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고 맑은 무늬가 된 세계 (이명희 시집)

희고 맑은 무늬가 된 세계 (이명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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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간 중심적인 생각을 버리고 자연이 가진 본질성과 근원성을 미학적 감수성으로 풀어낸 작품들
2020년 《열린시학》 신인작품상을 통해 등단한 이명희 시인은 등단 당시 섬세함과 집요함이 장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상이 가진 본질성과 근원성을 시적 탐구로써 사유하고 그것을 자신만의 직관적 형상으로 자리잡게 하는 힘이 뛰어났다”란 언술이 인상적이다. 그러한 본질성과 근원성 탐구가 확장된 것이 이명희의 첫 시집 『희고 맑은 무늬가 된 세계』이다. 이 시집에선 ‘생명의식’이 도드라지게 나타나는데, 해설을 쓴 김효숙 평론가는 “생명의식을 관념에만 가둬 두지 않고 ‘자연’다운 비인간 생명체들과 호흡을 나누면서 살아갈 힘을” 얻으려는 이명희 만의 시적 방식을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자연에서 일어나는 아주 작은 일에 귀를 기울이면서” “타 생명체의 목소리를”를 듣는 방식으로 이명희 시인은 시 세계를 구축해 나간다. 이명희 시인은 자연을 “광대하고 막연한 것”으로 보지 않고 매우 구체적인 형상으로 파악한다. “생명체들과의 만남과 인간과의 만남을 구분”하지 않고 “식물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는 계기”로 삼는다.

“인간의 소유물이 된 자연을 제자리로 돌려보내지는 못할지라도 아이 같은 감수성의 소지자가” 된 시인은 “비인간 생명체들과 호흡을 나누면서” 자연이 가진 본질성과 근원성을 미학적 감수성으로 풀어나간다. “1부와 2부에서는 숲 산책자에게 자연이 걸어오는 말에 귀를 기울이면서 나무처럼 의연히 홀로서기를” 꾀하고, “3부에서는 선(禪)·신앙·마음 수양의 경험을 자연 경험과 견주어 생각해 본다. 복원이 불가능한 세계를 안타까워하면서 그 최전선에 있는 지금 이곳 문명인들이 바로 ‘나’라고 자각하도록 이끈다. 단지 기억 되살리기만으로는 복원이 불가능한 세계를 제시하면서 자연에 가장 늦게 도달하는 자가 문명인임을 일깨운다.”

잘 알다시피 “생명은 인간과 비인간의 평등 관계에서만 건강한 상호 호환이 가능한 것”이다. “일방향으로 기울어지는 관계는 종속의 형태가 되어 자연의 균형을 깨트린다. 타 생명체의 삶과 인간의 삶은 동격이며, 타 생명체가 사라지면 현세 인류가 사라질 가능성도 덩달아 커진다.” 그러한 속성을 잘 알고 있는 이명희 시인은 ‘아이처럼 해맑은 표정’으로 가식 없이, 자연 속 대상물을 정밀하게 읽어 내고 거기에서 얻어진 몸짓을 과장하거나 축소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학적으로 시화시킨다.

한편 『희고 맑은 무늬가 된 세계』는 화성시문화재단의 ‘2024 화성예술활동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출간되었다. 이명희 시인은 이 사업의 선정으로 지역 문학계에서 인정받는 시인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저자

이명희

경기이천에서태어났다.2020년《열린시학》신인작품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경기대문예창작학과를졸업했다.

목차

■시인의말3

1부
내가떨어뜨린눈물한방울의근황11
올리브그린12
뱀사주를가진23세B양의입장문14
램프가있는저녁16
망종芒種18
무게에관하여20
명랑소녀이름은마고22
묘월생24
오리26
아웃사이더28
가깝고도이상한구름30
CT32
언제나몇번이라도34
하얀이마36
환기-김환기전38
핑크연40
2월오전을붙잡는다면41
그늘에피소드42
노마드44

2부
온유49
19세기의호수에비가내리면50
심플라이프52
개를끌고가는사람54
5월벚나무에게드리는편지56
정오의Monologue58
바라보다60
밥을기다리는동안62
몽유夢遊63
이동-호모미그라티오64
저녁답66
푸른발부비새68
소소한분홍70
루시72
곡우생활기74
스트로브잣나무76
청어78
김난다79
식물환상통80

3부
원형들의원형85
백자를읽다86
방관자88
착지90
우화92
벚과사이시옷94
수국96
오월97
흰꽃기린98
곡신의오후100
석류102
꽃사과104
빈집극장106
가벼운산책108
석모도109
카스테라와피마자110
때때로이야기가112
캄파눌라114
우리에게더좋은날이오겠지116
어떤오후118

■해설_김효숙_‘나’를살게하는‘그린’의세계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