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학교의 일본인 교사 1950-1955

조선인학교의 일본인 교사 1950-1955

$21.59
Description
이 책은 평범했던 한 일본인 교사 카지이 노보루가 ‘암흑기’ 또는 ‘공립조선인학교 시기’라고 부르는 6년간 재일조선인들과 함께 민족교육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살아냈는지 절절하고 세세히 묘사하고 있다. 재일조선인과 조선학교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으며, 한·일 간의 풀리지 않는 역사의 실타래를 고민하는 분들에게는 신선한 대안이 될 이야기다.
저자

카지이노보루

(梶井陟)
1927년도쿄출생.
1949년도쿄부립제1사범학교본과를졸업하고,1950년~1955년까지도쿄도립조선중학교에서생물교사로근무했다.이후도야마(富山)대학인문학부조선어·조선문학코스주임교수로재직,1971년에는『알기쉬운조선어사전(わかる朝鮮語)기초ㆍ실력편』을펴냈다.
1988년9월9일,향년61세로서거.
*주요저서
『わかる朝鮮語〈基礎ㆍ実力編〉』(1971)『わかる朝鮮語実力編(わかる語学シリーズ)』(1982)

목차

들어가며-나와조선을잇는아득한작은기억
1장‘도립都立’조선인학교
평범한중학교교사/일본인교사모집/면접시험‘합격’/조선인학교에부임/싸늘한시선에둘러싸여/일본인선배교사들의충고/‘달아매기’를통한자격심사『조선어입문』을만들다/도립조선인학교의모순/조선인학교교직원조합설립을위한호소/적개심과증오의한복판에서/

2장한국전쟁당시조선인학교
도쿄도립조선인학교교직원조합결성대회/감히국가권력에불만을품어?/조선인학교를폐쇄하려는권력집단의집념/교단을내팽개친일본인교사/민족교육을둘러싼고난/제자의강제송환사건/사립이관을반대하는운동

3장사립이관이의미하는것
두터운‘민족’의벽/빨갱이조선인학교/‘네가조선으로돌아가!’라는말의의미/고립속의환상/교육에있어서‘조선인’이란무엇인가/밤을지새운보고서만들기/긴박했던도쿄대표선출회의/

4장폐교로가는길
조선학교사립화의정치적내막/보고서발표에대한집념/단상에서의감격/민족교육에힘쓰는교사들/고립에서작은연대로/재일조선인교육에대한구상/교육받을권리를부정하는당국/혼란속교사와학생/폐교로향하는초기의미동/6개항목문제의경과/눈물을머금고6개항목수락/도쿄도교육위원회의재공격/권력이그리는조선인학교의모습/폐교결정통고

5장조선인학교의자립에대한고뇌
자율신경기능이상/버팀목이되어준동료들의우정/조선인학교교직원조합의마지막정기대회/새로이깨달은차별/조선인교사의고통/교육자로서의원점/교육과민족의근원적물음/단순명료한저항의근거/역경속의낙천성/난항을겪는교사전원의신분보장/조선인에협력한일본인교사추방/고뇌끝에나온조선인교사들의진정서/

마지막장조선어를공부하다

나가며
[연표]조선인학교를둘러싼내외정세
[해설]-전후일본의조선인교육정책과도립조선학교
[한국어판출간에부쳐]
[한국어판부록]「민족의아이(民族の子)-조선인학교문제」전문

출판사 서평

2000년대초반부터통일·인권·교육에관심을가진한국시민사회에‘재일조선학교’가화두로떠올랐다.나는영화〈우리학교〉덕분에강연의뢰를많이받았다.조선학교에가해진일본사회의차별이중심이었는데,그때마다조선학교의민족교육역사가운데1948년의‘4·24교육투쟁’은단골소재였다.일본이패전이후최초의〈비상사태〉를선언하게된이른바‘조선학교사수투쟁’은일견재일동포측의승리로귀결되는듯했지만불과1년뒤인1949년10월,군홧발을앞세운강제폐쇄로인해조선학교는역사속으로사라질위기였다.그러다1955년5월,재일조선인총연합회가결성되고,1957년에는북에서교육원조비와2억엔의장학금,1959년의‘귀국운동’(남한에서는북송이라한다)등은조선학교가부활하는계기가된다.

그렇다면1949년~1955년까지6년동안조선학교는어떤상태였을까?당시일본을점령했던연합군총사령부(GHQ)와일본정부가강제로폐쇄한조선학교에다니던5만여명의조선인아이들과선생님들은어디로갔을까?소위‘민족교육의암흑기’라는시기에그들은그저침묵하거나움츠려만있었던것일까?나의부족한지식으로는당시를설명할길이없었다.그러던어느날일본의중고서점에서발견한이책을읽고잘려나간영화의한장면을찾은듯한충격을받았다.

패전(우리에게는해방)직후,평범한새내기교사카지이노보루는높은호봉을준다는말에‘조선인학교’로부임한다.이른바‘공립조선인학교’(도쿄도의경우도립조선인학교)였다.조선학교가맞긴하지만일본정부가재정을지원하고감독하는‘공립학교’인데,강제폐쇄된조선학교의수많은조선아이들을수용하려는일본학교가없었기때문이다.결국학교건물과학생은그대로둔채일본인교원을부임시켜일본문부성(현문부과학성)의교육방침에따라교육하도록했다.그렇게카지이선생이조선인학교에부임한첫날,그는망치로머리를맞은듯한충격에빠진다.‘조선말도모르면서조선인을가르칠수있는가?’라며아이들이수업을거부했기때문이다.이후카지이는패전후어떤일본인도겪지못한파란만장한교사의삶을살게된다.

2023년현재,조선학교는학생들은물론이며학교자체도급격히줄어들었다.일본정부는여전히조선학교말살을위한각종차별,배제정책에몰두하고있고,온라인과일상적으로벌어지는혐오범죄는날이갈수록심각해지고있다.그러나이런와중에도양심적인일본인들은각지역의조선학교를위해기꺼이방패막이가되고그들과함께일본정부를향해차별철폐를외치고있다.현재까지도면면히이어지고있는이러한움직임의맨첫장에이책의주인공인‘카지이노보루’선생이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이책은평범했던한일본인교사카지이노보루가‘암흑기’또는‘공립조선인학교시기’라고부르는6년간재일조선인들과함께민족교육을지키기위해어떻게살아냈는지절절하고세세히묘사하고있다.재일조선인과조선학교에관심있는독자에게는흥미진진한이야기가아닐수없으며,한·일간의풀리지않는역사의실타래를고민하는분들에게는신선한대안이될이야기다.

김명준(영화‘우리학교’감독,조선학교와함께하는사람들몽당연필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