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 패권경쟁 승자와 손잡아라

미 중 패권경쟁 승자와 손잡아라

$20.00
Description
‘산다이!’ 1970~80년대 섬마을에서 전투경찰로 근무한 이들이 술자리에서 자랑삼아 자주 꺼내는 말이다. 논산훈련소로 입대한 일반 사병들은 전방에서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고 버텨낼 때 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동네 주민들과 어울려 ‘산다이 파티’를 했으니 그때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산다이’에서도 우리의 어지러웠던 근대사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1885년(고종 22)에 영국 동양함대가 거문도를 불법 점령하고 이 섬을 발견한 이의 이름을 따서 해밀턴항(Port Hamilton)이라 부르며 2년간 주둔했다. 동양함대 주둔군들은 거문도 주민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주민들을 그들의 군영으로 불러 전깃불 아래서 당구치는 모습도 보여주고 일요일(Sunday: 산다이)에는 함께 춤을 추는 등 다양한 놀이를 했다고 한다. ‘산다이’는 그들에게서 지금까지 이어지는 썩 달갑지 않은 놀이문화이다.

1885년, 이때 조선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조선에서 청의 종주권을 박탈하여 마음껏 그들의 야욕을 채우기 시작했고, 얼마 후에는 러일전쟁을 통해 러시아의 남하정책을 저지하고 마침내 조선을 병합하는 단계를 착착 진행하고 있었다. 이 당시 세계정세는 어떻게 흐르고 있었는가. 러시아는 1856년 영국과의 크림전쟁에서 패배하여 지중해 진출이 봉쇄되었고, 영국이 1880년 아프카니스탄을 점령하자 인도양 진출도 막히게 되었다. 러시아는 이제 남은 지역인 아시아 쪽으로 눈을 돌리며 한반도에서 일본과 대립하게 되었다. 일본은 영국과 미국을 등에 업고 있었다. 그러나 조선 조정은 임오군란, 갑신정변, 동학혁명, 을미사변(민비시해) 등 변란이 있을 때마다 청나라에 군대 파병을 요청하는가 하면 고종을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시키기도 했다. 청과 러시아에 의존하고 일본을 기웃거리기만 할 뿐 국제정세를 바로 보지 못한 조선은 결국 망국에 이르게 된다.

이 책 〈미·중 패권경쟁 승자와 손잡아라〉의 저자 임방순은 역사에는 가정이 있을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수시로 “~했다면”을 꺼내 들어 우리의 앞날을 예시하고 있다. 이 책의 부제인 “누가 이길까? 이 책을 보면 안다”에는 더욱 그의 나라 사랑이 묻어난다. 그는 “고종의 선택은 최악이었다”며 청일전쟁 후 러시아가 남하하면서 조선이 다시 러시아와 일본의 대결장이 되었을 때 고종이 패배하는 러시아를 택한 걸 탄식한다. 일본이 영국과 미국 등 해양세력을 대리하여 러시아와 대항하고 있는 현실을 꿰뚫어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제1장 “오늘날 미·중 패권경쟁과 역사 속 주변국 패권경쟁”에서는 19세기 구한말에 우리가 겪었던 역사의 풍랑을 자세히 파헤치고 뒤에는 -같은 점과 다른 점 그리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라는 난을 할애하여 ‘이기는 자와 손잡아라’는 역사의 교훈을 일깨워주고 있다. 제2장 “미·중 패권경쟁 시대 우리의 선택, 주변국에 답이 있다” 제3장 “미·중 패권경쟁 승부를 결정짓는 4가지 포인트”에 이어 제4장 “한국, 주한미군 없는 안보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로 매듭을 짓고 있다.

저자의 눈길은 어제를 살펴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 오늘의 지혜라는 점을 관통하고 있다. 19세기 해양세력에 밀려 온갖 수모를 겪었던 중국이 이제는 G2로 급부상하여 ‘일대일로’ ‘기축통화국’에 이어 우주 개발 주도권 장악에 박차를 가하며 미국과 패권 경쟁을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에서 누가 이길까. 이기는 편을 잘 가늠해서 그편에 서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가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라는 주장이 간결하면서도 명쾌하게 전개된다.
저자

임방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