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상자 (가족, 혈통, 상속에 대한 도발)

아버지의 상자 (가족, 혈통, 상속에 대한 도발)

$13.80
Description
“그의 글을 읽다 보면 가슴에 멍이 들 수도 있다.”

‘동시대 유럽 작가들 중 가장 도발적이고 흥미로운 작가’
루카스 베르푸스의 에세이 국내 첫 번역 출간
소설가이자 극작가 루카스 베르푸스는 현재 스위스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로, 그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초역 『아버지의 상자』는 작가가 자기 자신, 그리고 아버지의 평탄치 않았던 삶을 바탕으로 가족, 혈통, 상속에 관한 편견을 직시한, 지적이고도 날카로운 통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는 소위 ‘빈곤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라고 일컫는 스위스에서, 몇 년간 길거리에서 노숙할 정도로 지독한 가난을 겪었다. 그가 그런 청소년기를 보내는 데 가장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그의 아버지 또한 크고 작은 사건으로 숱하게 감방을 드나들다 결국 노년에는 집세를 못 내고 쫓겨나 노숙하다 심장마비로 급사한다. 그러나 작가는 자기 아버지와는 달리 20대 중반까지 ‘부패하고 방탕한 청춘의 부채를 분할 상환’하며 자기 출신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쳤고, 그 노력이 다행히 결실을 거두어 안정적인 직장을 얻고, 소설가로 데뷔해 얼마간 문학적 성취를 거두고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저자

루카스베르푸스

LukasBärfuss
극작가이자소설가.1971년스위스에서태어나중학교를마친후담배농장일꾼과지게차운전사,정원사로일했다.열여섯살때부터스무살때까지여러차례노숙을하며빈곤이존재하지않는다는나라에서가난이무슨의미인지배운그는,베른의한서점에서일하다본인의표현대로운좋게전업작가의길에들어서게된다.그가쓴희곡은전세계에상연되고소설은20개언어로번역되었으며,베를린문학상,스위스도서상,게오르크뷔히너상등많은상을받았다.주요희곡은『우리부모의성적노이로제』가있고,주요소설로는『100일』,『코알라』,『하가르트』등이있다.

목차

추천의글_당신의상자(박혜진문학평론가)-007

이야기의시작-016
누가나의가족인가?-037
종의기원-063
이름사용법-091
쓰레기에관한고찰-102
상속자들을생각하며-115

참고문헌-136
출처-139

출판사 서평

가족,혈통,상속에관한
지적이고도날카로운통찰!

★베를린문학상,스위스도서상,게오르크뷔히너상수상작가

“나는글을써서이름을얻었고,내인생에대한독점적인해석권을누렸으며,나와비슷한정신적혈족을만났다.나는스스로행운아라여겼다.문학에서아무리길어올려도마르지않는샘을발견했고,나에게늘도전과감동을안기고심지어정신을살찌우는무언가를찾았기때문이다.”

‘빚으로말미암은고통이서유럽에서는문학의본질적인부분을차지하는덕에’,그는자신의불행했던삶을문학으로승화시켜오히려소설가와극작가로명예와부를얻는다.그런데겉으로는그럭저럭괜찮게살아가고있었던그의앞에과거의출신을적나라하게보여주는,’오물과빈곤으로대표되었던삶,노력과행운덕에간발의차로탈출할수있었던벼랑끝의삶‘을상기시키는아버지의상자가다시나타난것이다.

성장과정에서전혀영향을주지않은,기껏해야절대본받으면안되는반면교사역할만한아버지가죽은후그에게남긴것은약간의빚과바나나상자하나에담긴유품뿐이었다.빚은상속을포기함으로써떠안지않아도되었지만,아버지가남긴유일한유물인상자는결국받아들수밖에없었다.작가는25년동안이나그상자를외면하고지내다가,차마그상자를자녀들에게건네줄수없어고민끝에열게된다.상자열기는곧아버지의삶과의대면이자그가벗어나고자했던출신과의조우.상자안을들여다보며그는자기삶에남겨진부모의흔적을회상하고,그과정에서사회질서의근간을지탱해온출신,계보와족보,유산,상속,가족,사유재산에대해근본적인물음을던진다.이로써그의사적인이야기는사회,국가,세계의이야기로확장된다.

태어날때부터삶의궤도가다르게정해지는출신에관한이이야기는,소위‘어떤수저를들고태어났느냐’에따라삶의등급이매겨지는우리사회에도시사하는바가크다.그는묻는다.어느가족,더나아가어느나라에서태어났는가에의해삶이좌우되는불공정함을바라만보는것이옳은가.지금우리가저지른온갖과오,이를테면환경파괴,기후변화,전쟁등으로후손이피해를보는것이과연정당한가.우리가짐짓나의책임만은아니지않느냐고한발물러나있던문제들을저자는전면으로가져온다.그리고우리는얼마든원치않는정신적유산은거부할수있으며,우리를얽매어온과거에서벗어나현재의우리와미래의후손을위해얼마든다른선택을할수있다고말한다.지금까지살아왔던대로계속살아가지않을용기,자기의사와상관없이물려받은생물학적기원과문화적기원을끊고스스로새롭고더나은기원을선택하는결단력만이‘절멸’로치닫는이세상을다른방향으로이끌수있다고강렬한목소리로호소한다.

“우리는우리가물려줄이유산을잘관리해야한다.그러려면언어와이야기,세계,인정과동의,법,정치가필요하다.그러나우리가이념과관념,필연성면에서물려받은다른유산은버릴수있어야한다.거부할수없는‘정신적유산’은없다.의지만있다면우리는그관련성을직접선택할수있고,그렇게해야한다.생물학적기원과달리모든문화적기원은우리스스로선택하는것이가능하다.”

그의문체는담백하며명징하다.짧게내뱉는듯한목소리에는깊은울림이담겨있다.작가는이작품으로“적확한단어와거기서흘러나오는언어적광채로사고를확대하고생각을사건으로만드는작가”,“문장하나에전체를담아내는작가”라는찬사를받기도했다.불평등,소외,에너지위기,기후변화,전염병,전쟁등수많은문제속에서살아가는우리에게,그가들려주는이이야기가잠시멈춰서우리가처한상황을비판적으로돌아보고,더나은삶으로나아가기위해무엇을바꾸어야하는가를깊이사유할수있는장을마련해줄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사회가안정될수록신분상승의기회는줄고자신이선택하지않은태생적조건은더욱폭넓게대물림된다.개인의노력보다태생이신분을좌우하는이런사회에서삶의의욕은급격히떨어지고정의는의심받을수밖에없다.감옥을전전하던아버지에게물려받은유산이라고는빚과유품상자하나밖에없는작가는25년동안열지않던상자를마침내열어보며상속의역사와부조리함을파헤치고,우리가후대에게물려줄또다른유산을걱정한다.박종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