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우리에게는심장이나뇌를수술하고,장기와안면을교체하는일이그리놀랍지않다.‘쉬운수술’과‘어려운수술’정도로구분될뿐.하지만의술이이처럼고도화하기까지는금기에맞서타인의‘피와내장’을가르는위험을무릅쓴수많은의사들의피비린내나는사투가있었다.
영국의유명과학저널리스트리처드홀링엄이집필한『기발해서더놀라운의학의역사(BloodandGuts)』는고대부터현대까지의학의빛나는발전을이끈괴짜의사들의활약상을재기발랄한글솜씨로풀어낸책이다.동명의BBCTV다큐멘터리를기반으로하였는데,프로그램의진행자로활약한세계적인베스트셀러『간헐적단식법』의저자이자의사인마이클모슬리가19세기에활용된거머리흡혈,통증관리를위한아산화질소흡입,심장수술에사용되는저체온법등을직접체험하고서문에소개해흥미를돋운다.
이책을구성하는5개의장에는외상외과,심장외과,성형외과,이식외과,신경외과의발전을이끌어낸획기적인사건들로가득하다.기원후2세기로마시대검투사의주치의로활약한갈레노스가동물해부를통해인체해부학을구체화하고인간이4가지액체로구성된다는사체액설을완성한이래로,1천년이넘도록굳건하던과거의의학에균열이생긴건사형수의시신을훔쳐인체의구성을탐구한젊은의사베살리우스가있었기에가능했다는사실부터,전장에서팔이나다리를잃거나대량출혈로죽음에이르던군인들을돌보던16세기프랑스의사파레가혈관을묶는기술을개발하기까지시대를앞서간의학자들의고뇌가담겨있다.
수술이라고는절단술밖에없던19세기중반,영국최고의외과의사로손꼽힌리스턴의유명세는썩어가는다리를30초라는짧은시간안에잘랐기에가능했는데,수술시간을늘리고싶던그가통증을완화시키는에테르를활용하면서복잡한수술을시도할수있는충분한시간을확보할수있었다.피묻은프록코트를입고시체를부검하던손으로환자를돌보던시절,산욕열로산모들이죽어나가는이유를연구하던산부인과의사제멜바이스는“손을씻자”고주장하며위생의중요성을설파했다.
인간의몸을이해하고출혈을차단하며,통증을조절하고감염을극복할수있게된의사들은20세기중반팔딱이는심장을열어판막을재건하거나이식술을시도했으며,인공심폐기개발문제로국가간자존심을놓고경쟁하기도했다.이제는‘완벽한미모’를구현하는성형술뿐아니라,환자가깨어있는상태에서행해지는뇌수술등최첨단의술또한날이갈수록발전하고있다.
의학의새역사를탄생시킨개척자들에게잘못된의학적도그마에맞설줄아는용기가없었다면오늘날의‘생명연장의꿈’은불가능했을것이다.현대의학의뛰어난성과에도불구하고아직넘어야할산은많기에지금은『기발해서더놀라운의학의역사』에등장하는선구적의사들의통찰력이절실히필요한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