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마흔에깨닫는가장쉽고명확한인생의답을
마흔에읽는『한용운채근담』으로만나다.
일제강점기를살아가는조선인들의고달픈마음을어루만지고용기와지혜를심어주기위해만해한용운선사가중국의《채근담》을당시조선인의실정에맞게편역한《채근담정선강의》를한학에능통한용화선지식이현대적감각으로새롭게옮기고해설한책이다.
평소한용운스님은조선의신문학과신문화운동에공헌한[신문관]에주석하면서조선인들의정신을깨우치는책들을많이펴내었는데『채근담정선강의』도그중의하나다.문장마다주옥같은가르침이들어있는것은물론,편편마다향기가나는내용들로가득해백담사조실이자시인이었던무산오현스님조차애지중지했던책으로널리알려져있다.
원래『채근담』은명나라만력제연간의문인이며상인가문출신이었던홍자성이험난한인생의여정을겪고난뒤,후세사람들에게삶의지혜를일러주기위해쓴책으로서동서양에널리알려진‘수신(修身)과처세’의기본이며영원한고전이다.지금까지전해내려오는책은명나라때홍자성이쓴것과청나라때홍웅명이쓴것이있으나일각에서는두사람이똑같은인물이라는설이있지만이는분명치않다.
‘채근(採根)’은‘나무뿌리’를가리키고‘담(譚)’은이야기로서풀뿌리를씹듯이되씹어음미해야할가르침이라는뜻이다.소학(小學)』에인용된송나라때의왕신민은“사람이항상나무뿌리를씹어먹고사는것처럼인생을견디고살면,곧백가지의일도능히이룬다.”라고했다.이말은곧사람이거친인생의역경을이기면이세상에서못할일은하나도없다는의미이다.마흔에읽는『한용운채근담』은자칫흔들리기쉬운인생의전환점인마흔에지혜의그릇을키우는데많은도움을줄책임이분명하다.
책속에서
바람이성긴대밭에불다가사라지면
바람소리가대밭에더는머물지않고
차가운연못위를날던기러기도날아간뒤에는
기러기의그림자가연못에머물지않듯이
고로군자도일이있을때비로소마음이나타나며
일을마친뒤에는그마음도사라진다.
[지나간일에너무집착하지말라]
---p.22
남이단점이있으면반드시알려주어야하되
그의단점을드러내어세상에알리면,
나의단점으로남의단점을공격하는것이된다.
만약그가단점을모르고있으면
교화해고치게해야한다.
그렇지않고화를내면서심히꾸짖는것은
나의우둔함으로남의우둔함을구제하려는것과같다.
[남의단점을다른이에게말하지말라]
---p.32
탐욕이일어나는것을초기에제거하면
어린잡초를뽑는것처럼일이매우쉽게이루어지고,
하늘의이치를깨닫게되면스스로밝아져서
더러운거울을닦는것처럼새롭게광채가인다.
[탐욕은처음부터제거하라]
---p.60
급한일은한가할때미리살펴
사전에점검해두면실수가줄어들며,
어떤일을시작할때는
생각을확고하게붙잡고있으면
저절로나쁜마음이사라진다.
[한가할때마음을점검하라]
---p.64
남의말을듣고일의이치를겨우알게된사람은
미혹해여전히깨닫지못한다.
스스로깨달아서확실히아는것보다못하기때문이다.
밖에서만뜻과재미를얻는사람은
얻은후에도여전히얻지못한것이있다.
스스로얻어서깨치는것보다못하기때문이다.
[일의이치를스스로깨우쳐라]
---p.74
사람을사귈때는나중에멀어지는것보다
처음만날때쉽게친하지않은것이오히려낫다.
어떤일을시작할때도
나중에힘들어지기보다는
서툴더라도오히려처음부터신중한것이더낫다.
[사람을신중하게사귀라]
---p.86
실패한일을다시되돌리려는사람은
벼랑끝으로간말을타는것과같으므로
채찍을함부로사용해서는안되며,
성공을직전에앞둔사람은
급한여울을거슬러올라가는배를타듯
노젓는것을한시도멈추어서는안된다.
[노젓는것을멈추지마라]
---p.106
좁은길에서는한걸음물러나서
행인이먼저지나가게하고,
맛있는음식은10분의3을덜어남에게베풀어라.
이것이세상을즐겁게사는하나의방식이다.
[베푸는마음을지녀라]
---p.122
소인배와는원수가되지말라.
소인배는스스로적을만든다.
군자에겐아부하지말라.
군자는원래사사로운은혜를베풀지않는다.
[군자와소인배의차이]
---p.150
일이뜻대로잘풀리지않거든,
자신보다못한사람을먼저생각하라.
한쪽에서원망하고탓하는마음이사라진다.
마음이황폐해지거나나태해지면
자신보다나은사람을먼저생각하라.
신비롭게도정신이스스로분발을촉구한다.
[자신보다못한사람을생각하라]
---p.156
나무는뿌리로돌아간후에야
꽃과가지와잎이헛된영화였음을알게되고,
사람은관속에서뚜껑을덮은후에야
자식과재물이쓸모없음을알게된다.
[관속의자기를생각하라]
---p.196
분수에도없는복과뜻하지않은횡재는
조물주의낚싯밥이아니면
세상의인간들이만들어놓은함정이다.
이런환경속에서살면서안목이높지않으면
거짓된술수에빠지지않을사람은거의없다.
[자기분수에맞게살라]
---p.202
흐르는구름과안개속에서도
참모습이있음을알게되면
그형체에질곡이있음을깨닫게되고,
짐승과새울음소리속에서자성이있음을알면
감정과인식이창과칼임을비로소깨닫게된다.
[사람의감정은창이고인식은칼이다]
---p.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