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환유기(재술기) 역주 - 안양대HK+ 동서교류문헌총서 11 (양장)

구미환유기(재술기) 역주 - 안양대HK+ 동서교류문헌총서 11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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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은 19세기 새로운 문명 간 관계 정립의 시기에 서양에 파견된 중국의 사절단을 따라간 한 청년이 쓴 여행 일기를 완역한 것이다. 저자의 이름은 장덕이(張德彝)이고 책의 원제는 『재술기(再述奇)』이며 국역본의 제목은 『구미환유기(재술기)』이다.

저자는 중국 최초의 근대적 외국어 교육기관에서 영어를 전공하여 막 졸업한 학생이었다. 1866년부터 사절단을 따라 여러 차례 서양 각국을 방문하거나 상대국의 아그레망을 받은 외교관의 신분으로 해당국에 체류하였고, 그때마다 자세한 기록을 남겼다. 특히 1868년부터 1869년까지 2년 가까운 기간 동안의 두 번째 여행에서는 미국, 영국, 프랑스를 차례로 방문하고 지구를 일주하여 귀국했는데,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쓰며 자신이 보고 들은 바를 자세히 적어 후손에 남겼다.

역자는 이 두 번째 여행의 원고를 정리하여 출간한 책을 번역한 것이다. 이 책은 근대 중국인의 서양 문명에 대한 경험과 인식을 살피고 현대 중국어 어휘 형성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일독할 가치가 매우 클 뿐 아니라 한 청년이 장기간 여행을 통해 겪은 다양한 경험과 그에 대한 흥미로운 반응들을 엿볼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책의 곳곳에 드러나는 저자의 호기심 어린 시선과 지칠 줄 모르고 빠짐없이 적어나간 여행 일기를 보면서 지난날 저자의 여행 세계 속으로 들어가 보기를 권한다.

저자

장덕이

저자:장덕이
본명은장덕명(張德明)이고뒤에장덕이로개명하였다.자는준봉(峻峰),재초(在初)이다.1847년북경에서태어나경사동문관(京師同文館)영문관(英文館)을졸업하였다.1866년부터여덟차례에걸쳐외국을방문하거나각국에주재하며외교활동을하였고,출사영국흠차대신(出使英國欽差大臣)을지냈다.동문관교습,총리아문통역관을지내기도하다가1919년에세상을떠났다.저서로는항해술기(航海述奇)를비롯한7권의여행기가유명하고,그밖에광록대부건위장군장공집(光祿大夫建威將軍張公集),성목청심록(醒目淸心錄),영문화규(英文話規),중외백년력(中外百年曆)등이있다.

역자:이정재
서울대학교중어중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중국구비연행에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중국산동대학(山東大學)고급진수생과미국UCBerkeley중국연구센터방문학자를지냈고,현재서강대학교중국문화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으며안양대학교HK+사업단일반연구원이다.저서로는근세중국공연문화의현장을찾아서,중국구비연행의전통과변화,중국공연예술(공저)등이있고,역서로는중국고대극장의역사(공역),근대중국의언어와역사,도화선,모란정(공역),만유수록역주1,2(공역),희곡서유기등이있다.

목차

발간에즈음하여
역주자서문
일러두기

제1부구미환유기(재술기)해제
장덕이와그의세계일주기

제2부구미환유기(재술기)번역
종준성의서문
장덕이의자서
북경에서상해까지
상해에서샌프란시스코까지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에서뉴욕까지
뉴욕
워싱턴D.C.
뉴욕
워싱턴D.C.
뉴욕
뉴욕에서나이아가라까지
보스턴
뉴욕에서런던까지
영국
프랑스
파리에서수에즈까지
수에즈에서홍콩까지
홍콩에서북경까지

부록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재초씨在初氏가여러차례사신使臣을모시고먼바다를건넜는데모두구야니의땅이었고갈때마다반드시손으로적었다.일찍이그의초편初編을읽은적이있었는데,이번에다시동년同年의이작주李芍洲가부駕部를통해이편二編과삼편三編을내게보내와글을써달라고부탁해왔다.내생각에중토中土(중국)는정기正氣요해외海外는여기餘氣이다.글들속에적은각국의풍토,인정人情과일체의기기괴괴한일들은모두눈으로본것이나,옛날책에있는기굉奇肱,장고長股,무장無腸,섭이등의나라에대한기록은하나도보이지않는다.어찌그러한가?천체天體는둥글고드넓어둘레가6억10만7백25보步이고,대지의두께는48만유순이며,그수륜水輪(물레방아)의두께는60만유순이다.옛사람이말했다.“곤륜崑崙산에는기운이모여있어서,마치바다의배꼽과같다.”[그렇다면]해외의여러주들은아마[바다의]지절肢節이아닐까?뿌리가크고말단이작은것과안이무겁고밖이가벼운것을일컬어‘굳세다’고하는데,듣기로재초씨가또태서泰西(서양)각국을수행하여그정치와형벌의큰줄기를상세히살피고강약득실의이유를밝혀사편四編을쓸것이라고하니,내가그것도읽어칭송하고자한다.(종준성의서문,41쪽)

(1868년)4월4일토요일
3월12일신유.맑음.미각(13~15시)에차를타고20여리를가서개복방凱福房(CliffHouse)에도착했는데,목루木樓가스무남짓칸있고앞은바다,뒤는긴언덕이있었다.바로앞에는작은섬이세개있었는데초서‘육六’자모양으로뾰족하게솟아있었다.갑자기바다사자수십마리가물밖으로나와서암석위에엎드려햇볕을쬐며잠이들었는데몸은물고기같은데털이나있고색깔은자줏빛이도는잿빛이고머리는쥐나개같고두다리는물고기의꼬리지느러미같았다.그중에는소보다도덩치가큰것이있어서울음소리는개와비슷했지만더욱컸고사나운모습이라무서웠다.위로올라가서멀리바라보니푸른바다와붉은해만보였는데,만리에은빛물결이솟구치는소리가밤낮으로그치지않았다.멀리하늘끝에는돛대와바닷새만점점이보일뿐이었다.차를타고숙소로돌아올때에는바닷가를20여리를둘러왔는데파도가차의밑까지올라왔다.차의왼쪽은운무가가린푸른산이솟아있었고차의오른쪽은흰파도가겹쳐져무늬를이루었다.그뒤에는구불구불한산길이이어졌는데온길에울긋불긋한꽃들이만발하여향기가옷소매에스며들었다.(샌프란시스코,101-103)

6월5일금요일
윤4월15일계해.맑음.오각(11~13시)에지흠헌과손흠헌을따라총리각국사무아문에가서서이덕을만나함께총통부總統府에가서총통주온손朱溫遜(AndrewJohnson)을알현했다.합중국말로는백리새천덕伯理璽天德(President)이라고부르는데나이는쉰쯤되고서민과똑같이옷을입었다.포흠차가먼저출사出使의뜻을밝히고주통령이서이덕으로하여금대답하게했다.발언이끝나자국서國書를전달하고악수하고안부를물으니,이는태서의예법이었다.주총통이말했다.“귀흠차께서폐국에욕림辱臨(방문)하시니본통령이마땅히힘을다해도와처리하여조금도불편함이없으시게하겠습니다.”운운했다.(워싱턴D.C.,120-121쪽)

11월20일금요일
10월7일경술.아침에흑무黑霧(스모그)가끼더니사초(09시)에맑아졌다.미각(13~15시)에지흠헌과손흠헌이포흠사,백협리,덕협리와함께화륜차를타고문자文恣궁宮에가서영국군주를알현했다.외부대신外部大臣사단력司丹力(EdwardHenryStanley)의인도를받아국궁鞠躬의예를행한것은지난번과같았다.서서5분동안말을나누었고주과酒果를성대하게차려가빈에게연회를베푸니훌륭한예식이었다.유초(17시)에숙소에돌아왔다.(영국,309-310쪽)

(1869년)9월15일수요일
8월10일기유.맑음.물은어제처럼평온했고빛깔은남색이었다.지구는물이오분의삼인데,물이모여흩어지지않는것은지심地心의힘덕분이라고생각한적이있었다.작게는개울과연못에서크게는강물까지바다에흘러들지않는것이없으니강과바다는드넓어서작은물길들을모두받아들여바다가백천百川의왕이되는까닭이다.이때문에“바다를본사람은어지간한물은물이라고하기어렵다.”라고한것이다.내가지금지구를돌면서여러바다를두루다니며고서古書에실려있지않은것들을모두직접경험하며눈으로살폈다.조정에서통상通商을허락하지않았다면어찌능히배를타고역외를돌아다니며구경할수있었겠는가?지금여러바다를편안히지나며이글을쓰는것은행운이라고하겠다.(수에즈에서홍콩까지,496-49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