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공을 던지는 몇 가지 방식 (하린 시집)

야구공을 던지는 몇 가지 방식 (하린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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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클』 『49가지 시 쓰기 상상 테마』를 쓴 하린 시인의 첫 시집 『야구공을 던지는 몇 가지 방식』 복간
- 다양한 미학적 코드로 삶의 풍경을 포착해낸 감각적인 시집
『시클』 『49가지 시 쓰기 상상 테마』를 쓴 하린 시인의 첫 시집 『야구공을 던지는 몇 가지 방식』이 더푸른출판사에서 기획한 ‘신춘문예당선자시인선’ 001번으로 복간됐다. 『야구공을 던지는 몇 가지 방식』은 하린 시인이 다양한 미학적 코드로 삶의 풍경들을 포착하여 감각적으로 풀어낸 시집으로 제12회 청마문학상신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표제작 「야구공을 던지는 몇 가지 방식」은 한 가족의 비루한 삶을 야구공을 던지는 다양한 구질에 비유하는, 시로 쓴 짧은 가족 드라마다. 자본주의적 질서와 폭력에 의해 도태되고 소외된 가족 구성원의 상황을 구질이 갖는 특성에 비유해 재미있게 형상화해냈다.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각자의 포지션대로 살아가는 아버지, 어머니, 형, 누나, 그리고 ‘나’가 갖는 다양한 생존방식이 세대와 시대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채 명징하게 드러난다.

해설을 쓴 홍신선 시인은 하린 시인에 나타난 그로테스크가 갖는 특징을 분석했다. “도시를 무덤으로, 서울역을 석실고분으로” 치부하는 그로테스크한 설정과 화자가 직접 “죽음을 설계한다”라고 하는 언술 등을 통해 그것을 논리적으로 추론했다. 여기서 화자가 말한 ‘죽음을 위한 설계’는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서 망치로 배를 얻어맞고도 멀쩡하게 웃어야 하는” 일상을 벗어나기 위한 몸짓(「죽음을 설계하다」)인 동시에 끊임없이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는 상징적인 몸짓(「묘혈(墓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러한 몸짓들은 모두 상징일 뿐이다. 화자가 이미 처해 있거나 처할 수밖에 없는 실존적 한계상황에 대한 시인의 미학적 반작용일 뿐이다.

“시는 주로 밤에 번식한다/ 나의 시는 악성이라/ 구역질나는 시궁창만을 노래한다/ 시로 방황을 사고 암이란 거스름돈을 돌려받는/ 우울한 자기복제 또는 자기증식 // 계절 내내 신용불량이었던 나의 시/ 하여 나의 상상력은 담보가치가 없다/ 관을 살 밑천도 못되는 비유와/ 화장터까지 걸어갈 수 없는 관절염 걸린 상징들 // 폭식한 시어들이 오장육부를 아프게 한다/ 구부러진 어휘들이 진통제를 맞고 헐떡이고/ 미완성된 노래가 등을 돌린다/ 하여 시는 태어날 때부터 죽음을 수령한 거다”라고 쓴 「H씨 죽음을 수령하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하린 시인은 화자의 극단적인 체험(상상력)에서 얻어진 극한의 감정 상태를 감각적인 언술을 통해 시로 풀어낸다.

이러한 다양한 미학적 코드로 창작된 『야구공을 던지는 몇 가지 방식』은 후기 자본주의적 질서와 체제에서 비롯된 궁핍한(경제적·정신적) 현대인들이 갖는 심리적 갈증을 극단적 이미지와 상징적 이미지를 통해 풀어낸 시집이다. 하린 시인은 첫 시집에서 감각적인 리얼리즘을 구현하려고 노력했다. 기존의 리얼리즘 시가 갖는 한계(답습에 따른 변별점이 없는 점)를 스스로 인식하고 그것의 대안으로 감각적인 리얼리즘을 선택했다. 따라서 이 시집은 감각적인 리얼리즘 시를 접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하나의 대안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저자

하린

1998년〈광주매일〉신춘문예시당선.2008년《시인세계》신인상으로데뷔한이후시집『야구공을던지는몇가지방식』,『서민생존헌장』,『1초동안의긴고백』『기분의탄생』을발간했다.그리고연구서『정진규산문시연구』,시창작안내서『시클』,시창작제안서『49가지시쓰기상상테마』,시조창작제안서『이것만알면당신도현대시조를쓸수있다』,평론집『담화구조적측면에서의친일시연구』를발간했다.청마문학상신인상(2011),송수권시문학상우수상(2015),한국해양문학상대상(2016),한국시인협회젊은시인상(2020)을수상했다.현재계간《열린시학》부주간과단국대학교문예창작과초빙교수를맡고있다.

목차

■시인의말3

1부
재개발지구10
야구공을던지는몇가지방식11
어머니의저항(Ω)14
자유로에서16
은하철도999를탄사나이18
유리상자20
밤마다바나나를깐다22
쥐덫23
룰루랄라풍금풍금24
붉은욕조25
보급소의노래26
짧은저녁의시28
사막속에고래가산다29
순서의순서30
뼈는자란다32

2부
바람의부르튼심장처럼34
켈로이드35
묘혈(墓穴)36
H씨죽음을수령하다37
불새38
유리는나쁘고모래는착하다39
죽음을설계하다40
8일째날-암흑의낮을통과한다42
방아쇠를당기다43
신문,맛있게편집하다44
보들레르46
빙점48
시체놀이50
나나와함께,흐린밤5는자란다32

3부
아웃사이더54
세한도(歲寒圖
)56
백색살인57
패스트푸드58
날개를접다60
흰가운에대한기억62
시체들의밤64
양은냄비65
태양물고기66
위암은말한다68
서울역석실고분69
음역(音域)70
이부탐춘(二婦探春)72
북쪽에대한물음74

4부
말달리자,예수78
폭우79
온몸이전부나사다80
카페‘아프리카’82
관을말하다84
설총(雪塚)85
아고라-늙은개86
싸가지없는혀의소극적인변명87
광어한마리9900원88
낙서공화국90
동행92
슬픔의엉덩이94
정신병원이있는그림96
2시엔김기덕이온다98

■해설_홍신신
혼미한,그리고난해한마술의춤-하린의시세계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