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 너 없는 동안

지니 너 없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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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만약, 램프의 요정 알라딘의 지니가
21세기 당신 앞에 불현듯 나타난다면
당신은 지금 어떤 소원을 빌 것인가?

열일곱 고등학생인 동안은 평소 외양 어선 선원이고 술주정뱅인 아버지 마주공에게 강한 불만을 지니고 있었다. 어느 날 동안은 아버지가 외국에서 가지고 온 주둥이가 작고 동그란 뚜껑에 몸통이 절구통처럼 패여 물 한 컵도 안 들어갈 것 같은 쓸모라곤 전혀 없어 보이는 주전자를 닦으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그 순간 동화 속에서는 일어날 뻔한 램프의 요정인 지니가 나타난다. 동안은 기상천외한 일에 놀라서 한동안 맨붕에 빠져 헤어나지 못한다.
아라비안나이트의 알라딘 지니는 주인의 소망을 들어주는 램프의 요정이었지만, 21세기 동안 앞에 나타난 지니는 그와 반대로 자신을 소유한 주인이 미워하는 사람의 불행을 빌어주는 주전자 요정이었다.
지니는 퉁명스럽게 동안에게 말한다.
“인간은 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구나. 그저 돈, 명예, 돈, 명예. 미안하지만 나는 말이야. 불행만 들어줄 수 있어. 너 아닌 타인이 불행해지는 소원 말이야. 그게 누구든. 그게 뭐든. 불행만. 딱 다섯 번이야.”
옛날 알라딘 램프의 요정 지니는 주인이 원하는 소원을 무한대로 들어주었지만, 주전자 요정 지니는 단 다섯 번만의 기회를 주었다. 그것도 소원 아닌 불행을. 열일 곱살 동안은 먼저 자신이 미워하는 아버지를 죽게 해 달라고 빌었는데 결국 아버지는 바다 위에서 폭풍우를 만나 행방불명되었다. 그 후 동안은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에게 행복을 던져주기 위해 남의 불행을 주전자 요정에게 부탁했다.
그러나 동안은 남의 불행을 비는 소원을 한가지씩 이룰 때마다 남의 불행을 원하는 것이 좋지 않은 일임을 깨닫게 되고 마침내 주전자 요정 지니를 깊은 바닷속에 던져버린다. 다른 사람의 불행으로 인해 자신이 행복해지는 것이야말로 진짜 불행한 일이라는 걸 동안은 알게 되었던 것이다.

저자

이은정

단편소설「개들이짖는동안」으로2018년동서문학상대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고,2020년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수혜했다.웹진『같이가는기분』에손바닥소설을,계간지『시마詩魔』에‘이은정의오후의문장’코너를연재중이다.저서로는소설집『완벽하게헤어지는방법』과산문집『눈물이마르는시간』,『쓰는사람,이은정』,『시끄러운고백』등이있다.장편소설『지니,너없는동안』은램...

목차

1부이상한지니가나타났다/9
2부열일곱의사랑이비극이라니/47
3부행복과불행의상관관계/101
4부인류의평화를위한여정/145
5부지니,너없는동안/179

에필로그/204
작가의말/206

출판사 서평

작가의다소엉뚱하고재기발랄한판타지적상상력이돋보이는성장소설로서물질문명속에살아가는청소년과어른들에게행복과불행의원인이어디에있는가?라는근원적인질문을던져주고있으며무거운주제임에도불구하고읽을수록재미있다.

독자가기억할만한문장

떠나기싫은데떠나야하는사람과
떠나고싶지만,떠날수없는사람중에
누가더불행할까?

누군가를불행하게만드는방법으로
사람들에게희망을줘서도안된다.

다른사람의불행으로인해
자신이행복해지는것이야말로진짜불행한일이다.

타인의불행도기꺼이욕망하는
인간의잔인함을인간에게서본다.

지금말해야할것같았다.
해야할말을너무오래끌면
식은밥처럼눌어붙는단어들이생기는법이다.

<작가의말>
등단한지오년,어쩌다보니줄곧폭력에관한소설만써왔다.내가과연세상의모든폭력을다쓸수있을까싶을만큼그종류는다양했다.폭력을주제로소설을쓰면서마음이자주무너졌다.다른시도를해보고싶었다.밝은이야기를써볼까,고민하던와중에문득지니가소환되었다.지니를붙잡아놓고캐릭터를만드는내내떠오르는노래가있었다.90년대,가수하이디가부른‘진이’라는곡이었다.주인공의이름이‘동안’이된건결코우연이아니다.이소설을완성하기전,줄거리만듣고도많은사람이재미있겠다고말했다.나는그‘재미’라는단어에집중했다.소설의위기라는현실에서내가추구해야하는것은무엇일까많이고민했다.신선한소재와뚜렷한주제,안정된문장은언제나중요하다.문제는그것에얽매여재미를잃으면소용없다는생각이들었다.읽히지않을소설이라면쓰고싶지않았다.그렇다고이소설이많이읽히리란보장은없지만,적어도내목표는이랬다.평생소설책한권도완독한적없는사람이완독할만한소설을써보자.재미있고쉽게읽히며여운도있게.성공할지는모르겠다.실패해도상관없다는빈말은못하겠다.한가지고백할것은이소설을쓰면서반성을많이했다는점이다.그것만으로도꽤괜찮은소득이었다.
우리는행복과불행중행복을소유하고싶어하지만그리만만치않다.행복을한줌이라도얻었다면,그과정이정당하고정의로웠는지소설이물었다.나는자신있게대답할수없었다.다른사람의행복을질투하거나빼앗고싶을때도있었고,누군가의불행을바라는무서운마음을품은적도있었다.누구나어느시절에한번쯤그런마음을가져보지않았을까.학창시절에는성적이나우정때문에,어른이되어서는그보다훨씬다양한이유로.나는이소설을어른들이읽어주기를바란다.

추천사

이은정작가의소설『지니,너없는동안』을읽으면서내가느낀건안정된문장과놀라운상상력이었다.소설은누구나쓸수있지만,아무나소설가로살수는없다글쓰기의끈기도있어야하고,우선탁월한이야기꾼이먼저돼야한다.이은정은이두가지를모두갖추고있다.이번소설은알라딘의요정지니와소년동안을통해인간행복의근원은어디에있는가를설득력있게풀어내고있다.이야기가지루할틈이없다.크고작은반전에공을들인모양새가다부지다.청소년부터어른까지모든세대를아울러공감을얻기에충분한소설이다.
-김진명(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