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가 되는 주문 - 저스트 YA 4

마녀가 되는 주문 - 저스트 YA 4

$14.00
Description
“일주일에 한 번, 목요일 밤 11시에서 새벽 1시까지 비밀 게임 서버가 열려.”

서사의 반경을 거침없이 증폭하는 작가, 단요의 2023 신작!
첨예한 비판의식과 독보적 상상력으로 빚어낸 또 하나의 강력한 이야기
지난 2022년 청소년소설 『다이브』로 독자들에게 인상적인 첫 인사를 전한 뒤 문윤성SF문학상, 박지리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 세계의 반경을 거침없이 증폭하는 단요 작가의 SF장편소설.

효율과 능력만이 우선시되는 먼 미래. 졸업 이후 불안한 앞날이 이어질 바엔 차라리 생의 단절이 나을까 고민하던 열일곱 살 서아는 비밀리에 운영되는 게임 서버에 ‘마법소녀’로 참가한다. 매주 목요일 밤 11시에서 새벽 1시까지, 게임의 비밀 서버가 열린다. 마법소녀, 혹은 마녀가 되는 주문으로 입장하면 ‘관리자’로 게임을 컨트롤하며 괴물을 처리하는 것이 서아의 주된 임무. 학교와 게임 서버의 이중생활을 적응해 가던 어느 날, 서아는 게임과 관련한 수상한 죽음이 15년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과 음모를 파헤치면서 서아는 1년 전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의 실체를 알게 되는데……!

마녀가 되거나, 되지 않거나, 될 수조차 없는 선택지 속에서 우리는 삶에 어떠한 주문을 바랄 수 있을까. 단요 작가는 사회 제도와 시스템 아래 제한되는 ‘안전한’ 삶의 프레임을 거둬 내고 그 바깥의 풍경을 과감히 ‘플레이(재생)’한다. 마치 누구라도 이를 직접 마주하길 권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희망 대신 불안이 우리를 압도할지라도, 일상의 무력감과 회의감을 떨칠 수 없을지라도, 작가는 맞은편 벽 너머에서 홀로 어딘가를 바라보는 사람을 결코 ‘모른 척하지 않는다’. “언젠가, 아주 먼 나중에라도, 네가 말하면- 나는 도울게.”라며 곁에 선 이들의 숨결을 나지막이 채워 간다.
현실보다 더 사실적인 SF는 과연 존재할까? 먼 미래로 가닿은 ‘오늘’은 여전히 진행 중이기에, 작가가 날카롭게 파고드는 세계와 그 세계를 딛고 나아가는 10대들의 이야기는 서늘한 만큼 더욱 아름답게 빛을 발한다.

저자

단요

사람한명과함께강원도에서살고있다.사람이사람이라서생기는이야기들을즐겨쓴다.2022년부터작품활동을시작해청소년성장소설『다이브』와『마녀가되는주문』,금융소설『인버스』를썼다.『개의설계사』는2023문윤성SF문학상장편부문대상수상작이고,같은해〈세계는이렇게바뀐다〉로3회박지리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서장
1장:비밀과행운
2장:약속과선택
3장:마녀의일
종장
-첫번째리뷰:어른없는세상에서어른의일찾기_윤혜은(작가,서점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청소년이었던나’보다‘청소년’그자체에집중하게만드는이야기!
우리는안다.한세계의균열은언제나개인의변화에서부터시작되었다는것을.
_윤혜은(작가,서점인)

“누군가는이일을해야하니까-나는,새로운마법소녀를찾고있어.”
망설임은아주짧았다.

“먼과거에는인종,성별,민족과같은개념에힘이있었습니다.”라는강렬한첫문장으로이야기는시작된다.“회사는생김새때문에지원자를탈락시키고,사람들은피부색으로,성별로,신체조건으로,태어난곳으로구분되던”시절은이미오래전의일.“세상을바꿀수있었던아이들이꿈을버렸던”과거를지나“이제세상이바뀌어”낡은악습은존재하지않는세상이된것이다.

드디어!모두가꿈꿔왔던‘좋은세상’이미래에도래한것일까?사람간의차별과혐오와멸시가없는사회를이루게된것일까?『마녀가되는주문』의출발은‘새로운세계의선언’임에분명하다.(누군가열렬히부르짖던‘공정한’세상이구현된미래로여겨지기도한다.)하지만이어지는문장을곰곰들여다보면이‘새로운선언’이끌고나가는사회분위기는한치앞을내다볼수없을듯하다.아니어쩌면,성공과실패의운명이더욱일찍이구분되는세상인지도모르겠다.“생김새보다능력이평가받는시대”가된미래이기에“실패는나쁘고성공은좋고”“발전과혁신이라는가치앞에모든사람이평등하게경쟁”해야만한다.낡아빠진개념으로사람들을가르지않되,누구라도똑같은출발선에서서뚜렷한목적과목표를쟁취하고자거침없이내달리는사회.

이러한세상에부합하기위해,모든사람이평등하게경쟁하기위해,‘산학협력창의인재육성학교’가문을열었다.대기업들이우수한인재를길러내기위해만든곳으로이곳의학생들은오직‘능력,합리,혁신’이라는슬로건에어울리는사람이되어야한다.졸업때까지후원기업을못구하면막대한학비를떠안고평생빚더미속을허덕여야하지만,이는전적으로‘개인의불행’일뿐,학교의그누구도책임지는부분이아니다.학교는학생들을위해최상의환경을제공한다고말하므로.따라서학생들은유망한기업의연구원이되거나스타트업의창업멤버가된미래를꿈꾸며일상을버텨낸다.그럼에도불안감과고민이지속되고앞날이막막하기만하다면?

주인공서아의처지도다른아이들과크게다르지않았다.‘영재’소리를듣고자랐고뛰어난실력으로산학협력창의인재육성학교에입학했으나어느덧졸업이가까워지는열일곱살.딱히후원기업을구하지못했고연구실에들어가지못한채하루하루흘러가는시간을초조하게견디던어느날,서아에게열아홉살의‘현’이다가온다.현은서아에게위태로운나날을살아가는학생들을위해비밀리에운영되는게임서버가있다고알려준다.그곳에서누구는달콤한휴식을,누구는위로를,누구는여가와오락을즐기며시간을보낸다는것이다.

현은이게임에등장하는‘괴물’을없애고운영시스템을컨트롤할‘새로운마법소녀’가되어주기를서아에게부탁한다.마법소녀,혹은마녀가되어주면연구실소속이되어미래를걱정할필요가없다는현의이야기.서아는고개를끄덕여제안을수락하고,이후걷잡을수없는과거와현재의딜레마에빠져들고만다.
이를테면,나보다어려운친구를도와주는건배려일까,아니면자기만족일까.뛰다넘어진친구를못본척내레이스를달려야할까,아님결승선에늦더라도친구에게손내밀어같이경기를마쳐야할까.불의를보고도참는사람과불의에맞서는사람중누가더용기있을까.친구부탁을어디까지들어주어야할까.각자의최선이이끄는선택과결과는온전히개인책임으로만남을까…….일찍이‘생존룰’을알아버린아이들이가감없이맞닥뜨리는세상의민낯은너무투명하거나혹은너무나불투명해서,그어떤색으로도묻어나지않는다.

우리는최선을다해야하고,최선을다하기때문에슬퍼집니다.그리고대부분은비겁해집니다.
『마녀가되는주문』은그슬픔과비겁해짐에대한이야기입니다.
_작가의말에서

“다른애들처럼너무멀어지진않았으면좋겠어.
네세상과내세상이너무달라지진않았으면좋겠어.”

『마녀가되는주문』의배경은읽는이에따라다르게다가갈것이다.미래의한국일수도,한국이아닌다른나라일수도있다.가깝게20년후일수도,멀리는100년후로느껴지기도한다.단요작가는‘누구라도자유롭게상상하기나름인’미래사회를그리며이작품을써내려갔다.하지만이야기를읽는동안모두가마주하는삶의근원적요소는시대와세대를막론하고이어져오는존재의보편성을되새기게한다.

인간성이배제될지라도경제적효율과가치적활용의쓸모만을앞세우는미래사회는언제어디에서비롯되었을까.『마녀가되는주문』은미래의시공간을다루는작품이지만,지금이사회의망가져가는일부를서늘할만큼적확하게비추고있다.내가‘속한’집단혹은사회에서밀려나지않기위해안간힘쓰는일상은남녀노소불문하고누구나맞닥뜨리는삶의분투이다.분투하는연령대가갈수록낮아지고서로간의경쟁이더욱극심해지면서,10대들은각자의책임과가능성과실패를‘성공’이라는저울판에위태롭게올려놓으며살아가는지도모른다.

작가가탁월하게설계해낸이한편의SF를함께읽으며우리는‘마녀가되거나,되지않거나,될수조차없는’삶의제한된선택지속에서더나은방향을찾아갈수있을까.자책보다단단한책임과용기를기를수있는힘을서로주고받을수있을까.주인공서아는시스템안팎의음모와진실을알아가고추악한비리를파헤치며끝없는딜레마에빠진다.신념을둘러싼현실적고민은누구에게나쉽지않고이는‘열일곱살의서아’이전부터오래도록이어져왔던일이다.보상과대가를반드시바라는건아니지만,적어도‘나를책임질수있는’선에서올바름이무엇일지,최선의선택이어떤것일지저울질하게만드는세상.사회적책임과잘못이개인에게로만전가되는세상앞에과거와현재와미래를굳이나눌필요는없을것이다.그렇게미래의어딘가놓여있는이학교역시15년넘도록수상한죽음과공존해왔을테니까.

그러므로오늘도비밀서버의문이열리고하나둘아이들의입장이시작된다.모든준비를끝낸마녀도게임에들어간다.어디선가갑자기나타날지모르는괴물을처치하러,혹은비극이차라리위안이될누군가를만나러……….
삶의순간순간에는풀리지않는고민들이퍼즐처럼얽혀있다.어떻게든살아가다보면누구나한번쯤행운을얻을수있을까?그러니기약없어도희망을바라며지내는편이좋을까?작품을읽는동안,그어느페이지에서도눈을떼지못할우리에게‘마녀’는저마다의의미로가닿을것이다.마녀는삶의상징일까,구원의희망일까,혹은또다른무엇으로존재할까.모든사람이숨기고있는삶의표정하나씩을드리운채,오늘도마녀는‘마녀가되는주문’을외기시작한다.“무늬유리를사이에두고다른세상의마법을구경하는것”처럼아슬아슬한삶의경계에서,끝내사라지지않을어떤희망의주문이10대들의목소리를통해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