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투루 읽지 않으려고 - 처음핀드 2

허투루 읽지 않으려고 - 처음핀드 2

$16.80
Description
마지막 마침표에 깃든 숭고함을 살피는
신예 평론가 전승민의 담대하고 매혹적인 글쓰기
2020년 대산대학문학상과 202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연달아 당선하며 문단에 이름을 알린 신예 문학평론가 전승민의 첫 책 『허투루 읽지 않으려고』가 출간되었다.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상을 성찰하는 에세이와 산뜻한 목소리로 쓰인 평론글이 한데 묶여 문학을 아끼는 독자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책이다. 에세이스트이자 문학평론가인 정여울은 전승민의 첫 책을 통해 “세상 그 자체를 향해 열려 있는 깊고 너른 환대의 에너지”를 느끼며 그가 “읽기와 쓰기에 대한 사랑으로 단단히 무장하여 한 문장 한 문장에서 열정이 느껴지는 글을 쓴다”(추천사)고 평했다. 전승민은 “한 편의 글이 내 앞에 도착하기까지 그 글이 거쳤을 어둡고 밝은 시간에 대하여” 경외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주한다. 그리고 “글에 마지막 마침표를 찍고 손에서 놓아 보내는 것에는 모종의 숭고함이 깃들어 있”음을 헤아린다. 그리하여 그는 “내가 읽는 모든 글 앞에서 내가 가진 최선을 정직함으로 임한다. 허투루 읽지 않으려고 애쓴다.”(68~69면) 내 앞에 놓인 글을 ‘허투루 읽지 않겠다’는 그의 다짐은 문학을 향한 깊은 사랑 고백이기도 하다.
전승민이 감각하는 사랑은 삶의 곳곳에 펼쳐져 있다. 그는 남들보다 한발 먼저 느끼는 절기를, 말이 통하지 않는 개와 보내는 시간을,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풍경을, 담배 연기 속에서 흘러나오는 비밀을, 깨끗하게 닦아주어야 하는 우울을 사랑한다.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언가를 사랑하기를 포기하려는 마음이 들면 어쩌나 하는 것”(25면)일 만큼 그는 힘겨운 사랑도 마다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안에서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사랑을 배운다. 그의 사랑은 확장되어 타자와의 관계 위에서 굳건해진다. “치열하게 사랑하고 싸우고 슬퍼하고 아파한 후에”는 “삶을 함께 가꾸어줄 다정한 두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새로운 길과 꽃과 새들을 만나”기 위해서 “이별한 자는 소파를 박차고 일어나야 한다”(95면)고 말한다.
저자

전승민

저자:전승민
경상남도진주에서태어났다.2020년대산대학문학상과2021년서울신문신춘문예문학평론부문에당선하며본격적인글쓰기를시작했다.영문학을공부하면서시바견호두와함께남산아래에서살고있다.이십대의많은시간을병원에서보냈고덕분에남들과약간다른삶을살게되었다고생각한다.삶은온통불확실한것들로가득하며그것들이결국은우리를더나은곳으로데려다준다고믿는다.비록그것이지금은힘들고나쁜것처럼보일지라도말이다.사람은사람에게가장큰상처를받지만구원또한사람에게서받는다고생각한다.햇빛이가득한공원벤치에앉거나누워서읽고쓰는것을좋아한다.

목차


1부예측불허의감동
처음의여름
사랑의모형
일방적인고백
깨끗한우울
책상앞신당
이별후의매뉴얼
도수가맞지않는안경
마지막이별은없다,아직은

2부사랑이잘보이도록
완벽한눈송이
이런일요일
여름비
환절기
영원은상실속에서지속된다
다만병마개를열어둘뿐
헤맬수있는자유
창가에서

추천의글∥정여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새로운삶,사랑,세계를향한용기있는발걸음

전승민은이십대시절다리수술로생의끝을경험했던내밀한일화를담담한목소리로전하며“세상의속도에나를맞추는게아니라그저나는나의속도를만들어가야한다고”(17면)느꼈던순간으로우리를데려간다.침잠하던시기를문학으로극복하고다시씩씩하게글을쓰며새로이세상을걷는걸음마를배운다는전승민의태도는문학을치열하게바라보고의미를찾으려는그의글쓰기자세를더욱신뢰하게한다.“텍스트를읽고,노트를끄적이고,작품이말한것과말하지않은것사이의틈새를집요하게파고들고,머릿속의생각을한편의글로만들어내는일”(67면)을진심으로대하며삼십대로넘어온그는이제장애/비장애,지방/서울,퀴어/비퀴어의삶을모두겪은소수자로서의경험이자신을고유하고소중하게만든다는것을안다.그리고이경계의감각은있는그대로의‘나’를긍정하게한다고그는말한다.

전승민은문학으로삶의여러고비를넘긴후본격적인평론가로활동하며“살아가는행위자체가비평이라고느낄때가많다.상대방의목소리를듣고그안에담긴것과그가부러담지않은것을가려내어이해하는일,그것이나의세계와어떻게공명하는지찾는일”(85면)에몰두하는그는언제나시의한구절을가슴에새기며문학작품이품고있는‘사랑’이더잘보이는글을쓰기위해노력한다.김행숙,오은,이영주의시를통해계절의한장면과마음의한구석을살피고고명재의시집을넘겨보며긴편지를쓰면서사랑의다양한모습을고찰한다.『허투루읽지않으려고』에실린글들은그가포착한여러사랑의얼굴을담은것이기도하지만,변모하는사랑에따라성장하는그의모습을관찰한기록이기도하다.

이제그는사랑도글쓰기도더자유롭기를꿈꾼다.연약하고불확실한사랑일지라도“사랑이나의손길과시선을초과하는먼곳으로달아나는것을바라볼때,그리고그가나를까맣게잊고자신의세계를쏘다닐때”“사랑이비로소살아있음에안도”(234면)할수있다고말하는전승민평론가의외연은독자들과공명하며문학안에서미래로,세계로더확장될것이다.그의사랑은현실에발붙이고있으면서도이미“당신의낯선얼굴”을향해있다.힘든시기를의연하게이겨내고“당신이내곁에서멀리있다고해도,그리고가까워질수없다고해도괜찮다”(237면)고말하는그의목소리가단단하고믿음직스럽다.자,이제전승민의책을들고“소파에서일어날시간이다.맛있는저녁을먹으러가자.”(99면)

그녀의글을읽고있으면,끝없이새로운길위에설수있는용기가샘솟는다.그녀가글을쓰는사람으로다시태어나다시두발로씩씩하게걸을수있게된것처럼,그녀의글을읽는우리또한새롭게이세상에발딛는법을다시배우고싶어진다.그녀는매일의글쓰기속에서삶에대한사랑을,운명에대한사랑을실천한다.이제우리가‘다정한독자’가되어그녀의사랑에응답할차례가아닐까.(…)나는또다시상처받을까봐두려워서사랑하기를포기한모든사람에게이책을선물하고싶다.(정여울,추천의글)

작가의말
내가추구하는사랑의정치성은소유가아닌자유를향한다.글도마찬가지다.물론,우리는우리가듣고싶은말을재깍재깍내미는이를좋아하지않을수없지만,그러나그건또다른나를당신에게서재확인하는일에불과하지않은가?나는내가원하는당신의얼굴이아니라내가모르는당신의얼굴을보고싶다.‘허투루읽지않겠다’는마음이향하는곳은나의얼굴이아니라바로당신의낯선얼굴이다.세속의아침동안내가나의글속에서그토록열렬히사랑했던것은아직만나지못한당신의모르는얼굴이다.이글들이당신의고요하던세계에작은물결을일으킬수있다면나는그것만으로더할나위없이행복할테다.당신이내곁에서멀리있다고해도,그리고가까워질수없다고해도괜찮다.나의세계와당신의세계가교차하면서다시각자의길을향해갈라지기를,바로그충돌을통해서우리의요철이깎여나가기를원한다.

처음핀드
다시없을처음의순간,오래기억될작가의첫책
‘처음핀드’는핀드가발견하고주목한작가의‘첫책’시리즈입니다.
새로이만나는작가,장르를불문한오롯한이야기를찾아선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