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라, 부서지는 파도처럼

살아라, 부서지는 파도처럼

$9.50
Description
삶은 끊임없이 무너지고, 그 무너짐 속에서 다시 태어난다.
윤동하의 시집 『살아라, 부서지는 파도처럼』은 그 반복의 고통과 아름다움을 정직하게 응시한다.
이 시집의 언어는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부서지고, 다시 잔잔히 되돌아간다. 고통과 상실, 희망과 연민이 서로를 껴안으며 한 줄의 시로 피어난다. 시인은 말한다. “부서짐은 끝이 아니라, 살아 있음의 다른 이름”이라고. 그 문장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숨결이 된다.

『살아라, 부서지는 파도처럼』에는 세계를 향한 냉철한 사유와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공존한다.
‘유산’, ‘고통에 대해’, ‘어부의 항해’, ‘쓰러진 사슴과 사람’ 같은 시편은 개인의 내밀한 상처에서 출발해, 우리 모두의 시간으로 확장된다. 시인은 삶의 잔해 속에서도 여전히 ‘빛’을 말하며, 그 빛을 향해 다시 한 걸음 나아가는 존재들의 숨결을 붙잡는다.

그의 언어는 감정에 잠기지 않으면서도, 감정의 가장 깊은 층위를 건드린다. 절망을 미화하지 않지만, 그 절망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생의 온도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시집의 문장들은 아프도록 투명하다. 그 투명함은 곧 이 시대의 언어가 잃어버린 진실의 빛을 되살린다.

『살아라, 부서지는 파도처럼』은 우리에게 조용히 묻는다.
“당신은 지금 무엇으로 부서지고 있는가. 그리고, 그 부서짐 속에서 무엇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가.”
그 물음 앞에서, 우리는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낀다.

살아라, 부서지는 파도처럼.
부서지면서도, 끝내 바다로 돌아가는 존재처럼.
저자

윤동하

1997년에태어나철학과바둑학을공부했다.
스무살무렵,인간과삶에대한본질적인의문을계기로철학적사유에깊이발을들였다.2021년사유의단상을수집한『강력한호소』를시작으로『형이상학과지혜』,『모순의시』,『철학자의악보』등다수의책을저술했다.

그의사유에는두가지축이교차한다.하나는니체로부터이어받은삶의비극성에대한직시와그럼에도불구하고삶을긍정하려는의지이며,다른하나는불교가전하는무상(無常)과고통의자각속에서집착을버리고존재의진실을발견하려는태도이다.이두전통은상충하지않고긴장속에서서로를보완하며,그의글전반에독창적인색채를부여한다.

현재그는문학과철학의경계를가로지르며독창적인글쓰기를이어가고있다.그의작업에서언어는단순한표현의수단이아니라,존재의심연을드러내는통로이자사유가확장되는장이다.그는언어를통해인간이마주하는불완전함과고통,그리고그속에서도다시살아내야하는가능성을탐구한다.

2025년시집『보통의종말』과『살아라,부서지는파도처럼』을연이어출간하며,철학적탐구를시의언어로확장하려는시도를지속하고있다.

목차

머리말 7
유산 15
고통에대해 18
어부의항해 22
봄 24
고리 26
푸른인간 28
불가피한 31
쓰러진사슴과사람 34
목도 38
사람속사람 42
오류 44
시들어가는꽃 46
남겨진사람 48
용서와책임 51
피지못한꽃 53
뿌리 56
고립된사람 58
파도의눈물 61
우리의붉은역사로부터 62
아이러니한진실뒤편에 64
삶이있는곳 66
침묵 68
살아있는 70
고양이의새집 72
인간의진술 74
양극단 76
곁에 78
선택의모순 80
유토피아 82
원인과결과앞에 84
최후의 86
진실 88
조화로움에대해 90
잔혹한관념 93
반복되는역사 94
가을에있다 96
서막 97
살아라 99

출판사 서평

『살아라,부서지는파도처럼』은인간이삶속에서겪는부서짐의순간들을정면으로응시하며,그파편속에서다시살아가려는의지를탐색한시집이다.시인은파도와바람,낙엽과겨울같은자연의이미지들을통해우리의내면에일어나는균열을비추고,그틈에서생이어떻게다시시작되는지를조용한목소리로이야기한다.이시집곳곳을흐르는반복적명령,“살아라”는절망을외면하라는구호가아니라,무너짐을경험한존재가할수있는가장단단한대답에가깝다.

말미의산문시는이시집의사유를더직접적인언어로드러낸다.삶이억압과전복이라는두축사이에서흔들릴수밖에없다는사실을받아들이며,언어가현실을단순히해석하는도구가아니라다시살아가는방식을배우게하는통로임을강조한다.시인은관념적명제를제시하지않고,우리가지금서있는자리에서가능한삶의형태를물으며,독자가스스로그답을찾도록여백을남겨둔다.

『살아라,부서지는파도처럼』은고통을미화하지않으며,회복을강요하지도않는다.대신부서짐을삶의한형태로받아들이고,그파편들사이에서다시호흡을시작할수있는자리를마련한다.이시집은위로가아니라방향을제시하고,공감이아니라시선을건네며,결국독자로하여금자기만의생의리듬을다시듣게한다.부서지고다시밀려오는파도처럼,이책은우리에게끝내살아야한다는조용한진실을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