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예찬 : 서점 멸종 시대에 쓰는 좋은 서점론

서점 예찬 : 서점 멸종 시대에 쓰는 좋은 서점론

$19.80
저자

제프도이치

저자:제프도이치
애서가이자서점인.1994년서점업계에발을디딘이래UC버클리서점,스탠퍼드대학교서점등을거쳐2014년시카고세미너리코옵SeminaryCo-opBookstore의대표가되었다.세계최고수준의학술서점인세미너리코옵을이끄는10년간서점운영·문화·큐레이션·재정을책임졌으며,2019년에는도서판매가아닌서점운영자체를사명으로하는미국최초의비영리서점으로의전환을주도했다.
25년이상서점계에헌신한제프도이치는서점인을‘열정전문가’라고부르며,좋은서점이란“세상에존재할특별한방식”이라고믿는다.전문서점인에서한발뒤로물러나애서가이자서점애호가의관점에서이책을썼다.

역자:장혜인
나란한두세계를글로잇는사람이되고싶어오늘도책을읽고번역한다.서울대학교약학대학및동대학원을졸업했다.현재바른번역소속으로옮긴책으로『소셜셀프』,『완벽하지않은것이살아남는다』,『세이빙타임』,『무엇이나를살아있게만드는가』,『읽지못하는사람들』,『당신의꿈은우연이아니다』,『내가된다는것』,『감정의뇌과학』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는말_책이라는존재……9
1장공간……35
2장다양성……81
3장가치……123
4장공동체……169
5장시간……211
나가는말_좋은서점이란……249
감사의말……257
미주……263
이책에나오는책……272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책을사기위해더이상서점에가지않아도되는데,왜여전히서점이필요할까?그리고21세기에좋은서점을만든다는건무엇일까?어떤답을내놓든그해답은책이라는존재,그리고책을훑어보려는충동에서시작해야한다.서점편에서내놓을가장훌륭한대답이라면,셀라나선대의서점인들이세심하게가꿔온서점은그자체로있을법하지않은특별한장소를만든다는주장일것이다.서점이라는공간은그존재만으로도책을사랑하는공동체에경제적보상을훌쩍뛰어넘는가치를전한다.
-들어가는말_책이라는존재,31쪽

좋은서점은책을판매하지만,사실주로파는것은책을훑어보는경험이다.시인이자수필가제임스로웰JamesRussellLowell이존드라이든JohnDryden의독서습관을언급하며‘훑어보기browsing’라는말을사용한1870년까지만해도이말은주로곱씹거나되새기는행위를의미했다.
-1장공간,44쪽

훑어보기의형태가다양하듯훑어보는사람도제각각이다.완벽한목록은아니지만우리생태계에출몰하는이들을살펴보자.
서가사이를어슬렁거리며천천히책을살펴보는산책자,모래알속에서세상을찾는도요새,전면매대에놓인책에서최신소식을찾아전하는전령,지식을씹어되새기는되새김동물,어디에무엇이있는지모르지만찾아야한다는사실만은알고지식을찾아헤매는순례자,계절에상관없이날마다기도하는헌신자,마땅히살아야하는대로살지못한다며구원,적어도용서를바라는회개자
-1장공간,47쪽

좋은대학이그러하듯좋은서점이반드시특정장소에속할필요는없다.지식인과전문가,호기심많은사람과학식있는사람을끌어들인다면그곳은사색과발견의공간,되새김하는이들을위한쉼터가될것이다.앞서바슐라르가말했듯“상상력으로파악된공간은기하학자가측정하고견적을내는무관심한공간으로남을수없다.”하지만상상력또한다른곳으로옮겨갈수있으며,서점이지닌더없이귀중한요소역시고정된것이아니다.
-1장공간,52쪽

시애틀의피니북스PhinneyBooks같은세련되고아늑한서점은‘진짜’와‘가짜’라는딱두가지구역만갖추고있다.클로디아랭킨ClaudiaRankine,엘리엇와인버거EliotWeinberger,발레리아루이셀리ValeriaLuiselli같은작가라면반격할만한분류이지않은가(세작가모두픽션과논픽션의경계를넘나드는글을쓴다―편집자).
샌프란시스코의시티라이츠북셀러스CityLightsBooksellers에는‘지형학과신체조직학’,‘증거’,‘흑인의급진적상상력’,‘순수문학’,‘도둑맞은대륙’,‘폭로’같은구역이있다.뉴욕의맥널리잭슨McNallyJackson서점은문학을지역별로분류하는데공을들인다.이곳의분류는시티라이츠북셀러스에서영감을얻기는했지만,그보다훨씬구체적이다.
맥널리잭슨에는‘현상’,‘지금’,‘탈출’,‘세상에속하는법’같은구역도있다.언뜻조금낯설어보이더라도이런분류라면서점주인이훑어보기를유도해영감을주려고서가를구성했으리라고믿을수있다.
-1장공간,70쪽

맞다.모든독자에게는‘자신에게맞는책’이있다.하지만서점은모든독자를위한곳이아니다.좋은서점은자기만의필터로책을선별해야한다.그것이그서점의특징이다.서점이제역할을한다면서점과공동체는틈이보이지않도록매끈하게이어진다.서점이본연의일을아주잘한다면,서점이공동체를아주자연스럽게하나로이어주기때문에공동체는서점없는삶을상상할수조차없을것이다.
세미너리코옵은학자뿐만아니라진지한일반독자를위한학술서점으로자리잡았다.E.M.포스터E.M.Forster는런던도서관을칭송하며“그진지함과감식안에경의를”표한바있다.포스터라면세미너리코옵같은서점의본질도이렇게칭송했으리라.“이곳은지성의모든것을소중히여겼고,모든관점을포용하면서도선별했다.”
-2장다양성,91쪽

세미너리코옵이2019년에판매한2만8,000권중단한권만팔린책이1만7,000권쯤된다.달리말하면이1만7,000권은저마다단한명의독자에게닿았다는뜻이다.랄프왈도에머슨RalphWaldoEmerson이책에서느낀,다른누구도아닌나를행복하게만드는“상대적이고도비범한힘”은이숫자로드러난다.간단히말해책을발견하는일은일률적으로일어날수없다.지극히개인적인노력이필요한일이다.
실즈가지적했듯,바로순환이더딘수많은책을만날수있다는사실이좋은서점을만든다.따라서좋은서점이라면수익만따졌을때쌓아두면안되는책을쌓아두어야한다.그1만7,000권중상당수는서가에꽂혀있지않았다면그해에독자의눈에들지도못했을것이다.
-2장다양성,93쪽

서점을만드는것은공동체이며서점은공동체를반영한다.헤몬은“책은세상에존재하는방식을알려주는지침서”라고했다.책은좋은삶과자아를구성하는중요한재료다.저마다책가판대를세우고책을늘어놓으며우리자신을좀더잘다듬을수있다면얼마나좋을까.칼비노는이렇게질문한다.“우리가경험,정보,읽은책,상상하는것의조합이아니라면,우리는,우리각자는누구인가?각자의삶은백과사전이다.”그리고공동체는공동체안의좋은서점으로나타난다.
-2장다양성,121쪽

가치는그대상이희소해질수록오른다.하지만희소성은우리가가치있는위대한무언가를과소평가해서생긴결과일때도있다.따라서우리는이렇게생각한다.희소해서가치가부풀려지는일도있고,가치가과소평가되어희소해지는일도있다.희소하기때문에가치있다고여겨지는것은희소해질수록더욱가치가커지지만,과소평가되어서희소해진것은멸종할가능성이크다.
우리가서점을과소평가했기때문에서점은희소해졌다.그리고좋은서점은우리가서점의문화적가치를과소평가했기때문에희소해졌다.
-3장가치,128쪽

아마존이나기타서적판매상은책을헐값에팔아넘기며시장논리에따른공정한경쟁에서승리하고있는것이아니다.그들은서점인이라는전문직을거의멸종시켜버리고있다.소비자가가치있는서비스나상품이라고생각하는곳에돈을지불하고,“훌륭한일꾼을고용하고서툰일꾼은해고”하는것은지당한일이다.하지만아마존같은시스템은틀렸고부자연스럽고파괴적이다.
-3장가치,140쪽

뉴욕의전설적인서점고담북마트GothamBookMart에서는“그책을읽을운명인다음사람이서점에찾아와거기있는책을발견할때까지얼마나오래걸리든”그기간이그책의유통기한이라고한다.고담북마트,시티라이츠북셀러스,소스북셀러스같은좋은서점에서책의수명에관한기본적인원칙은“책은사물로서의운명이있고,사람들은책과만날약속이되어있다”는것이다.
-3장가치,149쪽

서점은비어있을때도공동체로가득차있다.사람없는서점은공동의것이면서도개인적인열망으로가득한모두의기억으로채워진다.사람이넘칠때도서점은보통고요하다.대
개고독속에서만얻을수있는고요함이다.서가에꽂힌책들에담긴논쟁과열정은저마다의독자와교감하면서도담론을형성하는장치역할을한다.서점은대체로고요한데도또렷하게제목소리를내는공공의광장이다.
-4장공동체,171쪽

좋은서점은분명한대화든무언의대화든공적인대화를할장소가되어준다.이곳에서독자는서점인과,혹은다른고객과함께특정한책이나우리가선별한책을두고대화하며관심을공유하거나서로다른관점을나눈다.자신의작품을논하는저자의이야기를함께듣기도한다.책과마주하기만해도내면의대화가일어나고직감이나가정,편견을뒤집는과정에서무지의가장끝까지그본질과통찰이스며든다는사실을발견하는일도흔하다.
-4장공동체,204쪽

책을파는일은예술이다.그리고재디스미스가지적했듯예술에는“시간이들고,예술은그에마땅하게시간을배분한다.”그렇다면서점인은자연의속도에도맞춰야한다.일부러인내하지않고서야어떻게무르익을시간을얻을수있겠는가?다시말하지만보통서점은책하나를132일동안서가에둔다고한다.세미너리코옵에서는280일이라는시간을준다.너무성급하게치워버리지않기위해서다.책도뿌리내리고자라고꽃피울시간이필요하다.
-5장시간,221쪽

서점인의열망은좋은서점의힘으로독자의시간이느리게흐르도록만들어그들이더욱넓은시야로가능성을볼수있는환경을제공하는것이다.콘래드가말한예술가처럼우리가그렇게한다면독자들은그들의사막에서“용기와위안,놀람과매력”을발견할수있을것이다.자신이요구하는것을모두발견하고,어쩌면구하는걸잊고있던“진실을흘낏볼수있을지도”모른다.
-5장시간,246쪽

보르헤스처럼나도무엇보다독자다.책을찬찬히훑어보며사색에빠지는수많은조용한책벌레중하나라는뜻이다.나는주로전문서점인의관점에서글을써왔지만이글은서점애호가의관점에서쓴글이다.나는세미너리코옵같은서점이있는세상에서살고싶어이곳을이끈다.사실이건이기적인시도일지도모른다.이런사람이나혼자라고생각했다면말이다(하지만우리는수많은사람이모인집단이다).이것이바로진실이다.내가책으로이루어진풍경을만들었듯,이풍경도나를만들었다.
좋은삶이나좋은사회처럼,좋은서점이우리의열망을담아낼수있기를바란다.좋은서점에는특별한것이있다.좋은서점을잃는다면,우리는세상에존재할특별한방식을잃게될지도모른다.
-나가는말_좋은서점이란,25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