가 깃들어 있는 장소성을 고려한다면 그러한 수치는 무의미하다. 기억의 장소이면서 그 기억을 토대로 살아 있는 자들의 정체성에 준거를 제공하는 곳 그 자체의 의미가 훨씬 크다. 따라서 저자는 망우리공원에 100명 이상의 유명 인사가 있다는 의미에서 이번 완결판의 제목을 ‘망우역사문화공원 101인-그와 나 사이를 걷다’로 정하고, “이곳 망우리에서, 삶과 죽음의 사이, 어제와 오늘의 사이, 그와 나 사이의 ‘사잇길’을 걸어가며 ‘망우’해 보지 않겠는가”라고 말을 건넨다.
저자

김영식

저자:김영식
작가·번역가·망우인문학자.대학생때처음찾은망우리공원을잊지않고지내다2002년《리토피아》를통해수필가로등단한후20년만에다시찾아간것이평생의작업이되었다.2008년《신동아》에「망우리별곡」을연재하고2009년『그와나사이를걷다-망우리사잇길에서읽는인문학』(문광부우수교양도서)초판을출간해망우리공원의인문학적가치를세상에널리알렸다.이후로도새로발견한인물을계속추가해2015년개정2판,2018년개정3판을거쳐인물열전으로서는최종판이되는개정4판을출간하게되었다.2023년봄에는아동용으로『망우역사문화공원』도출간했다.한편,일문학관련으로『한줄에울다-명작하이쿠에담긴생각과기억』(2019)을출간했고10여권의일본근대문학번역서를냈다.대표작은『기러기』(모리오가이),『라쇼몽』(아쿠타가와류노스케),『무사시노외』(구니키다돗포),『산월기』(나카지마아쓰시),『슌킨이야기』(다니자키준이치로)등이다.산림청장상(2012,한국내셔널트러스트),서울스토리텔러대상(2013,서울연구원)을받았고2014년부터서울시와중랑구의망우리공원관련학술용역을다수수행했다.번역회사를경영하는한편,중랑구망우역사문화공원운영위원회위원장을맡고있다.

목차

추천사
-더없이중요한역사의공간,망우역사문화공원(유홍준)

머리말

1부그잎새에사랑의꿈
1시를남기고가을속으로떠난‘목마’-시인박인환
2동화속으로떠나간아이들의산타-소파방정환
3‘꿈을찍는사진관’의주인-아동문학가강소천
4한국근대유화의슬픈자화상화가-이인성과이중섭
5한국근대조각의선구자-조각가권진규
6이념의벽앞에잊힌문인-함세덕과최학송
7가사가세번이나바뀐노래의주인-작곡가채동선
8낙엽따라가버린‘오빠’의원조-가수차중락
9한국야구의원조‘호무랑’타자-야구인이영민
10비운의영화인이부른‘밤하늘의부루스’-영화감독노필
11여성최초의예술원회원및기독교장로-끝뫼김말봉
12망우리공원의문인들-김상용김이석계용묵이광래

2부이땅의씨앗과뿌리
1근대서양의학의선구자-지석영과오긍선
2개화에앞장선근대최고의서화가-위창오세창
3‘조선의마음’을일깨운사학자,언론인-호암문일평
4독특한국어학자였던조선의변호사-학범박승빈
5망우리의조선어학회3인방-신명균박현식이탁
6한글을연구한애국지사-지기문명훤
7한국민속학의원조-석남송석하
8한국식물학의선구자-서울사대교수장형두
9동아일보의편집국장-소오설의식과그가족
10대한민국엔지니어의선구자-대한중석초대사장안봉익
11대한민국과학기술유공자-제2대관상대장국채표
12우리나라방송계의선구자?노창성,이옥경부부
13대한변호사협회초대회장-최병석

3부겨자씨한알의믿음
1100년만에찾은유관순열사의묘-이태원묘지무연분묘합장묘
2유관순열사의이화학당동기-여경국장김분옥
3동아일보의초대주필-설산장덕수
4경기여중고15년의교장-난석박은혜
5도산선생의발치에묻어다오교육가-추담허연
6한국최초의기독교유아세례자-송암서병호
7함북성진의3·1운동을이끌다-목사강학린
8초교파만주조선기독교회창립자-목사변성옥
9한국최초의몰몬교신자,콩박사-영양학자김호직
10크리스천홈의태양MRA운동의개척자-이경숙
11전도부인어머니와독립지사아들-주룰루와김명신
12한복을입고이땅에묻힌일본인-민예연구가아사카와다쿠미
13한반도에포플러와아카시아를심다-총독부초대산림과장사이토오토사쿠

4부한조각붉은마음
1민족대표33인의영(榮)과욕(辱)-한용운과박희도
2임시정부통합에힘쓴겨레의지도자-도산안창호
3도산안창호의영원한비서외과의사-태허유상규
4도산의조카사위,흥사단원-김봉성
5평북선천애국계몽활동의주역-향산이영학
6고당조만식의오른팔-고송조종완
7글없는비석이전하는침묵의소리-죽산조봉암
8좌우의투쟁속에사라진젊은혼?삼학병김명근,박진동,김성익
9깊이감추고팔지않음이여지사의뜻이로다-남파박찬익
10반민특위의선봉장,민위원-현포이병홍
11조선의마지막공주-명온공주와부마김현근
12신립장군의아들,무인출신영의정-충익공신경진
13한성판윤에5회제수된역관-길운변원규
14독립운동의역사를말하다-망우리공원의애국지사들

그외
1하늘을찌르는의병의기상-13도창의군탑(허위,이인영)
2변영만의글,오세창김흡의글씨-경서노고산천골취장비
3최고학할아버지의기원-국민강녕탑
4어여간나의마음,가르어간나의몸-서민의비명

맺음말-망우리공원의개요
부록-망우리공원역사인물종합요약표

출판사 서평

“망우역사문화공원의무덤은살아있는사람이죽음을생각하는공간이다.…
이제는더없이중요한역사의공간이된망우리공원을우리는하나의문화재로받아들일때가되었다고생각된다.청순한산벚꽃이흐드러지게피어날때이곳을거닐다보면,
인간은어쩔수없는자연의아들임을떠올리며멀리한강을처연한마음으로바라볼수있는,
귀중한문화유산이라는생각이든다.그래서나는몇차례학생들과여기를답사다녀왔고,
또어느해봄엔여기를찾아갈것이다.”
-유홍준(전문화재청장,『나의문화유산답사기』저자)

‘예썰의전당’유홍준교수와함께걷는망우역사문화공원답사에서
BTSRM애정하는조각가권진규의삶소개

2023년3월KBS공영방송50주년기념‘예썰의전당’프로그램에서는유홍준교수와함께‘기억을걷는시간?망우역사문화공원’편을방송했다.방송에서는특히우리나라근현대를대표하는예술가임에도불구하고우리에게잊힌예술가가운데비극적인생을마치고망우리공원에서친구가된두천재예술가‘이인성’과‘권진규’를소개했다.그림에뛰어난재능을보였던‘한국의고갱’이인성은24살어린나이에조선미술전람회에서최고상을수상하는등온갖상을휩쓸었고,고향대구에는“달리기는손기정,춤은최승희,그림은이인성”이라는말을들을정도의아이콘이었다.〈지원의얼굴〉등의작품으로잘알려진조각가권진규는일본무사시노미술대학교개교80주년기념으로“졸업생중가장예술적으로성공한작가”를선정해회고전을열었을때그주인공으로선정될정도로우리근대미술의선구자였다.방송에서는방탄소년단의RM역시권진규의〈말〉이라는작품을소장하고있다는내용도소개되었다.그러나이렇게천재적인두예술가는당시의명성과달리현재우리에게낯설다.어떤이유로그들의명성은이어지지않았을까.

한편‘어린이들의영원한친구’이자,살아서도죽어서도단짝이었던두예술가가있다.바로‘방정환’과‘강소천’이다.방정환은어린이날을제정하고,최초의아동잡지《어린이》를발간하는등어린이의인권신장에힘썼던인물이고,비교적생소한이름의강소천은〈코끼리아저씨〉,〈스승의은혜〉등수많은동요의작사자로서‘어린이헌장’을만든인물이다.방송에서는살아생전에는어린이를위해평생을바치고,죽어서는망우리공원에함께묻힌아동문학의선구자두분,그들에얽힌이야기를흥미롭게풀어냈다.

마지막으로“한국의흙”이되어망우역사문화공원에잠든일본인이있다.유홍준교수가꼭소개하고싶은특별한분으로언급한묘는“한국인의마음속에살다간일본인.여기한국의흙이되다”라는묘비명과묘옆에팔각백자항아리조각이있는특이한묘였다.이무덤의주인공인일본인이망우리공원에잠들게된사연도흥미를자아냈다.

책에서는방송에서소개된인물들의삶과사랑,죽음과관련된더자세한내용을소개할뿐만아니라우리에게거의알려지지않은수많은문인과예술가,독립운동가를만나볼수있다.

망우인물열전의완결판에서새롭게소개하는내용과인물

하나,‘시를남기고가을속으로떠난‘목마’의시인박인환관련사진추가

망우리공원에는화가이중섭,시인박인환,소설가계용묵,조각가권진규등수많은문인과예술가들이잠들어있다.특히박인환시인은추모객이많이찾는인물가운데한명이다.유족의참석하에해마다추모제를지내고고인의문학에대한열정과헌신,사랑을되새긴다.새로펴낸이번개정판에는박인환시인이책방마리서사를열었을무렵책방앞에서임호권시인과나란히찍은사진을실었다.임호권시인은해방기에박인환과함께모더니즘시운동을전개한문인이다.또한1950년대명동휘가로다방앞에서포즈를취하고있는사진도추가했다.‘휘가로’는조병화,김수영,박태진,김광주,전봉래등당시문인들이애환과낭만을나눴던다방이다.

둘,1930년조선어학회의맞춤법통일안작성위원18명중3명(신명균,박현식,이탁)

신명균은조선어학회의중심인물로서스승주시경의사망후대종교에입교했다가시인조지훈에따르면교주나철의사진을품은채자결한것으로알려져있다.한글의보급과연구에많은일을했음에도가족의월북등으로조명을받지못했고,망우리공원에서도파손된비석만남아있어비석만으로는고인이누군지알수가없다.또한소설가이자법학자,교육자였던유진오의회고록에따르면,박현식은재동공립보통학교교사로서유진오에게한글철자법의기본을가르쳤다.한편만주에서독립운동을한이력도있는이탁은해방이후1961년까지서울대사법대학에서국어학을가르친인물이다.

셋,애기똥풀,금낭화,바람꽃등식물에우리말이름을붙인,한국식물학의선구자장형두

일제강점기우리고유식물의학명은일본이독점하다시피지었다.장형두는일본인중심의조선박물학회와별도로조선박물연구회를조직하고주체적인연구에나서서우리의동식물에우리말이름을붙인인물이다.애기똥풀,금낭화,바람꽃,괴불주머니등이그가새로명명한이름이다.1936년에는조선일보의백두산탐험단에식물학자로참여해새로운종을채집하기도했다.그러나해방후서울사대식물과교수로재직할때어이없게도좌익혐의로고문치사를당했다.

넷,우리나라제2대관상대장,국내최초기상학박사국채표

2022년6월16일조선일보의기사헤드라인은“태풍진로정확도,처음으로미,일제쳤어요”였다.‘72시간태풍진로예보오차’에서우리나라가미국과일본을제쳤다는내용이다.열악한환경속에서기상선진국의대열에합류한우리나라의기반을만든선구자국채표가망우리가족묘에부모와함께있다.1963년12월19일한국기상학회를발족해회장에취임하고1964년7월에는「한국에올가능성이있는태풍의중심시도와진로의예보법」이라는논문으로교토대학에서이학박사학위를받았다.기상학으로는국내최초의박사였다.그가논문에서제시한‘국(鞠)의방법(Kook’sMethod)’은국제적으로널리알려져당시기상예보에활용되었다.앞서언급한‘미·일을제친태풍진로예측’이라는성과의근원에국채표가있는것이다.

다섯,조선말외교의중추적인물이자한성판윤에5회제수된역관변원규

은둔의나라조선에19세기이후외국의문물을소개하며나라를개화의방향으로이끈주역가운데외교현장에서활약한역관들의활약을빼놓을수없다.특히망우리에있는변원규는5회나한성판윤을제수받을정도로조선말외교의중추적인물로서두터운인맥을활용해청나라와의외교에서크게활약했고시와글씨에도능했다.1883년7월에체결된조일통상장정의기념연회도에서는김옥균의옆좌석에앉아있을정도의위상을가진인물이었다.관련된일화와흥미로운이야깃거리가많은그였지만전근대적신분사회에서는몸을낮추어살아가야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