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미술실

국경 없는 미술실

$19.80
Description
“우리 학교가 어떤 곳인지는 알고 오셨죠?”
교감 선생님의 첫마디였다.
“예? 아… 잘 모르고 왔습니다.”
질문의 의미를 몰라 나는 머뭇거렸다.

“우리는 다문화 학교예요. 다문화 학생이 전교생의 90퍼센트 가까이 돼요.”
“네에?!!”

다문화 90퍼센트 중학교에 떨어진 미술 교사,
그곳에서 만난 이주 배경 아이들과 ‘예술’로 소통하기

유명 학군지 고등학교에서 미술 초빙교사로 근무하던 한 교사는 높은 전근 점수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교사들이 가장 꺼리는, 전국에서 외국인 거주 비율이 가장 높다는 ‘국경 없는 마을’ 안산의 한 중학교로 발령을 받았다. 떠밀리듯 흘러간 그 학교는 전교생 90퍼센트 가까이가 이주 배경 청소년이었다.

입학식 첫날부터 교실의 모습은 상상을 빗나갔다. 외국어 이름에 다른 국적을 가진 아이들은 ‘모국의 얼굴’로 앉아 있었고, 영어로 말을 붙여야 할 것 같은 흑인은 한국어가 유창한 한국 국적 아이였다. 아이들이 일제히 말하기 시작하자 알아들을 수 없는 몇몇 외국어가 교실을 가득 채웠다. 생김새와 언어만으로 누군가의 나라를 짐작하는 일은 무의미했고,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다문화’의 범주는 협소했다.

이 책은 국공립학교 교사이자 화가, 그림책 작가인 신경아 교사가 다문화 중학교에 부임하며 겪은 다양한 이야기를 중점으로 다룬다. 그 안에는 아이들과 제대로 소통하려 애쓴 한 교사의 노력, 언어 없이 ‘예술’로 이야기하며 서로를 알아간 시간이 응축되어 있다. 동시에 ‘다르다’는 편견과 선 가르기를 번번이 마주해야 하는 아이들을 말없이 바라본 교육자의 다정한 시선이 담겨 있다. 누구나 경계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고, 눈앞에 선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지 않으면 세계는 넓어질 수 없다고 고백하면서.

책 제목인 《국경 없는 미술실》은 신경아 교사가 ‘예술’이라는 새로운 언어로 아이들에게 질문하고, 그 이야기를 스스로 기록하도록 도운 미술 수업의 이름과도 같다. 언어도 국경도 중요하지 않은 그들의 수업은 새로운 형태의 공교육이 가능하리라는 작은 희망을 보여준다. 이주 배경 청소년 비율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사회적 감각이 무엇인지도 넌지시 알려준다.
저자

아이보리얀

@ivoryarn
아이보리색털실처럼따뜻한위로와평안을주는그림을그리고싶습니다.

목차

프롤로그 ‘예술’이라는언어를생각하며
추천의글
서울대학교다문화교육연구센터센터장모경환교수
〈시사IN〉장일호기자

1부무너진자리에서
아무것도보이지않는
미래의나에게
던져진사람들
두렵기도,설레기도한
무너진자리에서
이야기가시작될공간
언어를넘어서

2부국경없는미술실
히말라야카레
진짜쌀국수
등교오픈런
얼굴로드러나지않는것
지도위의굵은선
미술실창문을두드리면
까만눈동자
단추하나
하루를무사히마친손
가족의식탁
세계음식다이어리
빛나는아이
잘가,잘살아!

3부경계를지우며
나로사는순간
조용한응원
경계위의시간
벽을허물다
자신을낮춘언어
대한민국스승상
수상축하드립니다
커튼을걷으며
좋은수업은이어져야한다
교육은물처럼낮은곳으로
기록하는일

에필로그경계를인정하기,가장나다운내가되기
부록모두의기억,모두의기록

출판사 서평

“너희의문화적정체성은몇퍼센트가한국,몇퍼센트가모국인것같아?”

“20퍼센트한국,80퍼센트러시아요.”
“74퍼센트는한국,28퍼센트가중국인것같아요.”
“90퍼한국,10퍼콩고민주공화국!”

전교생의90퍼센트가까이가이주배경청소년인안산관산중학교에서한국어가유창한학생이든그렇지않은학생이든,모두가환영하는수업이있다.바로미술시간.언어를몰라도도구나기법이낯설어도,학생들은미술시간을두려워하지않는다.이시간만큼은조금다른방식으로내용을이해하고캔버스위에자신의감각을여과없이쏟아낸다.학생들뿐만이아니다.그림을제대로배워본적없는교사들도자유롭게미술실을출입한다.잠깐의사색이필요한교직원,학생들은전시된그림앞에멍하니서있기도한다.학교라는울타리안에있는모두에게사랑받는작은교실,그이름은〈국경없는미술실〉이다.
신경아교사는안산관산중학교에부임한뒤로차근차근미술실을조성하고언어도,국적도묻지않는새로운형태의수업을쌓아올렸다.《국경없는미술실》은신경아교사와관산중학교모든이들이함께써내려간몇년간의이야기다.이책은학생과교사,교사와교직원,학교와사회의끈끈한연대를보여준다.밀착해들어가면공교육의힘이좀처럼닿지않는이주배경청소년들의교실이,크게확대하면교육이라는큰틀이모습을드러낸다.그걸다시한번넓히면우리가공론화해야할사회의단면이보인다.

‘예술’이라는새로운말

[아이들은외국어로소리를높였다.알수없는대사들이말풍선으로변해교실천장을메우는듯했다.기이한광경이었다.마치한국인얼굴에외국어더빙을씌운영화를보는것같았다.-「무너진자리에서」중에서]

한국어만으로도저히진행할수없는수업을처음맞닥뜨린교사는누구나당황한다.수업을지도하기는커녕아주간단한안내조차전달되지않으니그럴수밖에없다.배경이다른사람들끼리모인한교실에서모두가이해하고소통할방법이무엇일지고민한끝에신경아교사는동영상을제작하기시작했다.색섞어보기,면칠해보기,풍경얹어보기,도구사용법,정리방법…기초부터하나씩쌓아올린수업에서학생들은성공의기쁨을,교사는‘예술’이라는새로운언어의위력을마주했다.언어장벽,이질적인문화가문제되지않는그들만의수업은소리없이찬란한빛을뿜어내기시작한다.

왜가르쳐야하는가,무엇을가르쳐야하는가

[내가가진공교육의신념은사교육을이기는거였다.사교육보다잘가르쳐서사교육없이도아이들을더높은곳으로보내는게좋은교육이라고믿었다.-「프롤로그」중에서]

교단에선세월이어느덧스무해를넘겼다는신경아교사.그는이주배경청소년을만나기전까지교육의본질을입시중심으로이해했다고고백한다.그랬던그가말도통하지않는아이들과수업을이어가며배움과가르침에새로운정의를덧붙인다.가장낮은곳까지흘러간다음에야참된공교육이란,그곳에서만난아이를조건없이사랑하고가르치는일임을알게된것이다.이본질은다문화를포함한특수교육,교육취약계층등교육의사각지대에놓인교사들의고민과도맞닿아있다.고립된섬처럼존재했던교사개개인의고군분투가책에실린교육사례를통해조금이나마해갈되기를기대한다.

경계를지우고다름을받아들이는새로운감각

[우리학교아이들을만나며알게되었다.하나를선택하고나머지를지우지않아도되는삶이있다는걸.그렇게살아갈때오히려더많은세계가눈앞에펼쳐진다는걸.그위에서있다는사실을인정하면나는가장나다운내가될수있다.-「에필로그」중에서]

‘다르다’는편견과선가르기에이미지쳐있던아이들은‘국경없는미술실’을만나며활기를되찾는다.그동안쌓아뒀던상처와아픔,슬픔을고백하고자기를더긍정하게된다.자신이아닌타인이가진슬픔도더깊이이해하게된다.교사이면서화가이고그림책작가인저자는아이들과교감하면서그자신도경계를오가며살아가고있었음을깨닫는다.경계를나누는선은서서히사라졌고상대를수월하게포용할수있었다.이처럼자유로운‘나와너’가만나면서새로운세계의문이열린다.사회적다양성을받아들이는이감각은동시대를살아가는우리에게도필요한부분이다.경계를지우고다름을받아들이는새로운감각의세계로당신을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