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표류기 (집 안엔 주방이라는 섬이 있다 | 배현혜 에세이)

주방 표류기 (집 안엔 주방이라는 섬이 있다 | 배현혜 에세이)

$15.30
Description
주방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
주방을 집의 중심으로 끌어온 ‘주방 특화 에세이’
모든 집 안에는 주방이 있다. 주방엔 삶이 있다. 당장 그 집 냉장고만 열어봐도 몇 명이 사는지, 주로 무얼 먹고 사는지 알 수 있으니까.
하지만 가족 구성원 중 주방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람은 ‘엄마’, ‘주부’로 불리는 ‘여성’들이다. 이들은 주방을 맡는 순간, ‘가족을 위해서’라는 다소 일방적인 의무를 지게 된다. 남편과 아이가 거실에서 하하호호 단란한 시간을 보낼 때 홀로 주방에서 벽을 보고 설거지를 하며, 주방을 표류한다. 심지어 자신의 생일 선물마저도 가족들을 위한 조리 도구를 고른다.

하지만 저자는 더 이상 좋은 것, 싫은 것에 대한 자신의 취향과 욕망을 숨기지 않기로 한다. 바닥을 새카맣게 태운 스테인리스 냄비는 버리지 못하면서, 예쁜 그릇을 모으는 ‘그릇 덕후’가 된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취향으로 채운 주방이 가장 주체적인 공간이 되길 소망한다.
글 쓰고 책 읽는 작업실로, 가족들의 사랑방으로, 이웃과의 소통의 장으로 변화무쌍하게 주방을 사용한다.
이 책은 외딴섬처럼 존재하고 있던 주방을 집 안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주방만을 위한 ‘주방 특화 에세이’다.
저자

배현혜

360도파노라마로하늘을즐길수있는소도시어딘가에서대단할것없는일상의나를깨작깨작쓰고있습니다.이과를전공하고예체능으로유학한후문과적인일을하고있어일관성없다는소리는듣지만,편견없는일생을보내고있다고자부합니다.살림‘잘알못’나일롱주부가주방에서표류하며얻은곁다리이야기들을쓰며깨달았습니다.앞으로도어떤분야의곁다리이야기들을쓰게될것이고,그게적성에맞다는것을요.

목차

프롤로그:설거지를시작하며

Part1.너는어떻게우리집에왔니?
-그녀의마음:네스프레스시티즈룽고잔
-미니멀라이프최대장애물:사은품컵과굿즈개미지옥
-그들만의리그:컷코
-외로웠다:스타우브베이비웍
-내이야기들어보실래요?:밀폐형반찬통
-찬란했던빈곤의시간1:바닥3중스테인리스냄비
-찬란했던빈곤의시간2:해리포터버터비어잔
-내인생첫사치품:빌레로이앤보흐디자인나이프
-편의점한정판에는진심인편:빨강머리앤접시
-가족의탄생과접시:로얄코펜하겐이어플레이트
-귀하신몸:노리다케로얄오차드
-만남의광장:8인용식탁

Part2.설거지는싫어합니다만
-실크블라우스보다커피잔
-오늘도벽보고벌서기
-식기세척기의배신
-식탁에서누리는아침과밤
-설거지백배즐기기
-젊어게으른년,늙어보약보다낫다
-주방에서이탈리아를꿈꾸는방법
-설거지와거리두기
-크리스마스고오급문화
-주방장비발도가족의몫
-뜨거운안녕을위한준비
-쓰레기임시보관소

Part3.주방에서너와나,우리
-돌아서면또컵하나
-출렁임은컵안에서만
-알겠어!잠시만
-설거지하는남편의등
-한정판DNA
-손에물묻히기싫었던아이
-티스푼달궈봤니?
-어서와!제빵은처음이지?
-나도제일좋은걸로
-금쪽이에게건네는사과의커피
-식탁밑내밥친구
-고양이의사생활
-타인의주방
-우리집심야식당

에필로그:설거지를마치며

출판사 서평

우리,주방‘살림’에강박을갖지말아요.
글에는‘낯섦’과‘익숙함’의절묘한배합이필요하다.이둘의황금비율을찾아냈을때,‘글맛집’이라고불릴수있을거다.『주방표류기』가그렇다.그야말로글맛집이다.‘주방’이라는익숙한공간을끌어와신선하고색다른분위기를뿜어낸다.

어릴때부터주방에서일하는이의모습을보아온우리는자연스럽게주방이라는공간이주는‘고됨’과‘찌듦’의이미지를기억하고있을것이다.또한,관습적으로당연히주방에있어야한다고정해져있던이들이그곳을잠시버려두고직장으로나갔을때의죄책감도보아왔을것이다.‘주방’이라는공간이주는이미지는우리의엄마,할머니의삶을접하며형성된것이대부분이다.

결혼을하고아이를낳아가정을꾸리는여성들에게‘주방’은희생과헌신의공간이자,끊임없는노동의공간이었다.그곳에들어가면‘나’는없어지고오로지‘가족’만남게된다.그래서저자도자신의생일선물로가족들을위해‘인스턴스팟’이라는조리도구를샀다.매우익숙한희생이다.그러면서도다음생일부터는꼭자신에게필요한것을고르겠다고다짐한다.매우낯선‘바람’이다.

『주방표류기』는그래서익숙하지만낯설고,낯설지만익숙하다.

저자는사회가부여해온주부의역할을성실하게수행하면서도조금씩삐딱선(?)을탄다.그삐딱한시선이때로는장난스럽게,때로는진중하게,때로는사랑스럽게드러나며독특하고특별한재미를선사한다.시원한혼잣말로아줌마들의마음을대변하기도하고,예쁜그릇을모으며소녀들의마음을보여주기도한다.밤을삶다가스테인리스냄비를태워먹으며지나간젊은시절을회상하기도하고,설거지를하다가엄마의,할머니의삶을위로하기도한다.

‘주방’이라는공간에서생겨난이야기들은생동감이넘치고,솔직하게써내려간문장들은명랑하고유쾌하다.낯섦과익숙함을잘섞어‘주방’을새로운눈으로볼수있는‘기회와재미’를선사하는글을읽고또읽을수있음에즐거웠다.

편집기간중에원고를읽고나면,주방에가서싱크대를괜히한번쓱닦아보는버릇이생겼었다.그러면문득,‘주방’이라는‘섬’에서표류하면서도예쁜컵에담긴커피를마시며에어팟으로음악을듣고,한손에는책을펼쳐든채발을까딱이는저자의모습이떠오르는것같아빙긋웃음이났다.저자가표류하는섬으로되돌아가황금비율로섞인이야기와문장들을다시음미하고싶어졌다.

때로는혼자만의작업실로때로는커뮤니케이션허브로
주방의하이브리드활용법
주방의주된기능은주로‘먹는것’에집중되어있다.하지만주방은점점그기능과모습이융합되고있다.저자의주방도작업실,가족들의정상회담실,이웃과의다과실,심야식당등다양한모습을지니고있다.그속에서저자는주부로서,엄마로서,아내로서,글을쓰는사람으로서의자신의정체성과개성을더욱견고하게다져나가고자한다.‘주방’이라는외딴섬에갇혀마냥순응하지않고,그곳에서자신만의재미와즐거움을찾아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