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한 사랑

선명한 사랑

$17.00
Description
구겨지고 움츠린 마음에 건네는
눈부시고 따스한 고수리표 사랑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고등어: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바다처럼 짰다』 『마음 쓰는 밤』 등을 출간하며 천여 명이 넘는 학우들의 글쓰기 안내자이자 고유한 이야기를 써온 고수리. 미움과 혐오가 쉬운 세상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이 선명하게 맺히는 장면들을 모은 산문집 『선명한 사랑』을 출간했다. 누군가를 향해 마음을 쓰고 잘 돌보는 일은 자신을 일으키고 다정하게 안아주는 힘이 된다고 말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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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고수리

바다에서나고자랐다.웃음도울음도쉽고다정하게나누는여자들틈에서자라작가가되었다.어쩔도리없이사람과사랑에마음이기운다.모쪼록따뜻하도록,잠시나마손바닥에머무는볕뉘같은이야기를쓴다.
동아일보칼럼「관계의재발견」을연재하며,『마음쓰는밤』『고등어:엄마를생각하면마음이바다처럼짰다』『우리는이렇게사랑하고야만다』『우리는달빛에도걸을수있다』등을썼다.날마다부지런히글쓰고밥지어쌍둥이형제와나눠먹는일상을보낸다.

목차

작가의말사랑이라는걸선명히알아

1부모쪼록힘이나는씩씩한인사로
나의살던동네는|우리들의책방정경|아가,꽃봐라|여름밤엔투게더와함께투게더|좋은하루보내세요|펭귄처럼,우리들도허들링|모르는사람의그늘을읽는일|어떤바람에도나아갔으면좋겠다고|문고리에걸어두는마음|다른사람의신발을신어보기|우는사람을지나치면안돼|자세자세타일러주시오|맛있게잘먹었습니다|노래를불러주는마음으로

2부잘헤어지지못하는사람의사랑
커다란등나무흔들의자에는|폭닥덮어주고폭닥껴안아주는|초원의풀처럼자랐지|엄마의취미와특기|인생은이상하고도아름답단다|젊을때는젊은지모르지|안아주는마음|너는영영예뻐라|뭉클,저무는마음|마음의운율|사랑을미루지말자|딱너의숨만큼만|봄꽃구경

3부사랑은무던히도애쓰는일이더라
하얀강보|행복한사람은시계를보지않는다지|이사랑을자랑하고싶어서|기억하지못하는시간들까지실은|돌멩이를선물하는마음|살아있어줘서고마워|안녕,내안의아이들|웃는얼굴그리기|나이든물건의쓸모|우리가두고온것은|도토리같은날들|기쁜우리겨울날|우리는몇번이나만나고헤어질까

4부따뜻해지려는우리의모든시도
우리가우연히만난다면|그냥,생각이나서|좋은사람찾기|주어진하루가얼마나귀한지요|책빚을책빛으로|너무깊게상처주지마라|볕을쬐듯따스해진다|따뜻함의적정온도|가을처럼웃어보기를|귤을선물하는계절|볕뉘와만끽|작은불빛하나가반짝,켜졌다

출판사 서평

“그러니까이책은세계의협소함을사랑의광활함으로끌어안으려는
고수리식러브레터다.”_안희연(시인)

삶을보듬는따뜻한시선으로독자들의폭넓은사랑을받아온고수리작가.1년여만에펴내는산문집『선명한사랑』에는매일마주하는오래된동네풍경과그안에서살아가는이웃들,희미해져가는추억을폭껴안고온기를나눠주는엄마와예쁜돌멩이를보면엄마를떠올리는아이들,그리고선뜻우정과마음을나눠주는이들이가득하다.

고수리의이야기를마주할때면,마음속에잊고살았던애틋하고그리운추억들을알알이떠올리게된다.마음이지치고힘들때면지금의내가있기까지의날들을돌아보자고,고수리는손을내민다.우리는우리에게대가없는사랑을건네준이들의마음으로지금을살아가고있다고.당신은혼자가아니라고,다정한응원을넌지시건넨다.이런마음을마주하고나면지금흘러가는이순간을허투루보내지않고끝내잘살아보고싶어진다.

무엇보다『선명한사랑』을통해우리는누군가에게베푸는마음이란가까스로해내려는마음이먼저이고,그마음을함께키워갈때다정한세계를만들수있다는확신을배운다.마주하는타인에게마음을쓰고돌보고애쓰는마음은,다시돌아와자신을일으키고다정하게안아주는힘이된다는안온한희망을고수리는이야기한다.이번산문집은2021년3월부터동아일보에연재중인‘관계의재발견’일부원고를다시쓰고그간발표하지않은원고들까지더해한권으로묶었다.

아름다운순간에는어째서울고싶어지는걸까

고수리의글속에는쉽게잊히고사라져가는것들이붙들려있다.하루아침에애정을갖고있던공간이사라지고새가게가들어서도,그곳에서매일열심히살아가던사람들의이야기가영화의한장면처럼글속에정답게담긴다.코로나시절에만날수없어도현관손잡이에먹을것을걸어두며정을나누는이웃,만원지하철안에서아이들을배려해서있을공간을내어주던승객들,타인을위해약간의용기를담아‘좋은하루보내세요’안내방송을하는기관사,동네고양이를위해밥자리를돌보고함께살아가는방법을알려주는미용실아주머니,좋아하는책에대해마음껏이야기를나누고함께글을쓰는동네책방사람들.

“마주치는타인들에게되도록다정하고싶다고.미처이해하진못하더라도애써읽어주고싶다고.”(51쪽)

고수리는타인을위하는마음으로자신의세계를넓혀가는데익숙한사람이다.쌍둥이유아차를몰아본경험으로휠체어를탄사람에게조심스레공감을건넨다.비좁고가파르고빠른세상에서,커다란몸집으로느리게나아가는사람이되었을때간단한이동조차대단한각오가필요했던그경험을잊지않고겹쳐본다.누군가의뒤꿈치에서잘살아보려는의지를읽는사람,마스크로가려진사람의표정이궁금한사람,스마트폰너머에사람이있다는걸잊지않는사람,모쪼록힘이나는인사를먼저건네는건여유가아니라용기라고,내삶을잘살아내기위해서타인을향해마음을기꺼이기울인다.

잘헤어지지못하는사람의사랑,
엄마의특기는한결같이사랑

오래전큰맘먹고어렵게장만한등나무가구를쉽게버리지못하는사람,낡은물건에추억이선해헤어지지못하고껴안고사는사람,엄마가너무보고싶고엄마냄새남겨놓고싶어헌이불을꼬매고또꼬매는사람,비가오면맘껏비를맞아도된다고알려준사람.혼자서자기자신과잘지내며선명하고다정한세계를지켜가는사람,집에서커튼을닫고믹스커피와크래커를마시고먹으며영화를보면서어른의세계와아이의세계를구분없이사이좋은단짝친구처럼나누어준사람,알려주고싶은세상을영화로보여주며그럼에도사랑은,인생은이상하고도아름답다는걸믿게해준사람.

아무리힘들어도마르지않는사랑을지닌건이런엄마덕분이다.미련스럽도록아까운애정과너무넘쳐서못버리는다정을엄마에게서고스란히물려받았다.가만돌아보면엄마뿐이아니다.집에있는이불이란이불을다꺼내어폭신한밤을만들어주던할머니,아낌없이손수만든음식들을퍼주며“너는영영예뻐라”덕담을건네는순자이모,남은생을미워하지말고사이좋게지내자는아버님,무심코흘린말까지기억해두었다가엄마는이걸좋아하지?되물어주며끊임없는관심과사랑을쏟아주는아이들까지.

“하고픈말이많을수록말문이막혀버리는마음을,주고픈마음이넘칠수록어찌할줄모르는마음을이제야알것같아서.사랑한다는말로도다설명하지못하는이마음을전해주고싶을때마다나는두팔벌려안아줄것이다.아이를안을때,그리고엄마를안을때.나는더잘살고싶어진다.이들을위해최선을다해살아보고싶어진다.”(113쪽)

경험으로글을쓴다는것은,숨을곳없이그대로세상에나를드러낸다는것은용감한일이다.그럼에도묵묵하게써온글들이고수리를앞으로힘껏밀어준다.하나도모르는사람이라도이해해보고싶고,사랑해보고싶게끔.“이토록대책없는다정이라니.세상을이렇게선하게만살아도되는걸까의심하다가도다시한번믿어보고싶어진다.이사랑이어디까지뻗어나갈지.”안희연시인의추천사처럼,독자들도『선명한사랑』을믿어주길바란다.함께멀리나아가자고기꺼이손을내밀고폭닥안아주는삶을.

“글을쓸때는‘사랑’이란단어도진부하고‘따뜻하다’는표현도평범하다.그리고나는그런이야기를쓰는작가이다.그러나변함없다.평생글을쓸수있는한,조금이나마따뜻한글을쓰고싶다.내가받았던사랑을담아.”
_작가의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