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비왈라, 조이

도비왈라, 조이

$20.00
Description
2025 국립정동극장 창작ing 선정작 『도비왈라, 조이』
2025년 국립정동극장 창작ing 선정작 〈도비왈라〉, 서울미래연극제 선정작 〈조이〉가 한 권으로 발간되었습니다. 〈도비왈라〉는 프로젝트 GOYA의 이왕혁 작가 겸 연출가가 2021년 안산문화재단 전문예술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초연된 작품으로, 2023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에도 선정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조이〉는 202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선정되어 초연된 바 있습니다. 책공장 이안재에서는 앞으로도 이왕혁 작가의 작품을 지속해 선보일 예정입니다.
저자

이왕혁

(극작가,연출가)
연극을쓰고연출하고있다.부조리한세계와이에맞서는평범한사람들의이야기를주로다루며,극장이가득차지않는시대에서‘왜굳이연극인가’를끊임없이고민하고있다.

주요작품(작ㆍ연출작)
연극 〈이게,햄릿입니다〉(2016),〈페스트〉(2017),〈입양인〉(2017),〈IGo,Amigo〉(2018),〈E-AND〉(2018)
〈시라노콤플렉스〉(2020),〈헤밍웨이HeMeansWay〉(2021),〈도비왈라〉(2023),〈조이〉(2023)

수상내역
2019년서울문화재단최초예술지원선정(입양인)
2020년제8회산울림고전극장선정(시라노콤플렉스)
2021년제9회산울림고전극장선정(헤밍웨이)
2021년안산문화재단전문예술창작지원사업선정(도비왈라)
2023년서울문화재단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선정(도비왈라)
2023년한국문화예술위원회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선정(조이)
2025년국립정동극장창작ing선정(도비왈라)
2025년제15회서울미래연극제선정(조이)

목차

작가의글………………………………………004
도비왈라………………………………………007
조이………………………………………123

출판사 서평

이번『도비왈라,조이』에수록된〈도비왈라〉는인도뭄바이도비가트를배경으로한다.제목의도비왈라는이곳에서빨래로생계를이어가는최하위계급의사람들로,작품은세탁기의도입을중심사건으로하여,그안의계급차별과남녀차별,그로인한교육기회의차별등다양한차별을이야기한다.〈조이〉는현실을복사하듯재현하는메타버스기술이개발된근미래를배경으로해서,가상세계의범죄를현실의법으로처벌할수있을까를질문하는작품이다.제목의조이(JOY)는이메타버스에살고있는가상의존재로,작가는〈조이〉를통해위의질문외에도사회적이고윤리적인질문을던진다.


훌륭한연극을위한세가지조건
_연극〈도비왈라〉
이론에따르면,연극의3요소는관객,배우,무대이다.여기희곡을더해4요소라부른다.이론대로라면,희곡은연극의필수불가결한요소가아니다.그러나창작과정에서제일앞에위치하는건거의예외없이희곡이다.시놉시스형태라하더라도희곡이창작의첫단계인것만은분명하다.그렇다면‘훌륭한’연극을위한세가지요소,혹은조건은무엇일까.
극단송곳의연극〈도비왈라:빨래하는사람들〉(이하‘도비왈라’)은보통의창작극과는그배경부터다르다.많은창작자가지금여기의현실을숙주로작품을창작하는데반해,〈도비왈라〉는세계에서가장큰빨래터인인도뭄바이의도비가트(DhobiGhat)를배경으로한다.제목의도비왈라(DhobiWala)는이곳에서빨래로생계를이어가는이들을말한다.이들대부분은불가촉천민출신인데,불가촉천민이란인도카스트제도의제일아래계급의사람들이라한다.〈도비왈라〉는도비가트의재개발이시작되려는2000년대전후약십년을그배경으로삼는다.도비가트재개발은이작품의주요갈등이벌어지게되는중요한사건인데,이처럼작품은여기서5,600km떨어진뭄바이에서약20여년전에벌어진상황을배경으로한다.
주요인물은도비가트의세아이라흘과실파,프리타이다.도비왈라중에서도깨끗한빨래를만질수록계급이높다.다림질하는사람,빨래를너는사람,헹구는사람,애벌빨래를하는사람순으로계급이정해져있다.라흘은이중가장위계급의자녀이고,실파와프리타는가장낮은계급의자녀이다.작품은라흘이유력한정치지도자의양자로들어가는대목에서시작한다.그렇게친구가고향을떠날때,실파는학업을그만두고가업을잇게된다.다만머리가비상했던둘째프리타만은학업을이어갈기회를얻는다.
본격적인이야기는라흘이고향으로돌아오는10년후에시작된다.그는양아버지와함께도비가트에거대한세탁공장을차리기위해돌아온다.‘세탁기의도입’은연극의주요사건이다.고된노동에서벗어날수있으리라희망에부푼이들,이참에한몫챙기려는이들,그리고생의터전을잃지않을까전전긍긍하는이들.그리고사업을통해자신의입지를굳히려는정치인등.안타깝게도실파와프리타자매의의견은갈린다.반평생손이터가며빨래를했던실파는변화에찬성하지만,프리타는세탁기가도입되더라도마을이가난에서벗어나기는어려울것이며회의적인태도를보인다.그러나프리타도자신이학업을계속할수있던건실파의희생덕이라는걸알고있다.흥미로운건,이처럼작가가인물하나하나에게행위의정당성을부여해인물들사이의구도를중첩적으로그려낸다는사실에있다.그리고이야기를전개하면서작가는세탁기도입보다더큰문제를끌어들인다.계급차별과남녀차별,그로인한교육기회의차별로이야기의폭이넓어진다.투표를앞두고한여성이사망하는사건이벌어지는데,그래서프리타의말은의미심장하다.
“묘비를만들어주지못했어.대신옆에있던돌멩일올려주었지.(...)흙으로만든봉분옆에아무것도쓰지못했어.아는게없었으니까.샨티의이름.그이름의철자.그걸배운적이없었으니까.그런데프리타,그보다슬픈게뭔줄알아?설령그걸알았다해도,샨티의묘비에이름을새겨주었다해도,정작아팁은죽은엄마의이름을읽지못할거라는거야.”
외에도이작품에는밑줄긋고싶은대사가이어진다.심지어악당보스의대사조차품격이있다.이런식이다.“난영화감독이되고싶었어.대부같은영화를만들고싶었지.(...)그래서책을아주,아주,아주많이읽었어.존경하던감독이이런말을했거든.훌륭한영화의조건은단세가지다.시나리오,시나리오,시나리오!좋은시나리오란곧좋은말이야.그리고좋은말이란곧정확한말이지.그사람과상황에맞는아주정확하고분명한,말.”
그의말대로라면,훌륭한연극의조건도셋일것이다.희곡,희곡,희곡.그렇다면〈도비왈라〉는훌륭한연극이다.
_공연문화전문매거진〈THEATREPLUS〉(2022년1월호)


SF외피를두른휴먼드라마
연극〈조이〉
누가나에게신진극작가를추천하라면그중한명으로‘이왕혁’을추천하겠다.신진도아니다.〈조이〉뿐만아니라,〈도비왈라〉(2021,2023),〈입양인〉(2019)과산울림고전극장〈헤밍웨이〉(2021),〈시라노콤플렉스〉(2020),‘2019권리장전’〈디쓰이즈햄릿〉등극단송곳의공연대부분이다그의희곡에서출발했다.어쩌면〈조이〉는그의대표작은아닐수도있다.그럼에도기록할가치가있다.
연극〈조이〉는SF연극을표방하는작품이다.이야기는가상의세계에현실을복사하듯재현하는메타버스기술이개발된근미래를배경으로한다.제목이기도한조이(JOY)는이메타버스에살고(?)있는가상의존재다.주인공은이메타버스세계를만든개발자로,그는가상세계의외딴섬에서딸조이와함께살고있다.사건은극이시작함과거의동시에일어난다.아무도모르는이섬에불청객이난입해이부녀를살해하는일이벌어진다.현실세계에서깨어난남자는딸의복수를위해범인을찾는과정에서그것이우발적인사건이아니라,누군가에의해설계된청부살인이었음을알게된다.
많은SF서사가현실과근사(近似)할만치닮은가상세계를배경으로한다.이런배경을가진서사의완성도는가상세계를얼마나정교하게설계했느냐에서찾을수있을것이다.과학적으로모순이없는완벽한세계를구축하는일은쉬운일이아니다.한편,과학적으로모순이없고,논리적으로무결한세계를구축하는일에매몰되다보면,인간학적질문을놓칠위험이있다.포스트휴머니즘시대에‘인간학적질문’자체가구태할수도있지만,그럼에도.이두가지문제만해결되면끝일까?완벽한가상세계를구축해인류학적질문을던지지만,그가상세계의질서에편입되기꺼려지는작품도있다.사실가상세계인극장(무대)에서질문의형식을빌려주제를전달하는많은공연이그런우를범하고있다.
멀리돌아왔다.연극〈조이〉는위의함정을잘피한예외적인작품이다.더해사회적이고,또윤리적인질문을던진다.가상세계에서일어난일을현실세계에서복수하며자행되는폭력에관한질문은,〈조이〉가던지는여러질문중하나일뿐이다.그리고이왕혁은그것을매우설득력있게던진다.전통적서사가구태를넘어구악인듯취급받는,짧은호흡의파편화된서사가유행하는시대에,그래서이왕혁이귀한작가이다.
_공연문화전문매거진〈THEATREPLUS〉(2024년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