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궁궐에서는무슨일이일어났을까?
궁궐은조선왕조500년의크고작은사건들을가장가까이에서지켜본역사의유일한목격자이다.하지만안타깝게도많은사람들은궁궐에가서그저눈에보이는겉모습만보고돌아오는경우가허다하다.분명한것은궁궐에가서우리가보아야할것이단순한건물몇채가아니라는점이다.경복궁건청궁에서명성황후가시해당했던을미사변의처참한현장을,창경궁문정전에서뒤주에갇혀죽었던사도세자의슬픔을,경복궁근정전앞마당에서세종대왕이훈민정음을반포했던영광의순간을상상할수있어야하는것이다.쉽고재미있는궁궐이야기로우리에게친근한쏭내관송용진은이번책에서조선27대임금들의역사이야기를궁궐과함께시대순으로풀어냈다.<조선왕조실록>에근거한생동감넘치는이야기로그날,그장소의사건들을생생하게재현하며우리가궁궐에가서진정으로보고느껴야할것이무엇인지를깨닫게해준다.
궁궐을통해미래를내다보다
단종이숙부인수양대군에게옥새를넘기지않았다면,단종은세조보다더위대한태평성대의시대를열지않았을까?인조의아들소현세자가살아임금이되었다면,굴욕적인사대외교를청산하고조선의개항이더앞당겨질수있지않았을까?정조가조금만더오래살았더라면,조선의르네상스시대는더욱화려하게꽃필수있지않았을까?
궁궐에서벌어졌던수많은사건들을보면서,우리는‘만약’이라는가정을해보게된다.그만큼안타까운역사의순간들이너무도많았기때문이다.저자는이역사의순간들을무미건조하게나열하지않고,독자들을직접과거의그사건현장속으로이끈다.이를통해독자들은더이상역사의방관자가아닌참여자로서현재와미래를진지하게통찰할수있는기회를제공받게되는것이다.이책의진정한목적이바로여기에있다.단지과거의흥미로운사건몇가지,인물몇명을소개하는것이아니라,피와눈물로얼룩진궁궐의과거를조명해봄으로써궁극적으로는앞으로나아갈우리의미래를가늠할수있게만든다.
궁궐에서역사의흔적을느끼다
태조이성계에의해처음건립된경복궁을시작으로우리궁궐은그동안수많은전쟁과화재속에서수난의세월을보내야했는데,특히일제강점기30년동안은궁궐의90%가소실되는비운을겪어야했다.그리고지금의궁궐은주인을잃고사람의온기가남아있지않은빈집이되어버렸다.그러나불과몇년전까지만해도이곳에서는엄연히궁궐의주인들이생활을했었다.그대표적인예가아직도경운궁즉조당의함실아궁이에남아있는그을음이다.
궁궐은조선을뒤흔들었던역사가이루어진곳이기도하지만,그속에서나라의상징인궁궐을지켜내고그안에서살아숨쉬었던사람들의숨결이스며있는곳이기도하다.그래서이책은한나라의임금으로서,세자로서,왕비로서의인물에대한이야기를넘어,한개인으로서의삶까지조명함으로써궁궐을찾는우리들이언제든보다친근하게만날수있는궁궐사람들의모습을그려내고있다.