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스(작가 사인 인쇄본)

알리스(작가 사인 인쇄본)

$17.50
Description
독일 현대 문학계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 유디트 헤르만
그녀가 쓴 이별과 상실, 기억에 관한 다섯 편의 이야기
독일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유디트 헤르만의 『알리스』가 마라카스에서 출간되었다. 국내에서 2011년 번역 소개한 바 있는 『알리스』를 전면 수정하여 선보이는 것이다.
『알리스』는 유디트 헤르만이 2009년 발표한 세 번째 소설집으로, 드문드문 작품을 발표하는 작가답게 2003년 두 번째 소설집 『단지 유령일 뿐』 이후 6년간 침묵하다 작가 데뷔 10년째 되던 해 세상에 내놓은 이야기다. 헤르만은 이 이야기들을 가까운 친구 사이로 지냈던 비평가 라인하르트 바움가르트가 2003년 이탈리아 가르다 호숫가에 있는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난 후 썼다고 전해진다. “친구가 죽은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나는 전혀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근원을 알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왔고, 나는 그걸 들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이 책의 출발은 바로 그 사건이었다. 글을 쓰면서 그 슬픔이 놓일 자리를 찾으려 했다.” 알리스에 담긴 다섯 편의 이야기에는 슬픔이 놓여 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근원을 알 수 없는 슬픔에 흔들리고 아파한다. 그리고 그 슬픔을 안은 채로 삶을 이어간다. 아이를 키우고, 정원을 가꾸고, 수영을 하고, 슬픈 감정이 떨쳐질 때까지 딸기를 오래오래 물에 씻으면서.
헤르만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사람들의 가슴에 깊이 묻혀 있는 슬픔을 한 움큼 퍼내어 짐짓 담담하고 건조하게 서술한다. 남은 이들의 삶과 마음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가를 그저 고요하게 보여 주는데 이같이 감정을 최대한 배제한 서술이 도리어 쓸쓸함과 애잔함을 더욱 증폭시킨다. 이별 후 남은 사람들의 삶과 마음의 장면들을 차분하고도 아름다운 문체로 그려낸 이 이야기가 독자들의 마음에 쉽사리 지워지지 않을 긴 여운을 남길 것이다.
저자

유디트헤르만

JudithHermann
1970년독일서베를린에서태어나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독문학과철학을공부했다.1998년『여름별장,그후』를발표하며“독일문학이고대했던문학적신동”이라는,독일문단의전례없는찬사와함께화려하게데뷔했다.이후소설집「단지유령일뿐」(2003),「알리스」(2009),『레티파크』(2016),장편소설「모든사랑의시작」(2014),「우리집」(2021),자전적에세이혹은픽션「말해지지않은것들에대한에세이」(2023)를발표했다.
「알리스」는소중한이들을잃은아픔을다독이며그들없이삶을살아가는법을배워가는알리스의여정을차분하고도아름답게그린소설집이다.《슈피겔》베스트셀러에선정되었고,이작품으로2009년프리드리히횔덜린상을수상했다.

목차

미햐-9
콘라트-61
리하르트-119
말테-155
라이몬트-193

옮긴이의말-231

출판사 서평

슈피겔선정베스트셀러
프리드리히횔덜린상수상작

소중한사람이떠난후마주하게되는
삶과사랑의궤적에관한이야기

독일의대표적인여성작가유디트헤르만의『알리스』가마라카스에서출간되었다.국내에서2011년번역소개한바있는『알리스』를전면수정하여선보이는것이다.『알리스』는유디트헤르만이2009년발표한세번째소설집으로,드문드문작품을발표하는작가답게2003년두번째소설집『단지유령일뿐』이후6년간침묵하다작가데뷔10년째되던해세상에내놓은이야기다.헤르만은이이야기들을가까운친구사이로지냈던비평가라인하르트바움가르트가2003년이탈리아가르다호숫가에있는집에서죽음을맞이하고난후썼다고전해진다.“친구가죽은것은태어나서처음이었다.나는전혀마음의준비가되어있지않았다.근원을알수없는슬픔이밀려왔고,나는그걸들고어디로가야할지몰랐다.이책의출발은바로그사건이었다.글을쓰면서그슬픔이놓일자리를찾으려했다.”알리스에담긴다섯편의이야기에는슬픔이놓여있다.이소설에등장하는인물들은저마다소중한사람들을잃고근원을알수없는슬픔에흔들리고아파한다.그리고그슬픔을안은채로삶을이어간다.아이를키우고,정원을가꾸고,수영을하고,슬픈감정이떨쳐질때까지딸기를오래오래물에씻으면서.
헤르만은사랑하는이를떠나보낸사람들의가슴에깊이묻혀있는슬픔을한움큼퍼내어짐짓담담하고건조하게서술한다.남은이들의삶과마음에어떤일들이일어나는가를그저고요하게보여주는데이같이감정을최대한배제한서술이도리어쓸쓸함과애잔함을더욱증폭시킨다.이별후남은사람들의삶과마음의장면들을차분하고도아름다운문체로그려낸이이야기가독자들의마음에쉽사리지워지지않을긴여운을남길것이다.


“별들은천천히운행하지만,옮겨다니지.
그래서우리의삶전체가바뀌는거야.
그러고싶어하든아니든별들의움직임에따라삶이달라지게돼있어.
모든게,모든게달라질거야.”

소중한사람이떠나면우리를둘러싼세계는무너지고재편되며필연적으로변한다.만남때에그러하듯이.주인공알리스도다섯번의이별을마주한다.알리스의전연인미햐,정확히어떻게아는사이인지는모르지만알리스와친했던지인콘라트와리하르트,자살한외삼촌의게이연인이었던말테,알리스의연인라이몬트.그들이떠날때주변세계의미세한균열을,이전과는달라진세계를살아가는남은이들의모습을작가는사진찍듯세세하게묘사한다.찰나의순간을영원으로포착하는문학가답게헤르만은삶의아주사소한순간들,이를테면스쳐지나가는눈빛,짧은침묵,창가로비쳐드는빛의움직임같은것들에서삶의보편적진실을포착해낸다.
헤르만은출간후독일시사주간지《포커스》에서『알리스』가“죽은사람들에대한이야기라기보다남은사람들에대한이야기”라고말했다.그래서일까.시종일관이별과죽음,영원한단절을그려내고있지만이이야기들을따라읽어가다보면독자들은살아감,연결,희망에관해더많이생각하게된다.아빠가죽어가는시간에아이는걸음마를배우고,삼촌이죽은바로그다음달에‘어둠에내려온빛으로서’알리스가태어난다.누군가는죽고누군가는태어난다.‘이모든상황에도불구하고.아니면바로그때문에.’(「미햐」)

우리는필연적으로헤어진다.내가가거나,남거나둘중하나다.남겨진자들은먼저간이들의부재속에삶을지속한다.그없이살아가는법을배우면서.『알리스』에는헤르만의소설집이대개그러하듯엄청난사건이나긴장감넘치는순간이랄게없다.보통우리의삶이그렇듯이.그래서독자들에게이이야기가더욱가깝게다가온다.
우리는모두‘누군가의지나가버린한때의이야기에불과’하고,‘여러가지를알고있긴하지만이해할수없는한사람’이다.그러나그지나가버린한때의이야기가없었더라면,여러가지를아는가까운그한사람도없다면그저바라만봐도충분한삶의순간같은것은만나지못할것이다.

“마르가레테는눈물을흘리면서웃다가울다가하며이야기를이어갔고,리하르트는그런그녀를눈을떼지않고바라보았다.그래도자신에게아직할일이남아있다는듯한태도로.그할일이라는게바로마르가레테를바라보는일인것처럼.”_「리하르트」중에서

“라이몬트는담배한개비를말면서알리스를바라보았다.그게다였다.그순간알리스를바라보던그의눈길은완벽했다.그게전부였다.”_「라이몬트」중에서

이별후더욱선명하고충만해지는삶과사랑의의미를작가는과한덧붙임없이진실하게그려낸다.죽음은끝이아니며기억으로우리는연결되어있고,선명하고반짝이는날들은앞으로도계속될것이라고.매일크고작은이별속에서살아갈수밖에없는독자들에게소중한이없이최초의날들을맞는법을배우며삶을이어가는알리스의이야기가잔잔한위안을전한다.

∥옮긴이의말
작가자신의모습으로보이는주인공알리스는타인에게서보호나위로를구하지않는다.특별히강인해서라기보다는위로받는법을배우지못한인물로보이는데,작가헤르만은언제나이런사람들의삶을옹호하는태도를소설로보여주었다.작가는주인공이어떤방식으로상실을극복하고자신의삶을계속이어가는가에대해썼다.툭툭끊기는건조한문체는알리스의무심한듯한태도와잘어울리지만,그문체는알리스가애써숨기고있는섬세함과다정함,예민함을역설적으로내비치면서그슬픔과상실감의깊이를더한다._이용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